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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석으로 쉽게 읽는 고정욱 삼국지 7: 떨어지는 별들
주석으로 쉽게 읽는 고정욱 삼국지 7: 떨어지는 별들
주석으로 쉽게 읽는 고정욱 삼국지 7: 떨어지는 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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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석으로 쉽게 읽는 고정욱 삼국지 7: 떨어지는 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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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out this ebook

꿈을 잃은 청소년의 가슴을 두드려라!
한 번뿐인 인생, 하나뿐인 영웅 서사
주석으로 쉽게 읽는 최초의 삼국지!
고정욱 작가의 친절한 주석과 고증을 통한 일러스트로 더 완벽해진 삼국지
그동안 어린이와 청소년 독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으며 인기작가 반열에 오른 고정욱 작가가 장장 5년에 걸쳐 심혈을 기울여 작업한 『주석으로 쉽게 읽는 고정욱 삼국지』(전 10권)를 펴냈다. 두말할 나위 없이 『삼국지』는 중국 오천 년 역사에서 가장 유명한 작품일 뿐 아니라 손에 꼽는 고전으로 자리 잡고 있다. 조조의 위, 유비의 촉, 손권의 오가 대륙을 삼등분 해 서로 치열하게 싸우고 때로 손잡으며 천하를 도모하던 시절은 말 그대로 인생의 한 축도이자, 영웅들이 쏟아져 나와 대륙을 종횡무진 누비며 우리 가슴을 뛰게 만든 영웅 서사다.
『삼국지』의 원천은 정사인 진수의 『삼국지 三國志』다. 후한 말기부터 서진이 중국 대륙을 통일할 때까지 100여 년 동안의 격동기를 기술한 역사서다. 원래 진수의 『삼국지』는 내용이 간략하고 인용한 사료도 다양하지 않았다. 이 간략한 『삼국지』에 주석을 달고 내용을 풍부하게 설명한 사람이 송나라 역사가 배송지다. 그는 여러 사람의 글을 인용해 덧붙임으로써 원문보다 세 배가 넘는 주석을 달았는데, 여기에 상상력을 가미해 스토리를 꾸민 인물이 원말 명초의 소설가 나관중이다. 당시 작은 벼슬을 한 것으로 알려진 나관중은 『삼국지』를 바탕으로 뭇사람들이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을 쓰기 시작했다. 탁월한 작가적 역량을 발휘해 그가 완성한 책이 『삼국지통속연의 三國志通俗演義』, 우리가 보통 『삼국지연의』라고 부르는 작품이다. 『삼국지연의』는 수준 높은 소설 작품으로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수많은 독자의 찬탄을 받아 지금까지 장기 스테디셀러가 되었다.
세상을 살아가는 지혜와 상대의 마음을 읽고 사람을 대하는 법을 알고자 할 때 우리는 『삼국지』를 통해 배움을 얻었다. 고전 작품을 얘기할 때 이보다 더 다이내믹하고 감동적인 작품을 찾을 수 있을까. 고정욱 작가는 어린이 청소년이 쉽게 읽을 수 있도록 고전 작품을 새롭게 엮고 싶은 열망을 품고 그들에게 맞는 보석이 무엇인가 찾아내느라 고심했다. 그리고 고전의 향기를 담으면서도 청소년의 가슴을 두드리는 웅혼의 기상을 담고자 한 결과물이 바로 고정욱표 『주석으로 쉽게 읽는 고정욱 삼국지』다.

Language한국어
Publisher애플북스
Release dateMar 18, 2022
ISBN9791192081281
주석으로 쉽게 읽는 고정욱 삼국지 7: 떨어지는 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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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석으로 쉽게 읽는 고정욱 삼국지 7 - 고 정욱

    어린이 청소년 도서 부문의 최강 필자 가운데 한 사람입니다. 성균관대학교 국문과와 대학원을 졸업한 문학박사이기도 합니다. 소아마비로 인해 중증장애를 갖게 되었지만 각종 사회활동으로 장애인이 차별받지 않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문화일보 신춘문예에 단편소설이 당선되어 작가가 되었고, 장애인을 소재로 한 동화를 많이 발표해 새로운 장르를 개척했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아주 특별한 우리 형》, 《안내견, 탄실이》, 《네 손가락의 피아니스트》, 《까칠한 재석이 시리즈》 등이 대표적인 작품입니다. 또한 전공을 살려 《양반전》, 《홍길동전》, 《사씨남정기》 등의 고전문학 작품을 현대화하기도 해서 총 320여 권의 저서를 발간했습니다. 특히 《가방 들어주는 아이》는 MBC 느낌표의 ‘책책책, 책을 읽읍시다’ 선정도서이며 초등학교 교과서에도 실려 있습니다.

