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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석으로 쉽게 읽는 고정욱 삼국지 6: 우뚝 선 세 나라
주석으로 쉽게 읽는 고정욱 삼국지 6: 우뚝 선 세 나라
주석으로 쉽게 읽는 고정욱 삼국지 6: 우뚝 선 세 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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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석으로 쉽게 읽는 고정욱 삼국지 6: 우뚝 선 세 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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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out this ebook

꿈을 잃은 청소년의 가슴을 두드려라!
한 번뿐인 인생, 하나뿐인 영웅 서사
주석으로 쉽게 읽는 최초의 삼국지!
고정욱 작가의 친절한 주석과 고증을 통한 일러스트로 더 완벽해진 삼국지
그동안 어린이와 청소년 독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으며 인기작가 반열에 오른 고정욱 작가가 장장 5년에 걸쳐 심혈을 기울여 작업한 『주석으로 쉽게 읽는 고정욱 삼국지』(전 10권)를 펴냈다. 두말할 나위 없이 『삼국지』는 중국 오천 년 역사에서 가장 유명한 작품일 뿐 아니라 손에 꼽는 고전으로 자리 잡고 있다. 조조의 위, 유비의 촉, 손권의 오가 대륙을 삼등분 해 서로 치열하게 싸우고 때로 손잡으며 천하를 도모하던 시절은 말 그대로 인생의 한 축도이자, 영웅들이 쏟아져 나와 대륙을 종횡무진 누비며 우리 가슴을 뛰게 만든 영웅 서사다.
『삼국지』의 원천은 정사인 진수의 『삼국지 三國志』다. 후한 말기부터 서진이 중국 대륙을 통일할 때까지 100여 년 동안의 격동기를 기술한 역사서다. 원래 진수의 『삼국지』는 내용이 간략하고 인용한 사료도 다양하지 않았다. 이 간략한 『삼국지』에 주석을 달고 내용을 풍부하게 설명한 사람이 송나라 역사가 배송지다. 그는 여러 사람의 글을 인용해 덧붙임으로써 원문보다 세 배가 넘는 주석을 달았는데, 여기에 상상력을 가미해 스토리를 꾸민 인물이 원말 명초의 소설가 나관중이다. 당시 작은 벼슬을 한 것으로 알려진 나관중은 『삼국지』를 바탕으로 뭇사람들이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을 쓰기 시작했다. 탁월한 작가적 역량을 발휘해 그가 완성한 책이 『삼국지통속연의 三國志通俗演義』, 우리가 보통 『삼국지연의』라고 부르는 작품이다. 『삼국지연의』는 수준 높은 소설 작품으로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수많은 독자의 찬탄을 받아 지금까지 장기 스테디셀러가 되었다.
세상을 살아가는 지혜와 상대의 마음을 읽고 사람을 대하는 법을 알고자 할 때 우리는 『삼국지』를 통해 배움을 얻었다. 고전 작품을 얘기할 때 이보다 더 다이내믹하고 감동적인 작품을 찾을 수 있을까. 고정욱 작가는 어린이 청소년이 쉽게 읽을 수 있도록 고전 작품을 새롭게 엮고 싶은 열망을 품고 그들에게 맞는 보석이 무엇인가 찾아내느라 고심했다. 그리고 고전의 향기를 담으면서도 청소년의 가슴을 두드리는 웅혼의 기상을 담고자 한 결과물이 바로 고정욱표 『주석으로 쉽게 읽는 고정욱 삼국지』다.

Language한국어
Publisher애플북스
Release dateMar 18, 2022
ISBN9791192081274
주석으로 쉽게 읽는 고정욱 삼국지 6: 우뚝 선 세 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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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석으로 쉽게 읽는 고정욱 삼국지 6 - 고 정욱

