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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석으로 쉽게 읽는 고정욱 삼국지 4: 꿈틀거리는 와룡
주석으로 쉽게 읽는 고정욱 삼국지 4: 꿈틀거리는 와룡
주석으로 쉽게 읽는 고정욱 삼국지 4: 꿈틀거리는 와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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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석으로 쉽게 읽는 고정욱 삼국지 4: 꿈틀거리는 와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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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out this ebook

꿈을 잃은 청소년의 가슴을 두드려라!
한 번뿐인 인생, 하나뿐인 영웅 서사
주석으로 쉽게 읽는 최초의 삼국지!
고정욱 작가의 친절한 주석과 고증을 통한 일러스트로 더 완벽해진 삼국지
그동안 어린이와 청소년 독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으며 인기작가 반열에 오른 고정욱 작가가 장장 5년에 걸쳐 심혈을 기울여 작업한 『주석으로 쉽게 읽는 고정욱 삼국지』(전 10권)를 펴냈다. 두말할 나위 없이 『삼국지』는 중국 오천 년 역사에서 가장 유명한 작품일 뿐 아니라 손에 꼽는 고전으로 자리 잡고 있다. 조조의 위, 유비의 촉, 손권의 오가 대륙을 삼등분 해 서로 치열하게 싸우고 때로 손잡으며 천하를 도모하던 시절은 말 그대로 인생의 한 축도이자, 영웅들이 쏟아져 나와 대륙을 종횡무진 누비며 우리 가슴을 뛰게 만든 영웅 서사다.
『삼국지』의 원천은 정사인 진수의 『삼국지 三國志』다. 후한 말기부터 서진이 중국 대륙을 통일할 때까지 100여 년 동안의 격동기를 기술한 역사서다. 원래 진수의 『삼국지』는 내용이 간략하고 인용한 사료도 다양하지 않았다. 이 간략한 『삼국지』에 주석을 달고 내용을 풍부하게 설명한 사람이 송나라 역사가 배송지다. 그는 여러 사람의 글을 인용해 덧붙임으로써 원문보다 세 배가 넘는 주석을 달았는데, 여기에 상상력을 가미해 스토리를 꾸민 인물이 원말 명초의 소설가 나관중이다. 당시 작은 벼슬을 한 것으로 알려진 나관중은 『삼국지』를 바탕으로 뭇사람들이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을 쓰기 시작했다. 탁월한 작가적 역량을 발휘해 그가 완성한 책이 『삼국지통속연의 三國志通俗演義』, 우리가 보통 『삼국지연의』라고 부르는 작품이다. 『삼국지연의』는 수준 높은 소설 작품으로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수많은 독자의 찬탄을 받아 지금까지 장기 스테디셀러가 되었다.
세상을 살아가는 지혜와 상대의 마음을 읽고 사람을 대하는 법을 알고자 할 때 우리는 『삼국지』를 통해 배움을 얻었다. 고전 작품을 얘기할 때 이보다 더 다이내믹하고 감동적인 작품을 찾을 수 있을까. 고정욱 작가는 어린이 청소년이 쉽게 읽을 수 있도록 고전 작품을 새롭게 엮고 싶은 열망을 품고 그들에게 맞는 보석이 무엇인가 찾아내느라 고심했다. 그리고 고전의 향기를 담으면서도 청소년의 가슴을 두드리는 웅혼의 기상을 담고자 한 결과물이 바로 고정욱표 『주석으로 쉽게 읽는 고정욱 삼국지』다.

Language한국어
Publisher애플북스
Release dateMar 18, 2022
ISBN9791192081250
주석으로 쉽게 읽는 고정욱 삼국지 4: 꿈틀거리는 와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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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석으로 쉽게 읽는 고정욱 삼국지 4 - 고 정욱

    어린이 청소년 도서 부문의 최강 필자 가운데 한 사람입니다. 성균관대학교 국문과와 대학원을 졸업한 문학박사이기도 합니다. 소아마비로 인해 중증장애를 갖게 되었지만 각종 사회활동으로 장애인이 차별받지 않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문화일보 신춘문예에 단편소설이 당선되어 작가가 되었고, 장애인을 소재로 한 동화를 많이 발표해 새로운 장르를 개척했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아주 특별한 우리 형》, 《안내견, 탄실이》, 《네 손가락의 피아니스트》, 《까칠한 재석이 시리즈》 등이 대표적인 작품입니다. 또한 전공을 살려 《양반전》, 《홍길동전》, 《사씨남정기》 등의 고전문학 작품을 현대화하기도 해서 총 320여 권의 저서를 발간했습니다. 특히 《가방 들어주는 아이》는 MBC 느낌표의 ‘책책책, 책을 읽읍시다’ 선정도서이며 초등학교 교과서에도 실려 있습니다.

