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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걷기 with Susie : 프랑스 편: 문화지능을 높여주는 책읽기
책걷기 with Susie : 프랑스 편: 문화지능을 높여주는 책읽기
책걷기 with Susie : 프랑스 편: 문화지능을 높여주는 책읽기
Ebook464 pages2 hours

책걷기 with Susie : 프랑스 편: 문화지능을 높여주는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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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선택하여 읽고 작가의 일생과 그들이 살았던 시대와 문화를 이해하는데 6개월, 동시에 방문할 곳과 장소, 그리고 여러 가지 상황을 고려한 일정을 짜는데 약 3~4개월, 확인하고 재확인하는데 2~3개월 정도 걸렸으니 최소한 1년 이상은 필요한 프로젝트였다.
에펠탑이나 보고, 몽마르트르 언덕을 거닐며 루브르 박물관과 오르세 미술관을 휘~이 둘러보는 여행과는 다른 여행이어서 더욱 시간이 많이 걸렸다.

인상파 화가들과 친했던 작가들의 인생을 보면 오르세와 루브르에서 꼭 확인하고 싶은 그림들도 많았다. 거의 프랑스를 일주하는 여정이기에 몇 번이고 확인을 거듭하지 않으면 일정 자체가 어그러질 것 같아 더 힘겨운 준비 과정이었다. 간단한 의사소통이 될 수 있는 프랑스어를 병행하는 일도 중요했기 때문에 빠뜨릴 수 없었으며 그 고생의 보람은 현지에서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을 때 느낄 수 있었다.

힘들더라도 그날그날 느꼈던 것들을 간단하게 정리하는 시간을 가졌고 찍은 사진들을 날짜별, 작가별, 도시별로 정리하는 일도 빼놓지 않았다. 이번 프랑스 문학 책걷기는 문학가들의 작품 내용을 먼저 맛보기로 설명해 두었다. 그 다음에는 문학가들의 일생을 간단하게 중요한 사건 중심으로 소개하였는데 그 인생을 통해 새롭게 알게 된 사실이나 재미있는 에피소드 정도로 정리하였다.

마지막 부분에는 책걷기한 내용을 진솔하게 표현하였다. 가장 강렬한 인상을 주었던 장면이나, 깨닫게 된 점 등을 중심으로 솔직한 감정을 털어놓았다. 그리고 도시명, 지명, 인명, 건물명 등은 프랑스어 발음에 충실하도록 표기하였다. 프랑스의 근대와 문학을 문화적으로 인지하는데 도움이 되기를 바라면서 프랑스 책걷기를 시작한다.

출판사 서평

책소개
책걷기를 시작하다
라는 제목의 글을 처음 쓴 것은 2010년이었다. 초등학생인 딸과 함께 미국 근대 문학을 읽고, 그 문학 작품을 쓴 작가들의 일상과 그들이 살았던 시대와 문화를 직접 체험하자는 의미에서 시작한 \'책걷기\'였다. 2012년 라는 책을 완성하면서 네 분의 한국 문화가를 중심으로 한 책걷기도 소개했었다. 내가 주장하는 \'책걷기\'는 \'문화지능으로 책읽기\'를 가리키는 신조어이다 쉽게 풀이한다면 \'책 속으로 직접 들어가 작가들과 함께 걷는 경험\'을 의미한다.

많은 분들이 읽어보시고 칭찬도 해주었고, \'책걷기\'란 단어가 참 좋다고 하는 분들도 있었다. 어떤 분은 미국 근대문학 편은 경제적으로 너무 부담이 되어 실제적 도움이 안 된다는 비판도 하였다. 그러나 \'책걷기\'는 무작정 앉아서 읽는 책읽기를 강요하는 것이 그리 효과적이지 않다는 사실을 강조한다. 논술에 좋다고, 토론에 도움이 된다고 억지로 읽는 책은 그때뿐이다. 진정한 책읽기는 단 한 권이라도 읽고 감명을 받고, 감동을 느껴서 자신의 인생을 살아가는데 조금이라도 보탬이 된다면 그것으로 족하다. 책읽기란 자체에 의미를 두지 않고 책읽기를 통해 다른 목표를 달성하고자 하는 것은 정작 읽는 사람에겐 크게 감동을 주지 못한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교육적으로 문화지능을 높이는데 책읽기만큼 효과적인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또한 책걷기만큼 즐거운 책읽기는 없다는 사실이다.

