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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정 수업: 그들은 어떻게 더 나은 선택을 했는가?
결정 수업: 그들은 어떻게 더 나은 선택을 했는가?
결정 수업: 그들은 어떻게 더 나은 선택을 했는가?
Ebook246 pages2 hours

결정 수업: 그들은 어떻게 더 나은 선택을 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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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out this ebook

선택의 갈림길에서 좀처럼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꾸물거리거나 차일피일 미루기만 하는 현대판 햄릿들…. 이들에게는 모든 결정의 순간이 위기요, 고통이다. 거침없이 결정하고 결과도 꽤 괜찮은 사람들이 부러울 따름이다.
그들에게는 특별한 비법이라도 있는 걸까? 템플러 어드바이저스를 설립하고 AIG, AXA, HSBC, 모건 스탠리 등 글로벌 기업의 자문을 맡아온 저자는 중요한 결정을 앞두고 고민하는 고객들을 돕고자 혁신적 의사결정법인 ‘결정학’(Decisiology)을 창시했다. 점심 메뉴 선정부터 사업의 명운이 걸린 계약까지, 일의 경중은 저마다 다르지만 현명한 결정에 이르는 길은 같다. 저자는 어떤 상황에서도 적용할 수 있고 시간이 지나도 절대 변하지 않을 핵심 원리를 이 책에 고스란히 담았다.
이 책은 결정의 순간에 마주하는 두려움을 자세히 들여다보고, 의사결정의 단계를 하나하나 살펴가면서 가장 현명한 결정에 이르는 과정을 생생하게 탐구한다. 그런 다음 철학, 심리학, 문학, 수학, 어학, 신경학, 신학, 역사, 예술 등 온갖 영역을 넘나들며 맞춤형 수업을 하듯이 독자가 자신에게 가장 적합한 의사결정의 실마리를 찾도록 도와준다. 그 실마리를 따라가다 보면 어느덧 불확실한 상황을 돌파할 최고의 결정에 성큼 다가가 있을 것이다.

Language한국어
Publisher현대지성
Release dateAug 2, 2021
ISBN9791166818646
결정 수업: 그들은 어떻게 더 나은 선택을 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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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정 수업 - 조셉 비카르트

    지은이

    조셉 비카르트 Joseph Bikart

    세계적인 컨설팅 회사 템플러 어드바이저스Templar Advisors의 공동 설립자 겸 이사다. 20년 넘게 유럽 및 미국의 유수 기업 임원들, 공공 분야 지도자들에게 의사소통과 협상 기술을 가르쳐왔다. 현재 투자, 자산관리, 법률, 서비스업을 비롯해 여러 분야의 최고경영자들을 자문하면서 런던 경영대학원에서 학생들을 지도하고 있다.

    비카르트는 영국 정신분석연구원과 런던 타비스톡 연구소에서 연구한 결과를 수천 명의 고객에게 적용하여 효과를 검증했고, 철저한 보완을 거쳐 혁신적 의사결정법인 ‘결정학Decisiology’을 창시했다. 결정학의 핵심 원리를 고스란히 담은 이 책은 철학, 심리학, 문학, 수학, 어학, 신경학, 신학, 역사, 예술 등 폭넓은 영역을 넘나들며 의사결정의 속성을 탐구한 뒤, 각자가 처한 상황에서 최선의 결정을 내리도록 방법을 제시하고 실행 의지를 자극한다.

    유럽 경영대학원을 우등으로 졸업했고, 영어 외에도 프랑스어, 이탈리아어, 독일어를 유창하게 구사하며, 연극, 오페라, 사진 등 다양한 예술 분야에 조예가 깊다. 출장이나 여행을 갈 때마다 현지 미술관에 꼭 찾아가는 미술 애호가이기도 하다. 현재 반려견 주디와 함께 런던 남부 클래펌에서 살고 있다.

