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scover millions of ebooks, audiobooks, and so much more with a free trial

Only $11.99/month after trial. Cancel anytime.

톨스토이 고백록
톨스토이 고백록
톨스토이 고백록
Ebook155 pages7 hours

톨스토이 고백록

Rating: 0 out of 5 stars

()

Read preview

About this ebook

“나의 삶은 정지되어 버렸습니다.”
자살 충동을 느꼈던 세계적인 대문호의 진솔한 고백

톨스토이의 삶은 40대에 정지되어 버렸다. 그는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자신도 알지 못했다. 톨스토이는 사는 게 두려웠고, 삶에서 도피하려고 했다. 그러면서도 여전히 삶에서 무엇인가를 기대했다. 그래서 그는 젊은 시절부터 자신을 괴롭혀온 삶의 목적에 대해 끊임없이 탐구했다. 과학, 역사, 철학, 문학 등 여러 분야의 책을 탐독하며 그 해답을 찾기 위해 노력했다. 그러나 그는 학문에서는 별 도움을 얻지 못했다. 결국 톨스토이는 정신적 위기를 겪는다. 이러한 위기는 51세 때 절정에 이르렀고, 자살을 생각하기까지 했다. 그 시점에서 쓴 책이 바로 『고백록』이다.
인간은 어떻게, 무슨 목적으로 살아야 하는가? 톨스토이는 이 의문에 대한 답을 반평생 찾아 헤맸다. 그리고 마침내 인생의 절벽에서 뛰어내리기 직전에 그 답을 찾았다. 『고백록』에는 그토록 찾아 헤맨 의문에 대한 답과 그것을 찾기까지의 기나긴 여정이 담겨 있다. 전반부에는 자신의 삶과 사람들에 대한 회의, 그리고 여러 가지 생각들이 어지럽게 흩어져 있다. 그러나 차츰 생각을 정리하고, 그가 찾은 답을 차분하게 제시한다. 그 답을 바탕으로 다른 사람들에게 인생을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조언한다. 독자는 이 책을 통해 불명확한 인생의 실체를 명확하게 인식하게 될 것이다. 진지하고 무게감 있는 톨스토이의 고백을 통해 그와 같이 새로운 삶의 첫걸음을 뗄 수 있게 될 것이다.

Language한국어
Publisher현대지성
Release dateAug 1, 2018
ISBN9791187142546
톨스토이 고백록

Related to 톨스토이 고백록

Titles in the series (31)

View More

Related ebooks

Reviews for 톨스토이 고백록

Rating: 0 out of 5 stars
0 ratings

0 ratings0 reviews

What did you think?

Tap to rate

Review must be at least 10 words

    Book preview

    톨스토이 고백록 - 레프 톨스토이

    저자 레프 톨스토이Lev Nikolayevich Tolstoy, 1828-1910

    러시아의 사상가이자 세계적인 소설가인 톨스토이는 톨스토이 가문의 영지 야스나야 폴랴나에서 태어났다. 그는 어려서 부모를 여의고, 가정교사에게 교육을 받았다. 16세 때 카잔 대학교에 입학했으나 학업에 흥미를 갖지 못하여 중도에 자퇴하고, 영지로 돌아왔다. 1851년 형의 권유로 군에 입대했고, 복무 중 틈틈이 글을 쓰며 『유년 시절』, 『소년 시절』, 『청년 시절』을 완성했다. 제대 후 1857년부터 61년까지 유럽을 두 차례 여행하며 교육이론을 연구했다. 여행 후 자신의 영지로 돌아와 농민들의 자녀를 위한 학교를 열었다.

    1862년 소냐 안드레예브나 베르스와 결혼했다. 결혼과 동시에 교육 활동을 그만두고, 가정생활에 전념했다. 이 기간에 『전쟁과 평화』, 『안나 카레니나』를 출간했다. 톨스토이가 7년에 걸쳐 쓴 『전쟁과 평화』는 세계문학에서 손꼽히는 대소설로 간주되고 있다. 그는 『안나 카레니나』 집필을 마칠 무렵 삶의 목적에 관한 의문으로 정신적 위기를 겪는다. 1879년 정신적 위기는 절정에 이르렀고, 톨스토이는 자살을 생각했다. 방황하던 그는 마침내 그리스도의 가르침이야말로 삶의 의미에 관한 해답을 담고 있다고 확신했다. 그는 자신이 찾은 해답과 확신을 『고백록』에 담았다.

