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scover millions of ebooks, audiobooks, and so much more with a free trial

Only $11.99/month after trial. Cancel anytime.

반하다.: 그녀는 새로운 시작을 원했고 진정한 사랑을 찾았다.
반하다.: 그녀는 새로운 시작을 원했고 진정한 사랑을 찾았다.
반하다.: 그녀는 새로운 시작을 원했고 진정한 사랑을 찾았다.
Ebook254 pages2 hours

반하다.: 그녀는 새로운 시작을 원했고 진정한 사랑을 찾았다.

Rating: 0 out of 5 stars

()

Read preview

About this ebook

정의:
영어에 기원을 둔 인터넷 속어로 누군가에게 홀린 듯이 마음이 쏠리거나 끌리는 것.
페드로가 타티에게 반한 것처럼 아니면 타티가 페드로에게?

정의:
영어에 기원을 둔 인터넷 속어로 누군가에게 홀린 듯이 마음이 쏠리거나 끌리는 것.
페드로가 타티에게 반한 것처럼 아니면 타티가 페드로에게?
사랑에 실망한 타티는 상파울루의 시골을 떠나 새로운 시야를 얻기 위해 도시로 이주한다. 새로운 도시에서 청소년기 때부터 반했던 남자인 페드로와 함께 광고 에이전시에서 일하게 된다. 몇 년의 시간이 지난 후에 페드로와 일하게 될 줄은 전혀 알지 못한다. 새로운 직장에서 그녀에게 첫 프로젝트가 주어지게 되는데, 바로 한 달 동안 에이전시의 새 고객이 개발한 데이팅 앱을 시험해보고 광고 캠페인을 만드는 것. 예상치 못한 사랑으로 인해서 놀랄만한 일이 일어나게 되는데…
Language한국어
PublisherTektime
Release dateJan 1, 2024
ISBN9788835465904
반하다.: 그녀는 새로운 시작을 원했고 진정한 사랑을 찾았다.

Related to 반하다.

Related ebooks

Reviews for 반하다.

Rating: 0 out of 5 stars
0 ratings

0 ratings0 reviews

What did you think?

Tap to rate

Review must be at least 10 words

    Book preview

    반하다. - Andreia Leal

    01

    몇 개월 전…

    현재 상태: 사랑이 아니었다. 함정이었다.

    #그가 끝내다. #끝

    자기야, 어떻게 생각해? 흰색 아니면 다양한 색의 꽃이 좋을까?

    나는 웨딩 플래너가 건네는 카탈로그의 사진에서 눈을 떼지 못하며 묻는다. 아름다운 것들이 너무 많다.

    은은한 분홍색은? 빨간색도 경이롭고……

    우리 그만해야 할 것 같아.

    어떤 경우에는 말을 듣고서 잘못 들은 것이 확실하다고 느껴질 때가 있다. 이를테면 레스토랑에서 감자튀김을 시켰는데 페이조아다 (브라질이나 포르투갈에서 소고기 또는 돼지고기를 넣어 만든 콩 스프)를 가져다준다면 이렇게 생각할 것이다.

    ‘맙소사, 분명히 제일 좋아하는 감자튀김을 주문했는데 웨이터가 완전히 다른 음식으로 알아들은 게 분명해!’ 나는 긴장 섞인 웃음소리를 내며 눈썹을 약간 치켜든다.

    미쳤나 봐. 나 방금 네가 뭐라고 한 줄로 알아들었냐면…

    우리 끝내야 할 것 같아. 안드레가 말을 마치자, 모든 공기가 빠져나가는 듯한 기분이 든다. 내 목에서는 가느다란 신음이 터져 나오고 그는 일어나 앞뒤로 서성인다.

    하지만, 하지만… 나는 할 말을 찾으려고 물고기처럼 입만 벙긋거린다. 안드레가 나를 향해 몸을 돌리자, 화가 나면 늘 그렇듯이 그의 푸른색 눈동자가 어두워 보인다.

    타티, 그만해. 이제 끝났어. 나는… 피곤해! 안드레가 머리 위에 손을 올리며 말한다. 자신이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는 듯 조금은 두려워하는 표정이다. ‘나야말로 믿을 수 없다고!’

