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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적의 분식집 10권
기적의 분식집 10권
기적의 분식집 10권
Ebook192 pages1 hour

기적의 분식집 10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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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out this ebook

낮에는 여고 앞 분식집 사장님.
밤에는 판타지아 대륙을 누비는 사냥꾼.
그의 단칸방에 이계로 통하는 비밀의 문이 열린다.

Language한국어
PublisherWHISTLE BOOK
Release dateJul 1, 2019
ISBN9791132758730
기적의 분식집 10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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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적의 분식집 10권 - 캘리버

    1. 쿡방 & 먹방 (2)

    아냐, 이게 아냐.

    성호는 레어 입구에서 안을 바라보았다. 그라키에스의 뼈는 그렇다 치더라도 너무 삭막하다. 드넓은 굴은 삭막하고 축사와 과수원, 텃밭이 일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하늘에서 내려오는 정체 모를 빛이 너무도 이질적으로 느껴졌다. 자동 불빛이라는 마법인데 언제나 레어 안을 밝게 해주고 있다.

    조금 더 멋지고… 정갈한…….

    아주 그림 같은 공간이 필요하다. 그걸 위해서는 초심으로 돌아갈 필요가 있었다. 불쌍맨도 그러지 않았던가. 오두막을 짓고 낚시를 하고 무위자연의 삶을 사는 부산어부를 보고 싶다고.

    ‘일단 여기를 가꿔보자.’

    아주 오랫동안 살 공간이다. 그러니 집 앞뜰을 가꾸고 싶은 것은 당연지사다. 그라키에스의 뼈는 치울 방법이 없으니 놔두더라도, 이 삭막한 공간만큼은 바꾸고 싶었다.

    ‘잔디를 깔아볼까?’

    하지만 이 넓은 공간에 무슨 수로. 성호는 하나씩 해결하기로 했다. 그가 원하는 것은 제대로 된 정원. 정원이라고 하면 보통 잔디가 깔린 앞뜰과 작은 호수, 정자 등이 떠오른다.

    ‘호수…는 무리구나.’

    대공사가 예상되었다. 물을 끌어오는 것은 별문제가 없지만 조경공사를 하는데 어마어마한 노동력이 필요하다. 그리고 물이 고여 있으면 곤란하므로 순환을 시켜야 하는데 그 방법도 문제였다.

    ‘이거 쉽지 않군.’

    그는 레어 안을 돌아다니다가 뜻밖의 문제점을 기억해 냈다. 입구에서부터 집까지가 너무 멀다는 것이다. 입구에서 축사, 축사에서 과수원, 과수원에서 텃밭, 그리고 작업실과 침실에 이르기까지의 거리가 장난이 아니었다.

    들어올 때는 부리를 타고 들어오니까 상관없지만, 녀석 없이 돌아다니면 꽤나 지친다. 성호는 이것을 집들이를 하면서 깨달았다. 마리안과 오르하를 데리고 들어가는데 방까지 너무 멀어서 민망했다. 집이 너무 큰 것도 문제다.

    ‘거리가 한 400m 정도 되려나.’

    침실 입구에서 레어 입구까지가 그 정도다. 드래곤의 덩치엔 괜찮았을지 몰라도 인간이 지내기엔 너무 큰 공간이다.

    ‘집을 가운데로 옮길 수 있으면 좋겠는데.’

    하지만 그 전에 해야 할 일이 있다. 침실 안의 공간에 있는 시설을 옮길 수 있느냐는 것. 물이 나오는 수도꼭지를 비롯해 영원한 화로 등은 포기하기가 아까웠다.

    그리고 기관 중심부의 자원지도도 필요했다. 검은 숲 어디에 뭐가 있는지 잘 나타나 있으니까. 기관 중심부에 있는 커다란 에테르 스톤만 옮길 수 있으면 나머지는 다 괜찮은 것 아닐까?

    ‘일단 시험해 보자.’