문화지능을 말하다
문화지능은 왜 중요한가? 다문화시대가 도래했다고, 혹은 글로벌 시대에 살면서 다른 문화, 다른 인종, 다른 가치관 등을 폄하하지 않는 것을 강조하는 요즘이다. 그러나 인류의 역사, 사회, 정치, 철학이 다문화가 아니었던 적은 없었다. 단지 승자의 문화, 정복자의 문화가 우월한 문화로 인식되고, 그 우월한 문화를 강제적으로 이식해왔다는 것이 커다란 과오이자 끔찍한 비극들을 생산해왔다는 것뿐이다. 따라서 문화지능은 서로 다른 문화를 있는 그대로, 가감 없이 서로 잘 수용하는 능력을 의미한다. 나의 정체성을 인정하며, 남의 역사와 철학, 경제, 정치, 문화를 융합시킬 수 있는 지능이 바로 문화지능이다. 이런 측면에서 문화지능은 21세기 글로벌 시대에서 가장 필요하고, 전 세계에서 절실하게 요구하는 지능이다.

문화지능향상, 책읽기의 도움을 받다
책읽기가 어떻게 문화지능을 높여주는가? 책을 읽으면 시간과 공간적 제약을 초월하는 경험을 한다. 2013년, 대한민국에서 살면서 1800년대의 영국 문화를 체험하게 하는 가장 편리하고, 제일 경제적인 방법이 책이다. 15세의 빨간 머리 앤이 될 수 있고, 천덕꾸러기에서 \'아가씨\'로 변신하는 코제트도 될 수 있다. 분단 국가에서 살면서 미국 시민혁명에 참여하는 일도 가능하고, 독일의 관념론이 지배했던 사회도 경험할 수 있다. 책읽기처럼 간편하고 가격대비 \'착한\'방법은 없다. 이 \'착한\'방법을 조금 더 심화하고 조금 더 질적 감동을 느끼게 하는 책읽기 방법이 바로 \'책걷기\'이다. 책의 내용, 줄거리는 물론 책의 시대적 배경과 역사를 포함하여 글쓴이의 생각과 문화까지 직접 경험하게 하는 것이 책걷기이다. 이런 책걷기는 문화지능을 극대화시키는 가장 효과적인 책읽기 방법이다.

\'책읽는 부모\'로 재촉하다
논술이나 토론을 위한 책읽기가 아니라 인생을 바꾸고 가치관을 확립하며, 더 나아가 올바른 인성을 가꾸는 책읽기를 부모부터 실천해야 한다고 여겨진다. 책 읽는 부모들이 많아진다면 책 읽는 아이들도 저절로 많아질 것이다. 부모를 닮아 길러진 책읽기 습관을 가진 아이들은 책을 사랑 할 것이고 책을 사랑하는 아이들이 많아진다면 자녀교육에 대한 걱정도 문제가 없을 것이다. 2011년 영국 방문 중 만났던 한 엄마가 아이에게 나이를 속이라고 말하는 장면을 목격했다. 무료티켓을 나눠주는 나이로 말이다. 그러나 박물관 앞에서 거짓말을 강요하는 엄마와 다니면서 그 아들이 배울 것은 많아 보이지 않는다. 이런 식의 여행은 어느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질 않는다. 다른 문화를 체험하고 자기의 문화와 통하는 폭넓은 사고는 이렇게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래서 영어만 잘한다고 글로벌 리더가 되는 것이 아니다. 다른 문화에 대해 얼마나 심도 있게 접근하고 이해하여서, 자신의 문화 속에 녹여내어 새로운 지평을 만들어내는 능력이 있느냐에 달려있다. 이런 능력이 문화지능이고, 이런 문화지능이 높은 사람이 글로벌 리더가 될 수 있다고 믿는다. 따라서 책걷기는 단순한 독서 여행이 아니다.

프랑스 작가로 마음을 굳히다
어느 때인가 뮤지컬 을 관람했었다. 얼마나 감동적이었는지, 다 끝나고도 자리에서 일어날 수 없을 정도였고, 박수는 멈춰지지가 않았다. 이를 계기로 프랑스 문학에 대해 관심이 생겼다. 뮤지컬의 영향인지, 여중생이니 딸마저도 을 읽겠다고 덤볐다. 그러나 위고의 화려한 문체와 방대한 지식이 담겨있는 은 한 장 넘기기가 절대 쉽지 않다. 조금 읽기 시작한 딸이 헷갈려 했다. 프랑스 역사를 배경으로 한 시대물인데 영어로 된 뮤지컬을 먼저 봤으니 그럴 만도 한 일이다. 게다가 책의 분량을 보고 기겁을 했다. 요약본 정도야 쉽겠지만 원작 을 끝까지 읽어내는 일은 웬만한 내공 없이는 어려운 일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을 읽는 일은 집중력이 대단히 좋은 어른도 쉽게, 그리고 빨리 읽기가 힘겹기 때문이다. 이런 일을 계기로 프랑스 문학 작품들을 같이 읽는 것은 어떨까 제안을 했다. 딸도 흔쾌히 동을 해주었다.

