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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HD와 거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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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HD와 거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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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HD가 있는 사람들은 사회성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눈치가 없고 자기 생각에 매몰되어 있고 거절을 잘 하지 못합니다. 자기 자신을 잘 관리하지 못하고 경계가 명확하지 못한 특성으로 거절을 하지 못해서 삶이 힘들어집니다. 거절을 하지 못하면 의도치 않게 많은 짐을 지게 됩니다.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맨 처음에 거절하는 것이 가장 쉽다고 말했습니다. 가장 손쉬운 거절이 무엇일까요? 거절을 잘하고 경계를 명확히 설정해서 자신의 것을 지키고, 건강한 인간관계를 꾸려나갈 수 있다면 삶이 얼마나 풍성하고 행복해질까요?

거절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무엇을 거절해야 하는지에 대한 많은 이야기들을 읽어보시고 거절을 잘해서 만만하지 않고 존중 받는 ADHDER가 되었으면 합니다.

 

 

침묵으로 하는 거절

김광진의 <편지>라는 곡이 있다.

여기까지가 끝인가보오 이제 나는 돌아서겠소

억지 노력으로 인연을 거슬러 괴롭히지는 않겠소

하고 싶은 말 하려 했던 말 이대로 다 남겨 두고서

혹시나 기대도 포기하려하오 그대 부디 잘 지내시오

기나긴 그대 침묵을 이별로 받아 두겠소

행여 이 맘 다칠까 근심은 접어두오

오 사랑한 사람이여 더 이상 못 보아도

사실 그대 있음으로 힘겨운 날들을 견뎌왔음에 감사하오

좋은 사람 만나오 사는 동안 날 잊고 사시오

진정 행복하길 바라겠소

이 맘만 가져가오

기나긴 그대 침묵을 이별로 받아 두겠소

행여 이 맘 다칠까 근심은 접어두오

오 사랑한 사람이여 더 이상 못 보아도

사실 그대 있으므로 힘겨운 날들을 견뎌왔음에 감사하오

좋은 사람 만나오 사는 동안 날 잊고 사시오

진정 행복하길 바라겠소

이 맘만 가져가오

원래 좋아하는 곡이었지만, 곡의 배경을 듣고 마음이 뭉클해졌다. 김광진이 가수로서 뜨기 전에 여자친구의 부모님은 가난한 뮤지션인 김광진을 탐탁지 않아 했다. 그래서 좋은 집안의 좋은 남자와 선을 보게 했고 선을 본 남자도 여자친구를 좋아했다. 김광진은 그 남자를 만나보았다. 그런데 그 사람이 정말 능력 있고 마음이 따뜻한 좋은 사람이라서 사랑하는 여자친구가 미래가 불투명한 자신보다 그 남자와 잘 되는 것이 여자친구에게는 더 나은 삶이 될 거라는 마음이 들었다. 선 본 남자는 여자친구에게 같이 유학을 가자고 했으나 여자친구는 그 사람은 다른 여자를 만나도 행복하겠지만 김광진은 자신이 아니면 안 될 것 같다는 생각에 김광진을 선택했다.

김광진과 여자친구는 결혼했고, 시간이 많이 흐른 후에 김광진은 편지 한 통을 집에서 발견하는 데, 선본 남자가 여자친구에게 보낸 편지였다. 그 내용이 너무 아름다워서 김광진이 곡을 붙여 "편지"라는 노래로 만들어 낸 것이다. 자신도 사랑했지만, 여자친구의 선택을 존중하고 자신의 아픈 마음을 염려하는 여자의 마음을 되레 보듬어 주는 그 남자의 마음이 얼마나 성숙한지 나는 한동안 먹먹한 감정이 들었다. 이렇게 자신을 거절한 여자에게 아름답게 "진정 행복하길 바라겠소 이 맘만 가져가오."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생각해 본다. 이 사람이 편지를 썼을 때는 20대였을 텐데 이 사람은 언제 이렇게 다 성숙했을까? 나는 이 나이에도 이렇게 미숙한데...

유학을 함께 가자는 말에 긴 침묵으로 거절의 의사를 표현하면서 어찌 보면 명확히 말이나 글로 자신의 입장을 표현해서 자신을 배려할 수도 있는 부분에 그렇게 하지 않은 여자친구에 대해 분노할 수도 있는 상황에서 "기나긴 그대 침묵을 이별로 받아 두겠소"라고 말하는 사람. 억지 노력으로 인연을 거슬러 괴롭히지는 않겠다고 말하는 성품. 나는 아닌 것을 알면서도 인연을 거슬러 해코지를 한 적이 있다. 너무 분하고 억울했기 때문이다. 어찌 이리 한 뼘도 자라나지 못했을까? 나는 안되는 것일까?