    피곤하다는 게 무슨 뜻이야? 며칠 동안은 여행만 하자. 결혼 준비에 대해서는 잊고 산에서 지내면서 좋은 공기도 마시고…

    젠장, 아니! 안드레의 감정이 폭발하는 것을 보는 건 우리가 헤어진다는 소식보다 더 놀랍다. 세상에서 자기조절을 가장 잘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건 안드레였을 것이다. 단 한 번도 그는 언성을 높인 적이 없었다. 특히 나에게는. 온몸이 굳어버린 나는 안드레의 머리 위로 갑자기 뿔이라도 나온 듯이 그를 바라본다.

    난 자유를 원해, 타티. 그러니까, 우리는 한 천년쯤 함께였잖아. 그동안 나는 단 한번도 다른 사람을 만나거나 친구들과 술을 마시거나 다른 사람과 키스할 기회도 없었어.

    지금 다른 여자들하고 키스하고 싶다는 거야? 나는 점점 더 놀라서 오른손을 입으로 가리며 묻는다. 손에 끼워진 금반지가 나를 놀리듯 빛을 받아서 반짝인다.

    나는 다른 경험을 원해. 네가 좋아, 타티. 하지만 더 이상 사랑하진 않아. 더는 욕구를 느끼지 못해… 젠장. 우리는 관계를 하지도 않잖아! 목소리가 훨씬 더 낮아진 안드레가 나를 진지하게 바라본다. 그리고 테이블 위에 놓인 우리가 함께 산 자동차 키를 들고 문으로 향한다. 밖으로 나가기 전에 내 인생을 송두리째 바꾸는 말을 하면서.

    결혼식은 없을 거야.

    02

    오늘…

    현재 상태: 그에게 성적인 메시지를 보냈다.

    지금이 아니면 앞으로 절대 그럴 일은 없을 것이므로.

    #재부하 #새로운 삶 #변화

    정말로 네가 떠난다니 믿을 수 없어. 여행 가방을 닫는 내 모습을 보며 어머니가 목이 멘 듯한 목소리로 말한다. 안드레와 헤어진 이후로 8개월이 지났다. 그동안 나는 지구에 살면서도 지옥 속에서 지냈다. 단순히 그가 보고 싶었기 때문이 아니라 각자의 길을 가기로 한 이후로 여러 가지 압박감들을 마주해야 했기 때문이다. 십여 년의 연애 끝에 싱글이 된 이십 대 여성의 기분을 상상이나 할 수 있겠는가?

    나는 한 번도 상상해 본 적 없었다. 헤어지게 된다면 그를 잃은 상실감에 슬플 거라고만 막연하게 생각했다. 안드레는 처음이자 유일한 내 남자 친구였고, 일생을 함께 하기를 마음속으로 그려왔던 사람이기 때문이다. 물론 그가 그리웠다. 가끔 연락을 주고받으며 앞으로 나아가기에는 우리의 인생은 복잡할 정도로 몹시 뒤얽혀 있었다.

    처음에는 하루에 있었던 사소한 일들을 그와 공유하지 않은 채 모든 것을 스스로 해나가기가 힘들었다. 그렇다고 내가 안드레의 주위만 맴돌면서 살았던 것은 전혀 아니었다. 하지만 누군가와 그 정도로 긴 시간 동안 만나면 일상을 함께 공유하게 되고, 어려울 때는 도움을 요청하며 기쁨도 함께 나누게 되는 것이다.

    전화기를 들고 조금 전에 있었던 재미난 일에 관해서 이야기하지 못하는 것이나 복잡한 상황에서 도움을 요청할 수 없다는 것 또는 극복하기 어려운 무언가에 대한 이야기를 그저 들어줄 사람이 없다는 건 당연히 어려웠지만 불가능한 일은 아니었다.

    연애의 끝에서 가장 최악이었던 부분은 만날 사람을 찾아야 한다는 가족들과 사회적인 압박이었다. 사회라는 곳은 모든 사람이 내 인생에 간섭하려 든다고 이해하면 되었다. 그동안 나는 관계의 상실에 대해서 슬퍼할 겨를도 없었다. 사생활은 갖는다는 건 말도 안 되었다. 사람들은 그게 어떤 것인지 짐작도 못 할 것이다. 지난 몇 개월 동안 나는 늘 누군가를 소개해 주려는 사람들로 인해서 괴롭힘을 당했다. 그리고 보통 상대는 빅뱅 이론 시리즈에 나오는 셸던 보다도 더 이상한 사람들뿐이었다. 고양이를 많이 키우는 – 나는 고양이가 없지만 – 나이 든 싱글 여자에 대한 농담을 덧붙이는 건 말할 것도 없었다.