책걷기에 들어갈 책을 고르다
나 스스로 프랑스 문학에 대해 별로 아는 바가 없다며 지내왔었다. 영미문학을 좀 더 가깝게 접할 수 있어서 그랬던 것 같다. 그런데 곰곰히 따져보니 내가 아는 프랑스 문학이 제법 많은 걸 알았다. 을 시작으로 ,, 등 제법 많은 작품들이 떠올랐다. 하지만 엄마인 나의 취향만을 고지할 수는 없었고, 중학생인 딸의 상황이나 기분을 무시할 수 없어서 내용과 주제를 먼저 고려했다. 줄거리가 너무 복잡하다거나 고난이도의 사랑이는 제외! 문학사적으로도 중요하면서 프랑스 소설로서의 명성도 으뜸인 와 은 어쩔 수 없이 1차 탈락 대상이 되었다. 두 번째로 고려한 것은 분량이었다. 아무리 탁월한 작품이라고 해도 딸이 읽어내기에 어려움을 호소하는 작품은 과감하게 배제하였다. , 등이 분량의 문제로 제외된 대표작들이었다. 마지막 고려 대상은 주제와 분량이 적당해도 흥미를 유발하지 못한 작품이거나 주제와 분량이 조금 과해도 꼭 필요한 작품들을 선별하
Language한국어
Publisher이엘 북스
Release dateMar 11, 2018
ISBN9791195007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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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ook preview

    책걷기 with Susie - 홍 지연

    저자소개

    홍지연 Hong, Jiyeon

    이화여자대학교 학부와 대학원을 졸업하였다. 영국 에든버러대학교에서 케너스 킹 Kenneth King  교수와 학력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논문으로 대학원 과정을 마쳤다. 그 후 옥스퍼드대학교 교육학과에서 유네스코 자문위원이자 지도교수인 콜린 브록 Colin Brock 박사와 함께 비교교육학적 안목을 넓혔고, 한국교육을 다양한 시각으로 비교 분석하여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유럽과 북미교육은 물론 세계화 교육에 대한 보다 깊이 있는 비교 연구를 위해 미국 하버드대학교 교육대학원에서 박사후과정과 방문학자의 자격으로 수학했다. 한국으로 돌아와 왕성하게 활동을 시작한 홍지연 박사는 현재 경님대학교 교수로 재직중이며, 이엘리서치 교육개발원 원장으로 한국 교육의 발전을 위해 힘쓰고 있다. Education in East Asia, 아이의 영재성을 찾아주는 책읽기 방법, 아이의 영재성을 길러주는 두뇌음식, 책걷기, 이젠 문화영재다 등 다수를 저술하였으며, EBS 화제의 인물, EBS 생방송 부모 등에 출연하여 교육에 관심 있는 대한민국 학부모들에게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책걷기’를 시작하며

    <책걷기>라는 제목의 글을 처음 쓴 것은 2010년이었다. 초등학생인 딸과 함께 미국 근대 문학을 읽고, 그 문학 작품을 쓴 작가들의 일상과 그들이 살았던 시대와 문화를 직접 체험하자는 의미에서 시작한 ‘책걷기’였다. 2012년 <이젠 문화영재다>라는 책을 완성하면서 네 분의 한국 문학가를 중심으로 한 책걷기도 소개했었다. 내가 주장하는 ‘책걷기’는 ‘문화지능으로 책읽기’를 가리키는 신조어이다. 쉽게 풀이한다면 ‘책 속으로 직접 들어가 작가들과 함께 걷는 경험’을 의미한다.

    많은 분들이 읽어보시고 칭찬도 해주었고, ‘책걷기’란 단어가 참 좋다고하는 분들도 있었다. 어떤 분은 미국 근대문학 편은 경제적으로 너무 부담이 되어 실제적 도움이 안 된다는 비판도 하였다. 그러나 ‘책걷기’는 무작정 앉아서 읽는 책읽기를 강요하는 것이 그리 효과적이지 않다는 사실을 강조한다. 논술에 좋다고, 토론에 도움이 된다고 억지로 읽는 책은그때 뿐이다. 진정한 책읽기는 단 한 권이라도 읽고 감명을 받고, 감동을 느껴서 자신의 인생을 살아가는데 조금이라도 보탬이 된다면 그것으로 족하다. 책읽기란 자체에 의미를 두지 않고 책읽기를 통해 다른 목표를 달성하고자 하는 것은 정작 읽는 사람에겐 크게 감동을 주지 못한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교육적으로 문화지능을 높이는데 책읽기 만큼 효과적인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또한 책걷기 만큼 즐거운 책읽기는 없다는 사실이다.

