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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석으로 쉽게 읽는 고정욱 삼국지 8: 천하를 향한 대야망
주석으로 쉽게 읽는 고정욱 삼국지 8: 천하를 향한 대야망
주석으로 쉽게 읽는 고정욱 삼국지 8: 천하를 향한 대야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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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석으로 쉽게 읽는 고정욱 삼국지 8: 천하를 향한 대야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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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out this ebook

꿈을 잃은 청소년의 가슴을 두드려라!
한 번뿐인 인생, 하나뿐인 영웅 서사
주석으로 쉽게 읽는 최초의 삼국지!
고정욱 작가의 친절한 주석과 고증을 통한 일러스트로 더 완벽해진 삼국지
그동안 어린이와 청소년 독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으며 인기작가 반열에 오른 고정욱 작가가 장장 5년에 걸쳐 심혈을 기울여 작업한 『주석으로 쉽게 읽는 고정욱 삼국지』(전 10권)를 펴냈다. 두말할 나위 없이 『삼국지』는 중국 오천 년 역사에서 가장 유명한 작품일 뿐 아니라 손에 꼽는 고전으로 자리 잡고 있다. 조조의 위, 유비의 촉, 손권의 오가 대륙을 삼등분 해 서로 치열하게 싸우고 때로 손잡으며 천하를 도모하던 시절은 말 그대로 인생의 한 축도이자, 영웅들이 쏟아져 나와 대륙을 종횡무진 누비며 우리 가슴을 뛰게 만든 영웅 서사다.
『삼국지』의 원천은 정사인 진수의 『삼국지 三國志』다. 후한 말기부터 서진이 중국 대륙을 통일할 때까지 100여 년 동안의 격동기를 기술한 역사서다. 원래 진수의 『삼국지』는 내용이 간략하고 인용한 사료도 다양하지 않았다. 이 간략한 『삼국지』에 주석을 달고 내용을 풍부하게 설명한 사람이 송나라 역사가 배송지다. 그는 여러 사람의 글을 인용해 덧붙임으로써 원문보다 세 배가 넘는 주석을 달았는데, 여기에 상상력을 가미해 스토리를 꾸민 인물이 원말 명초의 소설가 나관중이다. 당시 작은 벼슬을 한 것으로 알려진 나관중은 『삼국지』를 바탕으로 뭇사람들이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을 쓰기 시작했다. 탁월한 작가적 역량을 발휘해 그가 완성한 책이 『삼국지통속연의 三國志通俗演義』, 우리가 보통 『삼국지연의』라고 부르는 작품이다. 『삼국지연의』는 수준 높은 소설 작품으로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수많은 독자의 찬탄을 받아 지금까지 장기 스테디셀러가 되었다.
세상을 살아가는 지혜와 상대의 마음을 읽고 사람을 대하는 법을 알고자 할 때 우리는 『삼국지』를 통해 배움을 얻었다. 고전 작품을 얘기할 때 이보다 더 다이내믹하고 감동적인 작품을 찾을 수 있을까. 고정욱 작가는 어린이 청소년이 쉽게 읽을 수 있도록 고전 작품을 새롭게 엮고 싶은 열망을 품고 그들에게 맞는 보석이 무엇인가 찾아내느라 고심했다. 그리고 고전의 향기를 담으면서도 청소년의 가슴을 두드리는 웅혼의 기상을 담고자 한 결과물이 바로 고정욱표 『주석으로 쉽게 읽는 고정욱 삼국지』다.

Language한국어
Publisher애플북스
Release dateMar 18, 2022
ISBN9791192081298
주석으로 쉽게 읽는 고정욱 삼국지 8: 천하를 향한 대야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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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석으로 쉽게 읽는 고정욱 삼국지 8 - 고 정욱

    어린이 청소년 도서 부문의 최강 필자 가운데 한 사람입니다. 성균관대학교 국문과와 대학원을 졸업한 문학박사이기도 합니다. 소아마비로 인해 중증장애를 갖게 되었지만 각종 사회활동으로 장애인이 차별받지 않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문화일보 신춘문예에 단편소설이 당선되어 작가가 되었고, 장애인을 소재로 한 동화를 많이 발표해 새로운 장르를 개척했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아주 특별한 우리 형》, 《안내견, 탄실이》, 《네 손가락의 피아니스트》, 《까칠한 재석이 시리즈》 등이 대표적인 작품입니다. 또한 전공을 살려 《양반전》, 《홍길동전》, 《사씨남정기》 등의 고전문학 작품을 현대화하기도 해서 총 320여 권의 저서를 발간했습니다. 특히 《가방 들어주는 아이》는 MBC 느낌표의 ‘책책책, 책을 읽읍시다’ 선정도서이며 초등학교 교과서에도 실려 있습니다.

