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scover millions of ebooks, audiobooks, and so much more with a free trial

Only $11.99/month after trial. Cancel anytime.

강철의 전사 29권
강철의 전사 29권
강철의 전사 29권
Ebook255 pages2 hours

강철의 전사 29권

Rating: 0 out of 5 stars

()

Read preview

About this ebook

정통 판타지. 현실감과 환상이 공존하는 중세풍에서 시골 청년이자 환생자인 드낙이 출세하는 이야기.

Language한국어
PublisherWHISTLE BOOK
Release dateJul 8, 2020
ISBN9791132775058
강철의 전사 29권

Related to 강철의 전사 29권

Titles in the series (41)

View More

Related ebooks

Reviews for 강철의 전사 29권

Rating: 0 out of 5 stars
0 ratings

0 ratings0 reviews

What did you think?

Tap to rate

Review must be at least 10 words

    Book preview

    강철의 전사 29권 - 쿠우울

    56. 판타지 월드 (5)

    활발한 드워프는 재앙이다. 12시간 동안 열정을 유지하는 드워프는 끔찍했다. 걸어 다니는 귀차니즘, 그 모순된 존재는 떼를 쓰는 주정뱅이나 다름없었다.

    좋습니다.

    결국 타락 엘프가 포기했다. 엘프는 유능한 자들이기에 드워프에게 있어서 이 핵심 증기관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도 알고 있었다. 동시에 이 초대형 증기관을 통해서 얻는 마력적 이득도 생각해야 했다.

    후우우…….

    이성은 그렇게 생각했지만, 지친 모습을 보였다. 정신적 충격을 많이 받은 듯했다. 드워프는 콧대를 높이며 돌아갔다.

    허허, 꼬우면 먼저 선점하든가.

    드워프답게 꼭 한 소리를 더 하고 사라졌다. 엘프가 이글거리는 눈을 했다. 타락 엘프들은 평범한 엘프들과는 다르게 잘 흥분하는 성격이었다. 문제는 이중인격처럼 갑자기 냉정해지기도 한다는 점이었다. 드낙을 숭배하고, 녹안(綠眼)을 지녀서였다.

    또한, 드워프와 엘프의 싸움 결과에서 가장 피해를 보는 이들은 엘프가 아니었다. 대장장이랍시고 끌려온 크놀들과 있는 거라고는 노동력뿐인 인간들이었다.

    여기를 전부 비워주시면 됩니다.

    디아볼로스 책임자가 딱 한 마디하고 사라졌다.

    빌어먹을!

    단번에 욕지거리가 나왔다. 피 숨결 검은 뿔 쥐 감독관도 있었지만 상관하지 않는 분위기였다. 뿔 쥐 또한 엘프에 대한 욕을 할 때면 은근히 경청하는 모습을 보여줄 정도로 엘프들을 싫어했다.

    여길 철거하라고? 어제 만든 곳인데?

    까라면 까!

    씨발, 씨발, 씨발!

    어이! 잭 씨, 시끄럽고 이거나 해!

    원 퍼펙트 팩토리.

    한 곳에서 모든 걸 만들어서 출하한다는 뜻의 공장이었기에 당연히 그 규모가 대단했다. 드낙은 집중 발전을 원했고, 번거롭게 다양한 루트를 원하지 않았다. 출하되면 끝! 그렇기에 골렘 공장은 상상 이상으로 많은 게 담기고 있었다.

    이걸 언제 다 옮기냐.

    36밀갈채. 육중하고 거대한 농업 도구다. 밀알의 크기에 최적화되어 있으며 지나가면서 밀알만 냉큼 챙겨서 모을 수 있게 만드는 기계다. 이걸 통째로 다른 곳에 옮겨야 한다.

    뭘 멍하게 있어! 내 X보다 작은 인간! 빨리 도와라!

    키도 X 같은 게!

