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역사들은 어떻게 어학의 달인이 되었을까?
By 한형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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닉 퓨리가 세계적 난국을 극복하기 위해 흩어진 어벤저스 히어로를 찾아 한 데 모았듯, 투나미스도 ‘외국어 어벤져스’를 어렵사리 소환했다. 단지 영어나 일어, 중국어나 러시아어 등의 방법론을 듣기 위해서라기보다는 그들이 외국어라는 고지를 정복하기까지 겪었던 경험을 들려줌으로써 도전의식과,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일반인은 잘 모르겠지만, “통역대학원을 졸업했다”고 하면 외국어 실력은 묻지도 따지지도 않는다. 입학도 어렵지만 졸업도 꽤나 어렵기 때문인데, 얼마 전 강경화 장관도 외교관의 어학실력을 탓하면서 그들이 “통역사 수준까지 이르면 좋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만큼 통역사의 외국어 실력은 자타가 공인한다. 아울러 국내 통역대학원은 한국외국어대와 이화여대, 서울외국어대, 중앙대, 부산외대, 선문대 등에 있으며, 지역과 인지도를 떠나 아무나 들어갈 수 없는 곳이다.
통역대학원 교수와 현직 국제회의 통역사(동시통역사), 통역대학원 졸업생, 새내기 통역사, CNN 동시통역사는 어떻게 영어를, 일본어를, 러시아어를, 중국어 및 스페인어와 독일어를 공부했을까? 통역사들이 들려주는 외국어 정공법에 귀를 기울여 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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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역사들은 어떻게 어학의 달인이 되었을까? - 한형민
프롤로그
단행본에 소환된 어벤저스 군단
והאניה חשבה להשבר
버하아니야 / 히슈바 / (을)러히샤베이르
그러자 배는 / 곰곰이 생각했다 / 난파될 거라고
배가 산산이 부서질 것을 걱정하고 있다. 배의 마음이 감지되는 히브리어 문장이다. 동시에 이 문장은 외국어 학습이 절실히 필요하다는 점을 간접적으로 입증하는 사례이기도 하다.
이는 대한민국에서 4분의 1 정도를 차지한다는 기독교인이라면 교회나 성당에서 적어도 한 번쯤은 들어봤을 법한 성경구절의 원문이지만 의인화된 배는 아마 뇌리에서 찾기가 매우 어려울 것이다.
배경지식이 없다면 동화의 한 장면으로 넘길 성싶은 문장의 출처는 『요나(1장 4절)』이다. 개역성경은 이를 아래와 같이 옮겨놓았다.
(여호와께서 큰 바람을 바다 위에 내리시매 바다 가운데에 큰 폭풍이 일어나) 배가 거의 깨지게 된지라.
언어를 옮긴다는 것은 화자의 의도를 전달해주는 일이지만 말과 글이 이해하기 쉽다 하여 통번역이 쉽다는 보장은 없다. 말이야 통할지 몰라도 위의 경우에서처럼 옮긴이의 주관 탓에 독자나 청자는 성경이 들려주려는 오묘하고 깊은 표현(의인법)은 만끽할 수 없게 되는 경우도 있으니 말이다. 가벼운 정보교환이나 소통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외국어의 맛과 멋을 즐기고 싶다면 오늘, 아니 당장 외국어를 공부하기 바란다.
그렇다면 어떻게? 얼마만큼 독일어를 잘 해야 할까? 어느 수준까지 러시아어 실력을 높여야 할지는 본인의 의지와 목표 만큼이라면 얼추 답이 되지 않을까 싶다.
방법론이라면 수많은 전문가를 비롯하여 외국어깨나 한다는 사람이라면 자서전 내듯 한 권 이상은 낸 터라 서점에서 어렵지 않게 구할 수가 있다. 사실, 방법을 몰라 공부를 못했다면 거짓말일지도 모른다. 인터넷에 유익한 자료가 널려있고, 각종 매체가 외국어 공부에 크나큰 도움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책과 영상이 넘쳐나는데도 외국어 실력은 제자리걸음인 경우가 허다하다. 매년 초, 새해 계획에 빠지지 않는 목표로 다이어트와 외국어 정복이 상위를 차지한다는 사실이 그 방증이다. 교보문고는 출판동향 세미나(2018)에서 중장년도 영어학습법에 눈을 돌리고 있다고 분석한 바 있다.