    《고정욱 삼국지》는 필생의 역작으로, 어린이 청소년이 쉽게 읽을 수 있도록 고전 작품들을 새롭게 엮고 싶다는 수십 년의 열망이 빚어낸 결과물입니다.

    연락처: Kingkkojang@hanmail.net

    유튜브: 고정욱TV

    1. ‌《고정욱 삼국지》는 기존의 여러 《삼국지》 번역본들을 비교, 대조하여 작가의 시각에서 현대적인 문장으로 재해석해 평역한 새로운 《삼국지》입니다.

    2. ‌《삼국지》 원본의 장황하고 불필요한 사건이나 서술, 시, 관직, 인물명 등은 과감히 생략하여 쉽고 빠르게 읽을 수 있도록 구성하였습니다.

    3. ‌주석과 고 박사의 ‘여기서 잠깐’ 코너를 통해 역사와 문학, 그리고 사상과 철학 및 지식을 쉽게 배울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4. ‌지리적 배경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간략한 지도를 주석에 삽입하였습니다.

    1. 관우와 장비의 원수를 갚다

    2. 육손의 등장

    3. 유비의 죽음

    4. 남만 정벌

    5. 칠종칠금

    6. 출사표를 던지다

    7. 돌아온 사마의

    1

    장비의 목을 벤 범강과 장달은 곧바로 손권에게 투항했다. 손권은 기뻐하며 일단 그들을 받아들인 뒤 대책을 논의했다. 이 일이야말로 남의 칼로 사람을 죽이는 차도살인이나 마찬가지 경사였기 때문이다.

    유비가 지금 칠십만 대군을 이끌고 쳐들어오고 있소. 형세가 거대하니 어찌하면 좋겠소?

    엄청난 사태를 두고 어떤 신하도 섣불리 의견을 내지 못했다. 이때 제갈공명의 형 제갈근이 나섰다.

    주공, 제가 그간 군후의 녹을 먹고살았는데 아직 이렇다 할 공을 못 세웠습니다. 이번에 유비를 찾아가 이해와 득실을 설명하고 서로 화합해 조비를 치도록 설득하겠습니다.

    오, 그대가 간다면 해볼 만하오. 부탁하오!

    이때 유비의 군사들은 백제성에 주둔했다. 선봉 부대는 이미 더 전진해 기세등등하게 동오를 향해 나아가는 중이었다.

    제갈근이 찾아가자 유비가 그를 맞았다.

    그대는 어쩐 일로 먼 길을 왔는가?

    저는 죽을 각오로 찾아왔습니다. 지난날 관공이 형주에 있을 때 오후께서 사돈을 맺자고 여러 번 청했지만 듣지 않았습니다. 그 뒤 관공이 양양을 차지했을 때도 조조가 저희에게 여러 차례 사람을 보내 자신을 도와 형주를 공격하라고 명했지만 오후께서는 따르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관공과 사이가 좋지 않던 여몽이 오후께 아뢰지도 않고 군사를 함부로 일으켜 돌이킬 수 없는 큰 실수를 저질렀습니다.

    관우를 죽인 책임을 여몽 개인의 실수로 돌려 보자는 술책이었다.

    《삼국지연의》에서 흥미로운 인물인 손 부인은 정사에는 보이지 않아. 허구의 인물일 가능성이 크지. 하지만 이야기가 워낙 낭만적이라 후대의 잡극이나 희곡에는 자주 등장해. 후대에는 《삼국지》를 읽어 주고 돈을 버는 이야기꾼이 많았기 때문에 재미를 위해 소설에 남녀의 이야기를 집어넣곤 했어.

    오후께서도 엄청난 일을 막지 못한 것을 후회하고 계십니다. 이것은 여몽의 잘못이지 오후의 잘못이 아닙니다. 게다가 벌을 받았는지 여몽도 급살을 맞았습니다. 또한 손 부인†께서는 폐하께 돌아갈 생각만 하고 계십니다.

    그리하여 무엇을 얘기하러 온 것이오?

    유비의 태도는 냉랭하다 못해 얼음장 같았다.

