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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스터 - Prophet 33권
마이스터 - Prophet 33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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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스터 - Prophet 33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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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현실 성인게임을 전문으로 스트리밍 하던 한지우는 우연히 한 후원자가 보낸 쪽지를 받게 된다.
한지우는 그 쪽지의 링크를 클릭한 후 정신을 잃고, 다시 깨어나보니 게임에서와 같은 시스템 창을 얻는다.
이후 시스템 창을 이용해 그저 하루하루 쾌락에 빠진 삶을 즐기던 와중 우연히 한 뉴스를 보게 된다.
\"생존과 야생?\"
목표가 없이 지내는 것에 무료함을 느끼려던 찰나 보게 된 생존과 야생 모집 뉴스.
본능적으로 그것에 끌리게 되고 작은 삶의 목표가 되어 정신없이 빠져들게 된다.
그리고 30인의 후보 중 1인으로 생존과 야생에 참여한 한지우.
그곳에서 알게 된 충격적인 사실들과 앞으로 닥쳐올 미래와 맞닥뜨린다.

Language한국어
PublisherWHISTLE BOOK
Release dateSep 30, 2021
ISBN97911327894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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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이스터 - Prophet 33권 - 플라 우드

    1. 2부 (130)

    축융의 정보창을 닫자 날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는 축융의 얼굴이 보인다.

    무슨 생각을 그리하느냐?

    약간은 토라진 뉘앙스의 말에 슬쩍 웃어주고는 축융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왜 이렇게 어비스 에너지에 대해 무력한지 궁금했거든요.

    그 말에 축융이 잠시 눈을 감았다가 뜬다.

    …궁금할 만하겠지. 그건 다름 아닌 영혼과 생명의 구성 에너지 기반이 다르기 때문이다.

    …기반?

    그렇다네. 우리는 마나를 기반으로 태어난 존재일세. 물론 인간의 관점에선 다르게 생각하겠지만 인간도 엄연히 마나를 기반으로 태어난 생명체네.

    흠.

    축융의 말에 일단 고개를 끄덕인다. 그러자 축융은 천천히 입술을 떼어 말을 늘어놓는다.

    어비스 에너지 역시 마나처럼 어비스 에너지를 기반으로 탄생시킨 생명체들이 있다네. 단순히 어비스 오염체라 부르지만 그들에겐 그저 어비스 생명체 정도의 개념이겠지. 그게 바로 외우주와 내우주를 가르는 기준이 되었지. 우리는 변방 중의 변방이지만 엄연히 마나 생태계에 포함이 되어있다네.

    …그렇군요.

    몸으로 와닿을 정도로 이해가 가는 건 아니었지만 어느 정도는 이해할 수 있었다. 화석 에너지로 움직이는 기계와 평범한 생명체의 차이라고 이해하면 되려는지 모르겠다.

    우리도 거기까지밖에 알지 못하네. 법칙이 말을 해주지 않으니… 그저 추론할 수밖에.

    축융이 혀를 차고는 대답하는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듣자 물끄러미 날 바라보는 축융의 시선에는 무언가 궁금한 게 잔뜩 느껴진다.

    궁금한 게 있어요?

    많지. 하지만 그대가 대답해 주기 힘들 걸세. 어떻게 어비스 에너지를 신체에, 그것도 단전에 가지고 있으면서도 멀쩡한지에 대해서도 궁금하고… 거기다 사용까지 한다는 사실은 경악스럽기 때문이지.

    …말 그대로 저도 모르는 일이라.

    내 말에 부드럽게 웃은 축융이 내 품에 안긴 채 볼을 슬그머니 손가락으로 쓸어온다.

    그러니 묻지 않는 것뿐일세.

    그렇게 잠시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격앙되었던 축융의 감정이 꽤나 정돈되는 게 느껴진다. 축융도 내 마음을 알았는지 가만히 내 얼굴 이곳저곳을 눈에 각인시키겠다는 듯이 바라보다 속삭인다.

    고맙구나. 이런 순간까지 날 배려해 주다니.