필자도 외국어 전문가를 섭외했다. 닉 퓨리가 세계적 난국을 극복하기 위해 흩어진 어벤저스 히어로를 찾아 한 데 모았듯, 나도 ‘외국어 어벤저스’를 어렵사리 소환했다. 단지 영어나 일어, 중국어나 러시아어 등의 방법론을 듣기 위해서라기보다는 그들이 외국어라는 고지를 정복하기까지 겪었던 경험을 들려줌으로써 도전의식과,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통역사에 대해서는 몸소 체득한 지식은 아니지만, 모 통역대학원 2차 시험에서 고배를 마신 적이 있던 터라 가볍게는 알고 있다. 일반인은 잘 모르겠지만, 통역대학원을 졸업했다
고 하면 외국어 실력은 묻지도 따지지도 않는다. 입학도 어렵지만 졸업도 꽤나 어렵기 때문인데, 얼마 전 강경화 장관도 외교관의 어학실력을 탓하면서 그들이 통역사 수준까지 이르면 좋겠다
고 말하기도 했다. 그만큼 통역사의 외국어 실력은 자타가 공인한다. 아울러 국내 통역대학원은 한국외국어대와 이화여대, 서울외국어대, 중앙대, 부산외대, 선문대 등에 있으며, 지역과 인지도를 떠나 아무나 들어갈 수 없는 곳이다.
통역대학원 교수와 현직 국제회의 통역사(동시통역사), 통역대학원 졸업생, 새내기 통역사, CNN 동시통역사는 어떻게 영어를, 일본어를, 러시아어를, 중국어 및 스페인어와 독일어를 공부했을까? 통역사들이 들려주는 외국어 정공법에 귀를 기울여 보라.
외국어를 진심으로 좋아하는가?
이혜진
대한민국에서 초등학교와,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를 졸업하고 S그룹 계열사에서 사원으로 근무하다가 현실에서 돌파구를 찾고 싶어 영어를 더 파고들다 보니 통번역까지 하게 되었다.
1. 영어를 (진심으로) 좋아하는가?
전에 아는 남동생이 여자 사귀는 게 어렵다며 어떻게 접근해야 하냐고 물어보더라. 물론 중‧고등학생은 아니고 다 큰 성인인데 인기도 꽤 있게 생겼다. 게다가 연애경험도 있는 30대였다. 맘에 드는 여자가 있는데 접근하기가 어려운 건지 자초지종은 밝히지 않고 연애가 어렵다, 두렵다
며 볼멘소리를 냈다. 화술로, 돈으로, 매너로, 여성에게 환심을 살 수 있는 방법은 많지만 피상적인 이야기가 오간 뒤에 어쩔 수 없이 진실을 말해 주었다. 여자를 정말 좋아해? 진심으로 다가가야지 뭐.
남녀 사이는 첫눈에 반할 수도 있고, 밀고 당길 수도 있고, 서로 친해지는 시기도 있고, 오해도 하겠지만, 이런 저런 상황이 지나고 나면 분명해 진다. 즉, 진심이 드러난다는 이야기다. 나와 상대방이 서로 진심일 때 결혼으로도 이어질 수 있지 않겠나?
필자도 영어를 좋아한 것이 어학에 큰 보탬이 되었다. 원래 성향상 배우는 걸 좋아하기도 하지만 영어는 언어이고, 언어를 배우려면 문화도 알아야 하기 때문에 미국 드라마를 보면서 재미있게 즐겼다. ‘진심으로 좋아한다’는 건 좋은 대학에 입학하거나 높은 영어성적을 받으려고 공부하는 수준 이상을 뜻한다. 1997년도에 케이블 TV가 집에 들어오면서 미디어로 영어를 제대로 배울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앨리맥빌의 사랑만들기(Ally McBeal)」와 「섹스앤더시티(Sex and the City)」로 10대 말과 20대를 보낸 것이다.