    오후께서 손 부인을 보내 드리고자 신을 먼저 사자로 보냈습니다. 뿐만 아니라 항복하거나 배신한 장수들을 모두 폐하께 돌려보내겠습니다. 형주도 반환하겠습니다. 그런 뒤 두 나라가 우호를 맺어 조비를 비롯한 역적을 다스리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유비로서는 손해 볼 것이 없는 파격적인 제안이었다. 관우와 장비의 원한도 갚고 땅도 되찾으며 아내까지 되찾을 수 있는 멋진 제안이었다. 오나라로서는 모든 패를 보여준 셈이다. 그만큼 오나라의 입장은 절박했다. 하지만 이미 황제에 올라 오만해진 유비는 그런 조건들이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그만큼 현실감이 없거나 관우의 죽음으로 이성을 잃었을 수 있다. 유비가 제갈근을 크게 꾸짖었다.

    너희 동오가 내 아우들을 죽여 놓고 교묘한 말로 희롱하려 드느냐? 내 아우를 죽인 원수들과는 무슨 일이 있어도 한 하늘을 이고 살 수 없다. 군사를 거둘 수도 없거니와 마땅히 그대의 목부터 쳐야 하지만, 승상의 체면을 보아 살려 주니 가서 손권에게 목을 씻고 죽을 준비를 하라 이르라!

    제갈근은 당황했다. 온건하고 주위 얘기를 잘 듣던 예전의 유비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폐하, 다시금 살펴 주십시오!

    듣기 싫다. 당장 물러가라!

    완강한 유비 때문에 제갈근은 동오의 운명을 걱정하며 강을 건넜다.

    제갈근이 돌아오자 손권이 물었다.

    어찌 되었소?

    유비는 저희와 화친할 뜻이 전혀 없었습니다.

    우리가 그만큼 양보했는데 들은 척도 않던가?

    그렇습니다.

    큰일이구려. 강동이 위태롭게 되었소이다.

    그때 중대부 조자가 나섰다.

    주공, 저에게 계교가 있습니다. 주공께서 위 황제 조비에게 표문을 써 주시면 제가 들고 가서 설득해 한중을 습격하게 만들겠습니다. 그러면 촉이 위태로워 유비가 자연히 군사를 돌릴 것입니다.

    그거 좋은 계책이구나. 가서 우리 동오의 체면을 살리면서 설득해 보도록 하게.

    실수가 있으면 제가 강물에 몸을 던져 돌아오지 않겠습니다.

    손권은 조비가 기뻐할 만큼 아첨하는 표문을 지어 조자에게 들려 보냈다.

    얼마 후 조비는 조회 석상에서 동오에서 사람이 왔다는 보고를 받았다.

    동오의 중대부가 찾아왔습니다.

    보나 마나 아니겠는가? 촉군을 물리쳐 달라는 청을 하러 왔겠지.

    삼국의 균형을 위해 지금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아는 조비였다.

    이윽고 조자가 계단 아래 엎드려 표문을 바쳤다. 표문을 읽은 조비가 뜬금없는 말을 건넸다.

    오후인 손권은 어떤 사람인가?

    저희 주군은 총명하고 지혜로우며 영웅의 지략을 갖춘 분입니다.

    하하하, 칭찬이 과하지 않은가?

    그렇지 않습니다. 오후께서는 사람 보는 눈이 탁월하십니다. 평범한 사람들 가운데 노숙을 알아보고 등용했고, 여몽을 발탁해 작전을 펼치게 했습니다. 우금을 죽이지 않는 어진 성품에 형주를 칼에 피 한 방울 안 묻히고 얻는 지략도 갖추고 계십니다. 삼강에 의지해 천하를 살피며 기회를 엿보는 영웅이라 할까요? 게다가 폐하께 몸을 굽혀 신하를 자청하니 지혜롭지 않으면 할 수 없는 일입니다.

    조비는 살짝 당황했다. 조자의 말이 전부 맞았기 때문이다.

    오후는 글을 읽을 줄 아는가?

    저희 주공은 잠시라도 여가가 나면 책을 읽고 역사와 경전을 섭렵하십니다. 하지만 문장을 짓거나 구절을 외우는 일은 하지 않습니다.

    내가 만일 유비를 치지 않고 동오를 친다면 어쩔 것이냐?

    저희는 두려워하지 않습니다. 백만 명의 군사가 장강과 한수를 연못처럼 드나드는데 무엇이 두렵겠습니까?

    상상만 해도 끔찍한 일이었지만 무엇을 묻든 조자가 겸손하면서도 힘 있게 대답하자 조비가 감탄했다.

    동오에 그대 같은 자가 얼마나 있나?