    옮긴이

    황성연

    작은 집 거실에서도 세상 이곳저곳을 여행하며 사유하게 해주는 책의 매력에 빠져 번역가의 길을 걷고 있다. 한국에서 프랑스어를 공부하고 뉴욕주립대학교에서 국제정치학 석사 과정을 마쳤다. 대한민국 외교부와 노사발전재단에서 잠시 근무했으며, 글밥 아카데미를 수료한 뒤 바른번역 소속 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디자인 한승주

    추천의 글

    우리 안에는 저마다 햄릿이 살고 있다. 선택 앞에서 도망치고 싶은 난감한 순간에 그 존재를 느낀다. 이 책은 인간의 영구한 딜레마를 해부하고 탐색한다. 우리를 선택으로 이끄는 요인은 무엇이며 선택을 방해하는 요인은 무엇인가? 저자는 삶이라는 가시덤불을 헤치고 결심에 이르기까지 해박한 지식과 굳건한 책임감, 능란한 솜씨로 독자들을 인도한다.

    제임스 홀리스 정신분석학자, 『나는 이제 나와 이별하기로 했다』 저자

    이 책은 독자를 잠시도 가만히 두지 않는다. 미루는 습관을 뒤흔들고 우유부단을 깨뜨린다. 엘리엇의 시 <프루프록의 사랑 노래>가 진지하게 알려주듯 모든 결정은 내면의 고통을 일으킨다. 어떻게 결정하는가, 어떻게 결정을 피하는가의 문제는 폭풍우 치는 바다를 항해하는 일과 같다. 저자는 의사결정이 잇닿은 철학, 심리학, 작도법을 동원해 최적 항로를 보여주면서 새롭고 시리도록 푸른 바다 깊은 곳으로 독자를 데려간다. 우리는 다만 갑판 안팎을 깨끗이 정리하고 지혜의 향연을 즐길 준비만 하면 된다. 학문적 기반이 탄탄하고 창의적인 데다가 도전적이고 실용적이면서 통찰력 있는 이 책은 서툴고 무능한 결정에서 비롯된 불안을 행복하게 해소한다.

    마틴 로이드 엘리엇 심리학자, 심리치료사, 비즈니스 코치

    저자는 자기를 발견해가는 여행의 출발점에서 우리가 왜 결정과 힘든 싸움을 해야 하는지 조용히 묻는다. 그런 다음 자신의 답에 귀를 기울이도록 권한다. 그는 점점 더 힘 있게 우리를 내면 깊은 곳으로 안내하고, 결정이 인생에서 어떤 기회를 가져다주는지 보여준다. 여행의 절정에서는 세상을 변혁하는 의지의 힘을 불러낸다. 그는 독자에게 마법을 걸 수 있으며, 내가 그 영향을 받았다는 점이 자랑스럽다.

    휴 베리에 글로벌 법률회사 화이트 앤 케이스 회장

    The Art of Decision Making

    All Rights Reserved

    Design and typography copyright © Watkins Media Ltd 2019

    Text Copyright © Joseph Bikart 2019

    First published in the UK and USA in 2019 by Watkins, an imprint of Watkins Media Limited

    www.watkinspublishing.com

    No part of this book may be used or reproduced in any manner whatever without written permission except in the case of brief quotations embodied in critical articles or reviews.

    Korean Translation Copyright © 2021 by Hyundae Jisung

    Korean edition is published by arrangement with Watkins Media Limited through BC Agency, Seoul.

    이 책의 한국어판 저작권은 BC에이전시를 통해 저작권자와 독점계약을 맺은 ㈜현대지성에 있습니다. 저작권법에 의해 한국 내에서 보호를 받는 저작물이므로 무단전재와 복제를 금합니다.

    incover

    일러두기

    1. 이 책은 하나의 연속된 주장을 담고 있으므로 통째 읽는 것이 가장 좋다. 장거리 여정에서 표지판을 눈여겨보듯이 이따금 나오는 ‘결정 포인트’를 챙겨 읽으라. 의사결정의 핵심 사항을 쉽고 간결하게 정리했다.

    2. 본문 중에 배치한 마이크 앤슬리의 글 ‘핵심능력’ 5편은 이 책의 주요 내용에 부합하는, 실질적 의사결정 지침을 제시한다.

    프롤로그

    자유는 자극과 반응 사이에서 멈추는 데 있다. 멈추는 곳에서 선택이 일어난다.