    용이의 방해 공작을 물리치고 기관 중심부에 들어갔다. 그라키에스의 장갑을 끼고 둥둥 떠 있는 에테르 스톤을 잡았다. 약간의 스파크가 튀었지만 별문제는 없어 보였다. 그걸 가지고 침실 밖으로 나오자 알림창이 떴다.

    「레어의 범위를 재판정합니다.」

    동시에 무형의 충격파가 주변으로 번져나갔다. 성호는 움찔했지만 다행히도 에테르 스톤을 놓치지는 않았다. 저 멀리 희끄무레한 선이 보였다.

    ‘아하, 저기까지가 레어의 범위구나.’

    말하자면 저기까지는 레어로 판정해 에테르를 공급한다는 의미다. 제대로 된 집만 만들 수 있다면, 에테르 스톤을 옮겨 새로운 거주지로 만들어도 괜찮을 것 같았다. 그라키에스가 만든 이 집은 고급스럽기는 하지만 굴 깊숙이 있어서 불편했다.

    ‘좋아, 집을 새로 지어 보자고.’

    새로운 목표가 생기자 힘이 났다. 할 것이 엄청나게 많았고 성호의 의지를 불태우고 있었다. 탱자탱자 노는 것도 좋지만 역시 사람은 일을 해야 한다. 물론 흑단목 가구도 소조립을 해야 하고 작물을 수확하고 해산물도 채취해야 하지만 시간은 많이 있다.

    ‘게으름만 조금 줄이면 돼.’

    그렇게 생각한 성호는 에테르 스톤을 기관 중심부에 가져다 놓고 지도를 물끄러미 응시했다. 전에는 몰랐는데 이 지도, 확대 축소도 된다. 가만히 보고 있으면 시선이 닿는 곳이 확대되는 식이다.

    몇 개 존재하지 않던 자원들이 우후죽순 늘어났다. 검은 숲에 이렇게 많은 자원이 있었던가. 심지어는 광산도 존재했다.

    ‘석재 광산이라…….’

    성호는 목재 가공 스킬을 바라봤다. 석재 가공 스킬도 당연히 있을 법하다. 새롭게 만드는 집은 나무가 아니라 돌로 짓고 싶었다. 하지만 막대한 양의 석재를 어떻게 옮긴단 말인가. 트럭이 있으면 몰라도.

    ‘석재 광산까지 거리가 한 5km 정도 되나.’

    차원 배낭에 넣는다고 해도 일정 크기 이상은 불가능하다. 단거리 텔레포트 마법진을 쓸 수 있으면 좋을 텐데.

    ‘체내의 에테르를 늘릴 방법이…….’

    에테르 엘릭서를 복용해 체내의 에테르가 늘어나는 것은 최초 에테르 각성 시에만 적용된다. 중복으로 복용한다고 해도 에테르가 늘어나지는 않는다. 생각하다 보니 뭔가 꼬이는 기분이었다. ‘A를 하기 위해선 B가 필요한데 사실 B는 C가 있어야 가능하고 거기에 D를 선행으로 해야 한다!’ 뭐 이런 식.

    에라이, 안 해.

    성호는 포기하고 침대에 벌러덩 드러누웠다. 용이가 마법을 빨리 배워야 일을 편하게 할 수 있을 텐데. 하지만 녀석을 재촉할 수도 없으므로 기다리기로 했다.

    ‘세계수나 보러 가볼까.’

    마리안와 오르하가 말하길, 황무지에 심은 세계수가 주변 환경을 바꾸고 있다고 한다. 단순히 수액을 조금 준 정도로도 주변에 풀이 돋게 하고 이름 모를 나무를 자라게 하는 등 놀라운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고. 그게 가능한가 싶었지만 여기는 마법이 있는 세계다. 세계수에게 뭔들 불가능할까 싶다.

    가자. 용이야.

    펫들을 불러 모았다. 오랜만에 딩고들을 제외하고 총출동이다. 가는 김에 석재 광산을 둘러보기로 했다. 부리를 타고 달리니 천둥이가 낮게 날아왔고 울프와 용이가 우당탕탕 뛰어 따라왔다.