미국드라마를 보면서 주로 봤던 포인트는 …
영어는 문화 속에서 배워야 하기 때문에 어학연수를 가는 게 제일 좋겠지만 시간과 경제적 기회비용을 생각한다면 미국드라마, 영국드라마도 가성비가 높은 효과적인 대안이 된다. 마음 가는 데 몸 가고 돈 쓴다고들 하지 않던가? 필자는 『앨리맥빌』 책과, 음반도 열심히 구매했다.
2. +1 단계로 공부하기
영어 학습은 운동과 같다. 살짝 힘들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공부를 해야 발전한다는 이야기다. 그래서 듣기와 읽기, 말하기 및 쓰기 모두 그 원칙을 지키면 유익하다. 트레이너가 스쿼트 12개씩 3세트를 하라고 하고, 마지막에 1세트 더!
할 때, 그 순간 영어근육이 만들어 진다고 생각하라. 가급적 더 빨리 자주 할수록 실력이 빨리 늘지 않겠는가? 문제는 보통 내 실력이 어느 정도인지를 가늠하기 어렵다는 건데, 그래서 리딩reading이나 리스닝listening 같은 경우는 설명을 잘 해주는 강사에게 수업을 듣는 것도 방법이다.
3. 결과를 생각하며 공부하기
미드를 보거나, 영어로 된 글(신문이나 책)을 읽을라치면 둘로 분류하면서 공부했다. 즉, Passive(수동적으로 내가 이해만 해도 되는 것) Vs. Active(실제로 내가 말하거나 글쓰기에 활용할 만한 어휘나 문장)로 나누었다는 것.
이를테면, 감사합니다!
는 Thank you,
나 Thanks
라고 해도 무방하다. 하지만 필자는 미국 드라마에서 I would appreciate it
이라는 표현을 듣고 appreciate
이라는 동사를 감사표현에 꼭 써봐야겠다 싶어 이를 염두에 두고 있었다. 그리고 기회가 될 때마다 입으로 직접 내뱉어 보았다. 원어민 강사와 이야기를 하다가 칭찬을 들었을 때 Thanks for your compliment. I appreciate it.
이라 써먹기도 했다. 참고로 appreciate은 진가를 인정하다, 어떤 일에 대해 감사하다
등의 여러 가지 뜻이 있다. 영어를 능동적으로active 공부한 것이다. appreciate
가 어렵다면, 이해하는 수준으로만 알고 넘어가도 된다. 그런 경우는 ‘수동적인passive 학습’이라고 한다.
외국어 실력을 늘리고 싶은 이를 위한 17가지 조언
오현숙
1. 외국어 학습을 위한 기본자세 : ‘피어스 법칙’
고지가 바로 저긴데 예서 말 수는 없다
일본어를 배우러 오는 학생 중에는 일본어를 배우기 시작한지 2년, 3년, 심지어는 10년이 넘는다는 학생들도 있는데, 이들 ‘왕(王)형님’들의 일본어 실력은? 놀랍게도 대부분이 초급 수준 정도이다. 이들이 일본어 학습기간이 긴데도 불구하고 그다지 실력이 늘지 않았던 까닭은 무엇일까? 여러 가지 원인을 생각해 볼 수 있겠지만, 가장 큰 원인은 역시 학생들이 도중하차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사실 10년을 배웠다는 학생도 알고 보면 6개월 정도 공부하다가는 그만두었다가는, 그 후 1년 정도 쉬었다가 이래선 안 되지, 다시 시작해야지
하면서 다시 시작하고, 또 다시 중단하고……와 같은 ‘시작과 중단의 반복’이라는 악순환을 거듭한 경험자인 것이다. 그래서 『초급 일본어……』교재 앞부분만 시커멓게 손때가 묻어 있고 나머지는 새하얗게, 깨끗하고 청결하게 남아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런 식으로는 평생을 공부해도 ‘도루나무아미타불!’이라는 것은 두말하면 잔소리!