    《고정욱 삼국지》는 필생의 역작으로, 어린이 청소년이 쉽게 읽을 수 있도록 고전 작품들을 새롭게 엮고 싶다는 수십 년의 열망이 빚어낸 결과물입니다.

    연락처: Kingkkojang@hanmail.net

    유튜브: 고정욱TV

    1. ‌《고정욱 삼국지》는 기존의 여러 《삼국지》 번역본들을 비교, 대조하여 작가의 시각에서 현대적인 문장으로 재해석해 평역한 새로운 《삼국지》입니다.

    2. ‌《삼국지》 원본의 장황하고 불필요한 사건이나 서술, 시, 관직, 인물명 등은 과감히 생략하여 쉽고 빠르게 읽을 수 있도록 구성하였습니다.

    3. ‌주석과 고 박사의 ‘여기서 잠깐’ 코너를 통해 역사와 문학, 그리고 사상과 철학 및 지식을 쉽게 배울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4. ‌지리적 배경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간략한 지도를 주석에 삽입하였습니다.

    1. 세 번이나 초가집을 찾아가다

    2. 손권의 눈부신 성장

    3. 피할 수 없는 승부

    4. 조자룡 헌 칼 쓰듯

    5. 강동을 제압한 제갈공명의 언변

    6. 제갈공명과 주유의 대결

    7. 전쟁의 서막

    8. 폭풍 전야

    1

    유비 곁을 떠난 서서는 쉬지 않고 허도로 달려갔다. 서서가 도착했다는 말에 조조 수하의 모사들이 그를 반갑게 맞아들였다.

    잘 오셨소이다. 승상께서 학수고대하고 계십니다.

    승상부에 들어간 서서는 조조에게 예를 갖추었다. 조조가 기뻐하며 버선발로 뛰어나왔다.

    어서 오시오. 반갑소이다!

    반색하는 조조와 달리 서서의 표정이 심드렁하자 조조가 질책하듯 물었다.

    듣자하니 그대는 대단히 고명한 선비라던데 어찌하여 유비 같은 졸장부를 섬긴 것이오?

    서서는 조조의 심기를 건드려 좋을 것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소나기는 피하고 보는 게 상책이었다.

    강호(江湖)는 글자 그대로 해석하면 향촌을 뜻해. 한마디로 산과 물을 뜻하지. 그렇지만 진정한 뜻은 현실 정치 세계 또는 부정적인 인간 사회와 대조적인 개념이야. 다시 말해서 ‘조화로운 이상향’을 뜻하는 말로 쓰이고 있어.

    저는 어려서부터 강호†를 떠돌던 사람입니다. 우연히 신야에서 유비를 만나 친교를 맺게 되었습니다. 그것이 전부입니다. 그런데 어머니께서 이곳에 계시다는 말을 듣고 달려왔으니, 자식 된 도리로 승상께 감사할 따름입니다.

    조조가 누그러진 얼굴로 말했다.

    자당께서 여기 계시고 귀공도 이리 왔으니 조석으로 어머니를 잘 모시도록 하오. 여유가 생겨 내게 이런저런 이치를 가르쳐 주면 고맙겠소.

    받들어 모시겠습니다.

    서서는 절을 하고 그곳을 빠져나왔다. 어머니의 거처로 안내를 받아 간 서서는 마당에 엎드려 큰 소리로 어머니를 불렀다.

    어머니, 소자가 왔습니다!

    난데없는 아들 목소리에 서서의 어머니는 깜짝 놀랐다.

    아니, 유 황숙을 모신다더니 네가 어찌 여기에 온 것이냐?

    신야에서 유 황숙을 모시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어머니께서 여기에 계신다는 편지를 보내셔서 불철주야 달려왔습니다. 어머니, 무사하셔서 정말 다행입니다. 이제 안심하십시오.

    뭣이라? 네가 그동안 떠돌이 생활을 오래 했기에 어미로서 걱정이 많았다. 그래도 경험을 쌓으면서 학문이 높아지고 절세의 영웅들을 만나 지혜로워졌으리라 기대했는데, 어째서 전보다 못난 놈이 되었단 말이냐?

    그게 무슨 말씀이십니까?

    글을 배운 네가 충과 효를 동시에 할 수 없다는 것을 어찌 깨닫지 못하고, 조조가 임금을 속이는 도적이며 간신이라는 것을 어찌 알지 못했느냔 말이다.