    내가 수렁에 빠져있었기 때문에 언제 다시 연애를 시작할 거냐는 반복되는 질문들 (나는 아직 이십 대 후반도 되지 않았다!) 그리고 내가 가장 즐겨 묻곤 하는 ‘어떻게 안드레처럼 괜찮은 남자를 놓칠 수 있었나?’ 하는 질문까지. 내가 말했던가, 안드레는 모두가 생각하는 멋진 결혼 상대였다는 것을. 그 부분에 대해서는 다음에 다시 이야기하기로 하겠다. 지금은 엄마를 상대해야만 하니까.

    그것에 대해선 벌써 이야기했잖아요, 엄마. 내가 부드럽게 말하자 어머니는 고개를 흔든다. 새로운 도시에서 일하고 인생을 다시 시작하기로 한 이후로 줄곧 부모님 댁에서 되풀이되는 주제였다.

    저만의 공간과 인생의 변화가 필요해요. 저에게 좋을 거예요. 게다가 혼자이지도 않을 거고요. 저와 함께 시간을 보내줄 레인과 같은 아파트에서 지낼 거예요.

    레인은 나의 가장 친한 친구이다. 2년 전 그녀는 명성 있는 국제 광고회사의 인사담당자로 일하기 위해서 리우데자네이루로 이사를 했다. 회사에 카피라이터 자리가 생기자, 그녀는 나에게 이력서를 보낼 것을 권유했다. 여러 매니저와 몇 번의 인터뷰를 한 끝에 실장님으로부터 내가 꿈꿔왔던 포지션을 제안받게 되었다.

    몸조심하겠다고 약속해. 큰 도시여서 네게 무슨 일이 일어날까 봐 두렵구나.

    나는 어머니를 당겨서 꼭 안아준다.

    엄마, 걱정 마세요. 다 괜찮을 거예요. 나는 확신하지 못하면서도 그렇게 되기를 바라며 대답한다.

    03

    현재 상태: 과거로 인해서 타격을 받다… 정말 끝내주는 과거로군!

    #카사노바 안녕 #친구 #초콜릿보다 나은 #서프라이즈

    작은 동네를 떠나서 분주한 수도로 향하는 건 조금 두려운 일이다. 차를 타고 30분 정도 이동한 후 다시 한 시간 십 분의 비행 끝에 공항 안에서는 벌써 공기의 변화가 느껴진다. 밤이 오고 있었지만, 사람들은 분주하게 짐을 들고 도착 구역을 통과하면서 서두르고 있다. 마치 일 분도 시간을 낼 수 없다는 듯이.

    각기 다른 억양들이 섞여 있지만 꽤 듣기 좋은 선율적인 리듬이다. ‘물’을 발음할 때 ‘ㄹ’을 굴려서 발음하는 것처럼 리우데자네이루에서 태어나고 자란 사람들이 ‘ㅅ’이 들어간 단어를 소리 낼 때 내는 독특한 쉭쉭 거리는 소리가 명확하게 들려온다.

    사람들의 움직임으로 인한 불안감에 나는 심장이 빨리 뛰기 시작했고, 짐이 거의 들어있지 않은 가방을 얹기 위한 용도로도 쓰이는 바퀴가 달린 큰 캐리어를 끌면서 서둘러 택시 구역으로 향한다. 줄이 길어서 놀라웠는데 우리 동네에서는 대중교통을 거의 사용하지 않기 때문이다.

    레인은 내게 승차 공유 서비스를 이용하도록 권유했지만 나는 구식이어서 휴대전화에 그런 애플리케이션이 없다고 답했다. 고향에서 택시를 거의 사용하지 않았으니 승차 공유 서비스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최근에 앱을 설치했을 때 차 한 대만 가능하다는 것을 보고 사용하지 않기로 했다. 알림 소리가 울리자 나는 줄의 맨 마지막에 서있는 사람을 향해서 걸어가면서 휴대전화를 꺼내어 화면을 확인한다.

    ‘새로운 메시지가 도착했습니다.’

    From: 작은 양동이 아가씨

    To: 타티 피르스

    야옹, 널 기다리고 있어! 피자를 주문해 놓았고, 서프라이즈도 있어! :P

    나는 메시지의 발신자를 확인하며 미소를 짓는다. ‘작은 양동이 아가씨.’ 대학교 때부터 나는 레인을 그렇게 불렀다. 우리는 몇 과목의 수업을 함께 들었는데 그중에서 한 교실에 조금 성가신 소녀가 있었다. 자신이 모든 사람보다 더 낫다고 생각하는 유형으로 단어들을 발명하는 것을 좋아하며 특정한 것들을 트레이드 마크인 양 설명하곤 하던.