    총명하고 뛰어난 인재는 팔구십여 명 됩니다. 저와 같은 자는 수레로 실어 내고 말로 퍼내도 헤아릴 수 없을 정도입니다.

    조비가 다시금 칭찬했다.

    그대야말로 다른 나라에 사신으로 가서 자기 임금을 욕되게 하지 않는 신하일세그려. 좋다. 그에 상응하는 조처를 해주겠노라.

    조비는 손권을 오나라 왕으로 책봉하고 구석(황제가 큰 공을 세운 신하에게 내리는 아홉 가지 상)을 내린다는 조서를 쓰게 했다.

    조자가 물러나자 유엽이 아뢰었다.

    아시겠지만 손권이 사자를 보낸 건 촉이 두려워서입니다. 촉과 오의 싸움은 저희에게 지극히 이로운 일입니다. 지금 수만 명의 군사를 보내 동오를 공격하십시오. 위와 촉이 안팎으로 치면 동오는 며칠 못 가 무너질 것입니다. 어서 군사를 동원하심이 어떠신지요?

    아니다. 손권이 예를 갖춰 복종했는데 공격한다면 어느 누가 나에게 항복하겠는가? 천하의 인심을 막아서는 안 될 일! 손권을 받아들이는 게 낫겠다.

    손권이 재주가 뛰어나다 해도 한나라 표기장군 남창후에 불과합니다. 그런데 왕위를 주시면 폐하 바로 아래로 올라오게 됩니다. 거짓으로 항복한 것을 지위까지 높여 왕으로 봉하셨으니 호랑이에게 날개를 달아 줬다 해도 할 말이 없게 되었습니다.

    그렇지 않다. 나는 동오도 안 돕고 촉도 안 도울 것이야. 그저 둘이 싸우는 걸 구경하다 하나가 망하면 나머지를 쳐 없애면 될 텐데 무엇을 걱정하겠는가?

    조비의 이런 생각을 우리는 실용주의라고 불러. 지도자에게 실용주의는 꼭 필요한 덕목이야. 물론 당시에는 실용주의라는 말이 없었어. 훗날 생긴 개념이지만 이름만 없을 뿐 생각은 일맥상통하지. 문제를 개선하려고 할 때 절대적인 명분이나 진리를 부정하고 다양한 가치를 옹호하는 거야. 그러다 보니 융통성 있고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게 해 주지. 조비는 그런 생각을 가진 지도자였음을 엿볼 수 있어.

    조비에게도 생각이 있었다.† 그는 손 하나 까딱하지 않을 생각이었다. 형정이 조비의 명령을 받들어 손권을 왕으로 봉하는 책문과 구석을 가지고 조자와 함께 동오로 향했다.

    손권은 백관을 불러 유비의 군사를 막을 계책을 짜느라 정신이 없었다. 조자가 들어와 위에 다녀온 사실을 알렸다.

    위제께서 주공을 왕으로 봉하셨으니 나와서 예로 영접하라 하십니다.

    그러자 고옹이 아뢰었다.

    주공, 주공께선 그저 상장군이라 하시고 구주백의 자리를 지킬 뿐 조비가 주는 벼슬은 받지 마십시오.

    하지만 손권은 엄청난 영예를 받고 싶었다.

    무슨 말인가? 옛날에 유방도 항우가 주는 벼슬을 받지 않았던가? 천하의 모든 일이 형편에 따라 하는 것인데 거절할 필요가 있겠나?

    손권이 문무백관을 거느리고 성 밖으로 나가 위나라 사자를 맞이했다. 그런데 위나라 사자였던 형정은 오만하기 짝이 없게 수레에서 내리지도 않은 채 성안으로 들어가려 했다. 이를 본 장소가 꾸짖었다.

    엄연히 예의와 법도가 있는 것인데 그대는 어찌 이리 교만한가? 우리 강남에 칼 한 자루 없는 줄 아는가?

    그 말을 듣고 형정이 슬그머니 수레에서 내려 손권과 인사를 나누었다. 그때 서성이 나타나 한탄하며 말했다.

    우리가 목숨 바쳐 위나라와 촉나라를 무찌르지 못한 까닭에 오늘날 우리 주공께서 벼슬을 받는구나. 이런 치욕이 어디 있단 말인가?

    형정이 그 소리를 듣고 두려움에 떨었다.

    ‘아, 강동 장수와 재상들이 이토록 강한 기상을 가지고 있구나. 손권이 남의 밑에 오래 있지는 않겠구나.’