    크놀의 욕질에 인간이 맞받아치면서 싣는 것을 도왔다. 손으로 밀고, 밧줄을 당기고를 반복해야 할 정도로 거대한 것들이 많았다. 땀을 뻘뻘 흘리던 인간 인부가 투덜거렸다.

    개X만 한 새끼들, 키도 작으면서 왜 이렇게 큰 걸 좋아해? 거기도 작나 보지?

    큭…….

    웃음이 터져 나왔다. 그 모습을 보며 피 숨결 검은 뿔 쥐는 고개를 미미하게 끄덕거렸다. 뒷짐을 지고 수많은 걸 보고, 판단하고 있었다.

    ‘인간들의 적응력이 대단하군.’

    인간은 힘든 일이 있을 때 협력할 줄 알았다. 혐오의 감정을 드러내는 이들도 있었지만, 그런데도 함께 일을 하고 있다는 것에서 플러스다. 결코 마이너스가 아니었다.

    ‘악마 세계에 떨어져도 노예로 살아남을 놈들이다.’

    처음에는 질투했다. 인간들은 드낙이 인간이기 때문에 편애를 받고 있었다. 그건 분명 편애였다. 그와 함께하는 영광을 누려서였다. 하지만 지금에 와서는 그런 질투심은 사라져 있었다.

    피 숨결 검은 뿔 쥐는 명실상부, 드낙의 권속 중 최강이라고 불릴만했다. 다른 종족과는 다르게 ‘지하 연합’을 소유함으로써 다종족 사회를 가장 먼저 확립했으며 그 유연함은 피 숨결 검은 뿔 쥐를 통해서 하나의 검이 되어 적을 찌를 수 있었다.

    다채로우면서도 하나 될 수 있다는 것. 그건 분명 큰 재산이었다. 게다가 이들은 애초에 종족값이 낮아서 성장했음에도 출산에 대한 본능이 대단했다. 디아볼로스를 비롯한 엘프들 또한 빠르게 인구수를 늘리고 있었지만, 지하 연합은 그 수백 배에 달하는 출산 수를 보유하고 있었다. 출산 주기도 짧았기에 다른 종족은 상대되지 않았다.

    이제는 피 숨결 검은 뿔 쥐들이 출산하는 새끼들은 대부분이 뿔을 지니고 있어서 지성을 가지고 태어나고 있었다. 자연스럽게 동족 포식의 문화도 사라졌다.

    중립신과의 전쟁으로 큰 피해를 입은 것이 오히려 이득인 셈이다. 저열한 문화가 계속 유지되는 것은 뿔 쥐 사회가 고도화될수록 단점밖에 될 수 없었다. 개개인은 포식을 통해서 힘을 증강할 수 있지만 동족 포식 문화는 사회적인 측면에서 악(惡)이다.

    이렇게 우월해졌으니, 검은 뿔 쥐 감독관이 인간들을 이용할 수 있고, 협력 가능한 하위종족으로 보는 것도 이상하지 않았다. 마음 같아서는 지하 연합에 포용하고 싶은 종족이었다.

    ‘거기서도 잘 살겠지.’

    마력 없는 인간은 정말 매력적인 노동자다. 곧 이 안건이 드낙의 눈에 담길 것은 불 보듯 뻔했다.

    36밀갈채 설비가 빠져나가고 그곳에 거대한 마법 구조물이 들어섰다. 여기에도 인간은 있었다. 누군가 땀을 흘리긴 흘려야 했다. 엘프들은 노동자들을 굉장히 혹사하는 면모가 있어서 악명이 높았다.

    빨리빨리 못합니까!

    으윽…….

    이러니까 하등 종족은…….

    싸늘한 눈초리를 받으니 속에서 뭔가가 욱하고 올라온다. 자신 때문에 자신의 종족이 욕을 먹는 기분은 너무나도 괴로웠다.

    공사는 빨리 끝났고 뿔 쥐 감독관보다 엘프 감독관의 수완이 더 좋았다. 숫자와 글자로 기록되는 서류를 보면 더욱 명확해졌다. 그 외의 다른 것은 적히지 않기 때문이다.

