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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돌이 푸 이야기 전집
곰돌이 푸 이야기 전집
곰돌이 푸 이야기 전집
Ebook339 pages2 hours

곰돌이 푸 이야기 전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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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out this ebook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곰
‘곰돌이 푸’
오리지널 컬러 일러스트 독점 수록
원작 동화 2권을 한 권에 모두 담아 출간!

이 작품은 아들이 가지고 놀던 동물 인형들을 의인화한 작품으로, 1926년, 눈 오는 크리스마스 이브에 크리스토퍼 로빈과 곰돌이 푸를 세상에 데뷔시킴으로써 어린이와 어른 모두에게 평생 잊지 못할 멋진 선물을 안겨주었다.
주인공인 푸는 꿀과 친구와 모험을 좋아하지만 약간 모자라는 것 같은 곰이다. 그런 푸와 숲속에 사는 동물 친구들을 둘러싸고 여러 가지 사건과 모험이 벌어진다.
숲은 비유적으로 인간의 세상을 나타낸다. 우둔하지만 자기 자신에게 충실하고 시 짓기를 좋아하는 위니 더 푸, 겁이 많은 피글렛, 우울한 이요르, 잘난 척하는 래빗, 루를 극진히 사랑하는 캥거 등은 우리들이 인간 세상에서 만날 수 있는 다양한 인간형들을 빗대어 보여 주고 있다.
영국 판타지의 최고작으로 꼽히는 『곰돌이 푸 이야기』에는 어린 시절에만 맛볼 수 있는 인생의 근사함, 흐뭇함, 즐거움이 담겨 있고, 진실로 어린이다운 모습이란 어떤 것인가에 대한 대답이 담겨 있다. 밀른의 외아들 크리스토퍼 로빈이 주인이고, 로빈이 사랑하는 동물 인형들이 주민인 이 판타지의 세계는 여섯 살이 넘으면 추방되는 영원한 어린이의 세계지만, 어른들도 어린이를 따라서 일단 이 세계를 훔쳐보기 시작하면 이 세계의 주민들을 ‘도저히 사랑하지 않고는’ 못 배기게 된다.
이 동화를 원작으로 훗날 월트 디즈니 사에서 애니메이션을 제작하여 오늘날에도 전 세계인들에게 곰돌이 푸와 친구들은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Language한국어
Publisher현대지성
Release dateMar 15, 2018
ISBN97911871421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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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곰돌이 푸 이야기 전집 - 알란 알렉산더 밀른

    저자 알란 알렉산더 밀른

    (Alan Alexander Milne, 1882-1956)

    1882년 런던에서 태어난 영국의 대표적인 극작가이자 아동문학가이다. 밀른은 런던의 웨스트민스터 스쿨과 케임브리지 대학교의 트리니티 칼리지를 다녔으며, 1906년에 유명한 문예 잡지인 《펀치》지의 편집인이 되어 글을 쓰기 시작했다. 1913년 결혼해 1920년에 아들 크리스토퍼 로빈 밀른이 태어났으며, 그 후에는 아들을 위한 어린이책을 집필하였다. 대표작인 『곰돌이 푸 이야기』는 아들이 가지고 놀던 다양한 동물 인형들을 의인화한 작품이다. 이 작품 후에는 아들이 성장함에 따라, 아동문학 집필은 점차 줄어들었다. 밀른은 1956년, 74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그림 어니스트 하워드 쉐퍼드

    (Ernest Howard Shepard, 1879-1976)

    도저히 사랑하지 않을 수 없는 ‘곰돌이 푸’를 그려낸 삽화가로, 1879년 런던 출생이다. 어머니의 그림에 대한 적극적인 격려와 지원으로 어니스트는 삽화가가 될 수 있었다. 쉐퍼드는 어른과 어린이를 위한 많은 책에 삽화를 그렸는데, 대표작으로는 밀른의 『위니 더 푸』, 케니스 그레이엄의 『버드나무에 부는 바람』이 있다.

