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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현의 감각: 매력적인 사람의 감각적 언어 표현에 대하여
표현의 감각: 매력적인 사람의 감각적 언어 표현에 대하여
표현의 감각: 매력적인 사람의 감각적 언어 표현에 대하여
Ebook360 pages1 hour

표현의 감각: 매력적인 사람의 감각적 언어 표현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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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out this ebook

〈벌써 일 년〉, 〈10월의 어느 멋진 날에〉, 〈아름다운 구속〉 작사가 한경혜
최고의 작사가이자 소설가인 그가 소설로 섬세하게 풀어낸 말의 질감들

의도, 상황, 상대에게 적절한 언어의 TPO!
소설 속 등장인물을 통해 들여다보는 ‘말의 표정’
이 책은 단어의 차이점을 조목조목 짚어 설명하는 책이 아니다. 소설 속 이야기를 따라가며 등장인물들이 상황과 상대와 의도에 맞게 사용하는 언어의 질감과 표현의 감각, 대화 속 언어에서 느끼는 청자와 화자의 마음을 전달하는 책이다. 이야기 속 인물들이 주고받는 말로 야기되는 갈등과 마찰, 더 진해지는 호감과 매력, 보이지 않게 상대를 배려하거나 마음 상하게 하는 말의 질감들이 바로 그것이다.
언뜻 비슷해 보이는 표현도 유심히 살펴보면 저마다의 얼굴과 표정이 있다. 미묘하게 다른 말의 표정을 알아차리면 자신의 감정을 좀 더 정련된 언어로 표현하게 되고, 이는 상호 소통에서 빚어지는 불필요한 오해를 줄이고 감정을 과함이나 모자람 없이 정확하게 표현하는 데 도움이 된다. 세심하게 고른 단어는 말의 품격을 높이고, 말하는 사람을 매력적으로 만든다. 국내 최고 가수들의 곡에 글을 입힌 한경혜 작사가가 일상의 언어를 톺아 건져 올린 표현들을 소설 속에 녹여냈다.

Language한국어
Publisher애플북스
Release dateMay 18, 2022
ISBN9791192081526
표현의 감각: 매력적인 사람의 감각적 언어 표현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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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표현의 감각 - 한 경혜

    한경혜

    대한민국 최고의 작사가, 소설가.

    드라마 ‘종합병원’의 주제가인 <혼자만의 사랑>으로 작사가의 길로 들어선 후, 브라운 아이즈, 신승훈, 김건모, 김종서, 쿨, 임창정, 박효신 등 국내 최고의 가수와 작업했다.

    1997년 <아름다운 구속>으로 SBS가요제 최고작사가상, 2001년 <벌써 일 년>으로 SBS가요제 최고작사가상과 서울가요제 올해의 작사가상을 수상했다.

    서울디지털대학교 초빙교수, 서울호서예술실용전문학교 초빙교수를 역임했고, FNC아카데미에서 강의했다.

    2004년 단편소설 《비행》으로 한국소설 신인상에 당선, 소설가로 등단한 뒤 《사랑을 잃고 나는 쓰네》(2006), 《엄마에겐 남자가 필요해》(2007), 《어쩌면 사랑》(2009), 《켈리키친》(2018), 《작사가가 되는 길》(2019)을 펴냈다.

    추천사

    다시 만나고 싶은 사람으로 기억되는 것, 매력적인 사람으로 보이고 싶은 마음. 상황과 상대에 따라 적확한 표현을 하는 것만으로도 이룰 수 있는 바람이지 않을까? 상황에 어울리는 언어, 품격을 드러나게 하는 표현, 관계에서 적당한 선을 지켜주는 존중과 배려까지, 이 책에 등장하는 소설 속 인물들을 통해 모두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오늘도 감각적인 선택으로 서로에게 무해하고 매력적인 사람으로 남을 수 있기를.

