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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스터 - Prophet 10권
마이스터 - Prophet 10권
마이스터 - Prophet 10권
Ebook197 pages1 hour

마이스터 - Prophet 10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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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out this ebook

가상현실 성인게임을 전문으로 스트리밍 하던 한지우는 우연히 한 후원자가 보낸 쪽지를 받게 된다.
한지우는 그 쪽지의 링크를 클릭한 후 정신을 잃고, 다시 깨어나보니 게임에서와 같은 시스템 창을 얻는다.
이후 시스템 창을 이용해 그저 하루하루 쾌락에 빠진 삶을 즐기던 와중 우연히 한 뉴스를 보게 된다.
\"생존과 야생?\"
목표가 없이 지내는 것에 무료함을 느끼려던 찰나 보게 된 생존과 야생 모집 뉴스.
본능적으로 그것에 끌리게 되고 작은 삶의 목표가 되어 정신없이 빠져들게 된다.
그리고 30인의 후보 중 1인으로 생존과 야생에 참여한 한지우.
그곳에서 알게 된 충격적인 사실들과 앞으로 닥쳐올 미래와 맞닥뜨린다.

Language한국어
PublisherWHISTLE BOOK
Release dateNov 2, 2020
ISBN9791132778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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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이스터 - Prophet 10권 - 플라 우드

    1. 1부(62)

    그러니까 우리가 이제 인간이 아니다?

    그렇다고 봐야겠죠. 적어도 저와 형은요.

    믿기 힘들다는 듯이 자꾸만 되묻는 주진태의 태도는 충분히 이해가 갈 만했다. 나 역시 처음 받아들이는 데 시간이 걸렸으니 주진태가 믿지 못하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그리고 이제 외계 문명에 대한 침략을 우리 둘이서 막으라는 거고?

    음… 반은 맞고 반은 틀려요. 앞으로도 계속 동료가 늘어갈 테니까요.

    그러니까… 지금 당장은 너와 나뿐이라는 말이네.

    네.

    이게 무슨… 내가 지금 꿈을 꾸고 있는 거냐?

    아니요. 현실이에요.

    내가 단호하게 주진태의 질문에 대답하자 순간 말문이 막힌 주진태가 나를 바라본다.

    넌 이미… 알고 있었던 거고?

    그렇죠. 얼마 되지는 않았지만요.

    내 말에 기가 막힌다는 듯 헛숨을 삼키던 주진태가 입을 열었다.

    그래서 처음에 혼자 생존해 보겠다 한 거냐?

    그것도 있었지만 뭐, 진짜 혼자 지내보고 싶었던 것도 사실이에요.

    …고생했다.

    네. 감사합니다.

    그래서 이젠 어떻게 할 예정이야?

    일단 TJ부터 처리를 해야겠죠.

    그리고 어비스 필드와 코어, 크랙에 대해서 설명해 줬다. 갑작스레 변한 TJ와 이동걸에게 들은 믿기 힘들었던 거대 멧돼지의 이야기. 거기다 들개 무리와 모든 이야기를 풀어놓자 고개를 끄덕이기 바빴다. 특히 내가 자꾸 섬을 돌아다닌 이유를 이제야 알겠다는 듯 머리를 툭 치는 주진태였다.

    그랬구나. 그 크랙이라는 것 때문이었어.

    네. 다행스럽게도 방송 때문에 돌아다니는 걸로 다들 이해해 주셔서 움직이기 편했죠.

    참 나, 말은 쉽게도 하네. 혼자서 장하다, 진짜.

    하하, 뭐…….

    그럼 내가 일부러 TJ를 공격할 구도를 만들지 않았어도 너는 TJ를 제거해야겠네?

    나를 탓한다기보다도 장난기가 조금은 묻어나는 주진태의 표정이었다. 내가 미소 지으며 입을 열었다.

    제거…라기보다는요. 죽일 생각은 없어요. 아마 제압한 뒤에 코어만 어떻게 처리하면 될 겁니다. 형이 명분을 챙겨준 덕분에 오히려 더 모양새가 좋아 보이는 건 있죠.