    역자 이종인

    고려대학교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하고, 한국 브리태니커 편집국장과 성균관대학교 전문번역가 양성과정 겸임교수를 지냈다. 지은 책으로 『살면서 마주한 고전』, 『번역은 글쓰기다』 등이 있고, 옮긴 책으로 『로마제국 쇠망사』, 『작가는 왜 쓰는가』, 『숨결이 바람 될 때』 등이 있다.

    THE HOUSE AT POOH CORNER

    Line Illustrations by E.H. Shepard

    Copyright under the Berne Convention

    Colouring of the line illustrations copyright © 1970 by Ernest H Shepard and Methuen & Co Ltd.

    and copyright © 1974 by Ernest H Shepard and Methuen Children's Books Ltd.

    All Rights Reserved

    Korean translation copyright © 2016 by Hyundaejisung

    Korean translation rights arranged with Curtis Brown Group Limited

    through EYA(Eric Yang Agency).

    이 책의 한국어판 저작권은 EYA(Eric Yang Agency)를 통한 Curtis Brown Group Limited 사와의 독점계약으로

    ‘현대지성’이 소유합니다. 저작권법에 의하여 한국 내에서 보호를 받는 저작물이므로 무단전재 및 복제를 금합니다.

    일러두기

    1) 이 책에는 1926년작 『Winnie-the-Pooh』와 1928년작 『The House at Pooh Corner』 두 작품을 모두 담았습니다.

    2) 이야기에 등장하는 우즐, 헤펄럼프는 현실에는 없는 상상 속의 동물입니다.

    3) 100에이커 숲의 면적은 약40만 제곱미터(m²)입니다. (약12만 평)

    그녀에게

    손을 맞잡고 우리가 왔소.

    크리스토퍼 로빈과 내가 당신 무릎 위에 이 책을 올려 놓으러.

    말해 주겠소, 당신이 놀랐다고?

    말해 주겠소, 당신 마음에 들었다고?

    말해 주겠소. 당신이 정말로 바란 책이었다고?

    이 책은 당신 것이고……

    우리는 당신을 사랑하오.

    여러분이 내가 크리스토퍼 로빈에 대해서 쓴 다른 책을 읽은 적이 있다면, 크리스토퍼 로빈이 한때에 백조를 데리고(아니면 백조가 크리스토퍼 로빈을 데리고 있었는지는 나도 잘 모르겠지만) 있었고, 또 그 백조를 푸라고 불렀던 것을 기억할지도 모르겠다. 그건 오래 전 일이고, 백조와 헤어지면서 우리는 백조가 더는 푸라는 이름을 갖고 싶어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해서 그 이름을 거두어들였다. 그런데 에드워드 베어가 자기도 아주 신나는 이름을 갖고 싶다고 하자, 크리스토퍼 로빈은 머뭇거리지도 않고 그 자리에서 위니 더 푸라는 이름을 붙여 주었다. 그래서 에드워드 베어는 위니 더 푸가 되었다. 푸 부분은 설명을 했으니까 이제부터는 그 나머지 부분에 대해서 이야기하겠다.

