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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적의 분식집 3권
기적의 분식집 3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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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적의 분식집 3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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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에는 여고 앞 분식집 사장님.
밤에는 판타지아 대륙을 누비는 사냥꾼.
그의 단칸방에 이계로 통하는 비밀의 문이 열린다.

Language한국어
PublisherWHISTLE BOOK
Release dateJul 1, 2019
ISBN97911327586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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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적의 분식집 3권 - 캘리버

    1. 누들로드

    여고 앞에 있던 분식집 하나가 문을 닫았다. 성호네 가게의 공세를 버틸 수가 없었던 탓이다. 메뉴만 봐도 가격 경쟁력에서 상대가 안 되는데 하물며 티브이에까지 나와 버렸다. ‘동물농원에 나오는 아저씨’, ‘2박 3일에 출연한 가게’, 여중생, 여고생들에겐 그걸로 끝이다. 예전 성호네 가게가 그랬던 것처럼, 하루 종일 장사해 봐야 인건비도 못 버는 사태가 일어났을 거다.

    ‘내가 저렇게 될 수도 있었어. 정신 차리자, 강성호.’

    차원 문과 판타지아가 우연히 나타나지 않았던들, 성호도 몇 개월 더 버티다가 문을 닫았을 가능성이 크다. 손해를 벌충하려 다시 힘든 조선소로 들어갔겠지.

    ‘그냥, 이대로 쭉 있었으면 좋겠어.’

    오늘도 하루 장사를 시작한다. 일요일 하루를 제외한 6일 동안 새벽부터 일어나 일을 한다. 청소하고, 재료 준비하고 하는 것들은 워낙 습관화가 되어 있어서 별로 힘들지도 않다. 판타지아에서 푹 자고 나오고 활력을 보충해 주는 태양 사과를 먹으니 아침부터 힘이 넘친다. 활력이 있으니 항상 웃고 인사를 잘하게 된다. 손님들도 은근슬쩍 거기에 영향을 받는다. 주인이 인상 찌푸리고 있으면 누가 좋아할까.

    2박 3일이 방영된 이후, 떡볶이를 맵게 해달라는 요청이 부쩍 늘었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똑같이 해달란다. 치즈도 안 얹고 황소 고추를 썰어서 넣으니 입에서 불이 난다. 그러면서도 좋다고 먹는 걸 보면 참으로 희한한 노릇.

    ‘매운 걸 왜 좋아하는 거야.’

    매움은 맛이 아니라 통각이라고 생각하는 성호는 ‘매워, 매워.’를 연발하면서 동동 뛰는 여학생들이 이해가 가지 않았다. 뭐, 그것도 취향이겠지만. 방송 프로그램의 위력이 확실히 대단하다. 근 일주일간 떡볶이가 평소의 세 배는 더 팔렸다. 튀김과 어묵 등의 다른 분식류의 매출이 떨어진 것도 아니다. 명백하게 손님이 늘었다는 증거.

    ‘이대로만 가자고.’

    뭐든지 초심을 잃으면 안 된다. 다른 분식집이 망했다고 가격을 올리거나 품질을 떨어트리면 손님은 금방 반응한다. 학생들이니만큼 가격에 그 누구보다 민감하다. 돈이 없을 시기니까. 그렇게 장사를 하던 어느 날, 어떤 학생이 물었다.

    여긴 라면 말고 면 요리 없어요?

    어……. 면 요리?

    쫄면, 우동 이런 거요.

    그, 글쎄?

    그러고 보니 성호네 가게에는 면 요리가 없다. 왜 없을까. 예전에는 테이블이 장식이었고 매대에서만 팔았기 때문에 면 요리가 있을 필요가 없었다. 찾는 사람도 없었고 말이다. 전형적인 매대 분식집인 셈이다.

    ‘그냥 평범하게 만들어서 팔아도 되겠지만…….’