    별것도 아닌 놈들.

    디아볼로스가 되고, 타락 엘프가 되었다고 해서 엘프 패전(敗戰)의 결과를 쉽게 털어낼 수는 없었다. 그들의 뿌리는 그대로 엘프다. 그 역사는 나라가 바뀌어도 계속 있을 수밖에 없다.

    뿔 쥐와 엘프는 명백하게 적이다. 그들은 밥을 먹는 곳조차도 달랐고, 서로 마주쳐도 인사를 하지 않았다. 드낙으로부터 잉태되어 탄생한 뿔 쥐들은 눈치가 재빨랐기에 엘프들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잘 알고 있었다.

    찍찍. 귀만 높은 버러지들.

    맞다, 맞다. 결과에만 집중하는 바보들이다.

    피 숨결 검은 뿔 쥐들은 엘프를 신경 쓰기보다는 드낙을 신경 쓰고 있었다. 뿔 쥐들은 그가 원하는 그림을 완벽하게 수행할 자들이다. 하지만 그래도 엘프를 대우해 줄 수는 없다. 패배자들이 고개를 조아리지 않고 작은 싸움에서 이겼다고 고개를 추켜올리고 다니는 모습을 보고도 악수를 요청한다면 병신이다. 물론 우려를 표하는 검은 뿔 쥐 감독관도 있었다.

    신제국에 엘프까지, 적이 너무 늘어나는 것 아닌가?

    모―독자 세파리아스와 친해져야 한다고?

    말도 안 되는 소리지, 찍찍.

    그렇다고 오만한 패배 종족과 친해질까? 어림도 없지.

    우리가 떠들 것도 아니다. 11의 위원들이 해결할 일이다.

    검은 뿔 쥐들이 숙덕거렸다. 그렇지만 우려를 표한 검은 뿔 쥐를 나무라지는 않았다. 세파리아스는 그만큼 두려운 존재기에 충분히 고려할 만하다.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오싹하다. 짐승의 감각과 드낙의 피로 받은 사냥꾼과 암살자의 재능이 세파리아스가 얼마나 무서운 존재인지를 보여줬다.

    그렇기에 11인의 위원회는, 대장 쥐는 세파리아스와 적이 되기를 결의했다. 모두가 두려워하는 강자라면 그를 막는 건 응당 뿔 쥐들이 되어야 한다. 그들은 그것이 바로 드낙을 지키는 일임을 잘 알고 있다.

    식사를 마친 피 숨결 검은 뿔 쥐들이 공손히 답하며 그를 숭배했다.

    뜨낙.

    * * *

    드낙의 하루는 생각보다 빡빡하다. 모두 오우거 리고 때문이었다. 드낙은 부인도 제쳐놓고 제국 서남부에 똬리를 튼 오우거 자치구에서 리고를 찾았다.

    지금 오지 마라! 바쁘다!

    아이들한테 둘러싸인 리고가 손짓을 했지만 드낙은 거침없었다. 드낙보다 큰 오우거 어린이가 드낙에게 다가와 우악스럽게 잡으려고 했다. 드낙은 가볍게 피하면서 놈의 사타구니를 걷어찼다.

    꾸웃?!

    장난치려는 놈은 그대로 고꾸라졌다. 바르르 떨지는 않았고, 그저 시끄럽게 울어댔다. 드낙이 손속에 사정을 뒀다.

    어허, 이놈들! 이렇게 작아 보여도 아주 위험한 인간이다! 장난감이 아니다!

    드낙은 장난기가 돌아서 몸집을 크게 불렸다. 피부가 터지면서 거대한 짐승이 모습을 드러냈다.

    쿠아아아아아!

    한 번 고함을 내지르고 코를 벌름거리며 오우거 어린이들에게 거대한 숨결을 보여줬다. 하지만 웬걸, 이 오우거 어린이들은 대차게 웃으며 좋아했다. 인간의 모습으로 변하자 실망한 기색을 보였다.