    톨스토이는 새로운 확신에 기초해 그리스도교적 무정부주의자가 되었고, 교회의 권위를 부정하게 되었다. 그는 정신적 위기를 체험한 뒤 도덕적인 목적을 지닌 이야기들을 많이 썼다.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인간에게는 얼마나 많은 땅이 필요한가』, 『세 가지 질문』 등이 그것이다. 또한 『이반 일리치의 죽음』, 『크로이체르 소나타』 등을 집필했으며, 71세에 쓴 『부활』은 그가 개종한 이후에 나온 대표적인 작품이다.

    톨스토이는 개종 이후 자신의 신념대로 살려고 노력했다. 그는 막내딸만을 데리고 신을 섬기며 조용히 살 수 있는 피난처를 찾아 나섰으나 1910년 11월 20일 아스타포보의 간이역에서 폐렴으로 죽었다.

    역자 박문재

    서울대학교 법과대학, 장로회신학대학교 신대원 및 동 대학원을 졸업하였으며, Biblica Academia에서 라틴어와 그리스어를 깊이 있게 공부하였다. 대학 시절에 역사를 비롯하여 서양 철학과 독문학을 두루 공부하였다. 그는 신학과 사회과학을 좀 더 깊이 연구하기 위해 독일 보쿰Bochum 대학교에서 공부하였다. 또한 성경과 고전어 연구 기관인 Biblica Academia에서 오랫동안 라틴어, 그리스어, 히브리어를 익히고 고대의 라틴 원전과 그리스어 원전을 공부하였다. 역자는 전문 번역가로 30여년 간 신학과 인문학 도서를 많이 번역하였다. 역서로, 존 스튜어트 밀의 『자유론』, 막스 베버의 『프로테스탄트 윤리와 자본주의 정신』, 존 브라이트의 『이스라엘 역사』, 제임스 던의 『바울 신학』 등이 있고, 라틴어 원전 번역한 책으로 보에티우스의 『철학의 위안』, 토마스 아 켐피스의 『그리스도를 본받아』, 아우구스티누스의 『고백록』 등이 있다. 그리고 그리스어 원전 번역한 책으로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의 『명상록』이 있다.

    현대지성 클래식 21

    톨스토이 고백록

    1판1쇄 발행 2018년 8월 1일

    대표 박명곤

    사업총괄 박지성

    편집 전두표, 신안나

    디자인 송미현

    마케팅 김민지

    재무 김영은

    펴낸곳 현대지성

    출판등록 제406-2014-000124호

    전화 070-7538-9864 팩스 031-944-9820

    주소 경기도 파주시 회동길 37-20 CH그룹사옥 4층

    홈페이지 www.chbooks.co.kr 이메일 ch@chbooks.co.kr

    페이스북 @hdjsbooks 인스타그램 @hdjsbooks

    ⓒ 현대지성 2018

    지성과 감성을 채워주는 교양서

    현대지성은 여러분의 정성이 담긴 원고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원고 투고는 ch@chbooks.co.kr로 내용 소개, 연락처와 함께 보내주세요.

    이 전자책은 저작권법에 의하여 보호를 받는 저작물이므로 무단전재와 무단복제를 금합니다. 이를 위반시에는 형사/민사상의 법적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All rights are reserved. Produced in Korea. No part of this book may be reproduced in any form without permission in writing from the publisher.

    incover

    제 1 장

    어린시절에 대한 기억

    나는 정교회라는 기독교 신앙 속에서 세례를 받고 자랐습니다. 유년기에 시작해서 청소년기에 이르기까지 그 신앙의 가르침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대학교 2학년이었던 18살 때 나는 그동안 내가 기독교 신앙과 관련해서 가르침 받았던 모든 것을 더 이상 믿지 않게 되었습니다.

    몇몇 기억들을 더듬어서 판단해 보면, 나는 기독교 신앙의 가르침들을 진지하게 믿은 적이 단 한 번도 없었고, 단지 교회에서 배운 것들과 내 주변의 어른들이 고백한 것들을 그저 따라갔을 뿐이어서, 나의 믿음이라는 것은 아주 막연하고 불안정한 것이었습니다.

