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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적의 분식집 5권
기적의 분식집 5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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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적의 분식집 5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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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out this ebook

낮에는 여고 앞 분식집 사장님.
밤에는 판타지아 대륙을 누비는 사냥꾼.
그의 단칸방에 이계로 통하는 비밀의 문이 열린다.

Language한국어
PublisherWHISTLE BOOK
Release dateJul 1, 2019
ISBN9791132758686
기적의 분식집 5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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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적의 분식집 5권 - 캘리버

    1. 수련 (2)

    응? 이게 뭔가?

    마리안은 성호가 내민 꾸러미를 받더니 반색했다. 풀어보고선 환하게 웃음을 짓는다.

    내가 이걸 좋아하는 걸 어떻게 알았지? 잘 받겠다.

    ‘그렇게 웃고 있는데 잘도 모르겠다.’

    뇌물은 통했다. 이번에 성호가 준비한 것은 혹멧돼지 구이다. 화로에서 10시간을 천천히 구워 완성한 아주 농후한 육즙을 자랑하는 고깃덩어리. 10kg이나 되는 만큼 금방 먹을 수는 없지만, 이 먹보 하프 엘프에겐 그렇게 많은 양은 아닐 것이다.

    그래서, 내게 검술과 격투술을 배우고 싶다고?

    맞아. 부탁할 사람은 당신밖에 없다고 생각했거든.

    가르쳐 주는 것은 어렵지 않다만…….

    둘은 마리안의 집 뒤뜰에 서 있다. 저 하늘 멀리 구름이 지나간다.

    이유를 물어보고 싶군. 왜 그걸 배우고 싶지?

    강해지고 싶으니까.

    강해져서 무엇을 하려고?

    고렙… 아니, 검은 숲을 탐험하려고. 거기엔 무시무시한 몬스터들이 서식하거든.

    에테르 애쉬를 찾지 않았나? 그거면 원거리 공격력은 출중할 터.

    근접전도 생각해야지. 놈들이 공격해 오면 그놈들에게서 빠르게 벗어나서 전투태세를 갖출 그런 능력이 필요해. 말하자면 경험이랄까?

    여기까지 설명하자 마리안은 ‘과연.’ 하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대는 사냥꾼이 아니라 기사가 되고 싶은가 보군.

    기사? 아니 거기까진 아니고……. 그냥 살고 싶다는 거지. 몬스터는 무시무시하잖아.

    그게 바로 기사의 마음가짐이다. 언제 어느 때라도 적을 격퇴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르는 것.

    뭐라고 해도 상관없다. 목숨을 부지할 수 있으면 그것으로 족하다. 판타지아에서 꿀을 빨고 있고, 더 큰 꿀을 빨기 위해 노력하는데 죽으면 억울하니까. 단지 그것뿐이다. 어쨌든 마리안은 성호의 동기에 대해선 만족한 모양이다. 그녀는 하프 엘프다. 즉 반은 인간이라는 말인데, 과거에는 게스토란트 제국에서 지냈다고 한다. 아크 나이트는 아니었지만 바로 그 밑의 급은 되었다고.

    ‘가만, 20년 전에도 성인이었으면 지금은 나이가 몇이야?’

    슬쩍 물어보니 53세라고 한다. 흐억 소리가 절로 나온다. 이어서 그녀가 뻔뻔하게 말했다.

    그대는 난파선 출신이니, 엘프의 나이에 대해 모르는 것도 당연하겠군. 엘랑드 엘프들은 200세 근처까지 산다. 나 같은 하프 엘프들은 그것보다 짧아서 150세 정도가 한계지. 인간은 내가 듣기로 70~80세 정도라고 했는데, 정확한지는 모르겠군.

    ‘의학이 꽤 발달했나 보군.’

    인간의 수명이 꽤 길다. 마법 어쩌고 해서 중세~근대 정도를 생각했는데 말이다. 마리안의 말이 계속 이어졌다. 이렇게 뒤뜰의 계단에 앉아서 잡담을 하는 것도 꽤 재미있다.