    흠… 하긴 어비스 에너지 때문이라고는 하지만 그 새끼는 죽는 것보다 감옥에 처박혀서 고생 좀 해야 돼.

    TJ를 떠올리며 이를 가는 주진태에게 말을 건넸다.

    어쨌거나 지금까지 이야기는 대충 다 설명해 드렸어요. 자세한 건 서울 가서 이야기 나누죠. 그리고 이제 획득하신 능력 말인데…….

    천천히 상태창과 스킬들, 인벤토리에 대해 설명해 주었다. 다만 내가 상대의 정보를 읽을 수 있다는 점은 감추었다. 굳이 지금 나불거릴 필요는 없을 것 같았다. 그런데 내가 말하는 내용과는 사뭇 다른 이야기가 주진태의 입에서 나왔다.

    내 눈에 보이는 상태창은 네 말과는 다르게 꽤나 단출한데?

    그래요?

    어. 근력, 민첩, 체력, 마력, 정신력. 다섯 개뿐이야. 그리고 스킬 아래에는 생활 스킬이라는 건 없고 전투 스킬이라는 것뿐이네.

    흠…….

    그렇게 상태창을 한참 뒤적거리던 주진태가 한쪽 구석을 바라보다 손가락으로 톡 건들자 내 눈앞에 푸른 창이 떠올랐고 읽어보니 주진태의 상태창이었다.

    어? 어떻게 하셨어요?

    상태창 구석에 사람 모양이 두 개 그려진 아이콘이 있어서 눌러봤지. 보여?

    네. 흠…….

    정말 주진태의 말대로 간소한 정보창이었다. 이름, 키, 몸무게, 그리고 직업이 가장 상단에 떠올라 있었다. 그리고 신체 탭과 정신 탭은 사라지고 하나의 스테이터스라는 항목이 생겨서 그 아래에 근력, 민첩, 체력, 마력, 정신력, 다섯 가지의 스탯만이 보여지고 있었다.

    그리고 스킬들 역시 생활 스킬은 없고 전투 스킬만이 떠올라 있다. 상태 이상도 확인이 가능했다. 하지만 품과 체질은 찾을 수가 없었다. 이건 원래 주진태가 둘 다 갖고 있지 않기에 표시되지 않는 건지, 원래 표시가 되지 않는 건지는 아직 판단하기 힘들었다. 주진태에게 일일이 설명해 주니 고개를 끄덕이며 입을 열었다.

    내게 보이는 내용하고 완전히 같네.

    그렇군요. 흠… 전 그런 아이콘은 전혀 없는데.

    아냐. 내가 보기엔 너한테 이 기능은 차라리 없는 게 낫다.

    왜요?

    지금이야 너하고 나뿐인 데다 네 주변엔 다들 널 따르는 사람들뿐일 테지만 나중에 모든 사람들이 이런 능력을 갖게 된다면 함부로 보여줘선 안 될 것 같다. 특히 체스의 킹이나 다름없는 너는 더 유의해야 돼.

    먼 이야기긴 하네요.

    그렇긴 하지, 후…….

    한숨을 쉬며 하늘을 바라보는 주진태에게 다가가 오랜만에 발동하는 소생 스킬을 사용했다. 그러자 내 손에서 흰 빛이 뿌려지며 주진태의 허벅지에 끼얹어졌고 주진태의 표정이 사뭇 달라진다.

    상태 이상이 사라졌네?

    네. 제가 갖고 있는 스킬 중 하나예요. 사실 더 일찍 써 드리려고 했는데…….

    아냐. 무슨 말인지 이해한다. 흠… 스킬이란 게 꽤나 유용하구나. 이거, 나도 게임을 좀 해보고 그럴 걸 그랬네. 내 정보도 잘 이해가 안 간다.

