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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킵용 야옹이와 비스킵 야옹이
스킵용 야옹이와 비스킵 야옹이
스킵용 야옹이와 비스킵 야옹이
Ebook176 pages1 hour

스킵용 야옹이와 비스킵 야옹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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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out this ebook

고양이 영상을 보는 것만큼 짜릿한 일은 없다.
특히나 더는 고양이가 존재하지 않는 세상에선 말이다.


이 세상에서 플로라가 고양이보다 좋아하는 건 없다.

그리고 고도로 발달한 알고리듬인 '창공'은 그녀가 좋아하는 영상을 정확히 척척 제공해 준다.

무한하다고 봐도 될 고양이 영상의 향연 속에서 플로라는 꽤 만족하며 살아간다. 관짝 같은 금속 부스에서 살고 있는데도 말이다. 인간 생존자라면 누구나 구덩이 속에 있는 이런 부스에서 살아가니, 서러울 건 없다.
모든 게 평화롭던 플로라의 삶. 언제나처럼 고양이 영상을 보던 그녀의 귀에 갑자기 명백히, 너무나도 진짜 같은 '야옹' 소리가 들린다.
가상의 세계에 익숙한 자는 어떤 식으로 진짜를 마주해야 할까?

Language한국어
Release dateSep 17, 2023
ISBN9781637931509
스킵용 야옹이와 비스킵 야옹이
Author

Ithaka O.

https://ithakaonmymin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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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킵용 야옹이와 비스킵 야옹이 - Ithaka O.

    1

    창공은 플로라가 뭘 사랑하는지 정확히 알고 있었고, 플로라는 그래서 창공을 사랑했다.

    페르시아, 노르웨이, 샴. 이제는 사라진 별별 나라들의 별별 숏헤어와 롱헤어. 가능한 모든 조합의 줄, 점, 선, 그리고 회오리 무늬를 만들어 내는, 아름답고 폭신해 보이며, 아마도 냄새가 좋을 털. 즉, 고양이. 플로라가 고양이보다 사랑하는 건 이 세상에 없었다.

    창공은 이 사실을 알기에, 아카이브에서 온갖 고양이 영상을 뽑아다가는 플로라에게 최고의 부분들만 보여주기 위해 재편집을 했다. 고양이들은 벌레를 보고 채터링을 하거나, 장난감을 쫓거나, 주인이 행복한 질식 상태에 절반쯤 도달할 때까지 꾹꾹이를 해댔다.

    처음부터 이랬던 건 아니었다. 그러니까, 십 년도 전, 플로라가 처음으로 자신만의 창공 계정을 지정받았을 때 말이다. 그 옛날 옛적에, 그녀는 몇몇 영상들을 스킵해야만 했다. ‘아빠는 고양이가 싫다고 하셨어. 하지만 그는 이제 내 고양이의 노예!!!’ 같은 제목의 영상들이었다.

    말이 되는가?

    플로라는 고양이를 싫다고 하는 사람들과는 아무 연관도 있고 싶지 않았다. 가상 세계를 통해서, 시공간을 가로질러서도. 그러니까, 저들은 백 년 전에, 즉 인간들이 두 개, 혹은 심지어 그 이상의 침실이 포함된 집을 소유하던 현실에 존재하고, 플로라는 지금 여기에, 즉 6인용 관짝(그런 게 존재한다면)의 모양과 크기를 띤 공간에 존재하고 있더라도 말이다.

    아니 대체, 말이 되느냐, 이 말이다. 어쩜 그럴 수가 있지? 그렇게나 많은 걸 소유하고서도 고양이를 싫어할 여유가 필요하다니. 영상 제목을 저딴 식으로 짓는 것만 봐도 얼마나 무례한 인간들인지 알 수 있었다.

    하지만 아무래도 좋았다. 그런 시행착오의 시기는 지났다. 플로라가 그런 쓰레기 영상들을 두세 번 스킵하자, 창공은 말귀를 알아들었다. ‘고양이를 싫어하는 괴물들은 사절? 오케이.’

    이게 바로 고급 알고리듬 아니겠는가? 창공은 인간들이 알고리듬을 최대치로 지능적이게끔 만든 결과물이었다. 그러니까, 그 인간들이 대부분 죽기 전에 말이다. 백 개의 ‘좋아요’와 ‘싫어요’를 입력하면, 창공은 그 어떤 살아 숨 쉬는 것보다도 당신을 더 잘 알 수 있었다. (‘것’이라 함은, 살아 숨 쉬는 인간을 뜻했다. 인간만이 몇몇 이끼, 버섯류, 그리고 원시적인 바다 식물을 제외하면 유일하게 남은 살아 숨 쉬는 것이었으니까.)