    사실 200여 년 전만 해도 인간의 수명은 꽤 짧았다고 그러더군. 마도 공학이 발전하면서 그… 뭐랄까… 여러 치료법이 개발되었다고 해야 할까? 마도 공학자들이 권력자들로부터 총애를 받은 것은 당연한 일이겠지.

    그렇구만. 그래서 자금을 투자받아 보다 원천적인 연구에 나선 건가? 에테르 그 자체에 대한?

    그녀가 고개를 끄덕이곤 고개를 들어 흘러가는 구름을 바라보았다.

    맞다. 심지어는 생명 그 자체에 대한 연구도 했었다고 들었다. 인간은 여타 아인종에 비해 수명이 짧은 편인데, 그 이유를 진지하게 파헤친 것이지.

    혹시 결과는 나왔나?

    약간의 성과가 있었다고 들었다. 하지만 때마침 일어난 에테르 폭주 때문에 어떨지……. 마도 공학자들인 만큼 튼튼한 금고 같은 것에 넣어놨을 확률도 있다.

    금고. 범선에서 발견한 금속상자가 떠오른다.

    혹시 이렇게 생긴 건가?

    나뭇가지로 바닥에 상자와 마법진을 슥슥 대충 그리자 마리안이 새삼스럽게 쳐다본다.

    그대가 이걸 가지고 있나? 세부묘사가 거의 똑같은데. 이건 제국 마도 공학청에서 규격화시킨 금고다. 다른 국가들 것은 외형이 조금 다르지.

    배에서 발견한 건데 여는 방법 같은 건 없어?

    우리 기사들은 자세히 모른다. 봉인 시스템이 따로 있다는 것만 알 뿐. 아마 게스토란트의 수도에 가면 뭔가를 발견할 수 있을지도 모르지.

    게스토란트의 수도가 어디지?

    글세……. 무모하다고 말해주고 싶군. 거리도 꽤 먼 데다가 아직 에테르가 가라앉지 않았을 거다. 어떤 마법이 펼쳐져 있을지 몰라. 만약 블리자드 같은 마법이 폭주하고 있다면, 그 주위는 어마어마하게 춥겠지.

    마법이 펼쳐져 있다라…….

    마법 따윈 없는 세계에서 살아온 성호로서는 일상적인 사회가 어떤 모습일지 상상조차 되지 않았다.

    혹시 그런 건 있었어? 말없이 움직이는 마차라든가. 하늘을 날아다니는 탈것?

    비슷한 건 있었다. 비공정이지. 그러나 출력이 불안정해서 실용화되지는 못했다고 하더군. 말 없는 마차의 경우도 황제 앞에서 시연은 했지만 결국 실패로 돌아가고 말았지. 폭주가 모든 것을 삼켜버렸으니.

    그러니까 이 게헨나 대륙의 인간들은 19세기 정도의 문명을 이룩한 모양이다. 둘이서 이런저런 대화를 하는데 오르하가 뭔가를 들고 왔다.

    마리안, 성호 씨.

    아, 예. 어서 오십시오, 오르하.

    갈색 피부의 순혈 엘프는 무척이나 아름답다. 그녀는 품에 안고 있던 것을 성호에게 건넸다.

    이건?

    옷이에요.

    오…….

    펼쳐보니 상의와 하의로 구분된 엘랑드 엘프의 전통 복이었다. 활동하기에 편하고 테두리에 무늬가 장식되어 있다. 성호는 그녀에게 감사 인사를 건넸다.

    좋은 선물을 받았네요. 감사합니다.

    오르하의 눈이 반달처럼 휘어진다.

    뭘요. 전에 오라버니와 함께 오우거를 사냥해 주셔서 항상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었어요. 언제 오시나 했는데 저희 집에 들러주셨으면 좋았을걸…….

