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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스터 - Prophet 3권
마이스터 - Prophet 3권
마이스터 - Prophet 3권
Ebook198 pages1 hour

마이스터 - Prophet 3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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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out this ebook

가상현실 성인게임을 전문으로 스트리밍 하던 한지우는 우연히 한 후원자가 보낸 쪽지를 받게 된다.
한지우는 그 쪽지의 링크를 클릭한 후 정신을 잃고, 다시 깨어나보니 게임에서와 같은 시스템 창을 얻는다.
이후 시스템 창을 이용해 그저 하루하루 쾌락에 빠진 삶을 즐기던 와중 우연히 한 뉴스를 보게 된다.
\"생존과 야생?\"
목표가 없이 지내는 것에 무료함을 느끼려던 찰나 보게 된 생존과 야생 모집 뉴스.
본능적으로 그것에 끌리게 되고 작은 삶의 목표가 되어 정신없이 빠져들게 된다.
그리고 30인의 후보 중 1인으로 생존과 야생에 참여한 한지우.
그곳에서 알게 된 충격적인 사실들과 앞으로 닥쳐올 미래와 맞닥뜨린다.

Language한국어
PublisherWHISTLE BOOK
Release dateNov 2, 2020
ISBN97911327780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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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이스터 - Prophet 3권 - 플라 우드

    1. 1부(13)

    하응! 어응! 허억! 좋아! 좋아요! 주인님! 주인님! 꺄윽! 꺼으윽!

    목소리가 이미 거칠어진 게 쉴 대로 쉰 목소리였다. 나를 깔고 앉은 채 방아를 찧고 있는 나희의 얼굴 또한 아주 가관이었다.

    눈동자는 위 어딘가를 보고 있는데 이미 풀려있었고 입가엔 침이 몇 줄기 흘러내리고 있었다. 그리고 볼은 눈물 자국으로 엉망이었다. 화장은 이미 침과 눈물로 대부분 지워져 있었다.

    ‘쌩얼은… 진짜… 아니네.’

    성기가 자궁 입구를 부딪칠 때마다 혀가 나왔다 들어갔다 하는 게 지금도 작은 절정이 계속되고 있는 것 같았다.

    한 손은 자기 가슴을 쥐어짜듯 하고 있었고 한 손은 내 가슴팍을 짚고 있었다. 내 성기와 닿아있는 나희의 음모와 사타구니는 끈적끈적한 정액과 애액이 떡 져서 하얗게 크림처럼 늘어졌다.

    ‘그래도 콧물은 안 흘려서 다행인가.’

    피식 웃으면서 중얼거렸지만 내 목소리도 듣지 못할 정도로 정신이 쾌락에 묻혀있는지 여전히 신음 소리와 삽입에 열중하고 있는 나희였다. 그러다 재차 절정에 달했는지 괴음을 터트리며 가슴을 쥐어짜던 손이 굳었고 하체를 부들부들 떨었다. 그리고 내 가슴에 철퍼덕 엎어졌다.

    워낙 키가 작아서인지 겨우 머리가 내 가슴에 닿는 정도다. 내 성기에 따뜻한 게 느껴지는 걸 보니 또 내 몸에 실례를 한 모양이다.

    ‘몇 번짼지, 대체…….’

    중간에 대실 연장 전화가 올 때까지만 해도 내가 주로 섹스를 이끌었지만 잠시 전화를 받는 사이 내 위로 기어 올라온 나희는 꾸물꾸물 내 성기를 잡고서 집어넣더니 내려올 생각을 하지 않았다. 그게 세 시간 전이다.

    그땐 이미 내 말을 제대로 들을 정신이 아니었다. 이미 맛이 가버렸다 싶어서 포기한 채 그대로 어디 맘대로 해보라고 가만히 누워있었는데 가관이 따로 없었다.

    ‘이제야 섹스 중독 상태 이상이 이해가 갈 지경이네.’