    배려는요, 저도 지금 꽤 기분 좋거든요.

    허리를 감싸 안은 손을 슬그머니 내려 앙증맞은 축융의 엉덩이를 살며시 쥐었다. 아주 옅은 비음을 흘린 축융이 내 품에 더 안기며 속삭인다.

    …아쉽구나.

    신농처럼 마치 이 순간이 다신 오지 않을 것 같다는 감정이 축융의 목소리에서 느껴진다. 일일이 설명해 주기보다 다음을 기약해 두는 게 나을 것 같다.

    걱정 말아요. 축융만 좋다면 언젠가 반드시 내 곁에 둘 날이 올 테니까.

    조금 선을 넘는 듯한 오그라드는 말이었지만 이 정도 립 서비스는 이제 면역이 되었다. 효과 역시도 나름 좋았다.

    내 말에 미소 짓는 축융의 얼굴을 바라보다 입을 가볍게 맞춘다. 이제 슬슬 마무리를 지어야 할 시간이었다. 축융 역시도 예감하고 있던 것처럼.

    …그럼 이 목걸이를 받게.

    허공에 손을 뻗은 축융이 작은 불꽃을 일으켰고 그 안에서 나타난 건 신농이 줬던 부채꼴 모양의 펜던트가 달린 목걸이였다. 짤랑거리며 펜던트가 떨어지며 주변의 붉은 빛을 반사한다.

    사실 다른 친우들보다 빨리 해결해 주고 싶었지만 오히려 내게 행복감을 주는 시간이 될 줄은 몰랐네.

    내 얼굴을 힐끔거리다 얼굴을 붉히고는 한마디를 덧붙인다.

    고, 고마웠네.

    그러고는 마지막 한마디를 더 하려다 삼키고는 눈을 질끈 감고 내게 목걸이를 내민다. 무슨 말을 더 하고 싶은지 내심 모르는 바는 아니지만 굳이 지적해 말하길 강요하진 않았다.

    저도요.

    축융이 건네주는 목걸이를 받아 목에 걸자 내가 목걸이를 거는 걸 도와주는 축융이었다. 이내 내 목에 두 개의 목걸이가 겹쳐지는 순간이었다. 은은한 은빛 빛무리가 모이더니 천천히 펜던트 두 개가 합쳐지기 시작한다.

    대충 눈치는 채고 있을 테지만 세 개가 모여야만 설명해 줄 수 있다네. 우리끼리의 약속이지만 함부로 어기기가 힘든 점을 양해해 주게나.

    물론이죠.

    은빛 빛무리가 사라진 뒤 부채꼴 펜던트 두 개가 합쳐져 금빛 플레이트 펜던트가 나타난다. 테두리를 둘러싸듯 적힌 문자는 중앙을 향해 나선으로 말려 들어가며 적혀있었다. 갑골문도 아니었고 내가 아는 어느 문자도 아니었다.

    …일어나기 싫구나.

    칭얼대는 축융의 머리를 쓰다듬어주며 그저 축융을 바라보기만 했다. 시간이 얼마나 흘렀는지 알기 힘든 곳이긴 했지만 축융의 투정을 받아줄 시간 정도는 충분했다.

    내 마음을 알았는지 축융은 이내 입을 삐죽이고는 바위에서 몸을 일으키며 찢어진 상의를 싸매기 시작했다. 매듭이 뜯어져 손으로 쥐고 있어야 했지만 축융의 손이 지나가고 나자 언제 찢어졌냐는 듯 반듯한 옷고름으로 돌아온다.

    나 역시 바위에서 일어나 인벤토리를 뒤졌다. 혹시나 권승철이 준 배낭에 속옷이 있을지도 모른다 싶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세 장이나 넣어둔 권승철이었다.

    ‘나보다 낫네.’

    혹시 몰라 넣어뒀겠지만 아주 유용했다. 사실 노팬티로 다니는 건 생각 이상으로 어색했다. 외국에선 아무렇지 않아 한다던데 도저히 이렇게 허전한 기분으로 다니고 싶진 않았다.