    손권은 조비가 내린 왕의 작호를 받고 문무백관의 인사를 받은 뒤 고마움을 전하는 재물을 잔뜩 들려 형정에게 보냈다. 하지만 손권은 갑갑했다. 달라고도 하지 않은 왕위만 받았을 뿐 촉을 쳐 달라는 부탁에는 감감무소식이었기 때문이다. 촉군이 점점 가까이 다가온다는 소식을 듣고 손권이 신하들에게 물었다.

    장차 이 일을 어찌하면 좋겠는가?

    아무도 입을 열지 않자 손권이 탄식했다.

    아, 주유가 간 다음 노숙이 있었고, 노숙이 간 다음 여몽이 있었는데, 이제 그 또한 죽었으니 누가 나와 함께 근심을 나눌꼬?

    그때 한 젊은 장수가 성큼 앞으로 나섰다.

    주공, 제가 나이는 어리지만 군사를 내주시면 촉군을 무찌르겠습니다.

    스물다섯 살의 앳된 손환이었다. 그는 말타기와 활쏘기에 능한 장수였다. 이미 손권을 따라 전장에 나가 공을 많이 세워 벼슬이 무위도위에 올랐다. 손권이 손환에게 물었다.

    너에게 무슨 계책이 있단 말이냐?

    저에게 장수 둘이 있습니다. 이이와 사정입니다. 일만 명의 군사를 상대할 만한 용맹한 자들이니 수만 군사를 내주시면 당장 유비를 사로잡아 오겠습니다.

    호위장군 주연이 나섰다.

    신이 손 장군과 함께 가서 유비를 잡아 오겠습니다.

    손권은 수군과 육군 오만 명을 내주며 손환을 좌도독, 주연을 우도독으로 삼았다.

    그때 척후병이 들어와 아뢰었다.

    촉의 대군이 이미 의도에 다다라 영채를 세웠습니다.

    손환은 곧장 이만오천 명의 군사를 거느리고 접경 지역으로 나가 촉군과 대치했다.

    이때 촉의 장수 오반은 선봉으로 성도를 떠나 가는 곳마다 칼에 피 한 방울 안 묻히고 항복을 받았다. 오반이 오나라에서 나이 어린 장군이 선봉에 나섰다고 알리자 유비가 가소롭다는 듯 말했다.

    젖비린내 나는 녀석이 나와 맞서겠다는 것이냐?

    관흥이 나섰다.

    어린놈이 나왔다니 폐하께서 대장을 보내실 필요도 없습니다. 제가 나가서 잡아 오겠습니다.

    그러자 장포도 나섰다.

    관흥이 나간다면 저도 함께 가겠습니다.

    조카 둘이 함께 나간다니 보기가 좋다. 조심하고 서두르지 말고 다녀오너라.

    관흥과 장포가 선봉 부대 세력을 합쳐 군사를 이끌고 나아갔다. 손환도 촉의 대군이 왔다고 하자 영채의 군사들을 끌고 나왔다. 장포는 장팔점강모를 들고 관흥은 대감도를 비껴들었다. 아버지의 성미를 닮은 장포가 먼저 성급하게 외쳤다.

    어린놈 손환아, 네가 곧 죽을 줄 모르고 황제의 군사에게 대항하겠다는 것이냐?

    손환도 지지 않았다.

    네 아비가 대가리 없는 귀신이 된 지 오래인데 이젠 너까지 귀신이 되겠다는 게로구나.

    장포가 분노해 말을 몰고 달려 나갔다. 두 장수가 삼십여 합을 맞붙었다. 손환이 더는 당해내지 못하고 도망치자 장포가 승세를 놓치지 않고 뒤쫓았다.

    그때 동오의 비장 담웅이 장포가 너무 강한 것을 알고 몰래 활시위를 당겨 장포의 말을 겨냥했다. 화살이 말머리에 꽂히자 장포가 바닥으로 나뒹굴었다. 순간 오나라 장수 이이가 재빨리 달려들어 도끼를 휘둘렀다. 장포의 목이 떨어지려는 찰나였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장포의 머리 대신 이이의 머리가 땅바닥에 떨어졌다. 두 사람의 싸움을 지켜보던 관흥이 번개같이 나타나 장포를 구해 준 것이다. 관흥이 군사를 몰아쳐 기세를 올리자 손환의 군사들이 사기가 떨어져 크게 패했다.

    다음 날에는 손환이 관흥과 맞붙었지만 다시 힘이 달려 도망쳤다. 관흥과 장포가 기다렸다는 듯 동오의 진지로 밀고 들어가 사정없이 적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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