    애초에 평범한 여성이면 이미 기절할 정도로 절정을 많이 느꼈을 텐데 기어이 정신을 차리고 다시 삽입을 하고 흔들다가 절정을 느끼고의 반복이었다.

    ‘혹시 소라가 봤다던 그때가 이런 상태였나?’

    이미 나는 나희의 질이 주는 자극에 적응하다 못해 무감각해져 버렸다. 초반에야 질압과 자궁구의 느낌 때문에라도 어떻게 즐길 수 있었다. 하지만 점점 나희가 지쳐가면서 압력은 떨어졌고 질도 적응해 버리는 바람에 거의 느끼지 못했다. 차라리 내가 손으로 흔드는 게 더 빨리 사정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몇 살만 더 먹었더라면 발기도 풀렸겠다. 나희야, 너 벌써 이러면 어쩌려고 그러냐.’

    운동이라도 시켜야 하나 살짝 고민하는 무렵 나희가 칭얼댔다.

    우웅… 하앙…….

    잠시 엎어져 있던 나희가 또 허리를 꿈틀대는 게 정신이 들어오는 모양이다.

    나희의 정수리를 바라보다가 조금 안쓰러운 감정이 들었다. 섹스를 좀 많이 좋아하고 약간 머리가 모자란다든가 제3국 어딘가의 기아 같은 신체 컨디션이라든가 그런 건 충분히 고칠 수 있다. 그런데 남자하나 잘못 만나 이미 나희의 여성은 노화가 심해진 상태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나도 나희를 이용하려고 만난 거나 다름없으니 할 말이 없네.’

    나도 모르게 약간의 동정심이 들었다. 몸을 섞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잠시 손을 들어 나희의 정수리를 쓸어주려고 손을 가져가는데 나희가 고개를 돌녀 나를 올려다봤다. 아직 눈이 풀려있긴 했지만 잠시 쉰 게 도움이 됐는지 정신을 차린 것 같았다.

    나희가 내 얼굴을 멍하니 보다가 말했다.

    주인님… 사랑해요…….

    그 말에 나는 표정을 억지로 굳히며 나희를 옆으로 밀어내고서 자리에서 일어났다. 옆으로 밀려난 나희는 아직 멍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난 욕실로 들어가 대충 샤워를 했다. 2분도 안 되는 시간에 서둘러 샤워를 하고 방으로 돌아와 옷을 입기 시작했다.

    그제야 나희도 멍한 정신이 돌아오는지 자기가 한 말의 의미를 깨닫고는 허둥지둥 침대에서 무릎걸음으로 기어와 내 팔뚝을 잡았다.

    오… 오빠… 아니, 주…주인님. 그게 아니라…….

    이젠 오빠인가? 그게 아니라 뭐?

    일부러 차가운 어투로 나희에게 쏘아붙였다. 원래 안전어 한마디 내뱉는 건 크게 문제 될 일은 아니다. 다만 나와 나희는 약간의 다른 옵션이 있었다.

    주종 관계를 맺을 때 약속했던 건 관계의 종료였다. 이런 약속들은 절대 어겨선 안 된다. 이런 건 확실하게 잡아야 한다. 절대 쉽게 말해선 안 되는 말이지만 하루 만에 입에 올렸기 때문에 철저하게 단속시켜야 했다.

    ‘그래도 이렇게 된 거… 내가 책임질 건 책임져야지.’

    원래는 송석우만 처리하고 나서 조용히 잠수 타면 사라질 관계였지만 막상 몸까지 섞고 보니 그렇게 사라지긴 싫었다. 떡 정이 들었는지도 모르겠다. 아까 느꼈던 약간의 동정일지도 몰랐다. 무엇보다도 SM의 관계에서 처음 잘못 보이면 안 된다는 생각이 강했다.