    - 윤건(가수)

    사람들을 만나지 않을수록 많은 문자가 날아온다. 이메일과 텍스트와 SNS 메시지 등을 통해 짧게 요약된 용건들이 수없이 날아온다. 형제들도 배려랍시고 되도록 짧은 메시지를 보낸다. 그러니 짧은 글을 통해 나는 보내는 사람의 지성과 인성, 행간의 의미까지 읽어내야 한다. 짧은 한두 문장에 사람의 전부가 담겨 있다고 할 수는 없을 테다. 하지만 언제부턴가 비대면 상태의 소통을 통해 나는 사람들을 판단한다. 가족이 보내는 문자도 내겐 그들의 근황을 판단하는 근거가 된다. 문자를 통해 이들이 요즘 책 한 권 읽지 않고 산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정서가 메말라가고 있다는 경보음도 듣는다. 심지어 한 동생은 오탈자를 무시하는 심성을 가지게 되었음도 깨닫는다. 요즘 내 고민은 ‘어떻게 하면 그들의 마음을 상하지 않게 이 같은 내 생각을 전할 수 있을까’이다. 이 기막힌 시점에 이 글을 읽게 되었다. 긴말이 필요 없겠다. 이 책을 통해 내 생각을 전하면 되겠다.

    - 조은(시인)

