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scover millions of ebooks, audiobooks, and so much more with a free trial

Only $11.99/month after trial. Cancel anytime.

단편을 맛보다, 하야마 요시키 편
단편을 맛보다, 하야마 요시키 편
단편을 맛보다, 하야마 요시키 편
Ebook69 pages38 minutes

단편을 맛보다, 하야마 요시키 편

Rating: 0 out of 5 stars

()

Read preview

About this ebook

일본 프롤레타리아 문학을 선도했던 작가 하야마 요시키의 단편소설을 \'맛\'본다!

하야마 요시키는 직접 노동현장에 몸을 담갔던 장본인으로 당시 시대상과 노동자들의 삶을 생생하게 그려낸 작가였다. 기존의 프롤레타리아 문학이 관념적, 도식적이었던 반면 하야마의 작품은 인간의 자연스러운 감정을 담담하게 묘사하고 예술적 완성도가 높다. 이후 일본의 많은 프롤레타리아 작가들에게 영감을 줄 정도로 그의 작품은 뛰어난 문학적 가치를 지녔다. 따라서 「단편을 맛보다, 하야마 요시키 편」을 통해 독자들이 하야마 요시키의 삶과 사상을 이해할 수 있기를 바란다.


1. 건설노동자가 시멘트 통 속에서 발견한 편지에 담긴 처참한 사건의 전말, \'시멘트 통 속의 편지\'

\"굉장히 짧지만 정말 무서운 작품. 애절한 공포감이 절절히 배어나온다.\"

2. 비인간적인 노동 환경 속에서 혹사당하며 부당한 대우를 받는 하급 선원들의 모습을 그린 \'노동자가 없는 배\'

\"\'노동자가 없는 배\'라는 아이러니한 제목, 작품 속에 샘솟는 메타포!\"

3. 깊은 산속 중학교 기숙사에서 밤이면 어디론가 사라지는 한 남학생의 괴이한 이야기, \'시체를 먹는 남자\'

\"프롤레타리아 작가가 추리소설 잡지 \'신청년\'에 게제한 뜻밖의 호러소설. 생생하고 대담한 묘사력!\"

4. 발파 현장에서 상처를 입은 조선인 아이 ‘만복’의 죽음을 통해 노동자들의 가혹한 삶과 심리를 들여다 본 \'만복추상\'

\"\'조선인\'을 직접 조명하며 일제강점기의 아픔을 들여다 본 하야마 요시키의 편견없는 시선.\"

5. 중일 전쟁 직후 극빈의 생활고에 시달리며 희망이 보이지 않는 삶을 자조하는 아버지의 고뇌를 그린 \'빙우\'

\"아이들을 위하는 만큼 아무 것도 해줄 수 없는 아버지의 허탈한 마음. 그 자신까지 잃을 것 같아 위태롭다.\"

하야마 요시키(葉山 嘉樹,1894~1945)

1894년 일본 후쿠오카현에서 태어났다.1924년 첫 소설 「감옥에서의 반나절」을 에 게재하였다. 이 단편소설은 별로 화제가 되지 않았지만, 1925년과 1926년 에 발표한 「매춘부」, 「시멘트 통 속의 편지」로 하야마 요시키는 일약 주목받는 작가로 떠오른다. 이후 발표한 장편 『 바다에 사는 사람들 』은 일본 프롤레타리아 문학의 기념비적인 걸작이라는 극찬을 받았다.

주요 작품으로는 「감옥에서의 반나절」(1924), 「매춘부」(1925), 「시멘트 통 속의 편지」(1926), 『바다에 사는 사람들』(1926), 「노동자가 없는 배」(1929), 『이동하는 촌락』(1931∼1932), 『탁류』(1936), 『산골짜기에서 사는 사람들』(1938), 『떠도는 사람들』(1939) 등이 있다.
Language한국어
Publisher책보요여
Release dateDec 10, 2018
ISBN9791196315078
단편을 맛보다, 하야마 요시키 편

Related to 단편을 맛보다, 하야마 요시키 편

Related ebooks

Reviews for 단편을 맛보다, 하야마 요시키 편

Rating: 0 out of 5 stars
0 ratings

0 ratings0 reviews

What did you think?

Tap to rate

Review must be at least 10 words

    Book preview

    단편을 맛보다, 하야마 요시키 편 - 하야마 요시키 지음 / 박소정, 조선혜, 조원로 옮김

    세상에는 많은 책이 있습니다. 그 책들만큼이나 책을 쓴 작가들도 하늘의 별처럼 많습니다. 그중에서 어떤 작가들의 작품은 밤하늘의 별처럼 지금도 반짝반짝 빛나지만, 그 뒤에 가려진 별들처럼 시간이 흐르면서 그 존재를 드러내지 못하는 작가들의 작품도 많습니다. 그래서 조금은 낯설거나 다시 읽어도 좋을 만한 작가들의 단편소설을 발굴하여 독자 여러분이 그 매력을 느낄 수 있도록 '단편을 맛보다' 시리즈를 기획하였습니다.