    문화지능은 왜 중요한가? 다문화시대가 도래했다고, 혹은 글로벌 시대에 살면서 다른 문화, 다른 인종, 다른 가치관 등을 폄하하지 않는 것을 강조하는 요즘이다. 그러나 인류의 역사, 사회, 정치, 철학이 다문화가 아니었던 적은 없었다. 단지 승자의 문화, 정복자의 문화가 우월한 문화로 인식되고, 그 우월한 문화를 강제적으로 이식해왔다는 것이 커다란 과오이자, 끔찍한 비극들을 생산해왔다는 것 뿐이다. 따라서 문화지능은 서로 다른 문화를 있는 그대로, 가감 없이 서로 잘 수용하는 능력을 의미한다. 나의 정체성을 포함한 나의 문화를 버리지 않으면서 남의 문화를 이해하고, 남의 정체성을 인정하며, 남의 역사와 철학, 경제, 정치, 문화를 융합시킬수 있는 지능이 바로 문화지능이다. 이런 측면에서 문화지능은 21세기 글로벌 시대에서 가장 필요하고, 전 세계에서 절실하게 요구하는 지능이다.

    책읽기가 어떻게 문화지능을 높여주는가? 책을 읽으면 시간과 공간적 제약을 초월하는 경험을 한다. 2013년, 대한민국에서 살면서 1800년대의 영국 문화를 체험하게 하는 가장 편리하고, 제일 경제적인 방법이 책이다. 15세의 빨간머리 앤이 될 수 있고, 천덕꾸러기에서 ‘아가씨’로 변신한 코제트도 될 수 있다. 분단 국가에서 살면서 미국 시민혁명에 참여하는 일도 가능하고, 독일의 관념론이 지배했던 사회도 경험할 수 있다. 책읽기처럼 간편하고 가격대비 ‘착한’ 방법은 없다. 이 ‘착한’ 방법을 조금 더심화하고 조금 더 질적 감동을 느끼게 하는 책읽기 방법이 바로 ‘책걷기’이다. 책의 내용, 줄거리는 물론 책의 시대적 배경과 역사를 포함하여 글쓴이의 생각과 문화까지 직접 경험하게 하는 것이 책걷기이다. 이런 책걷기는 문화지능을 극대화시키는 가장 효과적인 책읽기 방법이다.

    2011년 영국 방문 중이었다. 셰익스피어 생가와 박물관 앞에서 어떤 한국 엄마가 어린 아들을 다그치고 있었다. 혹시 누가 물어보면 무조건 넌 5살이라고 대답하라는 내용이었다. 그냥 척 봐도 7-8살은 되어 보이는 사내 아이였다. 5살 이하는 무료 관람이기 때문인 것 같았다. 영국의 문화는 가족 단위 관람객에게 유리한 조건들을 많이 제공하고 있다. 그런데도 공짜로 입장하려는 이 엄마의 태도를 보며 화가 났다. 한국에서 영국까지 자녀를 데리고 여행 올 정도면 그래도 경제적으로 여유 있는 가족일 것이다. 뭔가 자녀에게 배움의 기회를 주고 싶은 욕구도 강한 엄마라고 생각된다. 물론 경제적 부담을 감수하고 어렵게 왔을 수도 있다.

    그러나 박물관 앞에서 거짓말을 강요하는 엄마와 다니면서 그 아들이 배울 것은 많아 보이지 않는다. 이런 식의 여행은 어느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질 않는다. 다른 문화를 체험하고 자기의 문화와 통합하는 폭넓은 사고는 이렇게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래서 영어만 잘한다고 글로벌 리더가 되는 것이 아니다. 다른 문화에 대해 얼마나 심도 있게 접근하고 이해하여서, 자신의 문화 속에 녹여내어 새로운 지평을 만들어내는 능력이 있느냐에 달려있다. 이런 능력이 문화지능이고, 이런 문화지능이 높은 사람이 글로벌 리더가 될 수 있다고 믿는다. 따라서 책걷기는 단순한 독서 여행이 아니다.

    어느 때인가 뮤지컬 <레미제라블>을 관람했었다. 얼마나 감동적이었는지, 다 끝나고도 자리에서 일어날 수 없을 정도였고, 박수는 멈춰지지가 않았다. 이를 계기로 프랑스 문학에 대해 관심이 생겼다. 뮤지컬의 영향인지, 여중생인 딸마저도 <레미제라블>을 읽겠다고 덤볐다. 그러나 위고의 화려한 문체와 방대한 지식이 담겨있는 <레미제라블>은 한 장 넘기기가 절대 쉽지 않다. 조금 읽기 시작한 딸이 헷갈려 했다. 프랑스 역사를 배경으로 한 시대물인데 영어로 된 뮤지컬을 먼저 봤으니 그럴 만도한 일이다. 게다가 책의 분량을 보고 기겁을 했다. 요약본 정도야 쉽겠지만 원작 <레미제라블>을 끝까지 읽어내는 일은 웬만한 내공 없이는 어려운 일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레미제라블>을 읽는 일은 집중력이 대단히 좋은 어른도 쉽게, 그리고 빨리 읽기가 힘겹기 때문이다. 이런 일을 계기로 프랑스 문학 작품들을 같이 읽는 것은 어떨까 제안을 했다. 딸도 흔쾌히 동의를 해주었다.

