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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스튜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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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스튜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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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out this ebook

우리가 수만광 년 거리에서 반짝이는 별의 빛을 본다는 것은 수만광 년의 시간이 지나가버린 그 별의 과거 빛을 오늘 보고 있는 것이다. 본다는 것은 사물에서 반사된 빛이 망막에 비추어진 정보를 뇌가 분석하는 것이니, 수만 광년 전 별의 과거 빛이 오늘 내 망막에 비추어진 정보를 뇌가 분석하고 있듯 우리네 지난 시절의 과거 빛도 다시 망막에 비춰낼 수 있다면 아무리 먼 지난 시간도 오늘 마주 볼 수 있다. ‘시간의 막’으로 지어진 ‘타임스튜디오’는 그것을 가능케 하는 공간이다.
50대 중년의 무량한씨는 자신의 돌잔치 기념사진 촬영 계약을 이행하겠다는 '타임스튜디오'의 초대장을 받는다. 미치지 않고서야 50대 중년의 나이에 자신의 돌잔치 사진을 촬영한다는 것을 어떻게 믿겠는가. 과거와 현재를 함께 촬영하는 사진관 '타임스튜디오'. 시간의 막으로 지어진 그 공간에서 무량한씨는 시간의 기억, 그 갈피마다에서 어머니에 대한 죄스러움과 그리움. 그래서 용출하는 서러움과 마주하게 된다.
지난 시간과 현재가 평형을 이룬 채 정지되어 있는 사진 속 시간들. 중절모 챙을 손가락으로 짚은 젊은 아버지와 백발 아들이, 양산 받쳐 화사한 미소의 어머니와 목주름 접힌 중년의 딸이 그렇게 함께 찍은 사진들. 그리고 아버지 어깨에 머리 기댄 임신한 어머니의 미소 앞에 앉아 있는 50대 중년의 무량한씨가 함께 찍은 사진. 그 '시간의 막전' 사진전은 수십 년 저편에서 찾아와 오늘 망막에 비추어진 빛의 기억, 그 시간의 별무리들이다.

Language한국어
Publisher채널비
Release dateSep 24, 2020
ISBN9791197186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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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타임스튜디오 - 김기용


    타임스튜디오

    ⓒ.2018.김기용.All Rights Reserved.

    초판발행 : 2020년 9월 24일

    지은이 : 김기용

    펴낸곳 : 채널비

    e-mail : docuon@naver.com

    편집 : 김기용

    표지 디자인 : 김기용

    일러스트 : 김기용

    지은이 자기소개서


    ❄시 쓰는 생이고자 청년기를 소비하던 글발로 KBS에서 글을 팔기 시작했습니다.

    ❄문화다큐멘터리 '한국의 美', 휴먼다큐멘터리 '현장기록 요즘사람들', '집중기획'류의 방송 다큐멘터리 작가로 살다가 그 관성대로 방송영상물을 제작하는 독립제작사를 꾸렸습니다.

    지금은 홀로 방송 기획, 연출, 촬영하고, 편집하고 원고 쓰는 고독한 다큐멘터리스트로 살고 있습니다.

    ❄ 더불어, 시 쓰는 생이고자 했던 청년기의 빚갚음 하나로 출판사, '채널비'를 열었습니다.

    ❄누가 물으면 '수학, 숲으로 가다', '생명, 하논분화구를 묻다', '동양 최초의 유량악보, 정간보', '등꽃아이', '배탈마왕 꾸르륵', '감기마녀 에취뿅' 등등을 제작하고 썼다고 말합니다.

    ❄또 누가 물으면 방송 다큐멘터리 제작 경험과 글밥 먹고 산 이력을 한데 무친 전자책. 그 상차림 한상, 세상에 건네고 싶다 말합니다.

    나누는 글


    이 글을 읽고 있는 그대여,

    '타임스튜디오'는 과거와 현재를 함께 촬영하는 허구의 사진관입니다.

    그러면서도 볼 수 없고 만져지지 않아도 존재하는 바람과 햇볕처럼 그렇게 곁에 느껴 존재하는 공간입니다.

    우리의 기억이란 현재의 나만이 열람할 수 있는 지난 삶의 기록이듯,

    우리들 누구나의 현재란, 내 지난 시간의 꼭지점들을 이어 맺은 시간의 정점입니다.

    그래서 기억하는 한, 너무 먼 지난 시간도 오늘을 함께 살게 마련입니다.

    아직 겪지 않은 시간이므로 누구도 미래를 기억할 순 없습니다. 하지만 지난 시간의 살아본 기억들. 그 낱낱의 어제의 미래가 오늘인 줄을 압니다.

    그리해서 그대여, '타임스튜디오' 문지기인 저는 이 글 문지방에 카메라 한 대 놓아둡니다.

    얼마를 더 아픈 시간의 기억이, 얼마를 더 그리움 메인 시간의 기억들이 그대의 옷소매를 이끈다해도 오늘의 디딤발로 버텨 카메라 셔터 누르시길.

    그리하여 이 글의 에필로그를 덮고 '타임스튜디오'를 떠날 때 그대가 찍은 한 장의 시간.

    거기에 담긴 풍경이 빛살 부신 그대 미소이길 기원합니다.

    타임스튜디오 문지기

    김기용 드림

    프롤로그


    이런 기분 알겠니? 두개골에 물이 차서 둥둥 뇌가 떠있는 기분 말이야. 벌써 몇 컵째 생수를 들이키고 있는지 몰라. 생각을 진정시킬 수 없는 거야. 참 웃기지도 않아. 나 말야, 돌잔치에 초대받았어. 아, 잠깐. 별 일도 아니구먼. 이라고 하지 마. 자기 돌잔치에 초대받는 사람 봤어? 그것도 오십도 넘은 이 나이에? 그거 절대 별일이잖아? 난 미치지도 않았고, 그렇다고 꿈 얘기를 하자는 것도 아냐. 벌써 일주일째 책상 위에 던져놓은 저 놈의 초대장. 읽고 또 읽고 확인했어. 이젠 보지 않아도 줄줄 욀 정도니깐.

    -무 량한씨 당신을 당신의 돌잔치에 초대합니다. 당신의 생일날 계약된 이 초대장의 유효기간은 없습니다. 룸 번호가 새겨진 열쇠를 동봉합니다. 타임 스튜디오 이벤트 담당 송 명우 올림-

    뭔 귀신 씨나락 까먹는 소리도 아니고... 전화번호? 약도도 있고 연락처도 있더군. 어떤 놈이 장난질하나 전화해 봤지.

    네, 무 량한씨. 다시 한 번 상기시켜드리지만 보내드린 초대장은 유효기간이 없습니다. 언제라도 마음이 결정되면 동봉한 열쇠를 사용하십시오. 그럼 기다리겠습니다.

    신중하고 중후한 목소리였어. 장난질이 아닐 수도 있을 거라는 내 참, 그런 불길한 생각이 막 드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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