    플로라는 허리까지 닿는 엉망진창이며 무거운 덩어리 같은 자기 머리카락을 휙 젖혔다. 그러고는 눈을 비볐다. 유일한 광원인 화면의 블루라이트 때문에 눈이 아팠다. 고양이들을 만지고, 그들과 함께하고, 좀 더 가깝다고 느끼고 싶은 열망에 자신이 점점 더 화면 가까이 기어갔었다는 것을 깨닫고, 플로라는 한 발짝 정도 뒤로 물러나 앉았다.

    그녀의 주의가 분산되는 것을 감지하자마자, 창공은 속도를 높였다. 좀 더 빠른 컷, 더 많은 움직임! 고양이들아, 놀아라, 놀아, 부스의 플로라를 즐겁게 해줘!

    그래, 맞다. 부스.

    6인용 관짝을 묘사하는 공식 용어가 ‘부스’였다. 부스만이 그녀가 집이라 부를 수 있는 것, 그녀가 온전히 소유하는 전부였다.

    한쪽 끝, 그러니까 머리 쪽이라고 할 만한 부분에서는 화면이 빛을 내뿜고 있었다. 그것은 지금 활동 과잉인 야옹이들을 더욱 많이 보여주고 있었는데, 이들은 귀엽고 멍충스러운 일들을 벌였다. 한 고양이가 보이지 않는 적에게 주먹질을 하는 듯 보인다든가, 다른 야옹이가 등장해서 드러눕고는 주인에게 배를 문질러 달라고 한다든가, 또 다른 녀석이 나타나 동료 고양이를 문다든가, 하면서 말이다. 이는 플로라의 눈길이 화면을 떠날 때면 창공이 보이는 표준적 반응이었다. 그녀의 주의를 집중시키려고 발버둥 치는 거였다.

    하지만 플로라는 잠시 화면을 무시했다. 그러자 창공은 즉시, 크게 야옹대는 고양이들을 보여주었다. 하지만 그래도 그녀는 부스의 반대쪽을 흘끗 보았다.

    부스의 발끝 부분인 그곳에는 매트가 있었다. 플로라는 그 매트에 신물이 났다. 그건 애들을 위한 체육 수업이란 게 있던 이전 세기의 중학교 체육관에나 존재해야 할 물건이었다. 아무리 오래도록 앉아 있느라 엉덩이가 아파도, 그녀는 저것 위에 앉고 싶진 않았다. 저것에선 오래된 땀 냄새가 났다. 물론 그녀 자신의 땀 냄새였지만, 그래서 뭐? 오래된 땀 냄새를 좋아하는 사람이 어딨다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양이 영상을 보지 않을 때면 플로라는 저 매트에 누워 있었다. 아, 그리고 추가로: 움직이지 않는 상태로 한 번에 4시간이나 화면을 뚫어져라 본 사람으로부터 창공이 요구하는 의무적 스트레칭을 하지 않을 때도. 이는 창공이 사용자들의 웰빙을 보장하는 방식이었다. 사용자더러 스트레칭을 하라고 상기시키는 음성 프롬프트와 부스에 탑재된 움직임 모니터링 시스템을 통해서였다.

    4시간이 지났습니다.라고 어느 권위적인 할머니가 말을 꺼낼 터였다.

    구덩이 거주자들은 그녀를 ‘창공 마님’이라고 불렀다. 그녀는 절대 손주들이 ‘할매’ 같은 애칭을 쓰도록 내버려 두지 않을 듯한 그런 할머니처럼 들렸고, 세상에 맙소사, 만약 반말이라도 한다면 큰일이 날 것 같았다. 아마도 어깨까지 오는 은발 머리를 꼼꼼하게 빗질해서는 영구적으로 쪽을 지어 두었겠지.

    스트레칭할 시간입니다.라고 그녀는 그 영원토록 위엄 있는 목소리로 말할 터였다. 마치 영구히 존재해 왔던 것처럼.

    하지만 그럴 리야 없었다. 플로라가 듣기로, 이 스트레칭 상기 프롬프트는 그녀가 태어나기 얼마 전에야 시작됐다고 했다. 그러니까, 이십 년 전에 말이다. 그리고 구덩이가 존재한 지는 백 년이 되었다. 그러니 창공 마님은 영원한 존재일 수가 없었다. 사람들이 아무리 그것은 인간이 아닐 거라고 추측하더라도 그랬다. 아마도 알고리듬이 만들어 낸 목소리일 터였다. 수많은 인간의 목소리를 조합하고 평균화시킨 무언가. 그런 것에게 시간이란 존재하지 않았다. 그것도 영원하다고 볼 수 있나? 무기물임으로써 세월의 영향을 받지 않는 것?