    나 스스로 프랑스 문학에 대해 별로 아는 바가 없다며 지내왔었다. 영미 문학을 좀 더 가깝게 접할 수 있어서 그랬던 것 같다. 그런데 곰곰이 따져보니 내가 아는 프랑스 문학이 제법 많은 걸 알았다. <몬테크리스토백작>을 시작으로 <아르센 뤼팽>, <좁은 문>, <여자의 일생>등 제법 많은 작품들이 떠올랐다. 하지만 엄마인 나의 취향만을 고집할 수는 없었고, 중학생인 딸의 상황이나 기분을 무시할 수도 없었다. 우선 내용과 주제를 가장 먼저 고려했다. 줄거리가 너무 복잡하다거나 아니면 약간 고난이도 사랑 이야기는 제외시켰다. 문학사적으로도 중요하고, 프랑스 소설로서의 명성도 으뜸인 <마담 보바리>와 <여자의 일생>은 어쩔 수 없이 1차 탈락 대상이 되었다. 두 번째로 고려한 것은 분량이었다. 아무리 탁월한 작품이라고 해도 딸이 읽어내기에 어려움을 호소하는 작품은 과감하게 배제하였다. <레미제라블>, <목로주점> 등이 분량의 문제로 제외된 대표작들이었다. 마지막 고려 대상은 주제와 분량이 적당해도 흥미를 유

    발하지 못한 작품이거나 주제와 분량이 조금 과해도 꼭 필요한 작품들을 선별하는 일이었다. 이런 이유로 <에밀>과 <테레즈 라캥>은 시간이 조금걸려도 또 내용이 좀 껄끄러워도 강행하였다.

    이런 과정을 거쳐서 11권의 작품과 문학가를 선정하였는데, 딸에게 분량과 내용 때문에 가장 어려웠던 작품은 아무래도 루소의 <에밀>이었고, 주제나 상황을 이해하기 힘들어했던 작품은 지드의 <좁은 문>과 졸라의 <테레즈 라캥>이었다. 위고의 <웃는 남자>, 발자크의 <고리오 영감>, 상드의<소녀 파데트>, 베른의 <80일간의 세계일주>, 르블랑의 <아르센 뤼팽>시리즈, 지오노의 <나무를 심은 사람>은 안정적인 속도로 또 흥미를 가지고 읽을 수 있었다. 아주 힘들어하는 <에밀>은 내가 조금씩 이야기해 준 부분도 있었고, <좁은 문>과 <테레즈 라캥>은 그 때의 시대적 상황과 사상적인 배경들을 쉽게 풀어 설명해주기도 했다.

    처음부터 책걷기를 목표로 프랑스 문학 작품들을 읽은 것은 아니었다. 11권의 책들을 읽다보니 자연스럽게 프랑스 문화에 관심이 생겨났다. 딸은 바게트가 프랑스 빵이고, 거위간으로 요리하는 푸아그라가 최고급 프랑스 요리라는 사실에 신기해했다. <소녀 파데트>의 배경이 되는 베리 지방에 대해 궁금증이 생겼고 <몬테크리스토 백작>의 집이 있는 샹제리제 거리도 직접 보고 싶어 했다. 이렇게 생겨난 프랑스에 대한 호기심과 관심은 책들을 읽으면서 증폭되었다. 작품들을 읽으면서 딸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고, 서로 질문도 하면서 재미있는 시간이 저절로 생겨났다. 아마 이 시간이 제일 값진 시간이었는지도 모른다. 아무튼 다 읽고 보니 의도하지도 않았는데, 프랑스 문학의 사상적 계보에 따라 마치 작가와 책을 선정한 것 같이 똑 떨어지는 구성이 되었다. 계몽주의 루소에서 부터 낭만주의 작가인 위고, 뒤마, 상드, 발자크를 거쳐 사실주의와 자연 주의를 통과하는 베른, 졸라, 도데를 지나 추리소설의 대가 르블랑과 새로운 문학적 지평을 연 지드와 생태철학을 근간으로 하는 지오노까지 대단히 훌륭한 결과가 되었다.

    그러나 흔히 들어서 알고 있는 <어린 왕자>나 <이방인>과 같은 현대 문학을 제외시키는 것이 못내 마음에 걸렸다. 그렇지만 딸에게 현대 문학은 내용적으로도, 또 철학적으로도 쉽지 않은 작품들이라 망설여지기도 했다. 딸에게는 생텍쥐페리, 카뮈, 보부아르, 사강의 작품들은 간단하게 줄거리와 작가들을 소개하였다. 함께 책을 읽거나 토론하기에는 조금 버겁다고 느껴졌기 때문이다.