    어쩔 줄 몰라 하던 나희가 조용해져서 바지를 올리고 벨트를 채우던 중 나희를 쳐다봤는데 등골이 오싹해졌다. 가만히 서서 날 바라보는 나희의 싸늘한 얼굴과 귀기가 흐르는 눈빛에 나도 모르게 움찔 놀랐다.

    그렇게 나와 눈이 마주친 나희는 침대를 건너가 자기 옷가지를 숄더백에 집어넣고서 코트만 걸친 채 내게 싸늘하게 비명을 지르듯 외치고는 씩씩 숨을 몰아쉬었다.

    내가 이럴 줄 알았어! 너도 똑같은 새끼야! 그저 섹스만 하면 다인 줄 알아! 진짜 내가 니 거라면 좀 실수할 수도 있는 거 아냐?! 그냥 넘어가도 될 일이잖아!!

    몇 시간 동안 신음을 내지르느라 쉬어 갈라진 나희의 목소리에 왠지 모를 한이 묻어나니 꽤 소름이 끼쳤다. 그 모습을 굳은 채로 묵묵히 바라보고 있자 나희가 말했다.

    내가 그 새끼한테 당하면서 배운 게 있는데 그게 뭔 줄 알아?

    숄더백의 사이드 포켓에서 뭔가를 꺼내 내게 보여줬다. USB 하나와 작은 메모리였다. 나를 노려 눈은 이미 아까 풀려있던 눈이 아닌 살기가 느껴지는 눈빛이었다.

    가게 대기실에 CCTV 있는 거 몰랐지? 그리고 내가 관리한다는 것도.

    ……!

    나희의 말에 깜짝 놀랐다. 하지만 진정하고 생각해 보니 CCTV가 있을 리 없었다.

    거긴 VIP들만 가는 고급 회원제 숍이었다. 가게 외부면 몰라도 내부에 CCTV가 있다면 연예인들이 가운 하나 걸치고 베드에 알몸으로 누워있어야 하는데 CCTV를 설치한 곳에 그렇게 많은 연예인들이 다닐 리 없다.

    혹시 복도나 대기실에 CCTV가 설치되어 있어도 정치인들이나 그 외 사람들에겐 민감할 수도 있으니 숍 내부에 설치할 리가 없다. 확신해도 좋다. 실제로 난 복도에서 조차도 CCTV를 본 적이 없다.

    복도엔 없었는데 왜 대기실에 CCTV가 있지?

    내 말에 나희가 싸늘한 미소를 띠며 말했다.

    너처럼 관리사들에게 껄떡거리는 좆대가리들 때문이지. 관리실이나 복도는 여성 회원들 때문에 어쩔 수 없다지만 대기실에서까지 찝쩍거리는 놈들 약점 잡아놓으려는 거야.

    의문은 남았지만 그럴 수도 있다는 생각이 잠시 들었다.

    그래서?

    USB와 함께 꺼내 든 작은 네모난 걸 보니 SD 메모리였다. 흔하게 볼 수 있는 메모리였다.

    그리고 이 메모리는 네 차의 블랙박스 메모리야. 실내까지 촬영되는 블랙박스던데? 고맙게도 녹음 기능이 없는.

    그 말에 나희가 블라우스를 잠그려고 차에서 늦게 내렸고 나는 모텔 쪽을 향해 서있었던 게 생각났다. 아차 싶었다. 그제야 스카우트를 돌려보곤 할 말을 잃었다.

    [제일테크 USB 32GB]

    CAM1_201901024.avi

    CAM2_201901024.avi

    CAM3_201901024.avi

    ―제일테크 USB 메모리.

    ‘스킨케어 포 맨’의 CCTV 동영상이 들어있다.

    [이치디스크 128GB SD]

    201901023.avi

    201901024.avi

    ―이치디스크 128GB SD 블랙박스 전용 메모리

    자세한 내용은 알 수 없지만 이 정도만 확인해도 나희의 말이 사실에 가깝다는 걸 알 수 있었다.