    누구라도 런던에 오래 머물면 동물원(런던 리전트 공원에 있는 동물원으로 세계에서 가장 동물이 많은 동물원 가운데에 하나이다:옮긴이) 구경을 가게 된다. 어떤 이들은 입구라고 불리는 곳에서 시작해서 출구라고 불리는 곳에 닿을 때까지 될 수 있는 대로 잽싸게 모든 우리를 지나쳐 버리지만, 정말로 멋진 사람들은 가장 좋아하는 동물이 있는 곳으로 곧장 가서 거기서 죽치고 있는다. 크리스토퍼 로빈도 동물원에 가면 북극곰이 있는 데로 가는데, 크리스토퍼 로빈이 왼쪽에서 세 번째에 있는 사육사에게 뭐라고 속닥속닥하면 문의 빗장이 열리고, 우리는 컴컴한 통로를 더듬더듬 지나가서 가파른 계단을 올라가 마침내 그 특별한 우리에 닿게 된다. 우리의 문이 열리고, 그 문으로 갈색 털이 북실북실한 뭔가가 터벅터벅 걸어나오면 크리스토퍼 로빈은 아, 곰아! 하고 탄성을 지르며 그 녀석의 두 팔로 뛰어든다. 이 곰의 이름이 위니인데, 곰 이름치고는 아주 근사한 이름이지만, 우습게도 푸라고 부르다가 위니라고 하는 건지, 위니라고 부르다가 푸라고 하는 건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위니는 1914년부터 1934년까지 런던 동물원에서 가장 인기가 있었던 미국 불곰의 이름인데, 크리스토퍼 로빈과 친구들이 동물원에 가서 위니를 보게 되었을 때에 냄새에 예민한 한 아이가 코를 싸쥐고 푸 하고 소리친 데에서 위니 더 푸라는 이름이 나오게 되었다고 한다:옮긴이). 한때는 알고 있었지만 잊어버려서…….

    여기까지 쓰고 있는데 피글렛(새끼 돼지라는 뜻:옮긴이)이 나를 빤히 쳐다보며 특유의 찍찍거리는 소리로 묻는다.

    나에 대해서는요?

    내가 말했다.

    귀여운 피글렛, 이 책이 다 네 얘기야.

    피글렛은 찍찍거렸다.

    그건 푸에게도 마찬가지잖아요.

    어떤 건지 아시겠지. 지금 피글렛은 푸 혼자서 웅장한 서문을 독차지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질투를 하고 있다. 물론 푸가 최고이고 아무도 그걸 부인하지는 않지만, 피글렛은 푸에게는 없는 많은 장점들을 가지고 있다. 푸를 학교에 데려가면 모두들 푸를 데려온 걸 알아채 버리겠지만 피글렛은 아주 작아서 주머니 속에 쏙 들어갈 수가 있고, 7 곱하기 2의 정답이 12인지 22인지 확실히 알 수 없을 때에도 피글렛을 만지작거리면 훨씬 마음이 놓인다. 가끔씩 피글렛은 주머니에서 빠져나와서 열심히 잉크병 안을 들여다보기도 하는데, 이런 식으로 해서 피글렛은 푸보다 훨씬 더 많은 교육을 받을 수 있었다. 그렇지만 푸는 그런 것에 신경쓰지 않는다. 푸는 어떤 이는 머리를 가지고 있지만 어떤 이는 그렇지 않은 법이라고 말하는데, 그건 사실이니까.

    이젠 다른 친구들도 와글와글 떠들어 댄다.

    우리는요?

    최선의 방법은 소개를 끝내고 이야기로 들어가는 것이겠지.

    알란 알렉산더 밀른

    1

    우리가 위니 더 푸와 벌들에게 소개되고,

    이야기는 시작된다

    지금 에드워드 베어가 크리스토퍼 로빈의 뒤에서 쿵, 쿵, 쿵, 뒤통수를 부딪히며 계단을 내려오고 있다. 에드워드 베어는 자기가 아는 한은 계단을 내려오려면 이 방법밖에 없지만, 가끔은, 잠깐이라도 머리 부딪기를 멈추고 궁리해 볼 수만 있다면 다른 방법이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한다. 그러고 나서는 아마 그렇지 않을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한다. 어쨌든 이제 계단 맨 아래까지 내려왔고, 여러분에게 소개될 준비가 되어 있다. 위니 더 푸.

    그 이름을 처음 듣고서 나는 여러분이 지금 막 꺼내려고 하는 말을 했다.

    난 사내아이라고 생각했었는데?

    크리스토퍼 로빈이 말했다.

    나도 그랬어요.

    그럼 위니라고 부르면 안 되잖니?(위니는 여자 이름인 위니프레드의 애칭)

    위니라고 부르지 않아요.