    어린이 청소년 도서 부문의 최강 필자 가운데 한 사람입니다. 성균관대학교 국문과와 대학원을 졸업한 문학박사이기도 합니다. 소아마비로 인해 중증장애를 갖게 되었지만 각종 사회활동으로 장애인이 차별받지 않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문화일보 신춘문예에 단편소설이 당선되어 작가가 되었고, 장애인을 소재로 한 동화를 많이 발표해 새로운 장르를 개척했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아주 특별한 우리 형》, 《안내견, 탄실이》, 《네 손가락의 피아니스트》, 《까칠한 재석이 시리즈》 등이 대표적인 작품입니다. 또한 전공을 살려 《양반전》, 《홍길동전》, 《사씨남정기》 등의 고전문학 작품을 현대화하기도 해서 총 320여 권의 저서를 발간했습니다. 특히 《가방 들어주는 아이》는 MBC 느낌표의 ‘책책책, 책을 읽읍시다’ 선정도서이며 초등학교 교과서에도 실려 있습니다.

    《고정욱 삼국지》는 필생의 역작으로, 어린이 청소년이 쉽게 읽을 수 있도록 고전 작품들을 새롭게 엮고 싶다는 수십 년의 열망이 빚어낸 결과물입니다.

    연락처: Kingkkojang@hanmail.net

    유튜브: 고정욱TV

    1. ‌《고정욱 삼국지》는 기존의 여러 《삼국지》 번역본들을 비교, 대조하여 작가의 시각에서 현대적인 문장으로 재해석해 평역한 새로운 《삼국지》입니다.

    2. ‌《삼국지》 원본의 장황하고 불필요한 사건이나 서술, 시, 관직, 인물명 등은 과감히 생략하여 쉽고 빠르게 읽을 수 있도록 구성하였습니다.

    3. ‌주석과 고 박사의 ‘여기서 잠깐’ 코너를 통해 역사와 문학, 그리고 사상과 철학 및 지식을 쉽게 배울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4. ‌지리적 배경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간략한 지도를 주석에 삽입하였습니다.

    1. 도망친 마초

    2. 유비의 망설임

    3. 방통의 죽음

    4. 유비, 마초를 취하다

    5. 삼국의 균형

    6. 오만한 조조

    1

    조조는 마초가 서북쪽으로 도망쳤다는 보고를 받자 장수들을 모아 놓고 명령을 내렸다.

    마초가 도망갔다. 마초를 쫓아라! 죽은 마초의 머리를 가져오는 자에게는 천금의 상을 줄 것이고, 산 채로 잡아 오는 자는 대장군에 앉히겠다.

    입이 떡 벌어질 만큼 파격적인 포상이었다. 조조는 그만큼 마초 때문에 곤욕을 치렀고, 화근을 남겨 두면 안 된다고 생각한 것이다.

    이번에야말로 내가 공을 세울 테다.

    부하 장수들은 모두 공을 세우려고 마초를 죽기 살기로 추적했다. 그래서인지 쫓기는 마초 군은 시간이 흐를수록 뿔뿔이 흩어졌다. 마초는 방덕과 마대 등 심복들과 함께 겨우 삼십여 기를 이끌고 서쪽 변방인 농서 지방의 임조까지 도망쳤다. 조조도 직접 쫓아갔지만 이미 추격할 수 없이 너무 멀리 갔다는 사실을 알고 돌아왔다.

    조조는 한쪽 팔을 잃은 한수를 서량후에 봉하여 주었다. 자기가 한 약속을 지킨 것이다.

    조조가 허도로 돌아가려 할 때 양부라는 자가 장안으로 찾아와 말했다.

    마초는 위험한 자입니다. 그자는 여포와 같은 용맹한 장수로서 강족 오랑캐의 신임을 얻고 있습니다. 이대로 회군해서는 안 됩니다. 마초가 다시 세력을 키우면 농서 지방을 영영 잃고 맙니다.

    조조는 누구보다도 그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나도 잘 알고 있네. 하지만 지금 중원에서 할 일이 너무나 많다. 여기에 오랫동안 머무를 만한 처지가 못 되어 돌아가려는 것이니 그대가 나 대신 이곳을 지키게.

    그리하여 양부가 임무를 떠맡았다. 그는 임지로 떠나기 전에 다시 한 번 조조에게 말했다.

    장안에도 군사를 좀 남겨 놓으십시오. 저희의 뒤를 봐 주어야 합니다.