    그러던 어느 날 그녀가 중요한 메모를 떨어트렸다. ‘내 심장은 사랑으로 가득 차서 넘쳐흐른다네.’ 분명 정상은 아닌 레인이 참지 못하고 나에게 크고 명확한 목소리로 말했다. 넘쳐흐르는 사랑을 담으려면 저 성가신 소녀에겐 작은 양동이가 필요할 거야, 라고. 당연하게도 교실에서는 웃음소리가 터져 나왔고 화가 난 소녀는 영원히 우리를 증오하게 되었다.

    나는 레인이 말하는 서프라이즈라는게 초콜릿이기를 바란다. 왜냐하면 불안감을 잘 느끼는 나 같은 사람은 커다란 바삭한 초콜릿 바 하나면 진정할 수 있을 테니까.

    From: 타티 피르스

    To: 작은 양동이 아가씨

    ‘서프라이즈는 초콜릿이어야 해. 그렇지 않으면 나랑 좀 얘기를 해야 할 거야. 택시 타려고 줄을 서있는데 줄이 너무 길어. :/’

    From 작은 양동이 아가씨

    To 타티 피르스

    ‘초콜릿보다 맛있는 거야. 어서 와!’

    나는 전화를 끊고 지갑의 뒷부분에 넣는다. 줄이 천천히 움직이다가 드디어 내 차례가 온다. 택시 기사님에게 새집의 주소를 건네고 뒷좌석에 등을 기댄다. 나는 먼지투성이에 무더위 속에서 허덕이느라 지쳤다. 택시가 도시의 거리를 지나는 동안 에어컨에서 나오는 시원한 바람이 생기를 더해주는 것을 느끼며 긴 금발 머리카락을 윗부분에 느슨하게 묶는다.

    레인의 말에 의하면 공항에서 집까지 가는 여정은 15분 정도로 그리 멀지 않았다. 눈에 보이는 풍경들은 마치 축제 같았다. 마지막으로 이곳에 방문한 이후로 꽤 많은 시간이 흘렀다. 그 당시에 나는 방학 중인 학생이었다. 안드레는 경기 도중에 발을 다쳐서 함께 하지 못했다. 도시에서 지낸 3일 내내 나는 상사병에 걸린 바보처럼 그와 통화를 하며 보냈었다.

    상파울루 내륙에 있는 고향에서는 모두가 잠잘 준비를 할 시간이었지만 그와 다르게 이곳의 밤은 막 시작되는 듯했다. 건너편의 인도 위를 걷고 있는 잘 차려입은 젊은 사람들이 보인다. 아마도 어느 클럽으로 향하는 중일 것이다. 커플은 손을 잡고 거닐고 나이 든 여인은 작은 강아지를 산책시키고 있다.

    택시 기사님이 바닷가 대로로 진입하자 창문은 닫혀있지만, 바다 내음이 나를 감싸는 것이 느껴진다. 바다가 전달하는 에너지란 놀랄 만큼 강하다. 모든 연령층의 사람들이 해안가를 산책하고 운동선수들은 자전거 도로 위에서 운동한다.

    잠시 후에 택시 기사님이 지름길로 가려는 듯 도로를 향해서 차를 돌렸고, 좁은 도로들을 지나서 회사의 소유인 멋진 4층 건물 앞에서 멈춘다. 다른 도시에서 일하러 온 직원들에게 제공되는 아파트다. 회사는 평균 연봉보다 많은 급여를 줄 뿐만 아니라 종합적인 복리후생 제도도 제공하고 있다. 나의 경우에는 이 아파트가 그 일부이다.

    도착했습니다. 아가씨. 값을 지불하기 위해서 지갑에서 돈을 꺼내는 동안 택시 기사님이 차를 한 바퀴 돌린 후에 트렁크에서 캐리어를 꺼내준다. 나는 가방과 지갑을 들고 택시에서 내린다.