    반응이 영 다른데.

    오우거니까.

    만용과 용맹은 종이 한 장 차이다. 오우거는 실로 용맹한 종족이다. 하지만 드낙은 그런 용맹함과 거대함에는 관심이 없었다.

    빨리 가르쳐줘.

    나도 아직 제대로 못 한다.

    그것까지만 가르쳐달라니까.

    집을 지어야 하는데…….

    마법으로 이미 다 지은 거 안다.

    리고가 변명거리를 내뱉었지만 드낙의 노련함에는 못 당한다. 눈치도 좋은 데다가 가끔 뇌절하는 드낙은 상대하기 정말 까다로운 괴물이다.

    누굴 속이려고? 엉? 미쳤어?

    드낙이 손가락으로 리고의 안쪽 허벅지를 꾹꾹 눌렀다.

    크헤헤, 알았다.

    리고가 척 앉았다. 그러고는 혁대에서 물병 하나를 꺼내 냉큼 바닥에 부었다. 제법 대용량이었다. 거기에 맨손을 비볐는데, 놀랍게도 가루가 쏟아져 내려왔다. 드낙이 눈을 반짝이며 그 모습을 바라보았다.

    사아아아…….

    ‘고체 가루’의 형태를 지닌 마력과 주력이 34번 개량된 물약, ‘T34 융합 물약’에 담기자마자 빛을 뿜어냈다. 푸른 하늘에 나뭇잎의 색과 땅 색이 뿜어져 나왔다.

    이게 바로 더블 파워…….

    그런 촌스러운 이름이 아니다! 이건 퓨전 파워다!

    퓨전 파워? 아직도 그런 촌스러운 이름을 밀고 붙이는 거냐! 이건 누가 봐도 더블 파워다!

    아니! 그런 촌스러운 이름은 안 쓴다니까!

    더블 파워나 퓨전 파워나 똑같이 촌스러웠지만 둘은 다르게 생각하는 듯했다.

    ‘내가 더 낫지.’

    엄청나.

    싸우는 것도 매번 있는 일이기에 잠시였다. 누구도 양보할 생각이 없어서 자기 내키는 대로 불렀다.

    힘이 몇 배나 증가한다고 했지?

    400%.

    정신 나간 수치다.

    ‘금괴와 은괴를 부딪쳤더니 4배나 불어나 버렸습니다.’ 같은 이딴 개소리가 진짜로 실현된 것이다.

    근데 어떻게 이게 가능한 거지?

    본래는 불가능하다. 아니, 가능은 하지만 그런 재능이 있어야 한다.

    넌 포기한 건가?

    드낙의 말에 리고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때 리고의 아내가 다가왔다. 애들이 일러바친 듯했다.

    여기서 뭘 하고 있는 거야? 애들이랑 놀아준다며? 나 산 하나 울타리 치고 있는 거 안 보여? 당신은…….

    아니…….

    또! 말 끊으려고 하고, 그런 태도가 가장 문제야.

    리고가 쩔쩔맸다. 드낙과 비건의 눈이 마주쳤다. 비건의 눈에 빛을 내는 액체가 눈에 들어왔다.

    또 그 마주력인지, 주마력인지를 연구하고 있었던 거예요?

    아냐! 이건 보여달라고 해서 그런 거야, 그렇지?

    예, 예. 이게 어디 써먹을 수 있을 것 같아서요.

    드낙 덕분에 비건은 오래 있지 않았다. 드낙 덕에 거대한 영토를 지니게 되어서 자리를 잡을 수 있고 앞으로 크게 번성할 터였다.

    휴…….

    너…….

    드낙은 이내 아무 말도 꺼낼 수 없었다.

    이거… 이름을 마주력(魔呪力)이라고 하는 게 낫겠다.