    드로어즈를 꺼내 착용하고는 바닥에 널브러져 있던 바지를 천천히 입었다. 그러자 내 뒤로 다가온 축융이 셔츠를 어깨에 걸쳐주고는 앞으로 돌아와 단추를 하나씩 잠가준다.

    …편리하구나.

    나와 눈이 마주친 축융이 이내 시선을 피하며 부끄럽다는 듯이 말을 돌리려는 것처럼 중얼거리기에 나 역시 그저 웃으며 고개를 끄덕인다.

    봉인이 해제되고 인간 세상 보고 너무 놀라진 말아요.

    이미 그대를 보고 놀랄 만큼 놀랐다.

    날 흘기는 축융의 시선이 마냥 밉지 않다. 피식 웃으며 꽤나 통통거리는 매력이 있는 축융을 바라보며 셔츠를 마저 입었고 코트를 걸쳐주는 축융의 손길에 소매에 팔을 넣은 뒤 옷매무새를 고친다.

    …그럼 복희를 부르겠다.

    부탁드리죠.

    …그대는 헤어짐이 익숙한가?

    애절함이 느껴지는 축융의 표정에 나는 그저 미소를 보내줄 수밖에 없었다.

    다시 만날 게 확실하니 그렇습니다.

    …내가 질척이게 됐군. 미안하네.

    사과하실 것까진 없습니다만 오히려 전 기분 좋군요.

    나도 날 이해할 수가 없군. 대체 이 감각이 뭐란 말인가.

    알 수 없다는 듯 중얼거리는 축융의 시선이 서쪽 하늘을 향한다.

    무언가 보랏빛 구름에 휘감긴 채 이곳으로 쏜살같이 날아오고 있었다. 그리고 이내 우리의 머리 위에 다다른 복희는 천천히 허공에서 하강했다.

    이거 둘 다 너무 빨리 끝나는 것 아닌가?

    물론 복희의 말은 반어법에 가깝다 느껴진다. 사실 생 속성이나 염 속성을 얻은 건 얼마 걸리지 않았지만 그 외의 다른 용건으로 늦어졌으니까. 그걸 축융도 눈치챘는지 복희를 잠시 흘겨보다 얼굴을 붉히고는 대답한다.

    다 이유가 있어서 그런 게 아니겠는가.

    그래서 좋았나?

    뭐, 뭐가 말인가? 수, 수련이야 당연히 즐거운 일이었지.

    능글맞은 표정으로 중의적인 물음을 던진 복희의 말에 축융이 조금 당황하며 말을 더듬고는 대답한다. 축융이 당황하는 모습은 생각보다 귀여웠다. 마치 어른인 척하려는 소녀의 가면 아래를 훔쳐보는 기분이다. 오히려 저런 모습을 보려고 복희가 장난치는 것 같다.

    그보다 축융과 내가 잤다는 걸 알고 있다는 듯이 말하는 복희가 조금은 신기했다. 여기서 연락할 방도가 없었을 텐데. 정말 린이 뭔가를 한 건가 싶기도 하고.

    그때 복희가 웃으며 고개를 끄덕이고는 입을 열었다.

    그럼 그렇겠지. 우리 성실한 축융이 다른 짓을 할 리가 없지, 암. 내 사과하겠네.

    …가끔 그대는 너무 짓궂네.

    입을 삐죽이며 대답하는 축융 역시도 알면서 자신을 놀리는 복희를 눈치챈 모양이다. 하긴 같이 살아온 세월이 있을 텐데.

    축융의 핀잔에 호탕하게 웃는 복희의 표정은 시원시원했다. 첫인상도 꽤나 나이스했는데 지금도 축융을 놀리는 말을 하거나 웃는 표정들이 꽤나 다양해 보인다.

    하하, 그럼 슬슬 자리를 비켜주었으면 하네만. 괜찮다면 지켜보겠나?

    …그래도 되나?

    축융이 몸을 움찔거리곤 조심스레 묻자 복희가 호탕하게 웃더니 대답한다.