    뭔가 새로운 건 없을까. 학생이 얘기했던 대로 면 받아와서 삶고 양념도 뿌리고 대충 내줘도 되긴 하겠지만 그것으로는 만족스럽지 않았다.

    ‘요즘 인기가 있는 면이 뭐였더라…….’

    네버에 들어가 검색어로 찾아본다. 미튜브 음식 카테고리에서 가장 많은 조회 수를 기록한 면 요리를 찾아본다. 그때 파스타가 눈에 띄었다.

    ‘파스타도 인스턴트로 할 수 있긴 하지만 면 삶는 시간이…….’

    쫄깃한 면발을 원한다면 8분 이상이 걸린다. 부드러운 식감은 9~10분이고. 학생들의 넉넉하지 않은 주머니로도 즐길 수 있는, 매우 빠르고 간단한 음식이다. 단지 인식이 이상하게 박혀서 비싼 파스타가 주류를 이루고 있을 뿐.

    ‘야자잎에 놔두면 음식이 안 변하잖아.’

    성호는 그걸 도시락과 튀김 등을 놔두는 그릇으로 쓰고 있다. 야자잎으로 싸두면 10시간 동안 음식이 변형되지 않는다. 파스타 면도 마찬가지다. 삶고 나서 야자잎으로 싸두면 10시간이나 보존할 수 있다. 다만 파스타를 미리 해두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 손님 앞에서 볶는 것을 보여주어야 한다.

    ‘주문받으면 바로 볶아서 나갈 수 있단 말이지.’

    메뉴는 토마토 스파게티, 해물 스파게티. 화조 고기가 남아도니까 훈제한 것을 얇게 썰어서 고명으로 쓰고 치즈 가루와 파슬리를 뿌리면 된다. 가격은…….

    ‘토마토는 오천 원, 해물은 육천 원.’

    어째 애매하다. 파스타치고는 싼 편인 것 같은데 분식집에서 쉽게 낼 수 있는 가격이냐 하면 또 아니다. 하지만 이 이하로 낮출 수는 없다. 기본적인 가격이란 게 있기 때문에. 2010년 현재, 부산의 파스타 가격을 검색해 보면 칠천 원에서 만 원 사이다. 성호네 파스타는 분위기도 없고, 사이드 메뉴도 없으므로 이 이상을 받는 것은 무리다. 그리고 양도 조금 적게.

    ‘그 자리에서 후루룩 먹고 가는 음식이니까.’

    이를테면 계란과 만두 등이 들어가는 라면이 삼천 원이다. 파스타를 육천 원 받는다고 해서 누가 뭐라고 할까. 다만 단가를 낮추는 게 어렵다. 올리브 오일, 면, 토마토, 치즈 등은 다 사서 써야 한다. 그간 판타지아에서 무한대에 가까운 재료를 공급해 왔던 성호로선 아쉬움이 든다.

    ‘일단은 만들어보자.’

    재료 등을 사 와서 요리하고 있으니 할 게 없어진 고3들이 와서 구경했다. 수능을 끝낸 고3들은 세상에서 가장 잉여로운 존재라는 말이 있다. 여학생들이라고 그 범주에서 벗어날 수는 없다. 삼총사가 그랬던 것처럼, 가게에서 몇 시간 죽치고 있는 학생도 종종 보인다. 면을 대량으로 삶아두고, 조금씩 소분해서 야자잎에 싸서 보관해 둔다.

    토마토 스파게티라고는 하지만 화조 고기와 약간의 해산물이 들어가는 게 특징이다. 그만큼 씹는 맛과 감칠맛은 살아 있다.

    아저씨, 뭐 만들어요?

    파스타.

    우와, 파스타래. 여기 레스토랑 아니잖아요.

    레스토랑은 아니면 파스타 팔지 말란 법은 없잖아?

    그건 그렇지만.