    내 기억으로는 내가 열한 살 되던 해에 지금은 오래 전에 고인이 된 블라디미르 밀류틴이라는 이름의 고등학생이 어느 일요일 날 우리를 보러 와서는, 자기가 최근에 학교에서 놀라운 사실을 새롭게 알게 됐다고 말하면서, 그것은 하느님은 존재하지 않고, 우리가 하느님에 대해 지금까지 배운 모든 것은 단지 사람들이 만들어 낸 허구라는 것이었습니다. 이 해가 1838년이었습니다. 이 말을 들은 나의 형들이 아주 큰 관심을 보였던 것이 기억이 납니다. 형들은 나를 불러서 함께 이 문제를 논의했고, 우리 모두는 그의 말이 너무나 흥미진진하고 그럴 수 있는 가능성이 얼마든지 있다고 여겨서 몹시 흥분했던 것도 기억이 납니다.

    또한 당시에 대학교에 다니고 있던 나의 형인 드미트리가 갑자기 돌변해서 종교에 헌신해서 그의 기질대로 아주 열정적으로 교회의 모든 예배에 참석하는 것은 물론이고 금식까지 하면서 깨끗하고 도덕적인 삶을 살려고 했고, 어른들을 포함해서 우리 모두는 끊임없이 그런 그를 조롱하면서, 무슨 이유에서였는지는 알 수 없지만 그를 노아라고 불렀던 기억도 납니다.

    그리고 당시 카잔 대학교의 도서관장으로 있던 무쉬킨 푸쉬킨이 우리를 무도회에 초대했을 때, 내 형이 그 초대를 사양하자, 아이러니컬하게도 도리어 어른이었던 그가 다윗도 법궤 앞에서 춤추지 않았느냐는 논리를 들이대며 내 형을 설득했던 기억이 납니다. 어른들은 그런 말들을 농담으로 했을지 모르지만, 나는 그런 말들에 공감해서 마음속으로 교리를 배우고 교회에 다니는 것은 어쩔 수 없지만 그런 것들을 너무 진지하게 받아들여서는 안 되겠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또한 아주 어릴 때 볼테르의 책을 읽었는데, 그가 기독교 신앙에 대해 던진 조롱의 말들이 내게 충격으로 다가오기는커녕 나를 너무나 유쾌하고 즐겁게 해주었던 기억도 납니다.

    나와 같은 사람들이 통상적으로 신앙에서 멀어져 가는 그런 방식으로 나도 신앙으로부터 멀어져 갔습니다. 나는 어릴 때 막연한 신앙을 가졌던 사람들이 신앙에서 멀어지는 것은 대부분의 경우에 다음과 같은 과정으로 일어난다고 생각합니다. 그들은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단지 종교적 가르침과 공통점이 전혀 없는 원리들이 아니라 전체적으로 그 가르침과 반대되는 원리들을 토대로 해서 살아갑니다. 그 결과 종교적인 가르침은 그들의 삶 속에서 아무런 역할도 하지 못합니다. 다른 사람들과 교류할 때에도 아무 상관이 없고, 그들 자신의 개인적인 삶 속에서도 종교적 가르침을 생각하며 살아갈 필요를 느끼지 못합니다. 종교적 가르침에 대한 신앙을 고백하는 것은 그들의 삶과 동떨어져 있고 아무 상관이 없습니다. 그들은 자신들의 삶과 단절되어 있고 그 삶 바깥에 있는 허구적인 공간 속에서만 신앙을 고백하고 종교적 가르침을 얘기합니다.

    어떤 사람의 삶과 행실을 보고서 그가 신자인지 아닌지를 판단하는 것은 그 때도 불가능했고 지금도 불가능합니다. 정교회의 신앙을 믿는다고 공개적으로 고백하는 신자들과 그런 것을 믿지 않는다고 말하는 사람들 간에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그 차이는 신자들에게 유리한 차이가 결코 아닙니다. 그 때나 지금이나 정교회의 신앙을 믿는다고 공개적으로 고백하는 사람들은 대체로 우둔하고 잔인하며 자기밖에 모르는 사람들입니다. 똑똑하고 정직하며 신뢰할 만하고 좋은 성품을 지니고서 도덕적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은 흔히 불신자들인 경우가 많습니다.

    학교에서는 정교회의 교리를 가르치고, 학생들은 의무적으로 교회에 나가야 하며, 정부 관리들은 세례교인이라는 증명서를 제출해야 합니다. 그러나 학교를 졸업하고 나서 이제 더 이상 학교에 다닐 필요가 없고 정부에서 일하지도 않는 우리 같은 사람들은 오늘날 우리가 그리스도인들 사이에서 살아가고 있고 우리 자신이 정교회의 일원으로 여겨지고 있다는 것을 단 한 번도 의식하지 않고도 십 년 또는 이십 년을 살아갈 수 있고, 과거에는 그렇게 살아가는 것이 훨씬 더 쉬웠습니다.