    《고정욱 삼국지》는 필생의 역작으로, 어린이 청소년이 쉽게 읽을 수 있도록 고전 작품들을 새롭게 엮고 싶다는 수십 년의 열망이 빚어낸 결과물입니다.

    연락처: Kingkkojang@hanmail.net

    유튜브: 고정욱TV

    1. ‌《고정욱 삼국지》는 기존의 여러 《삼국지》 번역본들을 비교, 대조하여 작가의 시각에서 현대적인 문장으로 재해석해 평역한 새로운 《삼국지》입니다.

    2. ‌《삼국지》 원본의 장황하고 불필요한 사건이나 서술, 시, 관직, 인물명 등은 과감히 생략하여 쉽고 빠르게 읽을 수 있도록 구성하였습니다.

    3. ‌주석과 고 박사의 ‘여기서 잠깐’ 코너를 통해 역사와 문학, 그리고 사상과 철학 및 지식을 쉽게 배울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4. ‌지리적 배경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간략한 지도를 주석에 삽입하였습니다.

    1. 노장들의 대활약

    2. 의심 많은 조조

    3. 유비, 왕이 되다

    4. 관우의 죽음

    5. 조조의 죽음

    6. 위나라의 건국

    1

    조홍은 군사를 거느리고 한중에 도착했다. 장합과 하후연에게 험한 곳을 맡기고 그는 적진을 향해 나아갔다. 그의 상대는 마초였다. 마초 수하의 오란이 선봉이 되어 적진을 정탐하러 나갔다가 조홍과 맞닥뜨렸다. 오란이 겁먹고 후퇴하려 하자 수하 장수 임기가 섣불리 나섰다. 하지만 삼 합 만에 조홍의 칼에 맞아 쓰러지고 말았다.

    오란이 패퇴하여 돌아오자 마초가 꾸짖었다.

    어찌하여 경솔히 맞서 싸웠단 말이냐?

    임기가 섣불리 나섰다가 그만 조홍에게 당했습니다.

    요충지를 우리가 점하고 있으니 싸우지 말고 지켜라!

    마초는 성도에 전황을 알린 뒤 움직이지 않았다. 조홍은 마초 같은 용장이 나오지 않자 군사를 거두어 남정으로 물러갔다. 그 모습을 보고 장합이 조홍에게 물었다.

    적장을 죽이고도 어찌하여 군사를 거두었소?

    마초는 계략이 있는 자요. 무슨 계략을 꾸밀지 알 수 없고, 내가 업군에 있을 때 관로라는 점쟁이가 여기서 장수 하나가 죽는다고 했소. 그게 마음에 걸려 나가 싸울 수가 없었소.

    하하하하!

    장합이 크게 웃었다.

    장군이야말로 평생을 싸움터에서 보냈으면서 점쟁이의 말에 마음이 흔들리다니 믿기 어렵구려. 내가 직접 가서 파서를 점령하겠소. 파서를 얻으면 촉을 공격하기 쉽지 않겠소?

    그건 안 될 말이오. 파서를 지키는 자는 장비란 말이오. 경솔하게 대적할 수 없소이다!

    장비가 무섭다고들 하지만 내 눈에는 늙은 호랑이에 불과하오. 내가 가서 아예 장비를 잡아 오겠소.

    조홍은 그래도 두려웠다.

    그러다 실수하면 군사를 잃게 되오.

    내가 장비를 못 잡으면 군령을 받겠소이다.

    조홍은 군령장을 받고서야 허락했다.

    장합은 삼만 군사를 거느리고 용감하게 앞으로 나아갔다. 산세를 이용해 세 곳으로 나누어 영채를 친 다음 각 영채에서 군사를 절반씩 빼내 파서를 치러 떠났다.