    얼마 되지도 않아 수풀이 무성한 동굴을 발견했다. 입구에는 썩어 문드러진 자루 안의 곡괭이와 삽, 그리고 나무통이 있었다.

    ‘흐음.’

    플래시를 켜고 안으로 들어가 보니 과연 석재 광산이라 할 만했다. 유백색의 대리석 같은 재질의 석재가 사방에 가득했다. 부스러기를 손으로 쥐어 보니 제법 단단했다. 힘껏 쥐자 빠각, 하며 금이 갔다.

    ‘제법 튼튼하군.’

    집을 만드는 데는 큰 문제가 없을 것 같았다. 유백색 석재 이외에도 흑색 석재도 드문드문 존재했다. 성호는 석재 광산에서 나왔다. 빨리 집을 짓고 싶었지만 저걸 옮길 방법이 없으므로 기다리기로 했다.

    검은 숲과 호수, 설산을 넘어 황무지로 향했다. 설산에서 내려가니 세계수를 보호하고 있는 초소가 보였다. 초소라기보다는 촌락에 가깝다. 몇 가구가 상주하면서 세계수를 지키는 것 같았다.

    용이와 부리를 산기슭에서 기다리게 하고 가보니 몇 명의 엘프가 경계를 서고 있었다. 혹시 아는 사람이 없나 살펴보는데 오르하가 문을 열고 나왔다.

    어서 오세요.

    오르하, 여기에 있었어? 엘랑드에 안 있고?

    마리안과 함께 세계수를 돌보는 역할을 맡게 되었답니다. 또한 친구들의 밥을 짓기도 하고요.

    아아, 그래. 그럼 세계수의 무녀라고 할 수 있겠네.

    그런… 무녀라니……. 너무 과분한…….

    오르하가 몸을 비비 꼬았다. 성호는 괘념치 않고 엘프들과 인사를 나누었다. 다들 호의적인 시선으로 바라보았다. 뜰로 가보니 세계수가 부쩍 자라 있었다.

    크다……. 그새 이렇게 자랐네.

    사람 키의 두 배까지 뻗어있다. 이제는 가지가 아니라 훌륭한 나무라고 할 수 있다. 어째 다른 나무와는 분위기가 좀 다르다. 주변의 반짝반짝 빛나는 입자들은 분명 에테르이리라. 성호의 곁에 오르하가 섰다.

    역시 세계수지요? 벌써부터 주변에 에테르를 뿜어내고 있답니다. 비록 저희 엘프들은 에테르를 멀리하기로 다짐한 바 있지만 세계수라면 경우가 다르죠.

    그런데 주변에 저 풀하고 나무 같은 것들은 심은 거야?

    그녀가 고개를 저었다.

    아뇨. 세계수가 황무지를 변화시키고 있는 거랍니다. 모든 생명과 에테르의 원천이니, 풀과 나무를 태어나게 하는 것쯤은 손쉽죠.

    대단하네.

    황무지라고 해서 진짜 아무것도 없는 땅은 아니었다. 잡초 정도는 있던 곳이다. 그래도 이렇게 주변을 변화시킬 줄은 몰랐다. 성호는 오르하에게 끌려가 차를 대접받았다.

    향이 좋네.

    차는 이른 아침 숲의 향기처럼 은은하게 퍼진다. 맛도 훌륭했다. 속이 확 풀린다고나 할까.

    엘룬드라고 하는 허브티인데 머리를 맑게 해주는 효과가 있어요. 저희도 여기에 와선 구하지 못했는데 세계수가 주변에 씨앗을 퍼트렸나 봐요.

    허브티라……. 나도 구할 수 있을까?

    얼마든지요.

    그녀가 주방에 들어가서 주머니를 가지고 나왔다. 안에는 엘룬드 허브 씨앗과 흙이 함께 들어 있었다.

    검은 숲에서는 잘 자랄지 모르겠어요. 하지만 거기선 작물이 비정상적으로 자란다고 하니…….