    여기요. 돈을 건네면서 기사님에게 바라다 주어서 감사하다고 말하며 제대로 도착했는지 건물의 번지수를 확인한다. 끌고 가던 캐리어를 어깨 너머로 흘긋 본다. 손을 뻗으려는 찰나 문이 흔들리면서 열린다. 나는 균형을 잡지 못하며 비틀거리다가 곧바로 벽에 부딪힌다.

    이런, 세상에. 투덜거리며 벽을 짚자 단단하지만, 벽돌이라기에는 부드러운 감촉이 느껴진다. 천천히 시선을 올리고 젖꼭지가 두드러져 보이는 검은색 셔츠를 입은 남자와 마주한다. 손에서 마치 살아있는 듯한 그의 복근이 느껴진다. 나는 천천히 그 낯선 몸을 탐색한다. 몇 해 동안이나 느껴보지 못한 남자의 향기가 나를 에워싸고 마음이 불편해지며 척추 아래로 떨림이 전해진다. 사실 이런 기분을 느껴본 것은 아주 오랜만이다. 심지어 16살에 안드레를 만나기도 전이었다.

    이렇게 환영하려던 계획은 아니었는데. 남자가 허스키한 목소리로 말하자 관능적인 목소리에 이끌린 나는 천천히 시선을 들어 올린다. 내 눈길이 그의 목덜미에서부터 보조개가 보이는 얼굴과 단단한 턱선, 도톰한 입술, 반듯한 코를 지나서 아주 어두운 밀크초콜릿을 연상시키는 깊은 갈색 눈동자에 닿는다. 과거에 내가 열렬히 응시하던 눈빛이다.

    ‘오, 예수님, 마리아, 요셉이시여…’바로 앞에 여성으로서의 나의 모든 판타지의 전형이 서있다. 바보 같은 안드레에게 미쳐있을 때조차 젊은 날 나의 꿈들을 가득 채워주던 그 소년은 인생에서 본 중에서 가장 아름다운 남자로 성장했다.

    모든 여고생의 꿈이자 동네의 소녀들을 한숨짓게 했던 페드로는 완벽한 매력과 아름다움, 다정함 그리고 지성을 지녔다. 졸업 무도회에서 왕이었고 축구팀의 주장이었다. 그는 아주 멋졌다. 그 당시에 우리는 그를 보면 반한다고 말하곤 했다.

    고향의 모든 여자 특히 내가 반한 남자이기도 했다. 오늘 나는 다시 그에게 반했고 내가 빠졌던 모든 남자들 중에서 가장 특화된 최신 버전의 남자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나는 여전히 근육질의 가슴에 기대어 눌린 채 단어를 발음할 모든 능력을 잃은 듯 입을 여닫다가 따뜻한 그의 몸을 껴안는다.

    음, 타티, 괜찮아? 얼굴이 아주 빨개지고 있는데. 페드로가 나를 보며 말한다. 나는 비몽사몽인 상태에서 기운을 차리려고 눈을 몇 번 깜박인다.

    어…음… 그러니까, 응. 말을 더듬는 나는 바보인 게 분명하다.

    허리를 지탱해 주던 그의 손이 올라오며 다른 손은 내 허리 아랫부분을 위아래로 미끄러지듯이 움직인다. 그가 헝클어진 내 올림머리에서 내려온 머리카락 몇 가닥을 귀 뒤로 넘겨주자 나는 한숨을 쉰다.

    기억해? 나 페드로야. 우리 고등학교 때 같이 공부했는데. 그가 미소를 지으며 말한다. 하늘에서 내려온 천사를 잊어버리는 게 가능하다는 듯이.

    오, 나에게「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에 나오는 아나스타샤 스틸 같은 내면의 여신이 있었다면… 지금 마음이 편치 않은 이유는 기쁨에 넘쳐서 재주넘기와 뒤로 공중제비하는 그녀가 떠올랐기 때문이다. 현실에서의 나는 내면에 시적인 것은 아무것도 지니지 못했다. 기껏해야 내가 표현할 수 있는 건 믿을 수 없이 섹시한 남자의 근처에 있는 것만으로 기뻐서 가슴이 두근거린다는 것이다.

    어… 물론이야. 나는 반한 남자 앞에서 얼어붙어 조리 있게 말하지 못하는 열다섯 살로 되돌아간 듯이 대답한다.

    ‘그래, 페드로는 내가 평생을 반했던 남자야. 하지만 감당하기에는 조금 벅차. 타티, 너는 성인 여성이고, 그리고…’

    널 다시 만나고 이렇게 꼭 껴안을 수 있어서 너무 좋은데… 놓아주어야 하지 않을까? 이웃들이 우리가 적절치 못한 행동을 하고 있다고 생각할지도 몰라.