    적의 동향을 살피고 난 장비는 곧장 뇌동을 불러 계책을 세웠다. 뇌동은 장합이 온다고 하자 합리적인 대책을 내놓았다.

    장군, 파서는 지세와 산세가 모두 험악한 곳입니다. 군사를 숨겨 놓을 곳이 아주 많습니다. 장군께서 군사를 끌고 나가 싸우시면 제가 군사들을 매복해 돕겠습니다. 그러면 장합쯤이야 가볍게 사로잡을 수 있습니다.

    좋은 계책이다.

    장비는 뇌동에게 오천 명의 정예병을 주고 자신은 만 명의 군사를 이끌고 출발했다. 이윽고 장비와 장합이 마주쳤을 때 장합의 진영 뒤쪽에서 촉의 깃발이 무수히 휘날리며 군사들이 함성을 질렀다.

    복병이 숨어 있구나.

    뒤가 끊겨 포위될까 두려워한 장합은 재빨리 군사를 돌렸다.

    네 이놈, 싸워 보지도 않고 꽁무니를 빼느냐?

    장합이 방향을 틀자 장비가 기세를 올리며 공격하는 동시에 뇌동의 정예병이 협공을 가했다. 장합은 이렇다 할 공세 한 번 못 펴고 많은 군사를 잃고 진지로 물러났다. 장비를 사로잡겠다고 호언장담하다 호되게 당한 것이다. 그 뒤 장합은 영채를 지키며 방비만 할 뿐 나와 싸우려 하지 않았다.

    우리도 적당한 곳에서 기다리자.

    장비는 십 리 밖에 영채를 세운 뒤 군사들을 보내 거듭 싸움을 걸었다. 하지만 적이 도무지 상대하려 하지 않았다. 공세를 취하면 지대가 높은 진지에서 통나무와 돌멩이를 마구 굴렸다. 그 바람에 군사들이 우왕좌왕하다 오히려 되치기를 당해 손실을 입기 일쑤였다.

    가서 욕설을 퍼부어라!

    장비의 군사들이 온갖 욕설을 퍼붓자 장합의 군사들도 욕설로 대응했다. 애초에 싸울 의사가 없는 듯했다.

    거참, 큰일이군.

    오십여 일이 지나도 성과가 없자 장비는 초조했다. 상황이 이쯤 되자 계략이라고는 쓸 줄 모르던 장비도 궁리를 했다. 어리석은 무인은 한평생 어진 사람을 가까이 섬겨도 숟가락이 국 맛을 모르듯 참다운 법도를 모르는 법이다. 하지만 장비는 그런 부류가 아니었다. 제갈공명의 곁에 있으면서 들은 풍월이 있었다. 장비는 참다운 지략을 운용할 방법을 찾아냈다.

    여봐라, 술잔치를 벌여라!

    장비는 산등성이 아래 사방이 훤히 내려다보이는 곳에 진을 치고 앉아 매일 술을 먹으며 장합을 향해 욕설을 퍼부었다. 하루도 거르지 않고 술타령이었다. 하지만 장합은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이런 소식이 알려지자 유비가 제갈공명에게 걱정스레 물었다.

    장비가 술타령만 하고 있다 하오. 중차대한 임무를 맡겼는데 어찌하면 좋겠소?

    제갈공명이 웃으며 말했다.

    하하하, 그럴 줄 알았습니다. 이참에 좋은 술로 오십 항아리를 골라 보내 주시지요.

    뭐라고요? 장비가 술 때문에 저지른 사고가 숱한데 또 술을 보내란 말씀이시오?

    주공, 오랜 세월 장 장군과 함께 형제로 지내셨으면서 어찌 사람됨을 그리 모르십니까? 장 장군은 천성이 강한 사람이지만 서천을 취할 때 의로써 엄안을 풀어 주었습니다. 용맹함만으로는 그런 일을 할 수 없습니다.

    그럼 장비에게 뭐가 더 있소?

    장 장군이 오십여 일을 대치하면서 술을 먹고 함부로 행동하는 것은 계책입니다.

    아, 그렇소?