    하지만 네가……

    위니가 아니고 위니 더 푸예요. ‘더’가 무슨 뜻인지 모르세요?

    나는 재빨리 대꾸했다.

    아, 그래, 이제 알겠어.

    나는 여러분도 무슨 뜻인지 알기를 바란다. 여러분이 들을 수 있는 설명은 이게 다니까.

    위니 더 푸는 가끔은 아래층으로 내려와서 게임 비슷한 걸 하고 싶어하고, 가끔은 난로 앞에 얌전히 앉아서 이야기를 듣고 싶어한다. 오늘 저녁처럼…….

    크리스토퍼 로빈이 말했다.

    얘기 하나 하는 게 어때요?

    내가 말했다.

    무슨 얘기?

    위니 더 푸한테 아주 재미있는 얘기 하나 해 줄 수 있어요?

    할 수 있을 거야. 위니 더 푸는 어떤 종류의 얘기를 좋아하지?

    자기에 대한 얘기요. 위니 더 푸는 그런 종류의 곰이거든요.

    아, 그렇구나.

    그러니까 아주 재미있게 하는 거예요?

    한번 해 볼게.

    그래서 나는 그렇게 해 보았다.

    옛날 옛날, 지금으로부터 아주아주 오래 전, 그러니까 지난 금요일쯤에 위니 더 푸는 어떤 숲속에서 샌더즈라는 이름 아래서 혼자 살고 있었단다.

    (크리스토퍼 로빈이 물었다.

    ‘이름 아래’가 무슨 뜻이에요?

    그건 위니 더 푸가 문 위에다 샌더즈라고 금박을 입힌 문패를 달아 놓고 그 아래에서 살았다는 뜻이야.

    크리스토퍼 로빈이 말했다.

    위니 더 푸가 확실히 잘 몰랐거든요.

    우렁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이젠 잘 알아.

    내가 말했다.

    그럼 계속할게.)

    어느 날, 위니 더 푸는 밖에 나가서 돌아다니다가 숲속 한가운데에 있는 빈터에 이르렀단다. 빈터 한가운데에는 커다란 참나무 한 그루가 서 있었는데, 그 꼭대기에서 붕붕 소리가 들려 왔어.

    위니 더 푸는 나무 밑동에 앉아서 앞발로 얼굴을 괴고 생각하기 시작했지.

    우선 이렇게 혼잣말을 했단다.

    저 붕붕 소리는 뭔가 뜻이 있는 거야. 아무 뜻도 없는데 붕붕 또 붕붕, 저렇게 붕붕 소리가 난다고 생각해서는 안 돼. 붕붕 소리가 난다는 건 누군가가 붕붕 소리를 내고 있다는 뜻이고, 내가 아는 한 붕붕 소리를 내는 단 하나뿐인 이유는 네가 바로 꿀벌이라서 그래.

    위니 더 푸는 다시 한 번 오래오래 생각해 보고 말했지.

    그리고 내가 아는 한 네가 꿀벌인 단 하나뿐인 이유는 꿀을 만들기 때문이고.

    그러더니 위니 더 푸는 벌떡 일어섰어.

    그리고 내가 아는 한 네가 꿀을 만드는 단 하나뿐인 이유는 나더러 그 꿀을 먹으라는 거야.

    그래서 위니 더 푸는 나무를 기어 올라가기 시작했단다.

    위니 더 푸는

    기어오르고

    위니 더 푸는

    기어오르고

    위니 더 푸는 기어오르고,

    그리고 위니 더 푸는

    기어 올라가면서 위니 더 푸는 혼자서

    짧은 노래 하나를 불렀어.

    이런

    노래야.

    재미있지 않아,

    곰이 꿀을 얼마나 좋아하는지?

    붕! 붕! 붕!

    벌은 왜 그럴까 몰라?

    위니 더 푸는 좀 더 위로 …… 다시 좀 더 위로…… 그리고 아주 조금 더 위로 올라갔어. 바로 그때에 푸는 딴 노래를 생각해 냈단다.

