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HD와 영재성
By Jiyeon 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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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out this ebook
ADHD와 영재에 대해 연구하고 생각한 것을 정리한 책입니다.
ADHD가 보통 사람과 다르고 특이할 수 있지만, 영재성이 있는 뇌 구조로 정상인과 비정상인, 천재와 준재 사이에서
남들과 다른 역량과 가치관을 가지고 살아가는 영특한 존재라고 생각합니다.
ADHD가 이런 영재성을 고려해서 어떤 삶을 살아야 하고 어떤 일을 해야 하는지, 어떤 부분을 유의해야 하는지 경험을 기반으로 썼습니다.
ADHD가 있는 사람들이 괴로운 삶을 벗어나 더 나은 삶으로 가는 데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ADHD와 고도 영재
나는 내 전문의에게 내가 영재냐고 물었다. 선생님은 영재 이상이라고 했다. 내가 혹시나 천재나 되나 싶어서 책을 좀 찾아보았다.
영재 중에는 두 가지가 있다. 정상적인 감각과 정서와 지능이 강화되어서 사회에 잘 적응하고 사회의 요구에 잘 부합하는 유형. 이런 유형은 뭔가 보통 사람이지만 그 기능이 강하게 드러나서 뛰어난 것이다. 사회에서 보면 성격도 서글서글하고, 판단도 빠르고 성취도 잘하면서 사람들과도 잘 지내는 그런 사람이 있다. 내가 부러워하는 유형.
다른 한 가지는 레알 영재인데 고도 영재라고 하더라. 감각이 과도하게 예민하고 정서적으로도 너무 예민해서 상처를 잘 받고 역치가 낮다. 그리고 물론 지능도 뛰어나다. 직관적으로 알아버리기 때문에 사람들은 그걸 어떻게 아냐고 묻거나 헛소리한다고 비웃는다. 그러나 직관이 뛰어나고 통찰력이 뛰어나기 때문에 이 영재의 말이 옳다. 문제는 우뇌가 너무 발달해서 의식에 미치기도 전에 알아버리기 때문에 과정을 설명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러니 소통이 안 된다. 이런 영재의 앞날은 가시밭길이다. 여러 스펙트럼이 있겠지만, 자폐에 가까운 경우도 있고 다행히 겉으로나마 학교에 적응해서 공부를 잘하는 경우도 있다. 하나부터 열까지 한꺼번에 생각하고 사고의 범주가 굉장히 넓다. 나는 옷핀 하나를 버려도 이걸 버리면 환경 오염이 되는 건가? 하는 생각에 뭐 하나 하기가 힘들다. 그래서 정리가 잘 안된다. 모든 것을 다 고려해야 하니까. 그리고 오감이 너무 예민하고 감정이 예민해서 사람들과 갈등이 잦고 너무 똑똑해서 질문을 많이 하는데 부모들이 감당을 못한다. 계모는 주로 나를 때리는 식으로 다스렸다. 나에게 가장 많이 한 말은 너는 왜 그러냐? 왜 이상한 말을 하냐? 그런데 계모는 중졸에 아는 게 별로 없어서 그런 식으로 내가 이상하다고 몰아갈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나는 후자, 골 아픈 고도 영재에 속한다는 것을 알았다. 그리고 나는 내가 왜 그렇게 사람들과 동떨어졌는지, 왜 그리 동기들과 어울리지 못했는지 왜 엉뚱한 소리를 해댔는지 왜 스스로 그냥 알아지는 것이 그렇게 많고 남들은 모르는지 이해하게 됐다. 어떤 사람은 고도 영재와 ADHD는 다른 것이라고 하는데, 내가 봤을 때 현상은 하나인데 표현만 다른 것 같다. 어쨌든 그런 고도 영재인지 ADHD인지 하는 것이 나의 삶을 방해하고 힘들게 하는 것은 마찬가지이다. 약을 먹어야 하고 사람들과의 접촉을 최소화해야 한다.
아이들은 상호작용을 하면서 성장하고 배워야겠지만, 나는 40년을 노력하다가 이제 포기했다. 나는 혼자가 편하고 아무도 나를 이해할 수 없고(그나마 말 통하는 남편 만나서 다행) 나도 그들을 이해시킬 수 없다. 나는 혼자 있으면서 내 생각에 빠지고 독서하고 글을 쓰고 적성에 맞는 일을 하는 것이 좋고 편하고 세상에 나가서 사람들과 부대끼면서 상처받고 고통받는 것보다 이 일이 돈도 많이 벌고 마음도 편하다. 내가 누구를 위해서 그렇게 해야 하는가?