    그래서 그걸로 뭘 하려는 건데?

    바로 경찰서로 달려갈 거야. 그리고 협박으로 인한 강간 신고를 넣을 거고.

    네 말대로 블랙박스나 CCTV에 다 담겨있다면 합의에 의한 관계인 게 뻔한데?

    모텔 내부는?

    …….

    나희는 코트를 양옆으로 젖히며 자기 몸을 드러냈다. 온몸엔 불그스름한 내 손자국들이 보였고 음부에서는 아직도 정액과 애액이 섞인 채 액체가 흘러내리는 중이다.

    이 자국들 보여? 나는 네가 날 협박해서 강압적으로 모텔로 들어오게 했다고 할 거야. 그리고 이 자국들은 성폭행하는 과정에서 최대한 저항했다는 증거로 보일 거라고.

    으스대면서 손에 들고 있던 메모리들을 숄더백의 사이드 포켓에 집어넣으며 말을 이었다.

    아무리 합의하에 모텔로 들어왔어도 내가 거부한다면 삽입만 해도 성폭행인 거 알지? 너도 대충 아니깐 나더러 방 잡으라며 카드 건네준 거 아니야?

    그 말이 맞는다. 군대에서 괴담처럼 떠돌던 꽃뱀들에게 당할 뻔한 이야기들 중 가장 인상적인 건 여자에게 계산을 맡긴 CCTV를 제출하고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는 이야기였다.

    하지만 지금 상황은 좀 다르다. 그런 상황들은 며칠이나 지난 뒤에 벌어지는 일들이었다. 지금은 나희의 배 속에 내 정액아 가득 차있는 상황이라 이미 참고가 되질 않았다.

    슬쩍 등 뒤로 땀이 흘러내리는 게 느껴졌다. 잘못 걸린 것 같았다. 요즘 뭐든 뜻대로 술술 풀리다 보니 안일했다.

    …너 원래 이렇게 똑똑했냐?

    내 말에 자존심마저 상했다는 듯 얼굴이 붉으락푸르락 폭발할 것만 같았다. 하지만 이내 재차 싸늘한 얼굴로 바뀌며 비웃음을 띠었다.

    그리고 난 그 모습을 보며 곰곰이 생각했다.

    어디 한번 잘해봐. 차 보니까 돈 많은 집 아들인 것 같은데 부모님께 잘 말씀드려 보라고.

    가방을 다시 팔에 걸면서 말을 이었다.

    정 안 되면 네 대학교 게시판에 동영상이라도 올려버리지, 뭐. 그걸 뭐라고 하더라?

    인민재판.

    그래! 그… 아무튼 잘 대처해 보라고! 깔깔.

    그렇게 웃으며 부츠를 신고 있는 나희의 뒤통수를 보며 잠시 고민하던 나는 정보창을 띄웠다.

    [스테이터스]

    이름 : 이나희

    성별 : 여

    키 : 154.2cm

    몸무게 : 44kg

    나이 : 20

    가슴 : 70A

    성 경험 : 2,198

    소유자 : 한지우

    [신체]

    근력 : F / 민첩 : F / 체력 : F+

    [정신]

    지능 : F- / 마력 : F- / 정신력 : F-

    [특수]

    매력 : F+

    [스킬]

    ―맷집(F) : 신체 피해 저항력 증가.

    ―성교(E) : 성교 시 본인의 성감 증가.

    ―구강성교(E) : 구강성교 시 파트너의 성감 증가.

    ―항문 성교(F) : 항문 성교 시 부상 확률 감소. 본인의 성감 증가.

    ―협박(F) : 상대를 협박할 때 성공 확률 10% 증가.

    [상태 이상]

    ―섹스 중독 : 매 시간마다 성욕 (10) 증가. 성욕을 성교로만 해소 가능.

    ―마조히스트 : 정신적, 육체적 학대 시 쾌감 상승. 성욕 상승.