    아무튼, 만.약.에. 그 목소리가 진짜 사람의 것이라면, 플로라는 이 할머니가 절대 실크 따위는 입지 않을 사람이라고 상상했다. 비실용적이라고 나무라겠지. 양모 아니면 면, 그게 이 마님이 자주 택하는 직물일 것 같았다. 향수 같은 건 쳐다보지도 않겠지. 막대형 비누 냄새만 날 거야. 아무리 돈이 많더라도 그럴 거야. 검소함이란 단지 강요되는 삶의 방식이 아니라, 철학이니까.

    그러고 보니, 창공 마님의 음성 프롬프트가 고양이 영상을 멈출 시간이 얼추 된 것 같았다. 플로라는 그 목소리를 좋아하지 않았다.

    그래서 자동 음성 프롬프트 없이도 약간의 스트레칭을 했다. 간단한 거였다.

    4자 자세: 등을 대고 누워 발바닥을 바닥에 평평하게 댄 뒤, 왼발을 오른쪽 허벅지에 얹고, 오른발을 바닥으로부터 든다. 반대쪽 반복.

    개구리 자세: 네 발로 바닥에 엎드리고서 무릎을 어깨너비보다 넓게 벌리되 발가락은 바깥을 향하게 하고, 자세 유지.

    나비 자세: 등을 곧게 하고 바닥에 앉되, 발바닥은 서로 맞댄다. 그러고는 양 무릎을 옆으로 벌린다.

    서서 하는 자세는 없었다. 서는 것은 선택 사항이 아니었다. 부스의 천장이 너무 낮아서 그랬다.

    10분 정도 바닥에서 스트레칭을 한 후, 플로라는 갈색 금속 바닥에 웅크린 자세로 돌아갔다. 바닥은 그녀 본인의 체열로 따뜻했지만, 땀에 찌든 매트보다야 나았고, 부스가 언제나 플로라의 움직임을 주시하고 있음을 상기시키는 알고리듬 할머니의 독재적인 목소리보다는 특히나 나았다.

    그녀는 화면의 고양이들에게 집중했다. 녀석들은 방금 막 그 작은 발들로 찬장을 연 터였다. 그러고는 몇 미터 떨어져 있는 주인 모르게 내용물을 뒤지고 있었다. 주인이 산더미 같은 쿠션 위에서 잠에 곯아떨어져서 그랬다.

    저 주인, 그리고 그와 비슷한 자들을 떠올리며 플로라는 ‘배은망덕한 놈들’이라고 생각했다. ‘저들이 자기네가 가진 것에 감사할 줄 알았더라면, 내가 여기 있지 않았을지도 몰라.’

    플로라에게는 쿠션이 없었다. 단 하나의 쿠션도 없었단 말이다. 담요나 두꺼운 옷도 없었다. 그녀가 입고 있는 거라곤 속옷, 그리고 팬티와 바닥 사이에서 추가적인 레이어로 기능하고 있는 긴 티셔츠뿐이었다. 그 티셔츠는 한때 흰색이었으나, 지금은 추상화의 상태에 도달 중이었다. 진흙이며 먼지를 얇은 싸구려 캔버스에 던져 만든, 그런 추상화.

    20년 평생의 대부분을 고양이 영상을 보며 보냈는데 어떻게 추상화에 대해 알 수 있느냐고? 왜냐하면 아주 어린 시절에 ‘추상 예술’이라 불리는 그 쓸모없는 것들을 본 적 있기 때문이었다. 플로라의 취향이 완전히 형성되기 전에, 창공이 보여줬던 영상들이 있었다.

    하지만 그때 그 시절에도, 어린 플로라는 이러저러한 거대 도시의 현대 미술관이란 곳에서 말도 안 되게 넓은 공간을 차지한 텅 빈 캔버스에 찍힌 몇 개의 점 때문에 감동받을 정도로 무식하진 않았다. 방문객들의 숨죽인 목소리와, 점들에 향하는 그들의 어리둥절해하면서도 경건한 눈길들은 어린 플로라의 속을 뒤집어 놓았다. 그녀는 당장에 그 영상들에 ‘싫어요’를 눌렀고, 창공은 두세 번 더 비슷한 시도를 한 끝에 (플로라가 그림을 싫어하는지, 거대한 박물관을 싫어하는지, 인류 전반을 싫어하는지 알아내기 위해) 절대 다시는 현대 미술에 대한 영상을 보여주지 않았다.

    그다음에는 장대한 풍경, 교육물, 그리고 1인칭 슈팅 게임 스트리밍의 시대가 도래했다. 플로라의 좋음과 싫음을 알아내기 위해 과거 문명들의 별의별 기억들이 수백만 년 치의 영상 푸티지 형태를 띠고 테스트물로 사용되었다.