    아이고, 이런. 요즘은 마리안과 함께 수련을 좀 하고 있거든요. 죄송합니다.

    죄송하실 것까지는 없고요. 그런데 무슨 수련인가요?

    뭐 이런저런…….

    직접 보여주지, 따라와라.

    마리안이 갑자기 성호의 팔을 끌었다. 그는 영문도 모르고 공터로 끌려나가게 되었다. 오르하가 치마폭을 정리하곤 계단에 얌전히 앉아서 둘을 지켜본다.

    근접전투를 배우고 싶다고 했지? 혹시 격투를 한 적은 있나?

    전혀.

    그렇다면 기본부터 배워야겠군. 하지만 그대의 체격을 보면 허약한 놈들 한둘은 찜쪄먹게 생겼는데.

    체력엔 자신이 있어. 힘도. 하지만 그게 전투력으로 이어지진 않는다는 건 안다.

    좋은 자세다. 자만은 기사의 가장 큰 적이지. 주먹 지르기부터 해볼까. 나를 쳐봐라.

    …이대로 그냥 때리라고?

    있는 힘껏. 혹시 여자라고 해서 망설이고 있나? 그런 생각은 버리는 게 좋을 거다. 그대의 나이가 정확히 얼만지는 모르지만, 대충 서른 정도겠지. 나는 그대가 태어나기 전부터 기사였다.

    그렇겠지. 그럼, 사양하지 않고.

    성호가 주먹을 내질렀다. 범인을 벗어난 힘과 민첩 스탯 덕분에 속도가 꽤나 빨랐다. 하지만 마리안은 그걸 너무 쉽게 빗겨내었다. 팔을 들어 주먹의 궤도를 바꿔버린 것이다. 성호는 간신히 균형을 잡을 수 있었다. 모르는 사이에 마리안이 그의 팔목을 잡고 있었다.

    확실히 힘은 대단하군. 하지만 자세부터가 너무 어설퍼.

    어떻게 하면 실력을 키울 수 있을까?

    방법은 하나뿐. 많이 당해보면 된다.

    갑자기 하늘이 뒤집혔다. 성호는 자신이 땅에 누워 있다는 걸 뒤늦게 알게 되었다. 뭔가 휘익 하더니 등에 충격이 왔고 눈만 끔벅끔벅하고 있다. 뒤늦게 고통이 찾아왔다. 마리안이 한 팔로 그를 누르고 있었다.

    덩치는 크지만 몸을 제대로 가누질 못하는군. 그 체격을 적재적소에 쓰지 못하고 있다는 증거다. 힘을 써서 나를 제압해 봐라.

    후웁!

    온몸에 힘을 주어 뒤틀었다. 하지만 마리안을 제치고 일어나기는커녕 오히려 자세가 꼬이고 말았다. 그녀가 휙휙 움직이더니 성호를 밀어 엎드리게 하고 팔을 뒤로 꺾어버린 것이다. 여기서 조금만 더 힘을 주면 뼈가 상한다. 그럼에도 성호는 포기하지 않았다.

    「버프 적용 중 : 4시간 동안 [고통 내성/3] 4시간 동안 [힘+2]」

    힘 스탯 17은 장난이 아니다. 마리안은 성호가 억지로 결박을 풀려 하자 눈썹을 모았다. 여기서 몸을 올려버리면 팔이 부러진다는 걸 모르는 걸까? 그의 목을 조르며 뒤에 달라붙자 컥컥거리며 괴로워하는 게 느껴졌다.

    항복해라, 그럼 놔주겠다.

    …….

    누가 인간 남자 아니랄까 봐 고집이 세다. 여기서 더 압박하면 몸이 상할 확률이 높다. 이럴 필요까지 있나 싶어 고민하는데 성호가 그녀의 멱살을 잡아당겼다. 그녀의 상체가 옆으로 꺾이는 사이 그가 엉덩이를 옆으로 비틀고 백초크 상태에서 벗어났다.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라 마리안도 미처 대응하지 못했다. 상대가 워낙 초보자이다 보니 설마 풀까 싶어 방심한 것이다. 전세역전이 되어 이젠 성호가 마리안을 덮치는 상황에 이르렀다.