    사실 주진태가 베타테스터가 되면서 큰 도움이 되리라 생각했다. 거기다 혼자서 활동한다는 묘한 고독감이 약간은 해소되는 듯싶었지만 주진태는 게임에 대해서 1도 관심이 없는 사람이었다. 당분간은 스스로 정보창을 이해하는 데 시간을 줘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천천히 배운다 생각하시면 되죠. 아직은 시간도 넉넉하고요.

    알았다. 시간이 너무 지체되는데 슬슬 돌아가자.

    네. 아, 그리고 잘 아시겠지만…….

    안다. 함부로 이야기하지 않으마.

    네. 부탁드릴게요.

    부탁은 내가 할 처지지. 이젠 진짜 남이 아니잖아?

    이야기를 나누며 마음의 여유를 되찾은 주진태가 미소를 그리며 내게 손을 뻗었다. 그리고 나 역시 씨익 웃으며 그 손을 마주 잡고 작게 흔들었다.

    앞으로 잘 부탁합니다, 리더.

    아휴, 무슨 존댓말이세요.

    흐흐, 난 나쁘지 않은 것 같은데?

    캠프로 향하는 나와 주진태는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다 초커를 회수하고 드론을 땅에서 꺼내는 걸 잊지 않고 모닥불로 향했다.

    갈 길이 멀다. 빨리빨리 걸어.

    어느새 태양의 끄트머리가 산 너머로 넘어가고 있었다. 협상이 끝나고 숲으로 진입하기 시작한 TJ 일행은 가장 뒤에서 따라오는 한두리와 라미현의 걸음이 점점 느려지면서 이동이 늦어지자 결국 선두로 보내 앞장세운 채 걷고 있었다. 그리고 일행으로 받아들이겠다는 말은 무색하게도 한두리와 라미현의 양손은 뒤를 향해 넝쿨로 묶여있었다. 그리고 그 넝쿨의 끄트머리는 권경민이 쥐고 있었다.

    만지지 마!

    뒤에 따라붙은 채 한두리를 재촉하는 권경민이 은근슬쩍 한두리의 엉덩이를 쓰다듬는다. 한두리는 몸을 털면서 뒤돌아보며 소리를 질렀지만 권경민은 느물느물하게 웃으며 입을 열었다.

    새삼스럽게 왜 이러시나. 거기서도 꽤나 벌려줬을 거면서. 어째, 좋았냐? 그 새파란 놈보단 내가 더 잘할 텐데, 흐흐.

    TJ! 붕어 대가리 같은 새끼야, 진태 오빠하고 한 약속은 벌써 잊어버렸냐?!

    그러자 뒤에서 관심 없다는 듯 하품하던 TJ가 귀를 후비며 대꾸했다.

    아니, 니들 몸에 손대지 않겠다는 건 나뿐이었는데?

    그딴 개소리가 통할 것 같아?! 분명히 네 일행도 포함한다는 조건이었어!

    아후, 시끄러. 원래 이런 성격이었냐? 확 깨네. 경민 씨, 캠프까지만 참아.

    TJ의 말에 아쉬워하는 기색이 차오르던 권경민은 마지막 TJ의 말에 표정이 밝아진다. 캠프에선 무슨 짓을 해도 넘어가겠다는 어조였기에 내심 기대를 하는 것 같았다. 정말 보잘것없는 능력들이었지만 그래도 자신이 강압적으로 밀어붙인 행군에 잘 따라와 준 녀석들이었다. 뭐라도 보상을 해줘야 할 필요는 있었기에 TJ가 권경민에게 말하자 금광훈은 흥분된 기색으로 입을 열었다.

    저, 저도…….

    금광훈이 붉어진 얼굴로 TJ에게 다급하게 입을 열자 TJ는 귀찮다는 듯 손을 휘저으며 입을 열었다.

    아, 그래요. 알아서들 해. 근데 일단 이동부터 하자고. 이렇게 걸어서 언제 돌아갈 거야?

    물, 물론이죠. 빨리 가야죠, 흐흐.

    실실 웃음을 흘리며 라미현의 뒤로 다가간 금광훈이 라미현의 등을 밀었다. 워낙 가녀린 체구라 나풀거리며 쓰러지려 하지만 재빠르게 손에 쥐고 있던 넝쿨을 당기자 얼굴부터 쓰러지지는 않았다.