    아니, 그게…….

    서서는 당황했다.

    조조와 달리 유현덕은 너그럽고 덕이 있는 사람이라고 온 세상에 소문이 나 있다. 게다가 그분은 한나라 황실의 자손이다. 나는 네가 그분 밑에 있다는 말을 듣고 얼마나 자랑스러웠는지 모르는데 얕은꾀에 속아 어리석게도 나를 찾아오다니…….

    어머니께서 편지를 보내지 않으셨습니까?

    서서가 편지를 보여주자 어머니는 흘끗 보고 말했다.

    간사하게 내 글씨를 모방한 편지를 보고 너는 내가 쓴 편지라 여겼단 말이냐? 글씨만 보고 내용을 짐작 못 하니 참으로 어리석은 놈이로다. 너같이 조상을 욕되게 하는 놈을 더는 보고 싶지 않구나. 당장 내 앞에서 사라져라!

    어머니의 호된 질책에 서서는 정신이 아득해져 땅바닥에 엎드린 채 눈물만 떨구었다.

    어머니, 어리석은 소자를 용서하소서!

    낭패감에 온몸이 떨렸다.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을 무릅쓰고 유비에게서 떠나왔건만, 그 편지가 조조의 속임수일 줄이야.

    한참을 그렇게 엎드려 눈물을 흘릴 때였다. 갑자기 내당에서 시종이 큰 소리를 지르며 달려왔다.

    나리, 나리! 어서 와 보십시오!

    무슨 일이냐?

    노마님께서 그만…….

    후다닥 달려가 보니 어머니는 이미 대들보에 목을 건 채 숨이 끊어져 있었다.

    아, 어머니!

    서서는 그 자리에 주저앉아 통곡했다. 수없이 가슴을 치며 자신을 질책했다. 자신의 섣부른 행동 때문에 어머니가 돌아가셨다고 생각하니 견딜 수가 없었다. 이 사건으로 서서의 어머니는 충절을 지닌 의로운 여인으로 두고두고 사람들의 칭송을 받게 된다.

    목 놓아 울던 서서는 정신을 잃고 기절해 깨어나지 못했다. 뒤늦게 그런 사실을 전해 들은 조조가 말했다.

    허허, 서서의 어머니야말로 진정한 의인이었구나. 그 어머니에 그 아들이로다. 후하게 예를 갖춰 장례를 치르도록 하라.

    서서는 허도의 남쪽 언덕에 어머니를 모시고 조조가 보낸 제물은 모두 돌려보냈다. 그는 조조가 불러도 나가지 않고 산소를 지켰다. 조조는 어쨌든 유비에게 도움이 되는 서서를 자기 곁에 묶어 놓았기 때문에 목적은 이루었다고 생각했다.

    조조는 다시 남쪽을 정벌할 궁리에 몰두했다.

    아직도 못 다한 숙제가 있다. 남쪽의 역도들을 처리해야 할 텐데, 어찌하면 좋겠는가?

    순욱이 말했다.

    지금은 날이 추워서 군사를 일으키기에 적절치 않습니다. 봄이 되기를 기다리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조조는 고개를 끄덕였다. 남쪽을 차지하고 있는 세력을 쳐부수려면 강을 건너야 하고 물에서 싸우는 수전을 피할 수 없었다. 조조가 장수들에게 명했다.

    군사들에게 육상 훈련이 아니라 수전에 대비한 훈련을 하도록 하라!

    알겠습니다!

    조조의 장수들은 장하의 물을 끌어다 인공 호수를 만든 뒤 배를 띄워 수군을 조련하며 남쪽을 정벌할 준비를 서둘렀다.

    각지의 영웅들이 패업을 위한 발걸음을 재촉할 때 유비는 서서가 남긴 말 한마디를 기억하고 있었다. 바로 제갈공명을 모시는 일이었다.

    오늘은 제갈공명을 찾아가야겠다. 예물을 준비해라!

    유비가 제갈공명을 찾아 융중으로 떠나려 채비할 때 시종이 들어와 말했다.

    밖에 비범한 도인이 찾아오셨습니다.

    그래? 안으로 모셔라!

    유비는 제갈공명이 소문을 듣고 찾아왔나 싶어 반갑게 맞이했다. 그런데 뜻밖에도 수경 선생 사마휘였다.

    수경 선생, 어서 오십시오. 이렇게 친히 찾아 주시니 정말이지 큰 위안이 됩니다.