    팬에 기름을 둘러 재료를 때려 넣고 스파게티를 볶는다. 이미 삶아져 있으므로 열기만 올라올 정도로 볶고 고명을 슥슥 뿌려 내놓으니 그럴듯한 파스타 한 접시가 완성되었다. 성호는 아까부터 턱을 괴고 기다리고 있던 여학생에게 접시를 내밀었다.

    먹어볼래?

    그거 괜찮아요? 파스타 삶아뒀잖아요. 팅팅할 것 같은데.

    일단 먹어보고 판단해. 어차피 공짜잖아.

    잘 먹겠습니다.

    세상에 공짜 없다지만 이런 경우는 또 예외다. 일회용 포크에 일회용 접시가 참으로 볼품없지만 분식집에서 뭘 바라랴. 포크로 돌돌 말아 한입 가득 오물오물 씹는다.

    음. 으음. 맛있는데요?

    다른 집에서 먹어본 적 있어?

    친구들하고 몇 번 갔었어요. 근데 되게… 뭐랄까 감칠맛이 돈다고 해야 하나? 약간 시큼한 맛도 있고……. 음. 되게 맛있당.

    그러면서 파스타 한 접시를 다 먹어치운다. 성호가 은근히 물었다.

    그거 오천 원이면 어때?

    오천 원요? 그럼 매일 사 먹죠!

    진짜?

    사실 그 정도는 아니고. 저희가 돈이 별로 없잖아요. 헤헤.

    하여튼 돈값은 한다 이거지?

    어지간한 파스타집에 가서 먹는 거보다 더 나은데요? 아저씨 분식집 왜 하세요? 그냥 주방장 하시지.

    실력이 안 돼서.

    에이, 설마…….

    실은 차원 문 때문이라는 걸 누가 알까. 성호는 여기를 떠날 수 없다. 돈이 아주 많아도 건물을 다시 지을 수 없다. 가게 뒤의 단칸방에 차원 문이 있기 때문에. 해물 스파게티도 만들어서 다른 학생들에게 줘보니 좋다고 먹는다. 반응은 상당했으나 이건 메뉴 하나를 늘린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결정적으로, 분식집에서 파스타를 주문하는 사람이 별로 없다. 기왕이면 분위기 있는 파스타집에 가서 먹으니까.

    ‘메뉴 하나 늘린 걸로 만족하자.’

    쫄면이나 우동은 다음에 생각하기로 했다. 단가를 낮출 수 있거나 특별함을 더할 식재료가 있으면 좋을 텐데.

    * * *

    2010년도 다 저물어가는 12월의 어느 날. 성호는 숲의 지도를 거의 완성했다. 오두막에서 북으로 약 5km. 동으로 약 6km가 그의 영역이다. 이 안에는 몬스터가 거의 없다. 가끔 아울 베어와 다이어 울프가 나타나긴 하지만 자신들의 영역이 아닌지 돌아가 버린다.

    지도에는 제법 상세한 식재료 분포가 기입되어 있다. 어디로 가면 뭘 잡을 수 있다는 거 말이다. 위치까지 비교적 정확하게 기입해 놨다. 어디를 기준으로 해서 몇 걸음 북쪽으로 가면 뭘 얻을 수 있다는 것까지.

    이 영역이 사실상 성호의 안마당이다. 바다는 범선이 있는 곳까지. 다른 곳으로 진출하려면 절벽을 넘거나 북쪽의 으스스한 숲을 뚫어야 한다. 그러나 아직까지 위험을 감수하면서 영역을 넓힐 생각은 없다. 지금 있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니까.

    예전에 심었던 과일나무들이 커다랗게 자라 과일을 맺기 시작했다. 한국에서라면 꿈도 못 꿀 일들이 판타지아에선 예사로 일어난다. 계절에 상관없이, 토양에 상관없이, 그냥 심기만 하면 빠른 속도로 쑥쑥 자란다. 이 숲 전체가 마법에 걸린 게 아닐까 생각될 정도다. 손대기 전에는 썩지도 않는다. 시간이 정지된 듯하다.

