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버 라이닝
By Ithaka 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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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out this ebook
생존자의 죄책감이란 별의별 형태로 나타난다.
이를테면 장례식 손님으로 말이다.
케빈 랄터는 아내의 죽음이 자기 탓이라고 생각한다. 그녀가 마지막 숨을 거두기 전에 저 위 구름 사이에서 누군가를 만났다는 건 까맣게 모른다. 그 미스터리한 자와의 예기치 않은 만남을 케빈은 감당할 수 있을까?
Ithaka 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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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preview
실버 라이닝 - Ithaka O.
1
위에서, 아니 사방에서 매미가 끝도 없이 울어댔다. 녀석들은 미칠 듯이 뜨거운 태양 아래 싱그러움을 잃은 짙은 녹음의 깊은 곳에서 도사렸다. 그 와중에 케빈의 손에는 장례식 전보다 더 무거워진 듯한 유골함에 담긴 에밀리가 들려 있었다.
어쩌면 이 무게는 그의 정신이 치는 장난이리라. 고통에 처한 신체는 정신 또한 고통에 빠뜨리니까. 몇 가닥 안 되는 회색 머리카락은 그의 두피에, 검은 양복 재킷 아래 입은 흰 셔츠는 등과 가슴에, 그리고 양복바지 밑의 사각팬티는 엉덩이에 악착같이 달라붙어 있었다. 마치 몸을 구성하는 모든 입자들, 그리고 보호라는 미명 아래 그 몸을 감싸 안은 모든 입자들이 늘 케빈 곁에 있다는 걸 입증하려고 혈안이 되어 있기라도 한 것 같았다. 언제까지나 자기들 존재를 알림으로써, 또한 이 어려운 시기에 함께하며 조의를 표함으로써 위로해주려는 것처럼 말이다. 사실 오늘의 문제들은 에밀리만 살아 있었더라면 간단히 해결되었을, 아니, 애초에 존재하지도 않았을 문제들인데.
하지만 그녀는 죽었다.
그리하여 케빈은 지난 두어 시간 동안 들이마신 터무니없는 양의 향수에 진이 빠져있었다. 에밀리가 ‘케빈 같은 부류’와 결혼함으로써 상상조차 할 수 없는 범죄를 저지르기 전까지는 속해 있었던 바로 그 ‘우리 쪽 사람들’이라고 일컬어지는 작자들이 이런 자리에 오면서도 뿌려댄, 바로 그 향수 때문에 말이다.
작은따옴표 속 발언은 겉으로만 예의를 차리는 먼 친척들의 입에서 나온 말이었다. 아까 전에 그들이 문 바로 바깥, 빛으로 가득한 공간에서 쑥덕거리는 동안 케빈은 문 바로 안쪽, 코너를 끼면 나타나는 어둠 속에 서 있었다. 그들은 케빈이 이렇게나 자그마하며, 관리가 안 되어 있는 교회를 고른 게 얼마나 마땅치 않은지를 여과 없이 드러내고 있었다. 무려 자기네 친척의 장례식인데! 아니, 아니지. 그보다는, 태생이 태생인지라 예전에는 자기네 친척이었지만, 그런 대단한 행운을 ‘사랑’이라는 말랑말랑하며 만질 수 없고 쓰잘데기 없는 미친 감정 때문에 내던진 여자의 장례식이라고 해야 하겠지.
바로 이 친척들 때문에 케빈은 답답한 교회에서 뛰쳐나와 마찬가지로 답답한 바깥의 열기를 택했던 것이다. 그들, 그리고 향수 악취를 풍기는 다른 많은 조문객들 때문에.
적어도 백여 명이 오간 장례식이었다. 에밀리의 언니와 오빠는 죽은 피붙이의 평판을 구원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