    걱정하지 마라. 내가 다 계획해 놓았다.

    양부가 떠난 뒤 부하 장수들은 조조에게 궁금한 것을 물었다.

    승상, 마초가 처음에 쳐들어왔을 때 위수 북쪽 지역이 끊어진 상태였습니다. 그런데 승상께서 하동으로 해서 풍익을 치지 않고 동관을 지키느라 시간을 지체하다가 뒤늦게 북쪽으로 건너가신 까닭은 무엇입니까?

    마초가 동관을 지킬 때 내가 직접 하동을 취하려고 했다면 서량군은 군사를 나누어서 나루터를 지켰을 거다. 그러면 우리는 하서로 건너가지 못한다. 하지만 내가 동관 앞에 대군을 펼쳐 놓으니까 남쪽을 지키기에 급급해서 하서를 소홀히 방비했던 것이야. 그래서 서황과 주령이 별 저항 없이 건너간 게지.

    아하! 그런 신묘한 뜻이…….

    그리고 토성을 쌓아 올려서 세력이 약하게 보인 것은 적들을 교만에 빠지게 하려는 술책이었다네. 적들이 서로 배신하고 이간질하는 동안 군사들의 힘을 길러 한 번에 격파하려 했던 것이네.

    또 한 가지 이상한 게 있습니다. 승상께서 적군이 늘어날 때마다 기뻐하신 것은 무엇 때문입니까?

    서량군이 여기저기 길목을 지키고 있다면 내가 군사들을 운용하기가 얼마나 힘들겠는가? 그런데 그들이 한곳으로 몰려들면 이간질하기도 수월하고 무찌르기도 편하지 않겠는가?

    역시 승상은 아무도 따를 자가 없는 전법의 대가이십니다.

    장수들은 모두 탄복했다. 끝을 자르는 주도면밀함. 그건 조조만의 놀라운 지력과 통찰력이었다.

    그렇게 해서 군사들을 일부 남겨 놓고 조조는 허도로 돌아왔다. 황제까지 성 밖으로 나와 영접하고 조조의 눈치를 살피며 조서를 내렸다. 물론 조조의 위엄을 드높이는 조서였다. 그 내용은 조조가 신하로서 황제에게 절하면서 자신의 이름을 알릴 필요도 없고, 궁에 들어올 때도 종종걸음을 치지 않아도 되며, 칼을 차고 신을 벗지 않고도 전각에 오를 수 있다는 파격적인 예우였다. 조조는 이제 거의 황제와 맞먹는 위치에 오른 것이다.

    그 소식이 한중까지 전해지자 한녕 태수인 장로는 깜짝 놀랐다. 장로는 원래 도가의 지도자였는데 한중에 살면서 자신을 사군(師君)이라 칭하고 도를 배우려는 사람들을 모아 힘을 기르고 있었다. 병을 고쳐 주는 술법을 쓴다고 하여 민심을 얻으며 세력을 키워 왔다. 한마디로 종교 국가 비슷하게 한중 땅에 자리를 잡은 지 삼십 년이 지났다. 하지만 중원에서 너무 멀리 있는 땅이라서 아무도 이곳까지 와서 치지 않았다. 조정에서는 그를 진남중랑장으로 삼아 한녕 태수에 봉했다. 조공을 바치게 하여 다스리는 전략을 구사한 것이다. 굳이 조정에 반기를 들지 않으니 다독여서 관리하는 셈이다.

    하지만 마등이 죽고 마초가 패했으니 장로는 이제 자신이 토벌 대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장로는 부하들을 모아 놓고 물어보았다.

    조조는 분명히 우리 한중을 그냥 두지 않을 것이다. 차라리 내가 한녕왕이라 하고 군사를 일으켜 조조와 겨루는 것이 어떻겠느냐?

    염포라는 자가 나섰다.

    한중은 백성도 십만 가구가 넘고 재물도 넉넉합니다. 게다가 사면이 험한 산세로 둘러싸여 있습니다. 제 생각에 익주의 유장을 먼저 쳐서 서천을 빼앗은 뒤 왕이라고 칭하셔도 충분하리라 여겨집니다.