    ‘하지만 시간이 정지됐다면 애초에 자라지도 말아야지…….’

    하여튼 신기하고도 풍요로운 곳이다. 지도를 작성하면서 추가로 몇몇 작물을 더 발견했다. 여름 감자, 기름 나무, 그리고 하늘 토마토다.

    「여름 감자 : 요리에 첨가 시 한 가지 효능을 부여할 수 있다.

    효능 : 3시간 동안 [따스함/2] 버프 활성화」

    「식물성 기름 : 요리에 첨가 시 한 가지 효능을 부여할 수 있다.

    효능 : 3시간 동안 [맑은 소리/2] 버프 활성화」

    「하늘 토마토 : 요리에 첨가 시 한 가지 효능을 부여할 수 있다.

    효능 : 3시간 동안 [시력 상승/2] 버프 활성화」

    흠냐.

    이젠 놀랍지도 않다. [시원함]이 있으니 [따스함]이야 당연하고, [맑은 소리]는 목소리를 좋게 해주는 것이다. 원래의 목소리를 되찾게 해주는 것이랄까. 사람의 목은 상하기가 쉬워서 목소리가 쉽게 바뀐다. 성호가 놀란 건 [시력 상승]이라는 버프다.

    ‘하긴 모발 재생도 있는데 [시력 상승] 정도야.’

    만약 이걸 밝히고 돈을 번다면 그야말로 떼돈을 벌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판타지아를 대중에 공개해야 하고 그렇게 되면 빼앗길 가능성이 크다. 혼자서 꿀 빠는 게 좋은 거다.

    세 개의 채집물을 남김없이 뜯어서 차원 배낭에 넣었다. 이렇게 가져가도 내일 또 와보면 새로 자라 있다. 정말 무시무시한 힘이 아닐 수 없다.

    ‘여름 감자… 옛날에 감자 면이 생각나네.’

    생각보다 면이 빨리 익고, 하여튼 쫄깃했던 기억이 난다. 혹시 이걸 메뉴에 넣을 수는 없을까? 성호는 감자를 한 아름 캐서 가게로 가져갔다. 노트북으로 감자 면 만드는 법을 검색해 본다.

    ‘가루로 만들어야 되는구나.’

    바짝 말리고 가루로 만들어 밀가루와 혼합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생각보다 품이 많이 들어가지만 해볼 만하다. 무엇보다 감자 면을 만들어 놓으면 면 요리에 두루두루 쓸 수 있으니까. 수제 면을 만든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니지만 성호에겐 이것도 즐겁다.

    노력을 하면 성과가 바로 나타난다. 스킬이 오르고, 매출이 늘어난다. 학생들이 맛있다고 해주고 평판이 좋아진다. 노력을 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심지어 그것이 막노동에 가깝다 해도.

    필요한 재료를 사서 판타지아로 들어간다. 개울가에 가서 펌프질을 몇 번 하고 자전거를 타고 오두막으로 향했다. 반죽을 만드는 것은 그렇게 어렵지 않은 일이다. 요리 스킬 레벨 4가 그것을 가능하게 해준다. 전에 스킬 레벨이 몇까지일까 확인해 본 적이 있었는데 대략 다음과 같았다.

    「스킬 레벨 : 1-2(수습), 3-4(숙련), 5-6(전문), 7-8(대가), 9-10(전설)」

    ‘숙련자 정도면 동네에선 꽤 맛집이라고 봐도 되겠지.’

    티브이에 나오는 유명한 요리사들이 전문, 세계구급으로 유명한 요리사들이 대가라고 봐도 될 듯하다. 열심히 반죽을 만들어 슥슥 썰어낸다. 제면기가 있으면 좋겠지만 일단은 시험용이니까. 면을 끓이고 우동 국물을 넣어 고명을 올린다. 고명으로는 성호가 직접 만든 화조 고기와 새우, 파가 들어간다.