    많이 망설이고, 또 머뭇거렸다. 프랑스 문학을 따라 책걷기를 하는 것이 너무 좋은 문화지능을 높이는 프로젝트이긴 하지만 시간적으로도, 경제적으로도 대단히 부담스러웠기 때문이었다. 언제가 될지 알 수 없지만 언젠간 프랑스 책걷기를 반드시 하리라 생각하고 계획만이라도 먼저 짜놓자는 결론에 도달했다. 각 작가들을 중심으로 일생을 찾아 보고, 평전도 읽으면서 맨 처음에는 가야 할 곳들을 무작정 적어본 후, 그 다음에 반드시 가야만 하는 의미 있는 장소, 그리고 무작정 가고 싶은 곳 등등으로 구별하여 정리를 했다. 이 작업만도 무려 2개월 정도 소요되었다. 이 작업을 하면서 너무 힘들어서 포기해야겠다는 생각이 들 줄 기대했었다. 그런데 내 예견은 빗나갔고, 나와 딸의 생각은 점점 더 확고해졌다. 책걷기를 하고 싶다는 소망이 더 간절해졌다.

    결국 책걷기를 감행하기로 결정했다. 정리된 장소와 도시들을 지도에 표시하였고, 움직이는 동선과 방문해야 할 기념관이나 박물관의 휴관일, 관람 가능 시간들을 일일이 확인하는 일을 진행하였다. 동시에 어떤 시기에 방문하는 것이 좋겠는지 결정한 다음, 동선에 따르는 숙소와 일정 선정 작업에 돌입했다. 여기까지만도 숨이 가쁘고 벅찬 일이었다.

    책을 선택하여 읽고 작가의 일생과 그들이 살았던 시대와 문화를 이해하는데 6개월, 동시에 방문할 곳과 장소, 그리고 여러 가지 상황을 고려한 일정을 짜는데 약 3~4개월, 확인하고 재확인하는데 2~3개월 정도 걸렸으니 최소한 1년 이상은 필요한 프로젝트였다. 에펠탑이나 보고, 몽마르트르 언덕을 거닐며 루브르 박물관과 오르세 미술관을 휘~이 둘러보는 여행과는 다른 여행이어서 더욱 시간이 많이 걸렸다. 인상파 화가들과 친했던 작가들의 인생을 보면 오르세와 루브르에서 꼭 확인하고 싶은 그림들도 많았다. 거의 프랑스를 일주하는 여정이기에 몇 번이고 확인을 거듭하지 않으면 일정 자체가 어그러질 것 같아 더 힘겨운 준비 과정이었다.

    또 다른 실질적인 준비도 필요했는데, 약간의 프랑스어 공부였다. 도시나 사람 이름의 영어식 발음은 전혀 도움이 되질 않는다. 그러니 프랑스식 발음을 익혀가는 것이 중요했고, 약간의 일상적 대화 몇 문장은 필수였다. 여유가 있다면 프랑스어를 읽는 기초 방법 정도를 알고 가면 더 도움이 될 것이다. 또한 번역, 지하철과 철도, 박물관과 기념관 등의 모바일 앱 등은 현지에서 무척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어 좋았다. 읽었던 책들을 이북 ebook 으로 준비하였더니 기념관이나 박물관, 특히 작가들의 묘지에서 꺼내 읽고 음미할 수 있어 정말 즐거웠다. 그리고 힘들더라도 그날그날 느꼈던 것들을 간단하게나마 각자 정리하는 시간을 가졌고, 찍은 사진들을 날짜별로, 작가별로, 도시별로 정리하는 일도 빼놓지 않았다.

    이렇게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투자하여 떠난 책걷기이지만, 언제나 현지 상황은 예상치 못한 일들을 경험하게 만들었다. 이것이 책걷기의 매력이기도 하지만 당황하게 만드는 원인이기도 하다. 더우면 더운대로, 추우면 추운대로 제약과 번거로움이 발생했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안전이었기에 무조건 계획대로만 하려고 한다거나, 반대로 조금 피곤하고 귀찮다고 포기하지 않도록 체력과 시간 안배에 최선을 다했다. 때론 과감하게, 때론 지혜롭게 융통성 있는 대처 역시 필수였다. 딸에게도 적당한 역할을 맡겨서 책걷기의 주체가 되도록 한 것도 주요한 일이었다. 디지털 세대인 딸에게는 기념관이나 박물관, 혹은 생가나 묘지를 찾는 내비게이션 역할을 담당하게 하였다. 휴대폰 활용면에서 월등한 능력의 소유자인 딸은 맡은 역할을 훌륭하게 소화해냈다. 어쩌면 프랑스 책걷기의 가장 중요한 역할이었는지도 모르겠다.