"오 사랑한 사람이여 더 이상 못 보아도 사실 그대 있으므로 힘겨운 날들을 견뎌왔음에 감사하오" 그 이별을 담담히 받아들이면서 사랑한 사람이었다고 그 짧은 만남으로 힘겨운 날들을 견뎌왔음에 감사한다고 말하는 사람. 거절당했을 때 이렇게 아름답게 반응하는 사람이 또 있을까? 하는 생각에 한동안 마음이 먹먹했다.

내가 살면서 간접적인 거절의 의사표시를 잘 캐치하고 잘 수용하고 잘 반응할 수 있었으면 얼마나 삶이 더 아름답고 덜 고통스러웠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에게는 몇 가지 거절에 대한 이슈가 있다는 것을 요즘 깨닫는다. 이 나이에 이런 생각을 하다니 나는 정말 늦되다. 나의 표현은 초딩보다 못할 때가 많다. 우선 나는 너무 어려서 거절당하는 삶에 들어갔기 때문에 삶이 거절의 연속이라 그 거절을 그대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우습게 생각하면서 상대를 존중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나를 낳아준 엄마가 돌도 안된 나를 인수인계도 없이 버리고 가고, 아빠는 배고파서 우는 내 귀싸대기를 때려서 분풀이를 하고 할머니가 거두어 가서 먹을 것이 없어서 쌀을 멀겋게 끓여서 먹였고 그 와중에 못된 큰 엄마는 나를 싫어해서 억지로 데리고 있으면서 갖은 구박을 하고 너무 어려서부터 갈 데도 있을 데도 없이 눈칫밥을 먹어야 했던 나는 그런 거절의 눈빛과 거절의 바디랭귀지가 일상이어서 너무 익숙하고 그렇다고 그런 거절에 대해서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도 몰랐고 그냥 모른 척하거나 아무렇지 않게 행동하는 요령만 는 것 같다. 그런데 모른 척과 아무렇지도 않은 척이 상대방의 속을 뒤집는 것 같다.

그 이후에는 새엄마가 노려보고 몰래 입막음하고 뺨을 때리고 아빠는 늘 화를 내고 갈 데는 없고, 나는 한때 주말마다 친척 집을 다니면서 집에서 벗어나려고 노력한 적도 있다. 고모 딸들은 웃으면서 "이제 오지 마~"라고 말하고 작은 아빠는 왜 자꾸 오냐고 역정을 냈다. 나는 갈 데가 없고 집에서는 거절의 냉기가 늘 흘렀다. 10살도 채 안 된 나는 추운 날에도 얇은 잠바를 입고 동네를 뱅뱅 돌았다. 내 존재를 거절하는 계모의 냉기가 너무 무서웠기 때문이다. 그런 거절 받는 삶의 연속선상에서, 비밀 언덕이 없는 삶에서 어찌 저 사람은 나를 거절하니 그것을 존중하고 내가 이렇게 해야겠다 하고 대처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을까? 부모는 서로 원수보다 못하게 노려보고 욕을 하고 싸우는데, 아예 처음부터 사람에 대한 존중을 잃지 않고 거절은 하지만 너 자체를 거절하는 것은 아니라는 고난도의 기술은 보지도 못하고 자랐다.

아마 편지를 쓴 선을 본 남자는 어려서부터 안정적인 집안에서 돌봄과 배려를 받고 자라고 자신의 비빌 언덕이 있었을 것이다. 거절을 받으면 한발 물러서고 행동과 눈빛을 통해서 이 사람은 아니구나 하고 거절의 반응을 수용하고 스스로 마음을 다스리는 방법을 어려서부터 성숙하게 연습할 기회가 많았는지 모른다. 내가 어려서부터 배운 것은 모든 사람이 다 나를 거절해도 붙어 있어야 하고 미워하면 할수록 내가 더 잘해야 한다는 생각이었다. 그런 잘못된 생각은 내 삶을 더 비참하게 만들었을 뿐이다.

거절당해도 물러설 데가 없는 막막한 삶, 거기에서 남편은 나를 구원해 주었다. 남편은 모두가 싫어하는 나를 사랑해 주고 나를 가르쳐 주고 도와주는 유일한 타인이었다. 남편은 눈빛이나 행동으로나 말로 한 번도 나에게 거절감을 주지 않았고 그저 가슴 아파하면서 가르쳐 줄 뿐이었다. 워낙 병이 깊어 잘 따라가지 못하는 나에게 평생에 걸려도 괜찮다고 말해주었다.