    차례

    • 1부

    말의 표정 「커피 한잔 마실까요?」

    다른 건 온도 때문이다 「나는」 * 「나도」

    관계가 달라진다 「덕분에」 * 「때문에」

    모두가 ‘네’라고 할 때 ‘아니요’라고 하면 미움받는다 「네」 * 「아니요」

    실수에 맞는 사과는 맛있다 「미안합니다」 * 「죄송합니다」

    알맞은 ‘때’는 내가 알아서 정할게요 「때」

    구별해서 입을까? 「정장」 * 「성장」

    할 필요가 있을 때만 할래 「쿨하다」

    균형을 말해줘 「청자」 * 「화자」

    뉘앙스 맛집 「진짜?」

    때로는 인격을 비추는 언어 「질문」

    구별 감별사 「정확」 * 「적확」

    비밀은 ‘행운의 편지’인가? 「너만 알고 있어」

    머리와 가슴을 같이 움직여 봐 「동감」 * 「공감」

    같은 의미, 다른 무게 「줄까?」 * 「가질래?」

    혼돈의 시대를 사는 혼동 「틀리다」 * 「다르다」

    학교와 사회를 헷갈리지 마 「최선」 * 「최고」

    영리하게 살 것인가, 영악하게 살 것인가 「영리」 * 「영악」

    사실을 포함하는 진실을 바라보기 「사실」 *  「진실」

    인연이라고 의미를 부여하는 걸 ‘썸’이라고 해 「우리」

    다른 말이 가진 상식 「아」 * 「어」

    정말 가르쳐주고 싶은 표현 「가르치다」 * 「가리키다」

    왜 참는 게 이기는 걸까요? 「참아요」

    구조적 모순 사이에서 살아남기 「반칙」 * 「변칙」

    상처받은 사람이 받아들일 때까지 「사과」

    강조하는 즐거움 「너무」 * 「매우」 * 「아주」 * 「굉장히」

    ‘원래’는 언제부터일까? 「원래」

    소유 주체는 확실히 「나」 * 「우리」

    들켜야 부끄러운 건가요? 「미안하지만」

    자주 사용하는 것 같아요 「-것 같아요」

    질문받지 않을 권리에 대하여 「애기 안 낳으세요?」

    우리 밥 먹을까요? 「밥이나 먹어요」

    다양성이 죽다 「배고파 죽겠네」

    바뀌는 대화의 물결 「왜요?」

    져준다는 것, 좋아야 좋은 것 「좋은 게 좋은 거잖아요」

    구별하면서 살래요 「성격」 * 「성질」 * 「성정」

    다 이해되는 것이 가능할까? 「이해가 안 돼」

    관점의 차이를 차별하는 건 문제다 「문제 있다」

    때로는, 따듯한 마음을 먼저 나누기로 「미안해」 * 「고마워」

    정도에 알맞게 적당히 「적당히」

    자격 없어도 되니까 구별은 합시다 「비평」 * 「비판」 * 「비난」

    호기심입니까? 걱정입니까? 「걱정돼서 그래」

    있는 그대로, 한 사람의 우주를 바라보다 「기준점」

    가치 기준의 차이일 뿐, 정답은 없으니까 「제대로」

    두려워 시작하지 않는 것, 그것이 유일한 실패 「실패」

    어디까지가 다행일까? 「다행히」

    ‘다음’은 언제나 있다 「다음」

    • 2부

    무엇이 중한데? 「순수」*「순진」

    성실한 마음은 사랑에 물을 준다 「해도 돼요?」

    ‘썸’은 질문을, ‘연애’는 행동을 만든다 「좋아해요」

    내가 먼저 「잘해줄게요」

    때로는 다른, 호감의 언어들 「낫기나 하세요」

    이왕이면 긍정 「안 돼요」 * 「돼요」

    때론 침묵이 가장 좋은 위로가 된다 「모르는 척」

    자신을 향한 손가락질 「미움의 언어」

    상대적으로 흐르는 시간 「느리다」 * 「늦다」

    눈부시도록 반짝이고 따사로운 너에게 「햇살」 * 「햇빛」 * 「햇볕」

    말을 멈춰야 할 때 「‘때’라는 것이 있어」

    내로남불의 또 다른 버전 「독설」 * 「사이다」

    중요한 건 이타적 예의 「반말」 * 「존댓말」

    사랑은 건너오는 것 「가족의 언어」

    선물처럼 삶의 의미를 건네준 사람 「돋우다」 * 「돋구다」

    고마운 마음을 표현하면 누군가는 행복하다 「추켜세우다」

    선물 「당신이 원하는 것」

    인연이 계속되면 운명이라 생각하고 싶다 「인연」 * 「운명」

    진심을 담은 마음 「양보」 * 「배려」

    기억에 불을 켠다 「켜다」

    가장 절망적일 때 떠오르는 「하필」 * 「어째서」 * 「왜」

    가지지 않으려고요 「버리는 거예요」

    인생은 매일 한 걸음씩 움직인다 「나아가다」

    이별 앞에 도착한 마음 「시작의 끝」

    말의 표정

    「커피 한잔 마실까요?」

    오늘 그녀가 직장에서 잘릴 확률은 몇 프로였을까? 이 문장으로 사람들은 짐작한다. 그녀가 직장에서 잘렸음을. 비정규직이 많은 시대이다 보니 ‘왜 잘렸을까?’ 하는 이유는 뒤로 밀린다. 그녀가 몇 살인지, 대책은 있는지, 다시 취직은 할 수 있을는지가 차례로 궁금하다.

    오늘 아침, 그녀는 어제와 같은 시간에 일어나 출근 준비를 했다. 어제와 같은 시간에 회사에 도착해선 어제와 같은 동선으로 준비실로 이동했다.

    준비실에 놓인 캡슐 커피가 떨어진 것은 우연이었을까, 필연이었을까?

    그녀는 모닝커피가 고팠다. 자연 회사 옆 건물 1층에 있는 커피 전문점을 떠올렸다. 10분이면 다녀올 수 있을 거라 믿은 게 퇴사의 원인이라고 말하지는 않겠다.

    하필 커피 전문점은 회의를 앞둔 인근 회사에서 주문한 커피 30잔을 내리느라 분주했다. 꽤 기다려야 했으나 업무 개시 시간을 넘기진 않을 거란 계산에 그녀는 기다렸다. 업무 개시 시간 2분을 넘겨 커피를 들고 자리로 돌아왔을 때 그녀는 조금 낭패했다. 그새 캡슐을 보충했는지 다른 직원들은 머그잔에 내린 커피를 마시면서 업무를 개시한 뒤였다.

    ‘포장디자인부’라는 푯말이 풍경처럼 매달려 있는 공간으로 들어가 자리에 앉는데 사무실 문이 열리고 경영이사가 그녀를 불렀다.

    강세연 씨, 좀 봅시다.

    성마른 말투와 표정에서 세연은 불안한 전조를 느꼈다. 2년 근로 계약 하여 1년 9개월 근무를 마쳤다. 성실하게 근무했고 회사 사정도 나아졌기에 다음 달엔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예비 발령을 기대했다.

    경영이사가 선택한 ‘좀 봅시다’ 네 글자는 결과를 미리 알기에 충분했다.

    강세연 씨, 커피 한잔 마실까요?

    강세연 씨, 우리 잠깐 이야기를 나눌까요?

    강세연 씨, 시간 좀 주시겠어요?

    여러 가지로 달리 말할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결과를 예측하고, 각오하고 들어오라는 말투는 주변 분위기까지 차갑게 식혔다.

    달라질 결론이 아니라고 해도 말은 달라질 수 있을 텐데. 말에 표정이 있다는 것을 왜 우린 자주 놓치는 걸까?