    자연스럽게 문예 사조와 맞물린 덕택에 작가의 출생년도가 아닌 문학의 흐름에 따라 소개 순서를 정하였다. 출생년도를 따진다면 루소 다음에는 당연히 발자크가 두 번째로 소개되어야 한다. 그러나 발자크는 낭만주의와 사실주의 모두를 나타내는 작품들이 많아서 상드 다음에 배치하였다. 또 전원소설의 진수를 펼친 상드의 문학을 엄밀하게 낭만주의와 분리할 수도 있었지만, 책걷기는 자연스런 발걸음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되어서 그대로 두었다. 공상과학소설의 시작인 베른, 추리소설의 대가 르블랑, 생태문학의 시초인 지오노는 억지로 어떤 사조에 끼어 넣지 않았다. 이번 프랑스 문학 책걷기는 문학가들의 작품 내용을 먼저 맛보기로 설명해 두었다. 그 다음에는 문학가들의 일생을 간단하게 중요한 사건 중심으로 소개하였는데, 그 인생을 통해 새롭게 알게 된 사실이나 재미있는 에피소드 정도로 정리하였다. 마지막 부분에는 책걷기한 내용을 진솔하게 표현하였다. 가장 강렬한 인상을 주었던 장면이나, 깨닫게 된 점 등을 중심으로 솔직한 감정을 털어놓았다. 그리고 도시명, 지명, 인명, 건물명 등은 프랑스어 발음에 충실하도록 표기하였다. 직접 찍지 않은 사진들은 출처를 밝혀 놓았다. 또한 유사한 책걷기를 계획하는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 위해 모든 곳들의 주소와 장소들을 기록해두었다.

    책걷기를 마치고 작품들을 다시 읽고 함께 나누었던 내용들을 중심으로 딸, 수지의 눈으로 쓴 글도 함께 실었다. 책걷기를 하면서 직접 보고 들은 것을 그대로 표현하기보다는 자기 스스로 읽은 책과 함께 나눈 문학가의 일생을 들여다보며 대화하였던 많은 것들을 수지의 시각으로 정리한 것이다. 조금 어색한 부분도 많고, 어떤 부분은 매끄럽지 않기도 하다. 하지만 엄마인 나나, 다른 누군가가 다듬지 않은 ‘날 것’으로 남겨두는 것이 훨씬 의미가 있을 것 같아 그냥 자연스럽게 두었다. 프랑스의 근대와 문학을 문화적으로 인지하는데 도움이 되기를 바라면서 프랑스 책걷기를 시작한다.

    프랑스 책걷기 여정

    이번 책걷기 여정을 도시-작가별로 묶어서 표시해보았다.

    한 눈에 여정을 확인할 수 있어 도움이 된다

    1. Strasbourg 스트라스부르 (알퐁스 도데, 마지막 수업)

    2. Goxwiller 곡스빌레르 (보부아르, 죽음의 춤)

    3. Besancon 브장송 (위고, 웃는 남자)

    4. Chambery 샹베리 (루소, 에밀)

    5. Grenoble 그르노블 (스탕달, 적과 흑)

    6. Lyon 리옹 (생텍쥐페리, 어린왕자)

    7. Manosque 마노스크 (장지오노, 나무를 심은 사람)

    8. George de Verdon 고르쥬 드 베르동

    9. Marseille 마르세유(뒤마, 몬테크리스토 백작)

    10. Aix-en Provence 엑상 프로방스 (에밀 졸라, 테레즈 라캥)

    11. Fontvielle 퐁비에이유 (도데, 별, 풍차)

    12. Lourmarin 루르마랭 (카뮈, 이방인)

    13. Arles 아를 (고흐)

    14. Nimes 님 (도데 생가)

    15. Cajarc 카자르크 (사강, 브람스를 아세요...)

    16. Nohant 노앙 (상드, 소녀 파데트)

    17. Sache 사셰 (발자크, 고리오 영감)

    18. Nantes 낭트 (베른, 80일간의 세계일주)

    19. Cuverville 쿠베르빌 (지드, 좁은 문)

    20. E’tretet 에트르타 (르블랑, 아르센 뤼팽)

    21. Rouen 루앙 (미르메닐 성)

    22. Amiens 아미엥 (베른 묘지)

    23. Villers-Cotterets 빌레코트레 (뒤마)

    24. Paris 파리 (로맨틱 박물관, 오르세 미술관, 발자크 집, 위고 집, 졸라 집, 팡테옹)

    25. Medan 메당 (졸라 박물관)

    26. Le Port-Marly 르 포르마를리 (뒤마, 몬테크리스토 성)

    27. Draveil 드라베이 (도데, 집)

    그래, 교육학자가 좋겠다!

    장 자크 루소의 에밀

    레 샤르메트 정원

    Garden of Les Charmette

    레 샤르메트 정원은 크게 4구역으로 나뉘어 있다. 1구역은 약초, 2구역은 허브, 3구역은 야채, 4구역은 과일나무로 구성되어 있다. 여기는 레 샤르메트 집에서 나오자마자 있는 포도나무 정원이고, 아래에는 올리브와 사과 나무 밭이다.