    후루루룹.

    괜찮은데?

    괜찮은 게 아니라 상당히 맛있다. 시판 우동이 싸구려라는 생각이 확 들 정도로 깊은 맛이 난다. 우동 국물을 만들 때 조개를 많이 넣어서 그런지 확실히 감칠맛이 끝내준다.

    ‘면발도 탱글탱글하고… 이건 이대로 내놔도 되겠다.’

    요리법도 아주 간단하다. 미리 삶아둔 면을 꺼내서 우동 국물에 고명을 얹고 끓이면 끝이다. 주문한 지 1분도 채 되지 않아 우동이 나갈 것이다. 라면보다 더 쉽다. 어차피 화조 고기나 새우 같은 것들은 평상시에 만들어두고 있으니까 상관없다. 문제라면 이 우동을 얼마에 책정하느냐.

    ‘사천 원으로 하면 되겠지.’

    근처의 김밥지옥은 우동을 3,500원에 판다. 아무것도 들어가지 않은 기본 우동이 그렇다. 그에 반해 이쪽은 소량이지만 고기와 새우가 들어가니까 상당히 싼 편이다.

    ‘역시 제면기를 사야겠어.’

    본격적인 면 요리를 선보일 시간이다. 성호는 오두막을 대충 치우고 자고 있는 울프와 딩고를 바라보았다. 딩고의 새끼 네 마리는 이제 독립할 시기가 되었는지 어미와 막 싸우고 그런다. 발톱도 제법 날카롭고, 하악질도 곧잘 한다. 녀석들을 딩고 1, 2, 3, 4로 부르기로 했다. 언젠가 어미에게서 독립하겠지만, 성호의 곁을 떠나지는 않을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며 다양한 면 요리를 만든다. 순간 요리 스킬 레벨이 5로 상승했다.

    * * *

    고양이 분식집에 새로운 메뉴가 등장했다. 파스타, 쫄면, 우동. 그럴듯한 현수막이나 메뉴판 같은 건 없다. 언제나 사람이 붐비고 입소문이 금방 퍼지기 때문에. 세상에서 가장 잉여로운 전투종족이라는 고3들이 단체로 우르르 몰려왔다.

    아저씨. 토마토 맛 하나 주세요!

    저는 해물이요!

    접시를 하나씩 들고 후루룩 먹는다. 성호가 단가를 생각해서 조금 적게 담았지만 그래도 여느 파스타집보다는 많다. 워낙에 손이 큰 사람이라서.

    진짜 짱 맛있당. 개존맛탱.

    욕인지 칭찬인지 모를 말을 한다. 아재인 성호로선 보통 여고생들이 툭툭 내뱉는 말이 부담스럽다. 가게 앞에서 외투와 패딩으로 무장한 여고생들이 우르르 몰려선 파스타를 먹고 있다. 확실히 고양이 분식집에서만 볼 수 있는 풍경이다.

    제면기를 가게에 설치하고 면을 쑥쑥 뽑아낸다. 여름 감자가 섞였기 때문에 면 요리를 먹은 학생들이 갑자기 따뜻하다며 이마를 훔쳤다.

    한겨울인데 갑자기 덥네.

    그러게. 바람이 멈춰서 그런가?

    학생들에게는 새로 내놓은 면 요리가 대호평이다. 그러나 면을 미리 삶아놓는 것이 마음에 안 드는 사람도 있기 마련. 대학생으로 보이는 커플이 가게 앞을 지나가다가 작은 팸플릿을 보고는 픽 웃었다.

    자기야, 저기 파스타 판다는데?

    보나 마나 맛도 없을 거야. 분식집에서 파는 파스타는 뻔한데.

    그래도 한번 먹고 싶다. 선배들이 그러는데, 저기 맛집이래.

    분식집에 맛집은 무슨…….

    "티브이에도 한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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