    이렇게 되면 서천을 노리는 자가 또 하나 생긴 셈이다. 유비와 함께 장로도 서천을 탐하게 되는 형국이기 때문이다.

    그게 훨씬 합리적인 전략이로다.

    장로는 즉시 자신의 아우인 장위와 함께 군사를 일으키려고 준비했다.

    이 사실은 곧 사방팔방 알려졌다. 익주 지역의 목사인 유장은 한나라 노공왕 융의 후예다. 유장은 장로와 원한이 맺힌 사이였다. 과거에 장로의 모친과 아우를 죽였기 때문이다. 한 마디로 둘은 불구대천의 원수인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항상 유장은 장로를 경계하며 방희를 파서 태수로 임명해 감시, 감독하도록 했다. 방희는 정탐꾼들이 물어 오는 보고를 들으면 즉시 유장에게 알렸다.

    장로가 군사를 일으킨다는 소식을 듣자 소심한 유장은 가슴이 벌렁거렸다. 부하들을 모아 대책을 상의하면서 한 사람씩 의견을 말하라고 했다.

    그러자 선비 하나가 나섰다.

    주공, 염려 놓으십시오. 제가 재주는 부족하오나 세 치 혀로 장로가 서천을 엿보지 못하게 하겠습니다.

    장송은 촉군의 성도현 출신이야. 법정과 짜고 익주를 유비에게 넘긴다는 계획을 짠 사람이지. 유비의 입장에서는 은인이지만 촉의 입장에서는 큰 역적이라 할 수 있지.

    키가 작고 못생겼다고 해. 작품 속에서 보이는 오기는 그런 콤플렉스 탓일 수도 있어. 하지만 정사에 보면 장송은 유비에게 간 적이 없다고 해. 아마도 소설적 상상력에 적합한 인물이어서 작가가 맘껏 상상력을 발휘한 것 같아.

    키는 자그마한데 이마는 튀어나오고 코는 납작하여 용모는 볼품 없었지만 목소리는 무척 우렁찼다. 장송†이었다.

    그대는 무슨 계책으로 장로를 막아 내겠다는 것이냐?

    제가 듣자 하니 이제 천하의 대세는 조조라고 합니다. 차라리 이참에 우리가 조조에게 먼저 화친을 제안하는 것이 좋을 듯싶습니다. 예물을 주시면 허도에 가서 조조를 설득해 보겠습니다.

    뭐라 설득할 것인가?

    한중의 장로를 치라고 제가 조조를 회유하겠습니다. 조조가 장로를 치면 장로는 그를 막는 데 급급하여 우리를 넘볼 수가 없을 것입니다.

    훌륭한 계책이었다. 당시 여러 나라가 군웅할거하고 있기에 이런 식의 전략은 언제나 유용했다.

    당장 예물을 갖추어 길을 떠나도록 하라.

    그런데 이 일은 서천을 노리고 있는 유비의 정탐꾼에게 탐지되어 형주에 알려졌다.

    장송은 그 사실을 모른 채 허도에 도착하여 승상부로 들어가서 조조를 만나기를 청했다.

    중국에서 높은 사람을 만나기가 얼마나 힘든지는 조선 시대에 풍랑을 만나 중국까지 떠내려갔다가 귀환한 최부의 《표해록》에 잘 그려져 있어. 고생 끝에 황제를 알현하게 되어 새벽부터 예복을 갖춰 입고 궁에 들어갔는데 주변국에서 온 수천 명의 사신들이 너무 멀리 있어 보이지도 않는 황제에게 절을 몇 번씩 하고 선물을 받아 나오는 게 전부였어. 이러니 장송이 조조를 직접 대면한다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을 거야.

    그때 조조는 마초를 무찌른 뒤 온 세상을 차지한 것처럼 기뻐하며 날마다 잔치를 베풀고 있었다. 만나려 해도 만날 수가 없었다. 장송은 조조의 신하들에게 뇌물을 두둑하게 바쳐 사흘 뒤에야 만나게 되었다.†

    장송이 절을 하자 조조는 대뜸 꾸짖었다.