    누군가에게 모범을 보인다는 것은 쉽지 않다. 더군다나 뭔가 가르친 대로 사는 일은 더욱 어렵다. 우스개 소리로 영어를 전공한 사람이 영어 회화가 제일 안되고, 윤리를 전공한 사람이 제일 ‘비윤리적’이듯이 교육을 공부한 사람이 가장 ‘비교육적’이라고 말하곤 한다. 누구를 폄하하는 것이 아니라 실상은 나의 결점을 가리기 위한 방편으로 선수 치며 돌려막는 이야기이다.

    초등학교에 들어간 후부터 중년이 넘은 지금까지 학교를 안 다녀본 적이 없다, 학생으로든 선생으로든. 주구장창 학교란 울타리 속에서 살아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어렸을 때 딸은 지금까지 쉬지 않고 학교를 다니는 나에게 엄만 지겹지도 않아? 학교를 매일 다니는 게? 라는 질문도 했었다. 정말 아무 생각 없이 학교를 지금껏 다닌 건 아닐까 진지하게 따져보았다. 다행히 그런 것 같지는 않다.

    그렇다면, 내가 가르치는 학생들과 제자들은 나에게 배우는 것이 지겹다거나, 할 수 없어 앉아 있는 건 아닐까 반문해본다. 꽤 오래 전부터 종강 시간에는 학생들과 둘러 앉아 강의에 대한 총평도 하고, 또 내가 어떻게 강의를 해주었으면 좋겠는지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털어놓을 수 있도록 시간을 마련하고 있다. 전문적인 지식을 잘 가르쳐주어 고맙다는 이야기보다 좋은 인생의 선배를 만난 것 같아 좋았고, 괜찮은 사람이 되도록 동기를 부여해 주었다는 이야기를 더 듣고 싶은 요즘이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아직까지 듣고 싶은 평가를 자주 듣는 편이 아니다.

    누구에게 책임이 있는가? 다른 사람 아닌 내게 있음을 너무나 잘 알기에 속상하다. 교육자로 본을 보이며 살기는 너무 힘겹기에 더욱 그렇다. 이럴 때면 ‘그래, 그냥 이론이나 가르치는 교육학자가 좋겠다!’고 생각 한다. 이런 식으로라도 교육자의 무거운 책임을 잠시나마 내려놓는다.

    <에밀>은 1762년 루소가 지천명의 나이 오십이 되었을 때 완성된 책으로 루소 사상의 분수령과 같은 중요한 역할을 감당하고 있는 책이다. <에밀> 출간 두 달 전에 <사회계약론>, 3년 후에는 <고백록>을 출판했으니 말이다. 모든 것의 근원은 정치라고 강조한 저서가 <고백론>이라면, 모든 것의 근원인 정치의 원리가 무엇인지 설파하고 있는 책이 바로 <사회계약론>이다. 정치에 직접 참여하는 인간, 그 중에서도 남자를 제대로 키우고 성장시키기 위한 비법을 쓴 책이 <에밀>이다.

    에밀… 가상의 인물.

    신의 창조는 선하지만, 인간의 손으로 전해지면 바로 타락한다. 따라서 에밀 역시 출생한 직후는 선한 존재이나, 부모의 손에 길러지면서 타락할 수 있는 존재이다.

    인자하고 조바심 많은 어머니여, 당신에게 간곡히 부탁하노니, 넓은 길에서 이제 막 태어났을 뿐인 작은 나무를 옮겨 주어, 사회의 인습이라는 폭력에 짓밟히지 않게 해 주시오. 어린 나무가 짓밟혀 죽기 전에 보살피고 물을 주시오. 그 나무의 열매는 언젠가 당신의 보살핌에 보답할 것입니다. 한시 바삐 당신 아이의 영혼의 둘레에 울타리를 만들어 주십시오. 울타리의 설계는 다른 사람도 할 수 있지만, 울타리를 거기에 두르는 것은 당신이 하지 않으면 안됩니다. (에밀, 육문사, 35쪽)

    태어나서부터 결혼하기까지 에밀에게 주어져야 하는 전반적인 교육에 대해 5부로 나누어서 세세하게 지적하고 있다. 루소에 대한 모순은 바로 여기에 있다. 현실의 다섯 자녀를 버린 루소가 가상의 아들 에밀을 키운다니! 스스로 버림받아 버려진 아이들의 처지를 누구보다 잘 알았을 텐데 다섯 자녀 모두 고아원에 왜 보냈을까? 아니면 보내야만 했을까?

    물론 그 당시 프랑스에서는 자녀를 수녀원이나 가정교사에 맡기는 일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자신의 분신과 같은 아이, 허구의 ‘에밀’을 출생부터 모유수유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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