    하지만 술을 보내더라도 혹시 모르는 일이니 위연을 딸려 보내면 좋겠습니다.

    유비는 제갈공명의 말대로 장비에게 술을 보냈다. 술이 도착하자 장비는 절을 하고 받은 다음 위연과 뇌동에게 명령했다.

    형님과 군사가 내 뜻을 알아주니 힘이 나는군. 그대들은 군사들을 이끌고 좌우에 숨어 있다가 홍기가 올라가면 일제히 진군하라.

    위연과 뇌동이 떠나자 장비는 더 크게 술잔치를 벌였다.

    군사들은 모두 술을 먹고 징을 치며 맘껏 놀아라!

    정탐꾼이 이런 상황을 보고하자 장합은 망루에 올라 적진을 내려다보았다. 장비는 군사들에게 씨름까지 시키며 즐거워했다. 적군은 안중에도 없는 태도였다. 장합은 자존심이 크게 상했다.

    저자가 나를 얕잡아 보는구나. 오늘 당장 저자의 목을 딸 것이다. 각 영채의 군사들은 나를 도와라!

    그날 밤 장합은 희미한 달빛을 길잡이 삼아 군사를 이끌고 장비의 영채로 다가갔다. 장비의 군사들은 여전히 불을 밝히고 술을 마시며 왁자하게 놀고 있었다.

    공격하라!

    장합이 진지 한가운데로 치고 들어가는 동안에도 장비는 가만히 앉아 있었다.

    에잇, 더러운 털북숭이야!

    장합이 그대로 달려가 창을 내질렀다. 그러나 창에 찔린 것은 장비가 아니었다.

    이게 뭐냐?

    창을 들어 올리자 짚으로 아주 잘 만든 허수아비가 딸려 왔다.

    속았다! 말을 돌려라!

    장합이 당황해 황급히 퇴각을 명했다. 하지만 어느새 장수 하나가 앞을 가로막았다. 진짜 장비였다.

    네 이놈!

    장비가 장팔사모를 휘둘러 장합을 궁지로 몰아넣었다. 장합은 가까스로 막고 빠지면서 후방에서 구원병이 오기를 고대했다. 하지만 두 영채에서 오기로 한 구원병은 오지 않았다. 위연과 뇌동에게 이미 영채를 빼앗겼기 때문이다. 장합의 군사들은 저마다 뿔뿔이 흩어졌다. 장비는 오랜 기다림 끝에 큰 승리를 맛보았다.

    장합은 어쩔 수 없이 와구관을 향해 급히 도망쳤다.

    이럴 수가 있나!

    장합이 와구관에서 군사를 정비해 보니 삼만 군사 가운데 겨우 만 명만이 살아남았다.

    안 되겠다. 조 장군에게 구원병을 요청해야겠다.

    장합은 조홍에게 구원을 요청하는 사자를 보냈다. 장합의 사자를 본 조홍은 몹시 화를 냈다.

    내 말은 귓등으로 듣더니 결국 요새를 잃고 구원병을 요청해? 턱도 없는 소리 말고 자신이 한 말에 책임을 지라고 전해라!

    장합의 사자는 조홍의 말을 그대로 전했다.

    장군, 자신이 한 말에 책임을 지라면서 빨리 출전하라고 독촉하셨습니다.

    아, 이를 어쩐다…….

    장합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망설이다 군사들을 둘로 나누어 와구관 앞 험한 산기슭 양쪽에 매복하도록 했다. 소수의 군사로 게릴라전을 펴려 한 것이다.

    내가 나가 싸우다 거짓으로 패해 도망치면 적이 나를 쫓아올 것이다. 그때 돌아갈 길을 끊고 적을 공격하라!

    장합은 군사를 거느리고 전진하다 뇌동을 만났다.

    게 서라!

    뇌동이 기다렸다는 듯 장합을 상대로 칼을 휘둘렀다. 장합은 계획대로 몇 합 싸우지 않고 도망쳤다. 승기를 잡았다고 생각한 뇌동은 이것저것 가리지 않고 바짝 추격했다. 그때 느닷없이 양쪽에서 복병이 나타나 돌아갈 길을 끊어 버렸다. 당황한 뇌동이 허둥거릴 때 재빨리 돌아선 장합이 짧은 창으로 뇌동을 찔러 죽였다. 공을 세우려는 욕심에 좌우를 살피지 않은 탓에 뇌동은 목숨을 잃고 말았다. 패잔병들이 돌아가 장비에게 이런 사실을 알렸다.