나는 고도 영재가 되었든 ADHD가 되었든, 자기 결대로 자기가 행복한 대로 자기 적성대로 살면서 자신을 100% 발현하는 것이 성공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누굴 위해서 사람들과 어울리면서 고통받아야 할까? 뉴턴은 평생에 친구도 애인도 없었고 혼자 살다가 죽었다. 그런 삶도 있고 나는 그런 삶도 인정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Jiyeon Lee
Jiyeon Lee, Korean writer, and translator. As a child, I was misunderstood as a prodigy, and as an adult, I was misunderstood as someone who intentionally hurts others. My family treated me like an enemy. I couldn't even understand myself, so how could I explain myself and defend against misconceptions? I had no place to belong in life, and I often had to leave communities or organizations feeling like I was being pushed out while standing on my tiptoes. When I learned that I had ADHD, I felt like I had to apologize to the whole world without any reason. With my inadequate social skills, I used to make mistakes and be misunderstood, but now I can give myself a reason to stop and have the courage to pursue what I really want to do instead of just making money. I am now writing, which is something that I enjoy doing. I realized that having ADHD is painful, but it's okay to inconvenience others a little bit. I tell myself that everyone can be a burden to someone else, and accepting that we all have some weaknesses in life makes it a bit easier to live. I want to offer my sincere condolences to all individuals with developmental disord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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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preview
ADHD와 영재성 - Jiyeon Lee
- 목차 -
ADHD와 고도 영재
ADHD와 MBTI 성격 유형/INTP
ADHD의 정체성
ADHD와 지능
ADHD와 번아웃
ADHD의 산만한 틈
ADHD와 소셜 큐
ADHD와 상처
ADHD와 우울증
ADHD와 약 부작용
ADHD와 자립
ADHD와 전두엽 건강
ADHD와 어떤 상황에 빠져 버리는 것
ADHD와 폭력성
천재냐 바보냐(99%타고나는 ADHD와 지능에 대하여)
ADHD 직장인과 프리랜서
ADHD와 고양이 그리고 벗어남
ADHD와 방어기제
뒤집어 쓰는 일
내 잘못이 아니야, 나는 당당해
나는 ADHD가 있어서 모자란가
공포와 두려움
ADHD와 고도 영재
나는 내 전문의에게 내가 영재냐고 물었다. 선생님은 영재 이상이라고 했다. 내가 혹시나 천재나 되나 싶어서 책을 좀 찾아보았다.
영재 중에는 두 가지가 있다. 정상적인 감각과 정서와 지능이 강화되어서 사회에 잘 적응하고 사회의 요구에 잘 부합하는 유형. 이런 유형은 뭔가 보통 사람이지만 그 기능이 강하게 드러나서 뛰어난 것이다. 사회에서 보면 성격도 서글서글하고, 판단도 빠르고 성취도 잘하면서 사람들과도 잘 지내는 그런 사람이 있다. 내가 부러워하는 유형.
다른 한 가지는 레알 영재인데 고도 영재라고 하더라. 감각이 과도하게 예민하고 정서적으로도 너무 예민해서 상처를 잘 받고 역치가 낮다. 그리고 물론 지능도 뛰어나다. 직관적으로 알아버리기 때문에 사람들은 그걸 어떻게 아냐고 묻거나 헛소리한다고 비웃는다. 그러나 직관이 뛰어나고 통찰력이 뛰어나기 때문에 이 영재의 말이 옳다. 문제는 우뇌가 너무 발달해서 의식에 미치기도 전에 알아버리기 때문에 과정을 설명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러니 소통이 안 된다. 이런 영재의 앞날은 가시밭길이다. 여러 스펙트럼이 있겠지만, 자폐에 가까운 경우도 있고 다행히 겉으로나마 학교에 적응해서 공부를 잘하는 경우도 있다. 하나부터 열까지 한꺼번에 생각하고 사고의 범주가 굉장히 넓다. 나는 옷핀 하나를 버려도 이걸 버리면 환경 오염이 되는 건가? 하는 생각에 뭐 하나 하기가 힘들다. 그래서 정리가 잘 안된다. 모든 것을 다 고려해야 하니까. 그리고 오감이 너무 예민하고 감정이 예민해서 사람들과 갈등이 잦고 너무 똑똑해서 질문을 많이 하는데 부모들이 감당을 못한다. 계모는 주로 나를 때리는 식으로 다스렸다. 나에게 가장 많이 한 말은 너는 왜 그러냐? 왜 이상한 말을 하냐? 그런데 계모는 중졸에 아는 게 별로 없어서 그런 식으로 내가 이상하다고 몰아갈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나는 후자, 골 아픈 고도 영재에 속한다는 것을 알았다. 그리고 나는 내가 왜 그렇게 사람들과 동떨어졌는지, 왜 그리 동기들과 어울리지 못했는지 왜 엉뚱한 소리를 해댔는지 왜 스스로 그냥 알아지는 것이 그렇게 많고 남들은 모르는지 이해하게 됐다. 어떤 사람은 고도 영재와 ADHD는 다른 것이라고 하는데, 내가 봤을 때 현상은 하나인데 표현만 다른 것 같다. 어쨌든 그런 고도 영재인지 ADHD인지 하는 것이 나의 삶을 방해하고 힘들게 하는 것은 마찬가지이다. 약을 먹어야 하고 사람들과의 접촉을 최소화해야 한다.