    정말 웃기는 생각이지만, 곰이 꿀벌이라면 나무 밑동에 집을 지을 거야.

    그리고 꿀벌이 곰이라면,

    우리가 이 계단을 죄다 올라가지 않아도 될 텐데.

    푸는 그때쯤엔 좀 지쳐서 불평하는 노래를 부른 거란다. 이제 거의 다 왔어. 나뭇가지에 올라서기만 하면……

    우지직!

    위니 더 푸는 3미터 아래에 있는 나뭇가지로 떨어졌어.

    아, 살려 주세요!

    그리고 그 가지에서 퉁겨 나와 6미터 아래에 있는 나뭇가지로 떨어졌지.

    내가 나무에 오르지 않았으면……

    그리고 거꾸로 뒤집히면서 설명했고.

    너도 잘 알겠지만, 내가 하려고 했던 건,

    그리고 9미터 아래에 있는 나뭇가지에 부딪혔단다.

    내가 하려고 했던 건……

    위니 더 푸는 눈 깜짝할 사이에 나뭇가지 여섯 개를 더 미끄러져 내려갔어.

    물론, 아까 그건 좀……

    위니 더 푸는 마지막 나뭇가지에 안녕을 하고, 공중제비를 세 바퀴 돌아 가시금작화 덤불 속으로 우아하게 날아들면서 결론을 내렸지.

    이게 다, 내 생각에는, 이게 다 꿀을 너무 좋아해서 생긴 일이야. 아, 살려주세요!

    위니 더 푸는 가시금작화 덤불 속에서 기어 나와서 코에 박힌 가시들을 털어 내고, 다시 생각하기 시작했단다. 처음 생각난 사람은 크리스토퍼 로빈이었어.

    (크리스토퍼 로빈은 도저히 믿어지지 않는다는 듯한 목소리로 말했다.

    나였다고요?

    그래, 너였어.

    크리스토퍼 로빈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눈이 점점 커다래졌고, 얼굴도 발그레해졌다.)

    그래서 위니 더 푸는 친구인 크리스토퍼 로빈을 찾아갔는데, 크리스토퍼 로빈은 숲의 동쪽 끝에 있는 초록색 문 뒤에서 살고 있었단다.

    안녕, 크리스토퍼 로빈.

    안녕,위니 더 푸.

    너 혹시 풍선 같은 그런 거 가지고 있어?

    풍선?

    응, 난 이리로 오면서 내내 ‘크리스토퍼 로빈이 풍선 같은 그런 걸 가지고 있을까?’ 하고 중얼거렸어. 풍선을 생각하고 그냥 말해 본 거야, 궁금해서.

    네가 말했지.

    풍선은 뭐에 쓰려고 그래?

    위니 더 푸는 누가 엿듣지 않나 해서 둘레둘레하더니 앞발을 입에 대고 정말로 나직하게 속삭였어.

    꿀!

    하지만 풍선으로 꿀을 딸 수는 없어!

    난 할 수 있어.

    그래, 넌 마침 바로 그 전날에 네 친구 피글렛네 집에서 열린 파티에 갔었는데, 거기에서 풍선을 갖고 놀았거든. 너는 원래 커다란 초록 풍선을 가지고 있었고 래빗네 친척 하나가 커다랗고 파란 풍선을 가지고 있었는데, 파티에 참석하기에는 정말이지 너무 어린 그 친척은 그만 풍선을 놔두고 가 버린 거야. 그래서 네가 초록 풍선이랑 파란 풍선을 둘 다 가지고 집에 왔지.

    네가 푸한테 물었어.

    어떤 풍선을 좋아해?

    푸는 앞발 사이에 얼굴을 묻고 아주 신중하게 생각해 보았지.