    다른 건 온도 때문이다

    「나는」 * 「나도」

    ‘나는 똑같은 사람이 될래.’ 하고 결심할 때 상황은 긍정적이지 않다. 눈에는 눈, 이에는 이. 이이제이를 떠올리기 쉬운 까닭이다. 상황이 긍정적이라면 ‘나도 똑같은 사람이 될래.’라고 결심할 것이다. 닮고 싶다는 의미를 내포하기에 그렇다. 세연은 주로 그렇게 구분하여 사용해 왔다.

    때로 나‘는’과 나‘도’라는 조사는 전혀 다른 온도로 사용되기도 한다.

    ‘나도 똑같이 해줘야지.’

    ‘나는 똑같이 할 수 있을까?’

    괜스레 트집이 잡혔을 때 반항하듯 되돌려 주겠노라고 ‘나도’ 결심하는 것, 그리고 선망하여 닮고 싶은 마음을 내밀하게 ‘나는’이라고 자문하는 것엔 커다란 차이가 있다.

    ‘너도 어디 한번 당해봐.’

    ‘나는 너처럼 살지 않을 거야.’

    ‘나도 저렇게 환하게 웃을 수 있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

    ‘나는 왜 이 모양일까?’

    같은 말이라도 나‘는’과 나‘도’가 다양하게 의미 변형 되듯 ‘똑같다’는 것 역시 쓰이는 온도가 다르다.

    억양에 따라서 얼마든지 다르게 해석되는 문장을 밟고 세연은 이사실에 도착했다.

    관계가 달라진다

    「덕분에」 * 「때문에」

    중소기업의 경영이사가 쓰는 사무실이라기엔 치장이 화려하고 공간도 넓었다. 겉모습에 치중한 느낌이 강했다. 경영이사는 상석에 앉아 설명할 수 없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 곤혹스러우면서도 불쾌한 기분에 휘감긴, 상충하는 감정은 서로 어울리기엔 몹시 거리가 멀었다.

    세연은 경영이사가 할 말을 짐작하며 그가 앉은 소파 맞은편에 앉았다.

    그동안 열심히 일해줘서 정규직 전환 하려고 했는데 말이죠. 커피에 그렇게 목숨을 걸고 말이죠. 회사 사정이…….

    말이 아닌 거죠. 좀 더 솔직히 말하면 고노동에 저임금으로 부려먹을 수 있는 인력이 천진데, 저 같은 늙다리는 정규직으로 발령 내기 싫은 거고요. 하필 일하겠다고 출근해선 커피부터 사러 나갔다 왔네요. 쫓아내기 딱 좋게.

    똑같은 사람이 되려고 들어온 세연으로선 경영이사의 말을 끝까지 들어주기 싫었다. 사장을 대신해 악역을 맡아야 하는 그의 곤란함을 모르는 바는 아니지만, 방법이 틀렸다고 말해주고 싶었다. 그가 위악적으로 상황을 이용하고 있는 꼴불견을 들켰다고 짚어주고 싶었다.

    강세연 씨!

    참 이상한 게 회사 매출은 오르는데 사정은 어려워져서 정규직 전환은 번번이 꺼리더라 이겁니다. 중소기업들은 하나같이 그러더군요.

    세연이 따따부따하자 경영이사는 말을 잇지 못했다.

    그래서 중소기업을 못 벗어나나 봐요.

    어허, 강세연 씨!

    커피 덕분에 저 잘랐으니 앞으로 회사에 커피는 떨어지지 않게 해주세요. 실업 급여는 받게 해주시고요.

    사장의 사촌 동생인가 누군가가 디자인 전문 회사를 창업했다는 말이 돌았다. 디자인부 자체가 없어지는 게 아닐까 하고 회사는 내내 흉흉했다. 소문을 뒤로한 채 세연은 회사 사정이 좋아졌다는 것에만 주목했다. 고용에 긍정적인 신호로 예상했다.

    중견기업이 되면 저리의 정책자금지원, 채용 인센티브, 세제 혜택 등이 사라진다. 오히려 규제는 대폭 늘어난다. 규제 없이 혜택을 받기 위해 회사는 기업 쪼개기를 하면서 직원 수 줄이기를 실행한 것이다. 기존의 정규직 직원들은 계열사 개념이 된 회사로 인사이동을 내고 있었다. 그랬으니 계약직들로선 정규직 전환은커녕 계약 연장조차 물 건너간 일이 아니겠는가.

    기왕 결정한 사항, 좋은 말로 하면 어땠을까 생각해 본다.

    "알다시피 돌발 변수가 생겼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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