    아마 잘 자랄 거야. 고마워.

    오르하의 눈이 반달처럼 휘어졌다. 그녀와 함께 차를 즐기고 있는데 밖에서 뿔새 특유의 걸음 소리가 들려왔다. 누군가 해서 보니 바라하였다. 그는 성호를 보더니 바로 안으로 들어왔다.

    오르하, 나도 차 한 잔만 다오.

    네, 오라버니.

    바라하, 요즘 얼굴이 좋아 보이는데?

    응? 그게 무슨 소린가?

    뜬금없는 소리에 바라하가 의자에 앉으며 물었다.

    전에는 완전히 무뚝뚝했는데 이젠 얼굴이 좀 부드러워 보인다고.

    아……. 그런가? 하긴 요즘은 마음이 편해졌지. 나뿐만이 아니라 사람들이 다 그렇다네. 자네 혹시 세계수 봤나?

    봤어. 제법 크게 자랐던데.

    우리에게 있어 세계수가 어떤 의미인지 이제는 자네도 잘 알 걸세. 정말 대단한 일을 해줬어. 요즘은 말이야, 사람들 사이에서 웃음꽃이 사라지지 않는다네. 세계수가 자라면 자랄수록 우리도 풍요롭게 지낼 수 있을 테니, 희망을 가지게 된 거지. 모두 자네 덕분이야.

    아니, 뭐 그렇게까진.

    성호가 쑥스러워하자 바라하가 오르하를 흘깃 바라보곤 목소리를 낮추었다.

    전에 오르하가 자네의 집에 갔다고 들었는데… 혹시……. 그러니까 내 말은 좋은 일이 있지 않았냐는 걸세.

    미안한데 그런 일은 없었어.

    뭐? 아무 일도 없었다고? 오르하로는 성이 차지 않나?

    아니야.

    그럼 다른 여자를 마음에 두고 있는 게로군. 누군가?

    그게 아니라고. 바라하.

    아니면 마리안이 마음에 드나? 그것도 아니라고? 혹시… 자네…….

    바라하의 시선이 성호의 아랫도리에 닿았다. 그는 진지하게 남자가 맞느냐고 의심하고 있었다. 성호는 한숨을 쉬며 해명했다.

    오르하는 미인이야. 그건 나도 인정해. 그녀에게 호감도 갖고 있어. 하지만 아직은 내 옆을 누군가로 채우고 싶진 않아. 조금 더 자유롭고 싶거든.

    아, 그런 의미였나. 하지만 그냥 즐길 수도 있을 텐데. 오르하가 빼지는 않았을 테고, 이상하군.

    둘의 쓸데없는 대화는 오르하가 차를 가지고 옴으로써 끝났다. 바라하가 문득 물었다.

    혹시 자네 우리에게 뭐 필요한 거 없나? 아미쉬 장로님이 계속 물어보라고 하셔서 하는 말이네만.

    필요한 거라…….

    골똘히 생각했지만 엘프들에게선 얻어낼 것이 별로 없다. 하지만 마냥 가난하지만은 아닌 모양이었다. 오르하가 깜빡했다며 접시에 뭔가를 담아 왔다.

    이건 뭐죠?

    치즈예요. 저희가 소를 치기 시작했거든요. 아직까지 대단한 양을 생산하기는 어렵지만, 적당히 먹을 정도는 돼요.

    엘프들도 치즈를 먹나 보다. 나이프로 조금 잘라 맛을 보니 약간 시큼하면서도 진한 맛이 확 올라왔다.

    맛있네요. 이거 맛있네.

    다행이네요. 나중에 싸가지고 가세요. 저희가 드릴 것이라곤 이 정도뿐이라.

    치즈면 훌륭하죠. 그나저나 바라하, 나한테 줄 게 하나 있는데.

    뭔가?

    뿔새 한 마리를 줄 수 있어? 암컷으로.

    뿔새? 그렇군. 자네의 뿔새와 짝지어 주려는가 보군.