    당연히 안 되지. 대체 무슨 소릴 하는 겐가? 언제나 이성적인 우리 축융이 맞는 겐가?

    …너 이따 보자.

    나야 언제나 우리 예쁜 축융을 만난다는 건 기쁘게 생각하고 있지. 학수고대하고 있겠네.

    그 말에 부아가 치민다는 듯이 복희를 바라보는 축융이었다. 복희는 그저 생글생글 웃으며 그런 축융을 향해 웃고 있었다. 누가 봐도 알 수 있었다. 축융이 졌다.

    …선지자여, 부디 이 간악한 여자의 뱀 같은 혀에 속아 넘어가지 말게.

    자기소개를 대신 해주는 건 고맙지만 그건 나도 할 줄 안다네, 축융이여. 부디 내게도 자기소개를 직접 할 수 있는 기회를 주겠나?

    …됐어. 신농에게 가있겠네.

    멀리 나가지 않겠네.

    끝까지 축융을 놀리는 복희는 꽤나 나와 죽이 잘 맞을 것 같았다. 물론 여기서 나까지 축융을 놀릴 순 없었지만.

    반드시 또 만나게 될 겁니다.

    …알겠네. 그날을 기다리고 있지.

    결국 복희를 무시하는 방법을 택한 축융이었다. 복희는 그마저도 축융이 귀엽다는 듯이 바라보고 있었다. 왜곡된 호감 표시 방법은 관리자나 인간이나 비슷한 모양이다.

    …가겠네.

    내게서 고개를 돌린 축융이 중얼거렸고 복희가 대답하기도 전에 온몸이 불꽃으로 휩싸인 채 포탄처럼 서쪽을 향해 날아가고 있었다. 남아있던 불꽃은 이내 주변을 휘몰아치며 돌아다녔고 용암과 현무암이 가득하던 검고 붉은 대지를 천천히 땅 아래로 사라지게 만들고 있었다.

    자, 잠시 기다리지. 우리 귀여운 축융이 일을 벌이는 건 잘하지만 수습은 좀 느린 편이라네.

    복희의 말대로 신농처럼 단숨에 주변 환경이 변화되진 않았다. 서서히 흐르는 용암처럼 천천히 땅 아래로 스며드는 용암이나 바위들을 바라보며 대답했다.

    많이 예뻐하시는 것 같습니다.

    그대는 예쁘지 않던가?

    물론 보기 좋더군요. 소녀가 어른인 척하는 귀여움이 있었는데.

    내 말에 손가락을 딱 튕기며 고개를 끄덕이는 복희였다.

    비슷하군. 축융은 태어났을 때부터 귀여웠지.

    흐뭇하게 웃는 복희는 마치 자기 동생을 자랑하는 주책맞은 친언니의 모습과 비슷하다. 큰 차이점을 모르겠다.

    그나저나 여성체이실 줄은 몰랐군요.

    아, 그렇겠군. 많이 놀랐나?

    놀랐다기보다 신기했다 말씀드려도 될지 모르겠군요.

    내 말에 미소 띤 채 고개를 주억거리는 복희였다. 중국 신화를 완전히 알고 있지는 않지만 복희가 여와의 오빠라는 이야기를 들었던 기억이 있기 때문이다. 오빠가 아니었던가 싶기도 하고 남매였던 건 확실한 것 같다.

    내 성격이 워낙 이래 놔서 말일세. 종종 여와는 내게 어머니의 유일한 실수라고 놀려댔지. 난 남성체였어야 한다며 말일세. 혹여 불편한가?

    직설적이고 장난기가 가득한 복희의 태도는 내가 싫어할 리 없었다. 어느 부분에서는 나와 공통점마저 느껴질 정도였으니까.

    그럴 리가요. 오히려 편하게 느껴집니다.

    그것참, 다행이로군. 그저 신화는 신화일 뿐일세. 구전되다 보면 이리저리 변형되기 마련이지. 그대가 보다시피 애초에 나와 여와가 동성인데 결혼이 가능할 리가 없잖은가. 인류 또한 어머니의 솜씨인데 말일세.