 

 

Language한국어
PublisherJiyeon Lee
Release dateAug 30, 2023
ISBN9798223242819
ADHD와 거절
Author

Jiyeon Lee

Escritor y traductor coreano Trabajé en el mundo corporativo durante 13 años y encontré que el dinero era una carga. Temía que tener dinero me convirtiera en un blanco de explotación y robo, y de hecho, sucedió. Las emociones sobre el dinero impactan significativamente la relación entre uno mismo y el dinero, y a menudo tenemos fantasías vagas sobre el dinero. Como alguien que era ignorante sobre el dinero, lo estudié, cambié mi perspectiva y documenté el proceso de transformar mis pensamientos. Espero que esto pueda ser útil para aquellos que están lidiando con preocupaciones relacionadas con el dine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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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DHD와 거절 - Jiyeon Lee

    침묵으로 하는 거절

    김광진의 <편지>라는 곡이 있다.

    여기까지가 끝인가보오 이제 나는 돌아서겠소

    억지 노력으로 인연을 거슬러 괴롭히지는 않겠소

    하고 싶은 말 하려 했던 말 이대로 다 남겨 두고서

    혹시나 기대도 포기하려하오 그대 부디 잘 지내시오

    기나긴 그대 침묵을 이별로 받아 두겠소

    행여 이 맘 다칠까 근심은 접어두오

    오 사랑한 사람이여 더 이상 못 보아도

    사실 그대 있음으로 힘겨운 날들을 견뎌왔음에 감사하오

    좋은 사람 만나오 사는 동안 날 잊고 사시오

    진정 행복하길 바라겠소

    이 맘만 가져가오

    기나긴 그대 침묵을 이별로 받아 두겠소

    행여 이 맘 다칠까 근심은 접어두오

    오 사랑한 사람이여 더 이상 못 보아도

    사실 그대 있으므로 힘겨운 날들을 견뎌왔음에 감사하오

    좋은 사람 만나오 사는 동안 날 잊고 사시오

    진정 행복하길 바라겠소

    이 맘만 가져가오

    원래 좋아하는 곡이었지만, 곡의 배경을 듣고 마음이 뭉클해졌다. 김광진이 가수로서 뜨기 전에 여자친구의 부모님은 가난한 뮤지션인 김광진을 탐탁지 않아 했다. 그래서 좋은 집안의 좋은 남자와 선을 보게 했고 선을 본 남자도 여자친구를 좋아했다. 김광진은 그 남자를 만나보았다. 그런데 그 사람이 정말 능력 있고 마음이 따뜻한 좋은 사람이라서 사랑하는 여자친구가 미래가 불투명한 자신보다 그 남자와 잘 되는 것이 여자친구에게는 더 나은 삶이 될 거라는 마음이 들었다. 선 본 남자는 여자친구에게 같이 유학을 가자고 했으나 여자친구는 그 사람은 다른 여자를 만나도 행복하겠지만 김광진은 자신이 아니면 안 될 것 같다는 생각에 김광진을 선택했다.

    김광진과 여자친구는 결혼했고, 시간이 많이 흐른 후에 김광진은 편지 한 통을 집에서 발견하는 데, 선본 남자가 여자친구에게 보낸 편지였다. 그 내용이 너무 아름다워서 김광진이 곡을 붙여 편지라는 노래로 만들어 낸 것이다. 자신도 사랑했지만, 여자친구의 선택을 존중하고 자신의 아픈 마음을 염려하는 여자의 마음을 되레 보듬어 주는 그 남자의 마음이 얼마나 성숙한지 나는 한동안 먹먹한 감정이 들었다. 이렇게 자신을 거절한 여자에게 아름답게 진정 행복하길 바라겠소 이 맘만 가져가오.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생각해 본다. 이 사람이 편지를 썼을 때는 20대였을 텐데 이 사람은 언제 이렇게 다 성숙했을까? 나는 이 나이에도 이렇게 미숙한데...

    유학을 함께 가자는 말에 긴 침묵으로 거절의 의사를 표현하면서 어찌 보면 명확히 말이나 글로 자신의 입장을 표현해서 자신을 배려할 수도 있는 부분에 그렇게 하지 않은 여자친구에 대해 분노할 수도 있는 상황에서 기나긴 그대 침묵을 이별로 받아 두겠소라고 말하는 사람. 억지 노력으로 인연을 거슬러 괴롭히지는 않겠다고 말하는 성품. 나는 아닌 것을 알면서도 인연을 거슬러 해코지를 한 적이 있다. 너무 분하고 억울했기 때문이다. 어찌 이리 한 뼘도 자라나지 못했을까? 나는 안되는 것일까?