    어서 일어나. 빨리 걸어.

    …….

    바닥에 주저앉아 있던 라미현은 무릎이 조금 까져 핏방울이 맺혔지만 신음 한번 흘리지 않은 채 조용히 바닥에서 일어나 앞으로 걸어가기 시작한다. TJ는 뒤에서 그 모습을 바라보며 휘파람을 불면서 뒤를 따르고 있었다. 벌써 산기슭을 지나 휴식을 취했던 개울가 주변에 다다르고 있는 TJ 일행이었다.

    미리 동쪽으로 이동하며 처리해 뒀던 수풀들이기에 이동하는 TJ 일행의 앞으로 길이 나있었다. TJ는 눈치채지 못했지만 어비스 필드의 활동성이 떨어지기 시작하며 섬의 식물들의 생장이 원래대로 돌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오히려 그 점이 호재로 작용해 그들의 이동 속도는 한지우 캠프의 예상보다 빨랐다. 하지만 그 이점은 TJ 일행뿐만 아니라 한지우에게도 적용된다는 사실을 여전히 눈치채지 못하는 TJ였다.

    나도 갈 거라고!

    모닥불로 돌아온 나와 주진태는 재빠르게 추적할 사람들과 캠프를 지킬 사람들을 나눴다. 나는 김지연을 데려가는 게 좋겠다는 입장이었지만 주진태는 김지연과 배유빈을 캠프에 두고 이동걸을 데려가자는 의견을 내놓은 참이었다.

    벌떡 몸을 일으킨 김지연이 씩씩거리며 주진태를 노려본다. 처음엔 주진태에게 꽤나 예의를 갖추던 김지연이지만 아니나 다를까, 감정이 격해지니 그런 건 아랑곳하지 않는 모습을 보인다. 물론 시간이 지나면서 더 편해진 건 있었을 터다. 한편 주진태 역시 기분이 상한다는 표정보다는 이미 김지연의 성격을 알고 있다는 듯 표정의 변화가 없었다.

    그럼 유빈이는 어떻게 하려고? 데려가자는 소리는 아닐 테고. 캠프에 혼자 두자는 말인가?

    그러자 김지연이 이동걸에게 시선을 돌리다 다시 주진태에게 고개를 돌리며 입을 열려던 순간이었다.

    이동걸을 두고 가자는 말을 하려나 본데 침착하게 다시 한번 생각해 봐. 이미 반나절 이상 거리가 벌어진 상황인 데다다 추적하는 데 체력이 꽤 소모될 거야. 거기다 아무리 지우가 합류했다곤 해도 인원 수에서 차이가 나는 상황이야. 이동걸을 두고 가긴 힘들다.

    이익…….

    조곤조곤 말로 김지연을 압박하는 주진태를 보면서 고개를 끄덕일 뻔했다. 김지연은 종종 막무가내인 모습이 보였는데 난 그런 모습도 보기 좋았기에 웃으며 넘겼지만 주진태는 아닌 것 같았다.

    김지연은 이를 악물고 주진태를 노려보았고 주진태도 눈을 피하기는커녕 김지연을 바라보고 있었다. 나는 너무 격화되려는 언쟁에 박수를 치며 사람들의 시선을 모았다.

    자, 다툼은 됐고요. 유빈 씨.

    네. 네?

    갑자기 자신을 바라보며 이름을 부르는 내 목소리에 화들짝 놀라면서 배유빈이 나를 쳐다본다.

    어떻게 하고 싶어요? 우리 따라오고 싶어요?

    지우야.

    그래, 유빈이는…….

    주진태와 김지연이 입을 열자 나는 잠시 손을 들어 올리며 입을 막았다. 그러자 주진태와 김지연은 다시 입을 다물었다.

    어…….

    자신의 거취 문제가 저렇게 다툴 정도인가 생각하던 배유빈이 어색하게 주진태와 김지연을 바라보다 내게 고개를 돌리며 말문을 열었다.