아이들은 상호작용을 하면서 성장하고 배워야겠지만, 나는 40년을 노력하다가 이제 포기했다. 나는 혼자가 편하고 아무도 나를 이해할 수 없고(그나마 말 통하는 남편 만나서 다행) 나도 그들을 이해시킬 수 없다. 나는 혼자 있으면서 내 생각에 빠지고 독서하고 글을 쓰고 적성에 맞는 일을 하는 것이 좋고 편하고 세상에 나가서 사람들과 부대끼면서 상처받고 고통받는 것보다 이 일이 돈도 많이 벌고 마음도 편하다. 내가 누구를 위해서 그렇게 해야 하는가?
나는 고도 영재가 되었든 ADHD가 되었든, 자기 결대로 자기가 행복한 대로 자기 적성대로 살면서 자신을 100% 발현하는 것이 성공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누굴 위해서 사람들과 어울리면서 고통받아야 할까? 뉴턴은 평생에 친구도 애인도 없었고 혼자 살다가 죽었다. 그런 삶도 있고 나는 그런 삶도 인정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ADHD와 MBTI 성격 유형/INTP
20 년 전에 MBTI를 한 적이 있고 그 사이에 내 유형이 뭔지도 잊고 있었다. 최근에 우연히 인터넷에서 무료 MBTI 검사를 했는데 INTP, 인팁이 나왔다.
게으른 철학자, 사상의 건축자, 맛으로 표현하자면 저 세상 맛을 가진 INTP.
아이큐는 가장 높으나 수능 성적은 중간 정도라고 한다. P라서 인식을 해버리면 다른 주제로 넘어가고 목표에 맞춰서 뭔가를 하기 싫어하는 자유로운 성향 때문인 것 같다. 연구자로서 두드러질 가능성이 크다.
뉴턴, 데카르트, 빌 게이츠 같은 양반들이 이 유형에 속하고 세계 인구의 3%이고 여자는 1%로 드문 유형이고 나도 나와 비슷한 유형은 별로 본 적이 없다. 나는 평생에 별나다는 소리를 달고 살았다.
이 이야기를 전문의에게 했더니 정신의학과에서도 MBTI는 유의미하다고 하고 타고난 성향이라서 잘 바뀌지 않는다고 했다.
INTP이라서 ADHD 성향이 있을 수밖에 없다는 말도 했다.
ADHD만이 아니라, 이런 천재적인 경향?으로 인해 보통 사람에게 잘 이해되지 못했을 것 같다는 말도 한 것 같다. 나의 타고난 성향이 너무 힘들어서 나를 문제시하고 고치고 배우려고 애쓰면서 나를 미워하면서 40년을 살았는데 이제 나에게 맞추고 편하게 살아가려고 한다. 세상에 혼자 남게 되더라도 말이다.
내가 이런 유형으로 태어난 것이 죄도 아니고 머리가 좋다고 해서 내가 남에게 빚을 진 것도 아니다. 내가 머리가 좋다고 왜 집안을 일으켜야 하고 부모에게 성공한 모습을 보여주어야 하는가?
나는 누구의 기대를 충족시키기 위해서 태어난 것이 아니다. 그냥 태어난 김에 사는 것이고 아무 생각 없이 낳은 부모 덕에 태어나보니 힘들다. 내가 INTP이라는 것을 알고 조금은 마음이 편해졌다.
ADHD의 정체성
내가 ADHD라는 사실을 알고, 나는 드디어 나 자신을 이해하기 시작했다. ADHD의 연구된 특성에 비추어서 아 내가 그래서 그랬구나...스스로도 이해할 수 없었고 그래서 스스로를 변호할 수 없었던, 그래서 자신감을 상실해서 자신감 없이 두려워하던 세월에 대해서 40년 만에 이해할 수 있었다. 거기에다가 부모의 방치와 학대와 착취는 불에 기름을 붓는 듯 나 자신을 미워하고 비난하고 비굴한 삶의 태도를 형성하기에 충분했다.
세상에 ADHD의 뇌 구조를 가진, 전전두엽이 덜 발달된 사람은 차고 넘친다. 전두엽은 오염이 잘 되기에 멀쩡한 사람도 상태가 나빠지기도 하고 상태가 나쁜 사람도 환경과 영양과, 사랑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