    이 시리즈는 번역가들이 직접 작품을 고르고 번역한 결과물입니다. 원문을 꼼꼼히 읽고 서로 번역을 평가하며 원고를 여러 번 수정하였습니다. 또한 작품의 분위기와 이해를 돕기 위해 작품마다 일러스트를 넣어서 구성하였습니다. 단편소설은 호흡이 짧고 이야기가 응축되어 있기 때문에 읽고 난 뒤에 그 여백을 독자들이 채워가는 맛이 있습니다. 아무쪼록 책보요여에서 준비한 단편소설을 눈으로, 마음으로 맛있게 읽기 바랍니다.

    -번역·편집팀 글나르미 드림

    하야마 요시키가 도요쓰 중학교에 세운 학풍,

    ‘실질강건(質実剛健, 꾸밈 없이 성실하며 굳세고 씩씩함)'

    ❝ 아버지는 주변의 약자들을 공감하며 작품을 썼습니다. 꾸밈 없는 사람을 좋아했고, 본인 또한 그런 삶을 살았죠. 

    아버지의 반권위적이며 허식을 꺼리는 정신은 그의 어릴 때 고향인 도요쓰에서 비롯됐을 것입니다. ❞

    -하야마 요시키의 장남 하야마 다미키 씨가 2011년 미야코 마치에서 한 강연 중에서

    마쓰도 요조는 믹서에 시멘트 붓는 일을 했다. 크게 눈에 띄는 외모는 아니었지만, 머리카락과 코밑은 회색 시멘트를 흠뻑 덮어쓰고 있었다. 그는 콧구멍에 손가락을 쑤셔 넣어 코털을 철근처럼 굳히는 콘크리트를 떼어내고 싶었다. 하지만 1분에 10사이(才)씩* 콘크리트를 쏟아내는 믹서에 보조를 맞추려니, 콧구멍에 손가락을 가져갈 틈이 없었다.

    그는 콧구멍에 신경 쓰느라 결국 11시간 동안 코를 청소하지 못했다(점심시간과 3시에 딱 두 번 쉬는 시간이 있긴 했다. 그러나 점심시간에는 밥 먹기에도 바빴고, 다른 시간에는 믹서 청소로 여유가 없어서, 코는 만져보지도 못했다). 그의 코는 석고상처럼 딱딱하게 굳어 버린 듯했다.

    근무가 끝나갈 즈음 그가 피로에 전 손으로 시멘트 통을 옮길 때, 그 속에서 작은 나무 상자가 나왔다.

    뭐지?

    그는 잠깐 이상하게 여겼지만, 그런 것에 신경 쓸 정신이 없었다. 그는 삽으로 시멘트를 됫박에 떠 넣어 양을 잰 뒤 믹서에 옮겨 붓고, 다시 시멘트를 푸려 했다.

    잠깐만. 시멘트 통에서 상자가 나오는 건 이상하잖아.

    그는 상자를 주워 작업복 주머니 속에 던져 넣었다. 상자는 가벼웠다.

    가벼운 걸 보니 돈도 안 들어 있구먼.

    그는 생각할 겨를도 없이 계속 시멘트를 퍼서 됫박으로 양을 쟀다.

    이윽고 믹서는 텅 빈 채 돌기 시작했다. 콘크리트가 다 완성되고, 근무시간이 끝났다.

    그는 우선 믹서에 끌어다 놓은 고무호스로 물을 받아 얼굴과 손을 씻었다. 그 뒤 도시락 가방을 목에 친친 둘러맨 다음, 한 잔 걸치며 밥 먹을 생각만 하면서 그가 사는 연립주택으로 돌아갔다. 발전소는 거의 다 완공된 상태였다. 어스름 속에서 새하얀 눈을 뒤집어쓰고 우뚝 선 에나산이*보였다. 땀에 젖은 몸에 갑자기 얼어붙을 듯한 한기가 느껴졌다. 길가에는 기소강의 물이 하얀 거품을 물며 으르렁거렸다.

    쳇! 못해 먹겠군. 마누라는 또 배불러 오기나 하고…….

    그는 득실거리는 아이들과, 굳이 이 추위에 태어날 아이와, 힘들게 아이를 낳을 아내가 떠오르자, 완전히 맥이 풀려 버렸다.

    1엔 90전 일당에 1엔으로 쌀 두 되 먹어 치우고, 90전은 옷 사고 방세 내고. 등신 같은 놈! 술 마실 돈이 있겠냐!

    그러다가 그는 문득 주머니 속 작은 상자를 떠올렸다. 그는 상자에 붙어 있는 시멘트를 바지의 엉덩이 부분에 비벼 닦았다.

    상자에는 아무것도 쓰여 있지 않았다. 그런데 단단하게 못이 박혀 있었다.

    "사람 피곤하게

    Enjoying the preview?
    Page 1 of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