    헉!

    방심했군, 마리안.

    어, 어떻게?

    뒤에서 나를 잡고 있긴 했지만 기절시킬 생각은 아니었겠지. 그 틈이 느껴지더라고.

    격투기 경기에서 본 동작을 써먹었다는 말은 하지 않는다. 아무튼 마리안은 초짜에게 당했다는 게 꽤나 충격인 모양이다. 성호가 놔주고 몸을 일으켰음에도 멍하니 누워 있다. 그러다가 벌떡 일어났다.

    …할 말이 없군. 언제 어느 때라도 적을 격퇴하는 것이 기사의 마음가짐이라고 말한 주제에.

    내가 워낙 초짜다 보니까 방심한 거겠지. 제대로 붙으면 나는 상대도 안 된다는 거 안다고. 다시 해보자.

    마리안은 그의 태도가 마음에 들었다. 잠시 이득을 취했다고 해서 그게 자신의 실력이라고 착각하지 않는 마음가짐. 더욱이 그는 자신에게 활력을 가져다주는 사람이다.

    단지 음식뿐만 아니라, 생활 전체에서 그렇다. 그가 오면 뭔가 기대가 된다. 고독한 수련과 사냥만을 벗 삼아 살아온 그녀로서는 이런 변화가 싫지 않았다.

    그렇게까지 말한다면 좋다. 내가 철저하게 가르쳐주지.

    성호는 마리안의 눈빛이 달라진 것을 느꼈다. 예리하고, 비장하기까지 하다. 괜히 말했나 싶어 후회하는데 갑자기 그녀가 달려들었다. 그 뒤로는 엉망진창으로 당했다.

    「격투 스킬 레벨이 1로 상승」

    「격투 스킬 레벨이 2로 상승」

    「격투 스킬 레벨이 3으로 상승」

    어머나.

    지켜보고 있던 오르하는 눈을 살짝 감았다. 엉망으로 얻어터지는 성호가 불쌍해서다. 두 시간의 훈련이 끝났고 마리안은 가볍게 숨을 몰아쉬었지만 성호는 완전히 탈진해서는 뻗어버렸다.

    허억, 허억!

    마리안은 그를 물끄러미 내려다보았다.

    ‘실력이 이렇게 급격하게 늘 수가 있는 건가.’

    처음 그녀에게 내동댕이쳐진 성호와 지금의 성호는 아예 다른 인간이다. 제법 반항까지 할 수 있게 되었으니까. 힘이 장난이 아니라서 마리안도 가볍게 대하기 껄끄러웠다. 그래서 적당히 수준을 높여보았는데 거기까지 대응을 했다. 뭔가 중간단계를 건너뛴 느낌.

    ‘희한하군…….’

    아무튼 성호란 인간은 무척이나 특이한 인간이었다. 저렇게 드러누워 있다가도 주스를 한 모금 마시면 또 눈빛이 생생해진다.

    둘은 그렇게 3일 동안 두문불출하며 검술, 격투 훈련에 힘썼다. 사실 몬스터와 싸울 때 격투술은 별 필요가 없다. 다이어 울프의 등에 올라타서 목을 조를 것은 아니잖은가. 그러나 성호는 마음먹은 대로 몸이 움직인다는 점을 높이 사고 있었다. 격투 스킬이 올라가면 올라갈수록, 경험을 쌓으면 쌓을수록 어떻게 움직여야 하는지 알게 되었다. 공격하고, 피하고, 전진하고, 후퇴하는 기본을 철저히 익혔다.