    롤로 메이

    ‘결정’에 관한 책을 쓰는 중이라고 말하자 친구들과 고객들은 두 가지 반응을 보였다.

    내게 꼭 필요한 책이야. 서둘러줘.

    그 사람[남편, 아내, 동료, 직장 상사, 사위 등]이 읽으면 좋겠군.

    빈도와 강도는 다르겠지만 우리는 모두 쉽지 않은 결정 앞에 선다. 약하거나 무능해서가 아니다. 도리어 지극히 정상이라는 뜻이다. 불안하기는 해도 우리가 뻗어나가고 성장한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야 한다. 심사숙고해서 결정할 만한 게 없는 세상은 끔찍하게 지루하고 진부한 곳이리라.

    진짜 문제는 이것이다. 그런 결정을 ‘어떻게’ 하는가?

    일상생활에서든 직장에서든 우리는 지금 과거에 내린 결정의 결과물 위에 서 있다. 그리고 미래는 앞으로 내릴 결정에 달려 있다.

    사실 우리 생활은 이런 현실과 거리가 있어 보인다. 예를 들어, 건강은 유전자 구성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 그러면서도 음식과 운동 등 개인이 일상에서 선택하는 것들과 관련이 깊다.

    때로는 운명이 앞길을 막기도 한다. 하지만 자신이 선택한 길에서 벗어나 곁길로 샐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만나더라도 사건 자체보다는 사건을 대하는 방식에 따라 운명이 갈린다.

    삶의 모든 국면이 우리가 내리는 결정에 달려 있다. 당신은 현명한 결정을 내리기 위해 자주 멈춰 서는 편인가? 그렇지 않다고 해도 걱정할 필요는 없다.

    이 책은 인간의 자유의지를 다룬다. 나는 결정을 내리기 위해 자기 의지를 사용하는 힘을 자유의지라고 표현했다.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 원한다는 건 할 수 있다는 것이다라는 속담만 봐도 알 수 있듯 ‘의지’와 ‘결정’ 사이의 관계는 확립되어 있다. 하지만 우리는 때때로 넘어지고, 의지와 결정 사이의 관계가 끊어지기도 하며, 간절히 원해도 의지를 행동으로 옮기기가 쉽지 않다는 사실을 잘 안다. 어느덧 실현하지 못한 꿈들의 목록과 후회만 한가득 남고, 내가 중요한 결정을 제대로 한다는 게 과연 가능한지 의심하는 자신의 모습을 보게 된다.

    이 책에서 나는 자유의지를 탐색하고 복원하려 한다. 의지를 행동으로 이끌어줄 로드맵을 그려낼 것이다.

    서점이나 인터넷에는 두려움을 없애주고, 좀 더 호감 가는(감성과 지성이 균형을 이루며 날씬하고 건강한, 그래서 성공한) 사람으로 만들어주겠다고 장담하는 책과 자료가 넘쳐난다. 하지만 이 책은 시중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자기계발서와 다르다.

    이 책에서는 적절한 질문을 받게 될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체험적heuristic이다. 이 용어는 ‘발견’이라는 의미의 고대 그리스어에서 유래했다. 나는 당신이 답을 찾도록 돕겠다. 질문을 받고 생각하며 답해가는 가운데 당신은 점점 달라질 것이다. 시인 마리아 릴케가 『젊은 시인에게 보내는 편지』에서 전한 메시지처럼 말이다.

    마음속 풀리지 않는 모든 것들을 참고 견디세요. 그런 것들을 외국어로 써진 책이나 잠겨 있는 방처럼 여기고 그 자체를 사랑하세요. 지금의 당신에게는 주어질 수 없는 답을 찾으려고 하지 마세요. 어차피 그 답대로 살 수 없을 테니까요. 삶이 가장 중요합니다. 지금은 모든 질문을 품은 채 살아가세요. 언젠가는 당신도 모르게, 당신이 찾던 해답들 속에서 살아가고 있을 것입니다.