    따라서 사람들이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외적인 압력에 의해 받아들이고 유지해 온 종교적 가르침은 그런 가르침들과 상반되는 삶을 살아가면서 얻게 되는 지식과 경험의 영향 아래에서 점차 약화되는데, 이것은 과거에도 그랬고 지금도 그렇습니다. 그들은 자신들이 어린 시절에 받았던 종교적 가르침을 여전히 고수하며 살아가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그런 가르침은 완전히 사라지고 흔적조차 남아 있지 않는 경우가 비일비재합니다.

    S로 시작되는 이름을 지닌 어느 똑똑하고 정직한 사람이 어떻게 해서 자기가 신앙을 버리게 되었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전에 내게 들려준 적이 있었습니다. 한 번은 사냥을 나가서 야영을 하게 되었을 때, 그의 나이가 이미 스물여섯 살이었지만 어린 시절부터 쭉 해왔던 대로 잠자리에 들기 전에 습관처럼 무릎을 꿇고 기도를 했습니다. 그와 함께 사냥을 나온 형이 건초 위에 누워서 그의 그런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가, 그가 기도를 끝내고 잘 준비를 하고 있을 때, 그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너는 아직도 그런 짓을 하니?

    그들은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그 날부터 그는 기도하는 것도 그만두었고 교회에 나가는 것도 그만두었습니다. 그렇게 해서 지금 그가 기도하지도 않고 성찬식에 참석하지도 않고 교회에 나가지 않은 지가 어언 30년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일이 그렇게 된 것은 그가 형의 신념을 알았고 그것을 자신도 받아들였기 때문도 아니었고, 자신의 마음속에서 모종의 결단을 했기 때문도 아니었습니다. 단지 그가 지금까지 지녀 왔던 신앙이 스스로 그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무너져 내리려 하고 있다가, 형의 말 한 마디가 그 신앙의 담장을 툭 건드리는 손가락 역할을 해서, 그의 신앙 전체가 와르르 무너져 내린 것일 뿐이었습니다. 그가 지금까지 신앙이라고 생각해 왔던 것들이 사실은 이미 오래 전부터 아무런 실체가 없는 공허한 것이었고, 그가 기도문을 외우고 십자가 성호를 그으며 기도하기 위해 무릎을 꿇은 것들이 너무나 무의미한 행위들이라는 것이 형의 말 한 마디에 그대로 드러나 버린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그런 것들이 무의미하다는 것을 깨닫게 되자, 그는 그런 것들을 더 이상 계속할 수 없었습니다.

    나는 대다수의 사람들에게 이런 일이 일어나 왔고 지금도 일어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내가 말하는 이것은 나와 같이 자기 자신에 대해 진실한 사람들에게 해당되고, 신앙을 갖는 것을 세상적인 목적을 이루기 위한 수단으로 여기는 사람들에게는 해당되지 않습니다. 후자에 속한 사람들은 근본적으로 가장 지독한 불신자들입니다. 왜냐하면, 어떤 세상적인 목적을 이루기 위해서 신앙을 갖는다면, 그 신앙은 분명히 신앙이라고 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반면에 전자에 속한 사람들의 경우에는 그들에게 인위적으로 세워진 신앙의 구조물은 그들의 지식과 삶의 빛 아래에서 점차 무너져 내립니다. 다만 그것을 이미 깨닫고 그 구조물을 완전히 깨끗하게 없애 버린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아직 그것을 깨닫지 못한 사람들이 있을 뿐입니다.

    그런 사람들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내게서도 내가 어린 시절부터 배워온 종교적 가르침은 사라졌지만, 다만 한 가지 차이점이 있다면, 그것은 내 경우에는 열다섯 살 때부터 이미 철학 책들을 읽으면서 생각을 많이 하기 시작했기 때문에, 나는 상당히 어린 나이에 신앙과 종교적 가르침을 스스로 버릴 수 있었다는 것입니다. 기도문을 외우거나 교회에 나가거나 금식하는 것을 내 자신의 의지로 그만둔 것이 내 나이 열여섯 살 때였습니다.

    나는 내가 어릴 때부터 가르침 받아 왔던 것들을 믿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아무것도 믿지 않았던 것이 아니라 무엇인가를 믿고

    Enjoying the preview?
    Page 1 of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