    1시간 동안 마리안의 공격을 막기만 한 적도 있었다. 엉망진창으로 얻어터져 기절한 적도 있었다. 3일 동안 마리안에게 시달린 게 효과는 있었는지 이제는 제법 대련할 수 있게 되었다. 말하자면 마리안의 스파링 파트너가 되기 위한 최소한의 조건은 갖춘 것이다. 그와 동시에 성호의 격투 스킬이 4까지 올랐다.

    체력훈련도 병행했다. 마리안은 버릇을 들이는 게 좋다고 충고했다. 하루에 잠깐이라도 시간을 내서 몸을 움직이라는 것이다.

    턱걸이와 팔굽혀펴기는 좋은 운동이 된다. 그리고 달리기도 병행하면 좋지. 체력을 키우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다.

    그건 숲에서 계속하고 있어. 몬스터가 나타났을 때 최소한 도망칠 수는 있어야 하니까.

    하긴, 저 숲을 돌아다니는데 체력이 약할 리 없지. 하지만 이제 몬스터가 나타나도 도망치기엔 아깝지 않나?

    그간 배운 게 있으니까. 얼마나 통할지는 직접 해봐야겠지만……. 자신은 있어.

    역시 검은 숲에 들어가는 건가?

    성호는 판타지아의 숲이 있는 동쪽을 바라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조금 쉰 다음에. 조금씩 탐험해서 안에 뭐가 있나 봐야지. 그라키에스의 행방도 찾고 싶고.

    정확히 말하자면 블랙 드래곤이란 존재가 과연 실존하는지 그걸 알고 싶어서였다. 가만히 있다가 뒤통수를 맞으면 좀 그러니까. 마리안이 아쉬워했다.

    나도 가고 싶다만 장로들이 완강해서 무리로군. 그대의 무운을 빌겠다.

    고마워. 정말 많이 배웠어.

    고맙기는. 나도 받은 게 있으니까. 그리고… 그대에게 이걸 주겠다.

    뭐지?

    엘랑드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내겐 필요가 없다. 하지만 그대라면 혹 모르지. 내 스승님이 물려주신 물건이다.

    마리안이 건네준 것은 은색 팔찌였다. 남자가 무슨 팔찌? 하며 사양하려던 성호는 옵션을 보고선 군침을 삼켰다.

    「아테온의 팔찌 : 민첩+1, 격투+1」

    ‘좋은데…….’

    무엇보다 두께가 얇아 팔목에 딱 들어맞아서 그리 이상하게 보이지는 않는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이걸 받아도 되는 건지 모르겠어.

    괜찮다. 나도 스승님에게 받아서 요긴하게 썼으니까. 이제 그대에게 물려줘도 되지 않을까 싶어서 준 거다.

    아무튼 고마워.

    …이제 가면 다음에는 언제 올 건가?

    어, 글쎄? 일주일 정도?

    그런가……. 알았다.

    왠지 마리안이 아쉬워하는 듯한 기분이 든다. 성호는 그녀와 인사하곤 엘랑드를 떠났다.

    가자, 부리야.

    꾸르르륵.

    부리가 힘차게 발을 내디뎠다.

    * * *

    …….

    확실히 몸이 가벼워졌다. 격투 스킬이 몸을 가볍게 하는 효과도 있을까? 농장으로 돌아온 뒤 잠을 잘 시간을 아껴 숲을 이리저리 돌아다녀 봤다. 단순히 걷고 뛰는 게 아니라 나무를 발판으로 삼아 움직이는 것이다. 성호의 움직임은 동물을 연상케 했다. 표범처럼 나무 위를 오르고, 날다람쥐처럼 나무 사이를 뛰어넘는다.

    예전에는 이러다가 미끄러져 나무에 코를 박았었다. 하지만 이제는 제법 몸을 가눌 수 있게 되었다. 어떻게 힘을 써야 균형이 잡히는지 약간 이해하게 된 것이다.

    물론 성호가 인간을 초월한 움직임을 보이는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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