    이 책은 힘겨운 결정과 싸우는 사람만을 위한 것이 아니다. 어려운 선택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 느끼는 고통의 무게는 저마다 다르다. 하지만 탐색 과정은 동일하며 접근법과 도구도 다르지 않다.

    이 책은 결정을 내릴 때는 괜찮다가도 결과는 감내하기 힘들어하는 사람을 위한 것이기도 하다.

    결정을 내리는 데 별문제가 없지만 의사결정의 질이 자신의 삶과 경력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고 느끼는 사람에게도 도움이 된다. 최근 연구 결과에 따르면, ‘결단력 있는 행동’은 경영자의 존재감¹에 두 번째로 크게 이바지한다. 사람들은 결단력 있는 사람의 말을 경청하고 그를 따를 가능성이 크다.

    이 책은 인생에서 중요한 결정을 모두 다룬다. 이직, 배우자 선택(또는 각자의 길을 가기로 한 결정), 지금껏 잘못된 선택만 해온 것 같은 중년의 불안감에 대처하기 등 우리의 바람과 열망이 다양한 만큼 그 목록은 끝이 없다.

    중요한 결정을 앞두고 고민하는 고객들을 돕기 위해 수년간 개발한 방법이 있다. 나는 그것을 ‘결정학Decisiology’이라고 부른다. 결정학의 목표는 세 가지다.

    • 자신이 직면한 결정의 결과 개선하기

    • 스스로 더 나은 결정을 내리도록 돕기

    • 특히 어렵게 여기는 결정 뒤에 하나로 이어진 실을 확인하고, 그 실을 따라 깊은 근원까지 가보기

    이 책은 결정학의 접근 방식을 따라 당신이 세 가지 목표를 이루어가도록 이끌어줄 것이다.

    들어가는 글

    2016년 4월 23일 영국 중부 지역 중심부 스트랫퍼드어폰에이번에 있는 왕립 셰익스피어 극장에서 다소 범상치 않은 작품이 무대에 올랐다. 영국의 내로라하는 셰익스피어 작품 전문 배우들이 400년 전 성조지 축일과 같은 날 죽은 시인이자 극작가인 셰익스피어를 기리기 위해 모였다. 이날은 우연히도 그의 생일이었다.

    그들은 공연을 하기 위해 무대에 오르지 않았다. 단지 지금껏 쓰인 연극 대사 중 가장 극적이라고 할 수 있는 운문 한 구절에 집중했다. 희극을 하는 듯 뭔가를 가르치는 장면이 연출되었다. 주디 덴치와 베네딕트 컴버배치, 해리엇 월터, 데이비드 테넌트, 이언 맥켈런 경과 같은 배우들이 당시 왕립 셰익스피어 극장에서 햄릿 역을 맡고 있는 파파 에시에두에게 열 단어로 된 독백, 다시 말해 사느냐 죽느냐, 그것이 문제로다To be or not to be, that is the question를 어떻게 하면 완벽하게 전달할 수 있는지 알려주었다.

    그들은 하나같이 한 단어만을 강조해야 한다고 초보 햄릿에게 충고했다. 물론 ‘어떤’ 단어를 강조할 것인지를 두고 의견이 갈렸다(배우이자 작곡가이기도 한 팀 민친은 ‘냐or’를 강조했다).

    자리를 빛내고자 마지막으로 무대에 오른 사람은 유명인사이긴 하지만 배우는 아니었다. 그는 왕위 계승 서열 1위인 찰스 왕세자였다. 그러니 햄릿과 닮은 점이 전혀 없다고 보기는 어려웠다. 그 유명한 대사를 입 밖에 냈을 때, 그가 강조한 것은 마지막 단어인 ‘문제’였다.

    * * *

    런던 블룸즈버리 구역의 대영박물관 금고에는 세상에서 가장 희귀한 책 중 한 권이 안전하게 보관되어 있다. 1603년에 출간된 『햄릿』 초판본인 제1사절판 중 한 권이다. 이 책은 현재 단 두 권만 남아 있다. 요즘 공연되는 내용은 세 번째 판본이다. 제1사절판은 적어도 한 군데가 이후에 나온 판본과 다르다. 바로 독백 사느냐 죽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부분이다.