    진작 온다는 게 늦었습니다. 서서가 여기 있다는 말을 듣고 인사나 할까 싶어 찾아왔습니다.

    아, 서서는 이곳에 없습니다.

    밖에 출타라도 했다는 말씀이십니까?

    유비는 서서가 떠나게 된 자초지종을 설명했다. 어머니의 편지를 받고 떠났다는 말을 듣고 사마휘가 혀를 찼다.

    쯧쯧쯧, 서서가 속았구려. 서서의 어머니는 무척 현명한 분이십니다. 조조가 붙잡고 있다 해도 절대로 자신을 구하러 오라고 아들에게 편지를 보내실 분이 아닙니다. 서서가 거짓 편지에 넘어갔습니다.

    어허, 그렇게 된 거군요.

    그렇습니다. 차라리 서서가 가지 않았더라면 어머니가 살아 계셨을 텐데, 서서가 뵈러 갔으니 어머니가 돌아가실 것 같구려.

    그건 또 무슨 말씀이십니까?

    생각해 보십시오. 어머니가 의인인데 아들이 부끄럽게도 조조를 찾아갔으니 살아 계시겠습니까? 아들이 부끄러워서라도 목숨을 끊었을 것이 분명합니다.

    유비는 그럴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마음이 무거웠다.

    그건 그렇고 마침 잘 오셨습니다. 여쭐 게 있습니다.

    무엇이든지요.

    이 대목에서 몇몇 인물이 한꺼번에 언급되고 있어. 알아보고 가는 것도 좋겠지. 먼저 최주평은 태위를 지낸 최열(崔烈)의 아들이라고 알려져 있어. 그리고 석광원은 정사에 따르면 본명은 도(韜)인데, 나중에 조조가 형주를 점령한 뒤에 세상에 나가지. 군수, 전농교위 등의 벼슬을 역임했는데 이때는 무명의 선비였어. 끝으로 맹공위는 이름이 건(建)이야. 나중에 조조가 형주를 점령한 뒤 벼슬을 하여 양주 자사를 거쳐 정동장군이 되었지.

    관중은 춘추 시대 제나라의 재상이야. 자기가 모시던 환공을 춘추 오패(춘추 시대 5인의 패자) 최초의 패자로 만들었어. 죽마고우 포숙아와의 깊은 우정으로 ‘관포지교’라는 고사성어를 탄생시키기도 했어. 제갈공명과 함께 중국의 2대 재상으로 불려.

    악의는 전국 시대 연나라의 장군이야. 전국 시대의 대표적인 명장으로 손꼽히는 인물인데, 연나라 소왕을 도와 조·초·한·위 연합군을 이끌고 제나라를 정벌했지. 칠십여 성을 함락시켜 제나라를 멸망 직전까지 이르게 했단다.

    강상은 강태공이라는 이름으로 널리 알려졌지. 낚시꾼을 이르는 별칭이잖아. 주나라 문왕을 도와 주나라를 건국한 일등 공신으로 은나라를 격파하고 제나라의 후로 봉해진 사람이야.

    장량은 호가 자방으로, 한나라의 정치가이자 건국 공신이야. 소하, 한신과 함께 한나라 건국의 삼걸로 불려. 전략적인 지혜를 잘 써서 유방이 한을 세우고 천하를 통일하는 데 기여했어.

    서서가 가면서 저에게 제갈공명을 추천했습니다. 선생께서도 진작 복룡을 추천하셨는데, 그는 어떤 사람입니까? 제갈공명에 대해 자세히 알려 주십시오.

    허허! 서서 그 친구가 자기 할 일이나 제대로 할 것이지, 공연히 초야에 묻혀 있는 사람을 번거롭게 했군요.

    왜 그러십니까? 저를 도와주기로 하지 않으셨습니까?

    제갈공명은 분명히 훌륭한 사람이 맞습니다. 그는 근방의 내공 깊은 네 선비와 아주 가깝게 지냈습니다. 박릉의 최주평, 영천의 석광원, 여남의 맹공위†, 그리고 서서가 그들입니다. 그들은 모두 학문에 매진했는데, 그중에서도 으뜸이 바로 제갈공명입니다.

    오호, 그렇습니까?

    재미있는 일화가 있습니다. 어린 시절 이들 선비가 함께 공부했는데 어느 땐가 제갈공명이 네 사람을 가리켜 말했습니다. 그대들은 벼슬길에 나가면 자사나 군수쯤은 할 수 있겠다고요. 그러자 친구들이 그대는 뭐가 될 것 같냐고 물었답니다.