    창공의 설계자들은 끝이 다가올 것을 알고 있었다. 그들은 인구 과잉과 오염이 결국에는 이런 부스들로 생존자들을 몰아넣을 것임을 알았다. 부스들은 쓰레기 매립지와 독성 폭발로부터 멀리 떨어진 수 킬로미터 깊이의 구덩이 속에서 서로의 위에 얹히고 얹히거나 서로의 옆에 쌓이고 쌓일 터였다. 설계자들은 상황이 좋아질 때까지 인류의 집단정신을 살려두려면 기억을 살려두는 수밖에 없다고 결론지었다. 그러지 않으면 사람들은 고대의 통조림 음식으로 연명하며, 부스라고 부르지 않았더라면 분명 관짝이라고 불렸을 공간에 갇혀 있는 바람에 (게다가 냄새마저 산 채로 관짝에 묻힌 듯했으니) 미칠 터였다.

    그래서 풍경이며, 교육물이며, 1인칭 슈팅 게임 스트리밍이 존재하는 거였다. 플로라의 이웃 몇몇은 그런 영상들을 매우 즐겨 보았다.

    플로라는 그러지 않았지만.

    그런 영상들은 인류가 슈팅 게임 같은 걸 그토록 좋아하지 않았더라면 그녀가 갈 수 있었을지도 모를 곳과 할 수 있었을지도 모를 일들을 떠올리게 했다. 그래서 그녀는 고양이 영상을 봤다. 현실 도피를 하려고. 그래도 본인의 동기를 제대로 알긴 안다, 이 말이었다.

    보라. 얼마나 황홀한 생명체들인가? 고양이가 멸종하기 전에 인간들이 이렇게나 많은 영상을 생산한 게 얼마나 다행인가! 이리 귀여울 수가. 이리 생기 있고, 그야말로 이 세상이 잃은 가장 귀여운 생명체……

    야옹.

    플로라는 자세를 고쳐 앉았다. 화면에는 새로운 고양이들이 등장한 상태였다. 눈이 노란 검은고양이 하나와 짙은 회색의 거대한 메인 쿤이었다. 하지만 둘 중 어느 녀석도 야옹거리고 있진 않았다. 후자가 전자를 아무 소리 없이, 고양이 특유의 우아한 방식으로 그루밍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야옹.

    또 소리가 나네. 플로라는 주위를 둘러보았다. 화면은 인류가 스스로를 구덩이로 몰아넣기 이전에 발달시켰던 가장 고급 기능들을 자랑했으나, 거기에 달린 스피커들 외에 다른 물리적 스피커 없이 서라운드 사운드를 가능케 할 역량은 없었다.

    이 ‘야옹’은 창공이 재편집한 영상의 형태로 과거로부터 온 것이 아니었다. 이건 너무 가까이에서, 너무 진짜로 발생한 현상이었다. 고막을 건드린 음파의 낯선 성질이 그 점을 말해주었다.

    부인할 수 없었다. 이 고양이는 여기 있었다. 바로 여기—

    야옹.

    플로라는 화면 앞의 수직 통기관을 뚫어져라 바라보았다. 그녀의 깡마른 팔 두께인 그 기다란 파이프 때문에 그녀는 화면의 가장 우측 부분을 볼 수 없었다. 가끔은 그게 미칠 듯이 짜증 났다. 영상 속 고양이가 화면의 바로 그 부분이 보여주는 틈새로부터 뭔가를 꺼내려고 할 때면 특히 그랬다.

    플로라가 관을 제거하지 않는 유일한 이유는 질식사하고 싶지 않기 때문이었다. 그건 아마도 괴로울 거였다. 또한 그녀가 사는 부스 단지의 같은 줄에 사는 다른 사람들을 죽일 권리가 그녀에겐 없었다. 물론 사람들이 필터되지 않은 공기를 좀 마신다고 해서 바로 죽는 건 아니었지만, 지속적인 노출이 인간 건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아무도 몰랐다.

    하지만 야옹 소리는 저기서 온 거였다. 관 안에서.

    저…… 저…… 저기요?

    말을 내뱉은 즉시, 그녀는 자기가 얼마나 머저리처럼 들리는지 알아차렸다.

    ‘야아아아옹’이라고 고양이가 답했다. 누군가가 녀석의 울음에 반응을 보여서 마음이 놓이는 듯했다.

    너…… 너, 내가 생각하는 그거니?

    또 이러네. 맙소사. 만약 이게 고양이라면, 인간의 언어로 답할 리가 없는데.

    플로라 앞에서는 창공이 영상을 엄청난 속도로 바꿔대고 있었다. 무작위로 색과 소리를 토해내는 것이, 마치 발작을 일으키는 것 같았다. 하지만 그녀는 창공이 이렇게 성질내는 꼴을 거의 눈치채지 못했다. 모든 감각은 통기관의 중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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