    웃으면서 말하는 페드로의 완벽한 얼굴 오른쪽에 보조개가 보인다. 그제야 페드로의 말을 이해한 나는 얼굴이 더욱더 붉어지는 것을 느끼고 그의 품에서 나와 어설프게 균형을 잡는다. 페드로가 한걸음 물러서자 그를 더욱 잘 관찰할 기회가 생긴다. ‘그가 잘생겼다는 말을 내가 벌써 했던가?’

    열여섯 살 때도 그는 잘생겼었다. 분명히 그의 얼굴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남자 대회’에 참가해서 다른 모든 참가자를 쉽게 이길 수 있을 것이다. 우리가 어렸을 때에도 그는 이미 나보다 훨씬 키가 컸었다. 지금 160cm인 내 키에 비하면 그는 거인 같았다. 적어도 190cm는 되어 보이는 완벽한 매력에 뚜렷한 근육들은 과하지 않았다. 그의 검은색 티셔츠에 좀비 셋이 달려가는 남자를 쫓는 그림이 있었고, 그 아래에는 ‘좀비들은 패스트푸드를 싫어한다.’라고 적혀있다. 나는 작게 웃음을 터뜨린다.

    넌 하나도 변하지 않았네. 페드로가 다시 내 머리카락 한 가닥을 귀 뒤로 넘겨주면서 말한다.

    뭐라고? 세상에, 이번엔 다행히도 조리 있게 온전한 문장을 말했다. 그러니까, 거의.

    확실히 내가 알던 십 대의 너는 아니지만 행동은 전혀 바뀌지 않았어. 어서 와, 짐 드는 걸 도와줄게. 피자가게 직원이 음료수를 가져다주는 걸 잊어서 사 오려고 근처의 바에 가던 길이야. 다른 말을 할 틈을 주지 않으며 페드로가 돌아서서 짐을 들고 건물의 입구로 향한다.

    날 기다리고 있었어? 나는 지갑과 짐이 거의 들어있지 않은 가방을 들고 그의 뒤를 따라서 달려가며 묻는다. 쇠망치가 머리를 친 듯한 충격적인 페드로와의 재회 이후에 짐이 더욱 무겁게 느껴진다.

    당연하지. 레인은 네가 인터뷰를 통과한 이후로 줄곧 너에 대한 이야기만 했어.

    페드로가 계단을 오르기 시작하자 힘이 들어가는 그의 강인한 다리 뒤쪽에 완벽한 굴곡이 강조되어 보인다.

    난 너와 레인이… 우정을 이어오고 있는지 몰랐어. 그의 뒤에서 계단을 오르며 내가 대답한다. 첫 층계를 오르고 나자 숨을 제대로 고를 수 없다. 세 개만 더. 좋았어…

    나는 301호에 살아. 그리고 네가 일하게 될 팀의 광고마케터이기도 하고. 페드로가 뒤를 돌아보며 눈부신 미소를 짓자 나는 층계의 중간에 멈춰서서 몸의 피가 머리로 빠르게 솟구치는 것을 느낀다.

    301호? 나는 가방을 캐리어 위에 얹으며 무거움을 전혀 느끼지 못하는 듯이 다시 계단을 오르는 페드로에게 묻는다.

    맞아. 레인은 402호. 바로 네 앞집이야. 여자가 위에 있는 걸 내가 상관하지 않아서 다행이야. 그가 저급한 농담을 하고 웃으며 3층에 다다르자 나는 목에 무언가가 걸린 듯 갑작스러운 기침이 나온다. 내 머릿속은 잘생긴 저 남자가 웃통을 벗고 침대에 누워있고 내가 그 위에 올라가 있는 이미지로 가득하다.

    ‘그리고 멈춰, 타티! 멈춰!’ 나는 머릿속으로 외치며 평온을 가져오는 것들을 생각하려고 노력한다. 예를 들면 화려한 유니콘 같은. 바로 그거야!

    저기, 괜찮은 거야? 페드로가 다가와서 내 어깨 위에 손을 얹는다.

    음-. 내가 짧게 끙 소리를 내며 대답하자 그는 미소를 짓는다. 이번에는 왼쪽 얼굴에 보조개가 보인다.

    "좋았어. 가자,

    Enjoying the preview?
    Page 1 of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