    씨익 웃는 복희의 긴 머리가 찰랑거린다. 반사되는 머릿결은 은은한 보랏빛이 감돈다. 약간 창백한 피부와 마른 듯이 보이는 턱선이 병약한 느낌을 전한다. 호탕한 성격과 비견되는 외모는 오히려 그 갭으로 상당한 매력을 느끼게 만든다.

    요즘 인간 세계에서는 동성도 결혼이 가능한 나라가 생기고 있죠.

    오, 그런가? 봉인에서 해제되면 여와에게 청혼이라도 해봐야겠군.

    하지만 형제간의 혼인은 여전히 불가능합니다.

    그건 아쉽게 되었군. 하지만 그대 말을 들어보니 몇천 년 정도 더 흐르면 가능해지는 날이 오지 않겠나.

    오히려 한술 더 뜨며 대답하는 복희의 시원한 미소를 보면서 나 역시 기분이 상쾌해짐을 느낀다.

    천천히 웃음을 엷게 만드는 복희가 조심스럽게 묻는다.

    혹시 여와는 보았나?

    네. 이 봉신 탑까지 보내준 것도 여와의 도움이 컸죠.

    …여와는 잘 지내고 있던가?

    네, 뭐. 아리 옆에 딱 달라붙어 있던데요.

    내 말대로 잘하고 있군. 역시 착한 아이일세.

    아이라고 하기엔 너무 요염했지만 뭐, 가족인 건 신화대로인 모양이다. 가족이니 그저 예뻐 보일 수밖에.

    잠시 잡담을 나누다 보니 어느새 주변엔 새하얀 하늘과 아무것도 없는 대지만이 남았다. 용암과 바위들은 어느새 온데간데없이 사라져있었다.

    그러자 복희가 뒷짐을 진 채 천천히 걸음을 옮긴다. 보랏빛 치맛단이 바닥에 스치는 소리가 복희의 목소리 사이로 묻어난다.

    난 엄밀히 따지고 보면 신농이기도 하고 복희기도 하며 여와이기도 하지. 아, 물론 능력의 특성을 말함일세. 어머니께서 날 태어나게 했을 당시 일종의 실험을 하신 것 같더군.

    아무렇지 않게 자신은 실험체라 말하는 복희의 쿨함에 혀를 내두를 뻔했다.

    처음 날 계획하실 때의 당신 생각은 아리 님처럼 다재다능한 일꾼을 원했다 하셨지. 하지만 다재다능한 만큼 깊이는 떨어질 수밖에 없었네. 어머니도 피해 갈 수 없는 인과율의 한계가 있었던 것이지. 결국 어머니께서 내게 주어진 능력별로 특화된 아이들을 태어나게 하셨네.

    …그렇군요.

    뭐라 말해야 할지 몰라 가만히 대답하자 복희는 시원한 미소를 띠며 대답한다.

    배려심은 고맙네만 난 전혀 기분 나쁘지 않으이. 오히려 어떻게 보면 내가 축융이나 신농, 여와, 반고에게도 영향을 미쳤으니까. 물론 오제 아이들도 마찬가지지만 오제 녀석들은… 어비스 녀석들과의 첫 전투에 소멸되고 없지만 말일세.

    장난스레 내게 허리를 기울이며 손가락을 펼친 채 말을 잇는 복희였다.

    어떻게 보면 나도 어머니처럼 내 형제들에게 한 발 걸치게 된 거 아닌가. 마치 인간들이 따지는 핏줄 같지 않은가? 이 점이야말로 내게 가족이 많다는 것을 증명하는 게 아니겠는가. 자랑스러워할 일이지, 암.

    말을 마치며 내게 윙크를 보내는 복희의 낙천적인 모습에 기가 다 막혔다. 상당히 가족애가 강한 모양이다. 막상 축융의 반응을 떠올려보니 복희의 일방적인 가족애 같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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