    본인은 뭐가 된다고 했답니까? 황제라도 된다고 했습니까?

    제갈공명은 웃고 말았다고 합니다. 그는 스스로 자신을 관중†이나 악의†에 견주었는데 그 재주는 다른 사람과 비할 수 없습니다.

    유비는 사마휘의 입에 오르는 이름들이 다 쟁쟁한 사람들이라 궁금증이 생겼다.

    어찌하여 영천에서 천하의 인재들이 많은 나는 것입니까?

    과거에 천문학자들이 별이 무리 지어 이곳 영천 경계에 몰려 있어서 어진 선비와 큰 인물이 많이 나온다고 했다더군요.

    책 좀 읽고 학문 꽤나 했던 관우가 옆에서 시큰둥한 표정으로 있다가 한마디 거들었다.

    말씀 중에 죄송합니다. 관중이나 악의는 춘추 전국 시대의 뛰어난 인물들 아닙니까? 그 공과 업적은 모르는 이가 없을 정도로 온 천하에 드높은데 제갈공명이라는 이름 없는 선비가 어찌 그들과 비교한단 말입니까? 오만함이 지나치다 느껴집니다.

    사마휘가 웃으며 말했다.

    허허허, 그것은 관운장이 잘못 생각하는 것이오. 그대가 제갈공명을 못 봤기 때문이오. 오히려 나는 관중과 악의가 부족하다 생각하오. 두 사람이 아니라 제갈공명은 그보다 더한 사람과 견주어야 할 사람이오.

    그보다 더한 사람이요? 누구를 말씀하시는 겁니까?

    유비가 눈을 동그랗게 뜨고 물었다.

    주나라의 강상†이나 한나라의 장량†과 견주어도 모자라지 않소이다.

    그 말에 이야기를 듣던 사람들이 하나같이 입을 떡 벌리고 다물지 못했다. 그렇게 사마휘는 이런저런 이야기와 천하의 정세를 논하다 자리에서 일어났다.

    사마휘가 길을 나서자 유비가 아쉬워 만류했다. 하지만 그는 갈 길을 가면서 문득 하늘을 보고 한탄스럽게 중얼거렸다.

    아, 와룡이 주인을 얻을 모양인데 하늘이 허락하지 않는구나.

    사마휘는 알 듯 모를 듯한 말을 남기고 사라졌다. 그의 뒷모습을 보고 유비가 감탄했다.

    아, 참으로 훌륭한 현자로다.

    다음 날 유비는 관우, 장비와 함께 부하 몇을 데리고 융중으로 떠났다. 산 밑에서 농부들이 밭을 갈며 부르는 노랫소리가 들려왔다.

    높은 하늘은 활짝 펼쳐지고

    넓은 땅은 바둑판 같네

    세상 사람들이 흑백으로 나뉘어

    오가며 영욕을 다투지만

    영화로운 자는 스스로 평안하고

    치욕스러운 자는 끝끝내 바쁘구나

    남양 땅에 숨은 선비가 있으니

    베개 높이 괴고 잠들어 있네

    의미심장한 노래를 듣고 유비가 물었다.

    그 노래는 누가 지었습니까?

    한 농부가 대답했다.

    와룡 선생이 지은 노래입니다.

    와룡 선생이 이 부근에 산다 들었습니다. 집이 어디입니까?

    이 산 남쪽에 있는 언덕이 바로 와룡강(臥龍岡), 즉 와룡 언덕입니다. 와룡 언덕에 조그마한 초가집이 있으니 그리 가 보시지요.

    감사하오.

    유비는 말을 재촉하여 달려갔다. 얼마 가지 않아 한 자락 높은 언덕이 보이는데 주변 경치가 비범하기 이를 데 없었다.

    아, 참으로 아름다운 경치로다. 과연 용이라 일컬을 만한 선비가 머무르는 집답구나.

    유비가 장원 앞에 이르러 말에서 내렸다. 멀찍이서 내려 예의를 갖추려 한 것이다. 걸어가 사립문을 흔들자 동자가 나왔다.

    어디서 오신 뉘십니까?

    나는 한나라 좌장군 의성정후 예주목 황숙인 유비다. 선생님을 뵈러 왔다고 아뢰렴.

    그렇게 긴 이름은 다 못 외우겠습니다. 짧게 말씀해 주십시오.

    허허, 그렇구나. 미안하다. 그냥 유비가 찾아왔다고 여쭈어라.

    선생님은 지금 나가셔서 안 계십니다.

    옆에 있던 장비가 성질을 부렸다.

    "어린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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