    그냥… 저 혼자 있어도 될 것 같은데요.

    무섭지 않겠어요?

    무섭긴 하겠지만… 설마 저 노리겠다고 다시 캠프를 습격하겠나 싶기도 하고… 오히려 따라가는 게 더 겁이 나서…….

    알았어요. 먹을 건 넉넉하게 있어요?

    염장해 둔 고기가 좀 있으니까요.

    여전히 나와 제대로 눈도 못 마주치며 중얼거리듯 말하는 배유빈이었다. 내가 고개를 끄덕이고는 주진태와 김지연, 이동걸을 바라보며 턱끝으로 배유빈을 가리키며 말했다.

    당사자가 저렇게 말하니까 유빈 씨만 캠프에 두고 나머지 다 가는 방향으로 하죠.

    지우야.

    주진태가 내 말에 다시 날 부르며 몸을 내게 기울인다. 주진태의 눈빛은 무언의 메시지를 보내고 있는 것 같다. 아무리 TJ 일행과 머릿수가 차이가 난다지만 둘을 데리고 가는 것과 셋을 데리고 가는 건 차이가 난다. 주진태는 날 염려하는 기색이 강했다.

    하지만 나는 걱정 말라는 듯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알았다는 듯 주진태 역시 고개를 끄덕일 때였다. 김지연이 불퉁한 목소리로 투덜거린다.

    둘이 뭐야, 대체. 뭐, 있지? 나 촉 겁나 좋아.

    있기는 뭐가 있어요. 큼, 아무튼 이렇게 넷이서 가는 걸로 결정이네요.

    자신의 의견이 받아들여져 조금은 기분이 풀린 듯 보이지만 여전히 나와 주진태를 번갈아 보면서 게슴츠레한 눈빛을 보내는 김지연이었다.

    나야 좋기는 하지만… 뭔가 찝찝해.

    찝찝하면 가서 씻고 와요.

    내가 적당히 대꾸하자 김지연은 오히려 정색하며 날 새삼스럽다는 듯 바라본다. 하지만 주진태와 이동걸은 농담을 잘 안 하던 내가 갑자기 장난스레 대꾸하자 피식거리며 날 한번 쳐다본다. 오히려 두 사람이 내 농담에 웃었다는 점이 더 놀랍다는 듯 주진태와 이동걸을 바라보던 김지연이 허탈한 목소리를 내뱉는다.

    소외감 느끼네.

    그게, 아버지가 이런 농담을 좋아해서. 내가 왜 변명을…….

    주진태와 이동걸은 나와 김지연의 모습을 보며 작은 미소를 짓고 있었다. 조금은 긴장돼 보이던 이동걸이 여유를 찾아가는 건 나쁘지 않았다.

    큼, 그럼 슬슬 일어나죠. 이미 꽤 거리가 벌어졌을 거예요.

    바닥에서 엉덩이를 떼고는 장비를 확인하며 입을 열었다. 주진태와 이동걸 역시 자리에서 일어나 주변을 정리하며 장비를 챙겼고 김지연이 어느새 다가와 배낭을 건네주자 양팔을 넣었다. 그리고 천천히 뒤돌아보자 주진태와 이동걸이 김지연의 뒤로 다가와 있었고 배유빈은 모닥불 곁에 서서 손을 다소곳이 모은 채 우리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럼 출발하죠. TJ가 이동한 곳이 이쪽이라고 했죠?

    어.

    내 말에 고개를 끄덕이는 세 사람을 바라보며 몸을 돌려 숲 앞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그리고 차분히 주변을 돌아보고는 헌터 센스를 발동시키며 자연스럽게 몇 가지 조건을 떠올렸다. 그러자 예상대로 흔적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그런데 흔적의 색상이 달랐다.

    ‘붉은색?’

    처음으로 나타난 색상에 흥미가 생겼다. 그리고 정보를 받아들여 보니 TJ로 추정되는 어비스 오염체의 흔적이라는 정보가 머릿속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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