    ―노출증 : 신체 노출 충동에 휩싸인다. 성욕 10 이하 도달 시 해제.

    ―노예 근성 : 남성의 강압적인 명령에 거부하지 못한다.

    ―정신 오염 : 행동 패턴 예측 불가능. 감정의 변화 폭이 클 때마다 효과 발생.

    ―매혹 : 호감도 30 상승.

    [애정도 : 78(+30)/100]

    [복종도 : 36/100]

    ―‘가까운 경찰서가 어디더라. 모텔 CCTV가 걸리기는 하는데… 뭐, 됐어. 여자가 당했다는데.’

    [성욕 : 15/100]

    [애욕 : 78/100]

    [피학 : 82/100]

    [가학 : 1/100]

    [봉사 : 64/100]

    [수치 : 85/100]

    [애널 : 25/100]

    [판매 소울 : 360,000]

    역시 예상보다 복종도가 많이 낮았다. 확실히 적극적으로 섹스에 참여했을 때보다 증가 폭이 낮은 것 같았다. 새로운 상태 이상도 보였다.

    ‘정신 오염이라니… 왠지 나 때문인 것 같은데.’

    감정의 폭이 과할 때 발생한다는 설명을 보면 쾌감으로 가득했던 정신이 내가 너무 차갑게 대하면서 곤두박질칠 때 발현한 모양이었다.

    ‘미안한 건 미안한 거지만 별수 없네. 경찰을 믿을 수도 없고.’

    순간 강남서의 최철수 반장이 떠올랐지만, 겨우 그 잠깐의 인연으로 비벼보기엔 요즘 워낙 성범죄 관련해서 철퇴가 가해지는 분위기라 의지하기 힘들었다. 여러 가지 방법들을 생각해 봤지만 아무래도 내가 질 수밖에 없는 싸움 같았다. 나희가 미친년 널뛰듯 발광해 버리면 무조건 내가 지는 싸움. 이기더라도 내 인생은 상처밖에 남지 않을 것 같았다.

    결심한 후에 작게 한숨을 내쉬고 중얼거렸다.

    판매.

    뭐, 뭐라고? 이제 와서 사과한다고 받아줄 생각 없어, 이히히.

    [대상을 판매하시겠습니까? 판매 소울 : 360,000]

    대답하기 전에 눈을 감았다.

    ‘아마 이젠 돌이킬 수 없을지도…….’

    어.

    어? 뭐가 ‘어’야? 야, 내 말 안 들…….

    잠시 눈꺼풀이 붉어지는 게 느껴져 눈을 떴다. 그랬더니 나희의 몸에서 푸른 빛이 나는 중이었고 점점 나희의 머리카락 끄트머리와 손끝과 발끝부터 빛 가루로 변해서 사라지고 있었다.

    멍하니 그 장면을 바라보는 동안 나희의 얼굴을 바라보니 움찔하고 말았다. 나희의 눈이 나를 바라보고 있는 것 같았고 이미 눈에는 빛이 사라져 흐리멍덩해 보였다. 이 상황을 전혀 모르는 듯 마네킹처럼 서있는 게 전부였다.

    결국 온몸이 빛 가루로 화해 천장으로 사라지고 나자 바닥엔 검은색 숄더백과 갈색 코트만이 남았다.

    …….

    무슨 일이 벌어져도 충격적일 것이라 몇 분 전부터 각오하고 있었지만 속이 꽉 막힌 듯 답답해졌다.

    ‘내 한마디로 눈앞에서 사람이 사라지다니…….’

    그리고 마음을 가득 채운 건 자기혐오였다.

    눈앞에서 사람이 사라지게 만들어놓고 든 첫 생각이 겨우 모텔 CCTV 생각이었다. 같이 방에 들어왔는데 나 혼자 나가는 게 수상해 보이지 않을까 하는 걱정. 스스로에게 드는 혐오감과 왠지 모를 탈력감이 머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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