    그러자……. 아무튼 평범한 방법으로는 실현 불가능하기에 T34 융합 물약이 필요하다.

    1+1=8이 되어버리는 무식한 융합 초월의 힘이었다. 드낙은 이를 자신의 힘으로 삼고 싶어 했다.

    그런 건 문제가 되지 않아.

    드낙이 웃어 보였다. 자신은 악마. 육체의 힘을 사용하는 종족이기에 피의 성질을 바꾸는 건 간단했다.

    융합 물약의 재료를 가르쳐줘. 그럼 난 마주력을 보유한 강력한 신이 될 수 있다.

    악마겠지…….

    리고가 흥분한 드낙에게 잔소리했다. 신의 힘으로 마주력을 소유하는 게 아니라 악마의 힘으로 소유하는 것이다. 정정할 필요가 있었다.

    그렇게 드낙은 몸 한쪽에 관련된 장기를 만들려고 노력해나갔다. 하지만 쉬운 일은 아니었다. 연금술을 장기로 구현한다는 것 자체가 비정상적이고, 한 번도 해보지 않은 일이다.

    어어, 터진다아아아!!

    드낙이 얼굴을 손으로 가렸다.

    펑!

    배 아래 쪽에서 폭음과 함께 체액이 쏟아져 나갔다. 인상을 쓴 채로 서둘러 치료했다.

    ‘이거 그냥은 못 하겠는데.’

    마법사로서의 재능, 연금술사로서의 재능이 부족했다. 공부 재능도 80%인데, 이런 건 더더욱 재능이 필요하다. 드낙은 고민 끝에 결정을 내렸다.

    ‘그냥 권능으로 만들자.’

    열세 번째 권능 마주력의 융합 물약 장기가 새롭게 만들어졌다. 그가 지닌 업도 그만큼 소모되었지만, 이번 경우에는 오히려 이득이 컸다. 동시에 골렘 공장에도 융합 물약으로 초월의 힘을 400% 증가시켜서 활동하자는 안건이 추가되었다. T34 융합 물약만 있으면 되기 때문에 간단하다고 생각했다.

    물론 원 퍼펙트 팩토리의 인부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 * *

    모든 악마는 공통되는 전통적인 권속이 존재한다. 태초에 악마 군세가 있었고, 그곳에서 시작된 강력한 상급 권속의 존재는 모든 악마가 참고하기 좋았기에 수많은 전통의 강자가 존재했다. 대부분의 악마 군세에 반드시 하나는 있는, 있어야 하는 권속. 그 권속은 수많은 이름을 지니고 있었다.

    악마 기사(Daemon Knight)라 불릴 정도로 무술에 재능이 있었으며, 악마 왕자(Demon Prince)라 불릴 정도로 잔혹한 면모도 대단했다. 붉은 용 기사(Red dragon knight)라 불리며 강력한 탈것을 타고 다니는 무시무시한 존재로 이야기된 차원도 있다. 악마 대공(Devil Grand Duke)으로 거대한 영토를 다스리며 필멸자를 악마에게 봉헌하는 지배자의 면모도 지니고 있었다.

    대악마(大惡魔) 아카타베루가 그런 상급 악마를 아래에 두지 않을 이유가 없다. 소아귀(小兒鬼)를 자원으로 삼아서 잉태되는 다른 악마와는 체계가 다름에도 제작할 정도로 악마 커뮤니티 사이에서 가장 많은 따봉을 받은 게 상급 악마이자 권속인 데빌 나이트다.

    그 제작은 감히 대악마라고 해도 만들 수가 없다. 악마 스스로 상급 악마를 제작할 수 있는데도 데빌 나이트를 만드는 데에는 다른 것이 필요했다.

    ‘거대한 생산시설.’

    세계를 가지고 있는 대악마에게는 손쉬운 일이지만 유지비가 만만찮다.

    부루루룩.