    너의 주인인 유장은 무슨 배포로 공물을 몇 년째 보내지 않는 게냐?

    승상, 저희 처지를 헤아려 주십시오. 길이 험하고 도적들이 많아서 공물을 보내면 도적들이 가로채는 바람에 바치지 못했습니다.

    중원을 내가 다 평정했거늘 무슨 도적 타령이란 말이냐?

    조조는 겁을 주어 기세를 꺾어 놓을 생각이었다. 하지만 장송은 그런 말에 주눅 들지 않았다.

    승상! 남쪽에는 손권이 자리 잡고 있고 북쪽에는 장로가 있습니다. 또한 동쪽에는 유비가 호시탐탐 노리고 있는데 그들 세력이 모두 십만 명 이상의 군사를 거느리고 있습니다. 그런데 어찌 태평하다고 말씀하십니까?

    조조는 그 말에 자존심이 상했다. 아직도 경쟁자가 많은 자기를 비아냥거리는 게 분명했기 때문이다.

    에잉!

    조조는 더 이상 들을 가치가 없다고 생각했는지 자리를 박차고 들어가 버렸다. 그러자 옆에 있던 신하들이 장송을 꾸짖었다.

    그대는 오늘 운이 좋은 줄 아시오.

    내가 왜 운이 좋단 말이오?

    승상께서 벌을 내리지 않은 것만도 행운으로 알고 돌아가시오. 왜 예의 없이 함부로 입을 놀리는 거요?

    장송이 웃었다.

    허허, 우리 서천에는 듣기 좋으라고 아부하는 자는 없소이다.

    양수는 조조의 책사로 유명한 사람이야. 아는 게 많고 말도 잘하며 지혜롭고 민첩해. 그러다 보니 자신의 재주만 믿고 멋대로 행동하다 조조의 비위를 자꾸 거스르게 되지. 《삼국지연의》에 나오는 양수의 이야기는 대부분 정사에도 나오는 사실이야. 다만 그가 죽은 시기는 맞지 않아. 죄목도 고관대작들에게 승상부의 기밀을 누설한 죄였어.

    듣자 하니 은근히 조조의 신하들을 조롱하는 말이었다. 그러자 조조의 책사인 양수†가 참다못해 나섰다.

    그럼 우리는 아부하는 간신이란 말인가?

    장송이 돌아보니 학식이 넓을 뿐만 아니라 말 잘하기로 소문난 인물인 양수였다. 장송은 이미 그의 명성을 듣고 있었다. 허도에 올 때 분명 양수와 마주칠 것이라 예상하고 그를 말로 꺾어 보리라 작정했다.

    그렇게 말한 건 아니지만 그걸 증명하는 건 어렵지 않소이다.

    어째서 그렇단 말이냐? 이 자리에서 말해 보라.

    다른 중신들까지 굳이 우리의 말싸움을 들어야 할 필요는 없을 것 같소.

    그리하여 장송과 양수, 둘이 따로 마주앉았다. 한적한 곳에 자리를 잡고 앉자 양수는 예를 갖추었다. 장송이 만만치 않다는 걸 간파하고 자신이 무례했음을 인정한 것이다. 양수는 찜찜한 마음으로는 제대로 된 대화를 나누기 어려워 그렇게 한 것이다.

    촉 땅에서 오느라 고생이 많으셨소. 감히 여쭙는데 촉의 풍토는 어떠하오?

    장송은 막힘없이 촉에 대해 설명했다.

    우리 촉은 금강이 둘러싸고 있고 험한 지형이 보호해 주고 있소이다. 가로세로 삼만 리에 이르며 가는 곳마다 닭이 울고 개 짖는 소리가 들리는 집들이 이어져 있습니다. 논밭 또한 비옥하고 홍수 걱정이 없어서 부강합니다. 물자가 산처럼 쌓여 있으니 천하에 여기보다 좋은 곳은 없습니다.

    사마상여는 촉의 성도 사람으로 서한의 유명한 사부(辭賦) 작가야. 《자허부(子虛賦)》, 《상림부(上林賦)》, 《대인부(大人賦)》 등 산문의 일종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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