    초판본에서는 "사느냐 죽느냐, 나는 그것이 중요하도다To be, or not to be, I there’s the point였다. 이 대사를 들으면 어쩐지 문제에 대한 답이 이미 주어진 것 같다.

    사느냐 죽느냐는 우리가 행하는 모든 선택의 시작점이다. 존재하는 것이 있는가 하면 존재하지 않는 것이 있다. 같은 원리가 우리에게도 적용된다. 우리는 존재할 것인지 말 것인지, 살 것인지 말 것인지, 할 것인지 말 것인지를 결정한다.

    흔히 알려진 독백이 둘 중 하나를 선택하는 상황(1 또는 0, 예 또는 아니요)을 가리킨다면, 원래 대사는 다른 관점이 있음을 암시한다. 즉, ‘중요한 것’은 결과(사느냐 죽느냐)가 아니라 우리가 결정(살 것이냐 말 것이냐)에 직면한다는 사실 자체다. 그리고 두 가지 명제 사이에 놓인 ‘나’는 심연 앞에 서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를 정의한다. 살 것인지 아니면 죽을 것인지, 할 것인지 말 것인지 결정할 준비를 마친 채 선택 앞에 섰을 때, 비로소 나는 진실로 온전히 존재하게 된다.

    이 심연은 인간으로 존재하지 않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보여준다. 심연은 어두운 호수처럼 반전된 우리의 모습을 되비쳐준다. 이는 흐릿한 스펙트럼을 지나며 영향을 받은, 존재하는 혹은 존재하지 않는 인간인 우리의 거울 이미지다.

    프랑스 철학자 알베르 카뮈는 『반항하는 인간The Rebel』에서 세상을 이해하고 자신을 위해 올바른 선택을 하고자 애쓰며 무의미하고 부조리한 세상에 반응하는 한 인간을 묘사한다. 카뮈는 묻는다. 누가 반항하는 인간인가? 무엇보다 ‘아니요’라고 말하는 사람이다. 그러나 그는 거부할지언정 포기는 하지 않는다. 그는 또한 ‘예’라고 말하는 사람이기도 하다.¹

    결정의 반대말은 반대 결정이 아니라 포기다. 결정할 수 있는 우리의 본질적 능력과 의무를 내던지는 것이다. 철학자 마르틴 부버에 따르면, 만일 악마가 있다면 그는 신에 반대하는 사람이 아니라 영원히 결정하지 않는 사람²이다.

    2년 전 나는 톰슨로이터재단이 ‘21세기 노예 제도’라는 주제로 개최한 회의에 참석했다. 재단 최고책임자인 모니크 빌라는 노예 상태란 결정하지 못하는 삶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재단의 연구에 따르면, 노예였다가 풀려난 사람들은 구속 상태로 있는 동안 결정하는 능력을 상실했다. 그러므로 그들을 해방하는 것만으로는 충분치 않고 그들에게 스스로 결정하는 법도 가르쳐줘야 한다.

    결정에는 우리를 자유롭게 하는 능력이 있다. 우리 대부분은 법적으로 자유롭다고 할 수 있지만, 과연 마음과 영혼도 그처럼 자유로운가? 살고 싶은 인생을 선택하는 일을 포함해서 스스로 원하는 결정을 내릴 수 있을 정도로 진정 자유로운가? 아니면 단지 피할 수 없기 때문에 따르고 있는가? 다른 사람의 부추김, 다시 말해 사회적 기대를 따르고 있을 뿐인가? 우리는 그저 운명의 노예일 뿐인가? 그렇다면 어떻게 그런 족쇄를 풀고 자유로워질 수 있는가?