    뇌동이 죽었다고?

    화가 치민 장비가 당장 출전했다. 하지만 장합은 싸우다 도망치고, 싸우다 도망치기를 반복했다. 장비는 장합의 계책을 알아채고 군사를 거두어 진지로 돌아왔다.

    장계취계(將計就計)는 적이 간교한 계책을 쓰면 묘한 꾀인 묘계(妙計)로 맞받아치는 것을 말해. 다시 말해 적의 계교를 역이용하는 거지.

    미꾸라지 같은 놈이 뇌동을 죽이고 나까지 같은 수법으로 속이려 하는구나. 이럴 때는 장계취계†를 써야 해.

    곁에서 지켜보던 위연이 물었다.

    어떻게 하시려는 겁니까?

    내가 먼저 군사를 거느리고 나갈 테니 위 장군은 정예 군사들을 거느리고 따라오다가 복병이 나타나면 공격하시오. 그리고 수레에 장작과 건초를 싣고 가서 좁은 길목에 불을 놓으시오. 기필코 장합을 사로잡아 원수를 갚겠소.

    위연은 장비의 계책을 받아들였다.

    다음 날 장비는 군사를 몰고 나가 다시 장합과 맞붙었다. 장합은 걸려들었다 싶어 싸우다 도망가고, 싸우다 도망가며 장비를 후방 깊숙이 끌어들였다. 장비는 일부러 장합의 뒤를 좇아 골짜기로 들어섰다. 그때 충분히 속였다고 생각한 장합이 돌아서서 외쳤다.

    지금이다! 장비를 잡아라!

    장합은 후군을 전군으로 삼아 대형을 갖춰 장비 군에 맞섰다. 그러면서 복병들이 나타나 장비를 포위하기를 기다렸다. 하지만 복병 뒤에 또 다른 복병이 숨어 있을 줄 누가 알았으랴. 시간 맞춰 위연이 골짜기를 막고 불을 질렀다. 매복했던 장합의 군사들은 불길을 뚫고 나올 수가 없었다. 맹렬한 불길이 사방을 집어삼켰다.

    걸려들었다! 모두 잡아라!

    장비의 명에 따라 군사들이 사방에서 들이닥쳤다. 장비 역시 좌충우돌하며 적을 무찔렀다.

    ‘아, 장비는 너무 강해. 당할 수가 없구나.’

    장합은 많은 군사를 잃고 겨우 도망쳐 와구관으로 후퇴했다. 장비와 위연이 뒤쫓아와 와구관을 공격했다. 하지만 별 성과가 없자 이십 리 밖에 영채를 치고 대치했다. 장합은 관 안으로 들어가 움직이지 않았다.

    나와라! 승부를 내자!

    장비의 군사들이 날마다 다가와 싸움을 걸었지만 소용이 없었다. 장비가 대책이 없어 고민하는데 문득 산길을 걸어가는 피난민들이 눈에 띄었다.

    여봐라, 저 산길의 백성들을 놀라지 않게 해서 이리 데려오라.

    군사들이 백성들을 데려오자, 장비가 그들을 너그럽게 다독이며 선물을 주어 마음을 가라앉혔다.

    어디서 오는 길이오?

    살려 주십시오, 장군!

    그대들을 해치려는 것이 아니라 뭘 물어보려는 것이오.

    네, 저희들은 한중 사람들입니다. 고향으로 돌아가는 길인데 관도가 막혔다기에 지름길로 가는 중입니다.

    산길로 와구관까지 거리가 얼마나 되오?

    재동산 산길을 따라가면 바로 와구관 뒤쪽이 나옵니다.

    장비는 내심 쾌재를 불렀다. 방법을 찾은 것이다.

    장비가 위연에게 명령했다.

    그대가 와구관의 정면을 공격하면 나는 날쌘 병사들을 이끌고 재동산을 넘어 지름길로 가서 와구관의 뒤를 치겠소!

    장비는 오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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