    그건 이거하고 비슷해(좋아하다비슷하다는 영어로 같은 단어를 쓴다. 크리스토퍼 로빈과 푸는 같은 단어를 저마다 다른 뜻으로 쓰고 있다:옮긴이). 네가 풍선을 가지고 꿀을 따려고 할 때에 가장 중요한 일은 누가 가까이 다가오고 있다는 걸 벌들이 눈치 채지 못하게 하는 걸 거야. 음, 네가 초록 풍선을 가지고 있으면 벌은 널 나무의 일부분이라고 생각해서 널 알아보지 못할 테고, 파란 풍선을 가지고 있으면 하늘의 일부분이라고 생각해서 널 알아보지 못할 테고, 문제는 이거야. 어느 편이 가장 비슷할까?

    벌이 풍선에 매달려 있는 널 못 알아볼까?

    알아볼 수도 있고, 못 알아볼 수도 있지. 벌들이란 전혀 종잡을 수가 없으니까.

    푸는 좀 더 생각해 보더니 말했어.

    난 조그마한 까만 구름처럼 꾸밀래. 벌을 속일 수 있을 거야.

    네가 말했지.

    그럼 파란 풍선을 가지고 가는 게 낫겠다.

    그래서 그렇게 하기로 결정이 났단다.

    그래, 너희 둘은 파란 풍선을 들고 나갔고, 혹시 무슨 일이 생길 수도 있으니까 너는 언제나처럼 총도 가지고 갔어. 위니 더 푸는 원래부터 알고 있던 진흙탕으로 가서 온몸이 새카맣게 될 때까지 뒹굴고 또 뒹굴었지. 그런 다음에 풍선을 커질 수 있을 만큼 크게 불어서 너하고 푸, 둘이서 줄을 꼭 쥐고 있다가 네가 갑자기 줄을 놓으니까 푸 베어는 하늘로 우아하게 둥둥 떠올라서 거기에서, 그러니까 나무 꼭대기보다 6미터쯤 높은 곳에서 멈췄어.

    네가 소리쳤지.

    만세!

    위니 더 푸는 아래에 있는 너한테 외쳤단다.

    너무 멋지지 않아? 내가 뭐같이 보이니?

    풍선에 매달려 있는 곰같이 보여.

    푸는 발칵 화를 냈지.

    그러니까…… 파란 하늘에 떠 있는 조그마한 까만 구름 같지 않고?

    별로 그렇게 보이지 않는데.

    아, 그래, 그렇지만 여기 높은 데에서는 다르게 보일지도 몰라. 그리고 내가 말했다시피 벌들이란 전혀 종잡을 수가 없으니까.

    하지만 위니 더 푸는 자기를 나무 가까이로 데려다 줄 바람이 한 점도 불지 않아서 그 자리에 떠 있어야 했지. 꿀이 보이고, 냄새도 맡을 수 있었지만 도대체 닿을 수가 없는 거야.

    조금 있다가 위니 더 푸가 너한테 큰 소리로 속삭였어.

    크리스토퍼 로빈!

    안녕!

    벌들이 뭔가를 의심하고 있는 것 같아!

    뭘?

    나도 모르겠어. 하지만 그 뭔가가 나한테 벌들이 의심쩍어한다고 말해 주고 있는걸!

    네가 자기들 꿀을 노린다고 생각하는 거 아냐?

    그럴지도 몰라. 벌들이란 전혀 종잡을 수가 없으니까.

    잠깐 또 침묵이 흐르고 나서 위니 더 푸가 다시 소리쳤지.

    크리스토퍼 로빈!

    집에 우산 있니?

    있을걸.

    우산을 가지고 와서 왔다 갔다 하면서 가끔씩 나를 쳐다보고 ‘쯧쯧, 비가 올 것 같네’라고 해 줬으면 좋겠어. 그렇게 하면 우리가 벌들한테 실험해 보는 속임수에 도움이 될 거야.

    그래, 넌 속으로 비웃었단다.

    미련한 곰딴지 같으니!

    하지만 넌 위니 더 푸를 너무 좋아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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