이 같은 문제는 비단 일본어 학습에 한정된 것이 아니라 모든 외국어 학습과 관련되는 문제라고 생각하는데, 이런 문제를 방지할 수 있는 것이 바로 ‘피어스(뚫은 귀에 하는 귀걸이) 법칙’이다. 여성들, 요즘은 남성들도 많이 귀에, 심지어는 코, 혀, 배꼽까지도 구멍을 뚫는데, 이 경우 구멍이 완전히 형성되려면 사람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약 1년 정도는 빼지 말고 계속 귀걸이를 하고 있어야 한다. 도중에 귀걸이를 빼고 오랫동안 그대로 있으면 구멍이 도로 막혀버리기 때문이다. 만일 다시 피어스를 하려고 하면 다시 새롭게 구멍을 뚫어야 한다. 그러나 1년 정도 계속해서 귀걸이를 하고 있으면 구멍이 완전히 뚫어지게 되어 그 후에는 귀걸이를 몇 년 동안 하고 있지 않더라도 구멍은 여전히 남아 있게 되는 것이다. 단지 귀걸이를 할 때 귀가 조금 아플 따름이다.
일본어학습(외국어학습)도 이와 마찬가지다. 일본어를 처음 시작해서 자신의 몸에 완전히 배게 될 때까지(이 기간은 학습자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계속하지 않으면 대부분은 잊어버리고 만다. 그리하여 중단했던 공부를 다시 시작할 경우에는 예전에 학습했던 것을 반복해야 하는 슬픈 역사(?)가 형성되게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외국어(일본어)를 자유자재로 구사할 수 있을 때까지는 공부를 중단하지 말지어다. 외국어는 쓰지 않으면 귀가 막히고, 입이 녹슬어버린다는 사실을 죽을 때까지 잊지 말지어다.
2. 슬럼프기(정체기) 극복 방법
내가 보지 못하는 사이, 내가 느끼지 못하는 사이에도 외국어 실력은 끊임없이 늘고 있습니다.
외국어(일본어)를 공부하다 보면 어느 정도는 눈에 띄게 향상하다가 어느 순간에서 전혀 실력이 늘지 않을 때가 있다. 모든 학습자들이 이런 ‘정체기, 슬럼프기’를 겪는다. 그래서 난 역시 일본어하고는 거리가 멀어!
하며 중도하차하는 학생도 숱하게 많다. 하지만 ‘정체기나 슬럼프기’ 때도 실력은 향상되고 있다는 것을 깨달아야한다. 다만 실력이 향상되는 것을 감지하지 못할 뿐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자. 그러므로 ‘정체기, 슬럼프기’는 ‘잠재적 발전기’라고 말할 수 있다. ‘잠재적 발전’이 누적되면 어느 새인가 부쩍 업그레이드되어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정체기, 슬럼프기’라는 시련의 시기를 슬기롭게 넘어야만 드높은 정상에 도달하는 기쁨을 누릴 수 있다.
3. 현지에서 생활하고 있는 것과 똑 같은 환경을 만들어라!
외국어 공부를 할 때 가장 이상적인 방법은 그 나라에 가서 생활하며 배우는 것이다. 그 나라 언어 환경에 100% 노출되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 대다수는 사정상 현지에 갈 수가 없다. 그렇다면 현지에 못 가는 사람은 성공할 수 없다는 것일까? 물론 아니다. 우리에게 성공의 가능성을 시사하는 사례가 있다. 속칭 ‘순수 국내파’의 성공기를 두고 하는 말이다. 즉, 현지에서의 생활 경험은 물론이거니와, 그 나라에 어학연수조차 가 본 적이 없는데 마치 원어민native speaker처럼 언어를 유창하게 구사하는 사람들 말이다. 이들에게 뭔가 특별한 비법이 있었던 것일까? 비법이라면 현지에 있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