    오 사랑한 사람이여 더 이상 못 보아도 사실 그대 있으므로 힘겨운 날들을 견뎌왔음에 감사하오 그 이별을 담담히 받아들이면서 사랑한 사람이었다고 그 짧은 만남으로 힘겨운 날들을 견뎌왔음에 감사한다고 말하는 사람. 거절당했을 때 이렇게 아름답게 반응하는 사람이 또 있을까? 하는 생각에 한동안 마음이 먹먹했다.

    내가 살면서 간접적인 거절의 의사표시를 잘 캐치하고 잘 수용하고 잘 반응할 수 있었으면 얼마나 삶이 더 아름답고 덜 고통스러웠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에게는 몇 가지 거절에 대한 이슈가 있다는 것을 요즘 깨닫는다. 이 나이에 이런 생각을 하다니 나는 정말 늦되다. 나의 표현은 초딩보다 못할 때가 많다. 우선 나는 너무 어려서 거절당하는 삶에 들어갔기 때문에 삶이 거절의 연속이라 그 거절을 그대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우습게 생각하면서 상대를 존중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나를 낳아준 엄마가 돌도 안된 나를 인수인계도 없이 버리고 가고, 아빠는 배고파서 우는 내 귀싸대기를 때려서 분풀이를 하고 할머니가 거두어 가서 먹을 것이 없어서 쌀을 멀겋게 끓여서 먹였고 그 와중에 못된 큰 엄마는 나를 싫어해서 억지로 데리고 있으면서 갖은 구박을 하고 너무 어려서부터 갈 데도 있을 데도 없이 눈칫밥을 먹어야 했던 나는 그런 거절의 눈빛과 거절의 바디랭귀지가 일상이어서 너무 익숙하고 그렇다고 그런 거절에 대해서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도 몰랐고 그냥 모른 척하거나 아무렇지 않게 행동하는 요령만 는 것 같다. 그런데 모른 척과 아무렇지도 않은 척이 상대방의 속을 뒤집는 것 같다.

    그 이후에는 새엄마가 노려보고 몰래 입막음하고 뺨을 때리고 아빠는 늘 화를 내고 갈 데는 없고, 나는 한때 주말마다 친척 집을 다니면서 집에서 벗어나려고 노력한 적도 있다. 고모 딸들은 웃으면서 이제 오지 마~라고 말하고 작은 아빠는 왜 자꾸 오냐고 역정을 냈다. 나는 갈 데가 없고 집에서는 거절의 냉기가 늘 흘렀다. 10살도 채 안 된 나는 추운 날에도 얇은 잠바를 입고 동네를 뱅뱅 돌았다. 내 존재를 거절하는 계모의 냉기가 너무 무서웠기 때문이다. 그런 거절 받는 삶의 연속선상에서, 비밀 언덕이 없는 삶에서 어찌 저 사람은 나를 거절하니 그것을 존중하고 내가 이렇게 해야겠다 하고 대처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을까? 부모는 서로 원수보다 못하게 노려보고 욕을 하고 싸우는데, 아예 처음부터 사람에 대한 존중을 잃지 않고 거절은 하지만 너 자체를 거절하는 것은 아니라는 고난도의 기술은 보지도 못하고 자랐다.

    아마 편지를 쓴 선을 본 남자는 어려서부터 안정적인 집안에서 돌봄과 배려를 받고 자라고 자신의 비빌 언덕이 있었을 것이다. 거절을 받으면 한발 물러서고 행동과 눈빛을 통해서 이 사람은 아니구나 하고 거절의 반응을 수용하고 스스로 마음을 다스리는 방법을 어려서부터 성숙하게 연습할 기회가 많았는지 모른다. 내가 어려서부터 배운 것은 모든 사람이 다 나를 거절해도 붙어 있어야 하고 미워하면 할수록 내가 더 잘해야 한다는 생각이었다. 그런 잘못된 생각은 내 삶을 더 비참하게 만들었을 뿐이다.