    고생하는데 짝 정도는 만들어줘야지. 불쌍하잖아.

    바라하는 혀를 쯧쯧 차며 팔짱을 꼈다.

    뿔새보다는 자네가 짝을 찾는 게 먼저 아닌가 싶지만……. 뭐, 상관없지. 나중에 교대할 때 한 마리를 데려오게 하지.

    오르하가 입을 가리며 웃었다. 성호는 오르하와 바라하 남매와 이야기하며 시간을 보냈다.

    * * *

    TBS에서 새로 진행하는 요리 프로그램의 타이틀이 정해졌다.

    ‘뭘로 드릴까요?’ 제목이 ‘뭐로 드릴까요?’ 이다. 컨셉은 게스트를 초대해서 그가 가장 먹고 싶어 하는 요리를 같이 만들어 먹는 것이다. 요리가 주가 되긴 하지만 MC의 깐족거림도 중요하다. 분량은 뽑아내야 하니까.

    그래서 이예정 피디는 심동훈을 섭외했다. 술을 좋아하고, 음식을 즐기며, 그 누구보다 섹드립을 사랑하는 남자. MC로서도 최정상이며 그 능글맞음은 누구도 따라갈 수 없다고 정평이 나 있다. 지저분하지 않게 섹드립을 칠 줄 아는 사람이라고나 할까.

    주 내용은 게스트가 먹기를 원하는 음식을 같이 요리하고, 먹는 것이다. 단순히 한 입 먹는 것에서 그치는 게 아니라 만든 것은 모두 먹어야 한다.

    ‘그래서 먹방이 붙은 거군.’

    게스트는 매번 바뀌며 취향이 다 다르기 때문에 사전에 만들 것이 협의되어야 한다. 그래서 이예정 피디도 조심스럽게 물었었다. 다양한 요리를 해야 하는데 가능하냐고. 성호는 문제없다고 대답했다. 때마침 요리 스킬 레벨이 6으로 올랐다. 대단한 변화는 느낄 수 없었지만 그건 그가 만든 음식을 먹는 사람이 체감하겠지.

    ‘다음 주 일요일에 여덟 시간 촬영이라.’

    아침부터 시작되기 때문에 토요일에 촬영장으로 미리 가 있어야 한다. 그는 토요일에도 영업을 할까 말까 고민하다가 피식 웃었다. 나경이는 대체 어떡하라고. 그야 판타지아에서 휴식할 수 있지만 다른 사람은 아니다. 토요일에 쉬고 넉넉하게 올라가는 게 낫다. 대신 후편이 방영되는 날에는 영업하고.

    ‘그럼 첫 번째 게스트가…….’

    레어의 침대에 누워 기획서를 살펴보던 성호에게 용이가 다가왔다. 이제 녀석은 제법 드래곤 같은 외형을 갖추고 있었다. 뭔가 뭉툭하고, 앙증맞지만 대충 보면 형태는 비슷하다. 녀석은 꼬리로 성호의 다리를 탁탁 쳤다.

    왜?

    화아악!

    허공에 브레스를 뿜는 용이. 언제나처럼 장난을 치나 생각했는데 아니었다. 기하학적인 무늬가 공중에 새겨졌다. 나름 놀라운 광경이긴 하지만 이미 용이라는 재앙에 익숙해진 성호는 심드렁했다.

    그게 뭐?

    용이가 답답하다는 듯 뒷다리로 바닥을 쾅쾅 찍었다. 꼬리로 성호의 어깨를 탁탁 때렸다. 자세히 보라는 것 같다.

    그래그래.

    어린아이가 자기의 낙서를 아빠에게 보여주려는 것 같지만 어쨌든. 가까이 가서 기하학적인 무늬를 구경하는데 어째 낯이 익다.

    …이거 혹시 마법진 아닌가?

    원형이고, 빙글빙글 회전하고 있었다. 규칙적으로 새겨진 무늬가 이채롭다. 성호는 주방에 들어가 방치된 지 오래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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