    이것이 우리가 풀어야 할 과제다. 그 답이 ‘자조self-help’가 아니라면(나는 이 단어를 볼 때마다 셀프서비스로 운영되는 고속도로 휴게소가 떠오른다), 아마도 ‘자기Self’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융 심리학에서 대문자 S를 쓰는 자기는 초월적이고 영구한 우리의 일부를 의미하며, 이는 현재에도 계속 진화하는 ‘자아ego’와 다른 개념이다. 진실한 자신에게 귀 기울이기 시작한다면, 우리가 이 땅에 태어난 이유를 알고 그 이유를 따라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결정 수업이라는 여행의 가이드로서 나는 당신이 탐험을 잘 마칠 수 있도록 안내할 작정이다. 이 여행을 일종의 고고학 탐사로 생각해도 좋다. 20세기 초 하워드 카터와 카나본 경이 감행한 이집트 탐사처럼 말이다. 수고의 결과로 1922년에 투탕카멘 무덤이 발견되었고, 엄청난 보물들과 함께 고대 이집트에 대한 인류의 지식이 풍성해질 수 있었다. 그 일을 위해 그들은 자욱한 먼지를 날리며 땅속 깊숙이 파고 들어가야 했고, 모르긴 몰라도 그보다 더 짙은 절망을 지나고 나서야 최종 승리를 얻었을 것이다.

    우리 역시 자원해서 나선 고고학자들처럼 우리의 야심 찬 임무에 임해야 한다. 깊이 뿌리내린 감정뿐만 아니라 심리적 원형과 오랫동안 잊힌 사건들, 사고 과정을 찾아 깊이 들어가야 하므로 헌신과 끈기가 필요하다.

    이집트 룩소르 왕가의 계곡에서 고고학자들이 유적을 발굴할 때 카터가 모종삽과 빗자루를 주로 사용했다면, 우리의 도구는 성찰과 철학, 심리학, 어원학이다.

    이 프로젝트를 시작했을 때 나는 ‘결정decision’과 ‘결단력 있는decisive’이라는 단어를 깊이 생각했고 마음속으로 자주 되뇌었다. 그럴 때마다 ‘절개incision’와 ‘날카로운incisive’이라는 단어도 함께 생각났다. 우리가 결정을 내릴 때 왜 고통을 느끼는지 알 것 같았다.

    그 연관성은 어원에서 확인할 수 있다. ‘결정’이라는 말의 라틴어 뿌리인 ‘카이데레caedere’는 문자 그대로 ‘잘라냄’을 의미한다. 다른 선택과 기회, 더 나을지도 모르는 결과를 잘라내고, 자유를 제한하는 방식으로 이뤄지는 것이 결정이라면, 그것이 왜 그렇게나 어려운 일인지 이해된다.

    동시에 이 문제를 다른 시각에서 볼 수도 있다. 결정이 지닌 ‘잘라냄’이라는 측면은 우리가 우유부단과 꾸물거림이라는 족쇄를 끊어내자마자 얻는 자유를 의미하기도 한다.

    이러한 잘라냄은 심사숙고가 끝난 후 행동하는 결의를 끌어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무언가를 선택하고, 선택에 따라 행동할 때 심사숙고는 끝난다. 우리가 자신을 다른 선택들로부터 잘라냈기 때문이다. 자신에게 도움이 되도록 결정하려면, 마음속에 긍정적인 의도를 가진 상태에서 판단해야 한다. 그러한 결정은 고통스러울지라도 그만큼 보람이 있다.

    더 먼 옛날로 거슬러 올라가면, ‘결정’에 해당하는 고대 그리스어가 ‘분리’를 의미하는 단어와 어원이 같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여기에는 신성한 의미가 담긴 ‘판단’이라는 뜻도 있는데, 고차원적이고 형이상학에 가까운 의사결정을 가리킨다. 두 여자가 한 아이를 두고 자기가 어머니라고 주장하자 솔로몬 왕이 내린 판결이 생각난다. 솔로몬 왕은 검을 가져오게 한 뒤 아이를 둘로 나누어 두 사람에게 반쪽씩 주라고 명한다. 한 여자는 그 판결이 공정하다고 생각하지만, 다른 여자는 솔로몬 왕에게 간청한다. 아이를 저 여자에게 주십시오. 제발 아이를 죽이지는 마십시오. 왕은 두 번째 여자가 진짜 어머니라는 것을 알아냈다. 진짜 어머니라면 아이 목숨을 살리기 위해서 아이를 포기할 수도 있다고 예상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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