    거절당해도 물러설 데가 없는 막막한 삶, 거기에서 남편은 나를 구원해 주었다. 남편은 모두가 싫어하는 나를 사랑해 주고 나를 가르쳐 주고 도와주는 유일한 타인이었다. 남편은 눈빛이나 행동으로나 말로 한 번도 나에게 거절감을 주지 않았고 그저 가슴 아파하면서 가르쳐 줄 뿐이었다. 워낙 병이 깊어 잘 따라가지 못하는 나에게 평생에 걸려도 괜찮다고 말해주었다.

    터가 무너진 나의 인격은 스스로 세우기엔 너무 토대가 부족했다. 뭐가 뭔지 몰라서 애들보다 미숙한 감정들, 나는 가끔 어린아이들도 무섭다. 정신분석 선생님은 분석 당시 내 감정이 3~4살 수준인 것 같다고 했다. 회사에서도 나를 온몸으로 거절하는 상사들과 동료들을 외면하고, 밀어내도 버텼던 그 시간이 그 거절감이 얼마나 나를 아프게 했는지, 그리고 나를 자라나지 못하게 했는지 생각하니 뼈가 아프다. 왜 그리 세상을 좁게 생각하고 그곳이 아니면 안 된다고 커리어를 지키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했을까? 지금 와서는 너무 슬프고 먹먹하다. 내가 그렇게까지 몸과 마음이 상한 것은 그 정도의 거절을 몇 년 동안 받으며 나를 싫어하는 사람들과 일을 했으니 당연한 것이었다. 진작에 나왔어야 했다. 인제야 왜 밤마다 너무 늦었다는 꿈을 꾸었는지 이해가 된다. 내가 거절감에 물러나고 물러나고 또 물러나도 하나님은 지구에서 나를 쫓아내지 않고 10번이 되기도 전에 내게 맞는 곳을 허락하셨는지도 모른다.

    눈빛으로 하는 거절, 행동으로 하는 거절, 침묵으로 하는 거절과 그 톤 앤 매너를 무시할 수밖에 없어서 습관이 되고, 현실이 너무 각박해서 관념 속에 집을 짓고 살아온 나는 눈치 없는 사람의 대명사가 되었다. 이제 와서 눈빛과 행동과 침묵으로 하는 거절의 표시를 배우고 존중하고 적절히 물러서고 반응하는 것을 배울 수 있을까? 사람답게 그렇게 할 수 있을까? 그랬으면 좋겠다. 간절히. 그리고 그럴 수 있을 것 같다. 이제는 나에게 무조건적으로 사랑해 주는 가정이 있으니까. 나를 착취하는 사람도 다 끊었으니까.. 그런 간접적인 거절의 신호도 모르고 나도 그런 것을 보낼 줄 모르니, 내 거절은 언제나 거친 말과 행동으로 극단을 달렸던 것 같다. 이 노래의 먹먹함과 내가 당한 거절과 내가 한 거절들이 어우러져서 마음이 무척이나 슬프다.

    거절과 부탁을 하지 못하는 이유

    사주 원국은 총 50만 개가 넘는다고 한다. 사람들의 사주팔자가 50만 개 이상의 종류라는 것이다. 그렇게 다양한 사람들이 자기의 기질과 환경과 경험에 따라서 사물을 다르게 본다. 그리고 자기가 보는 관점만이 옳다고 하는 사람을 우리는 꼰대라고 한다. 사람의 경험이 일천하므로 나이가 들면 꼰대가 될 수밖에 없다. 누구나 삶에서 판단을 해야 하는 상황이 오기 때문이다. 그러나 의식의 수준은 누구나 다르기 때문에 좋은 집안에서 바른 관점과 바른 생각 즉, 형통하는 그런 생각을 부모로부터 가르침 받고 물려받은 사람은 자신이 기질적으로 길들여지지 않는 경우를 빼고는 아니 그렇다고 하더라도 그런 올바른 가르침으로 인해서 일과 돈과 관계가 편안하게 흘러갈 것이다.

    나는 어려서부터 온전한 인간관계를 보지 못했고 우리 집안은 시골의 골짜기까지 밀려 올라간 집안이었다. 우리 집안은 조선 왕가도 아니고 고려 왕가 출신도 경주 최씨 집안도 아니고 대단한 일가를 이룬 것도 없다. 유교적인 사상이 찌들어서 남의 집 귀한 딸을 데려와서 일을 시켜서 죽은 조상을 위해 산 사람을 고생시키는 집안이었다. 내가 물려받은 의식은 우리 또는 형제 또는 부모가 귀하지 나 자신은 강조하면 안 되고 특히 딸들은 문제를 일으켜서도 안 되고 무엇보다 비빌 언덕이 없어도 불평해서도 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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