    길쭉하게 늘어진 코끼리 코 같은 곳에서 방귀 소리가 쏟아져 나왔다. 종종 오물을 토해내기도 했는데, 이것이 굳으면 소아귀들이 가져가서 먹기도 했다. 상급 악마 시설에서 나오는 배출물들은 그 자체만으로도 업과 힘을 가지고 있다. 거대한 생체 구조물은 부풀어 오른 풍선과 비슷하고, 곳곳에 출구와 입구가 나누어져 있었다.

    쩌저적…….

    생체 입구가 움직이며 작아진 아카타베루를 받아들였다. 그 안으로 들어가자 산호초 같은 것들이 길쭉하게 튀어나오고 자라나 마구 뒤엉켜 내부를 가득 채우고 있었는데, 그 내부에 생명체가 자라나고 있었다.

    이렇게 거대한 내부에 존재하는 생명체는 단 두 마리뿐이다. 하나는 악마 기사고, 다른 하나는 붉은 용이다. 마룡(魔龍)이라는 종류에 속하며 악마의 손에서 생산되는 용이다.

    그렇기에 반신에 달하는 용보다는 격이 낮았다. 그런데도 덩치만은 용들과 비슷했기에 마룡은 용족과 싸울 때 악마들의 든든한 병사가 될 수 있었다.

    아카타베루는 붉은색으로 이루어진 혈액 산호초를 세심하게 만지며 이상이 없는지를 확인했다.

    ‘불순물.’

    암세포처럼 잘못 배양되고 있는 생체 덩어리를 적출하는 작업을 하는 게 가장 큰 순찰의 의미였다. 이런 배양체는 족히 100개는 되었다. 즉, 100체(體)에 달하는 악마 기사와 붉은 용이 나온다는 소리다.

    당연히 100개의 배양체를 계속 유지할 수는 없다. 그것은 상급 권속에 해당하며, 상급 악마에 속한 악마 기사와 붉은 용을 100체씩 만들어내면 유지비를 감당하기 어렵기에 결국은 다시 뭉개야 한다.

    ‘악마 기사와 붉은 용의 제작 시간은 50년.’

    차원 침공에 아슬아슬하게 맞출 수 있었다. 아카타베루가 가장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수많은 작업 중 하나가 악마 기사였는데, 중립신의 세계에서 ‘평야’를 획득한 오크 때문이었다.

    그 어떤 차원계에서도 오크는 평야를 획득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 오크의 힘을 마주한 모든 필멸자들이 오크를 탄압하고 제재하기 때문이다.

    오크들은 호구신 녹색 도끼의 사랑을 받는 데다가 전사는 타투를 지니고 있으며, 주술사는 주력을 뿌린다. 오크 나무로 만든 장궁은 장력만 받쳐준다면 강철도 뚫을 수 있다. 무식한 육체 스펙 덕분에 활의 장력을 아무리 높여도 괜찮다.

    ‘그런 놈들을 상대하는 데에는 상급 악마가 제격이지.’

    악마 기사는 오크의 카운터 픽이었다. 100마리에 달하는 거대한 마룡과 그 위에 올라탄 악마 기사가 쏟아져 내려와 단번에 쑥대밭으로 만들 것이다. 그 살육의 광경은 상상만 해도 짜릿하다.

    문제는 아카타베루가 그때까지 거대한 배양체를 돌아다니며 점검하고, 종양을 제거해야 하는 것이다. 배양체가 지닌 생명체적 목적은 오로지 데빌 나이트의 생산이기에 대단히 불완전했다.

    육체에 대한 대단한 조예가 있는 악마여야지만 가능한 일이었다. 하급, 중급, 상급 따위로 구분되는 권속 악마와는 차원이 다른 격이 필요했다.

    * * *

    원 퍼펙트 팩토리.

    강력한 중앙 집권적 공장으로 자원이 들어오는 루트는 많았지만 골렘이 출하되는 루트는 단 하나로 이루어지는 완성형 공장 건설은 크나큰 위기를 맞이했다. T34 융합 물약의 도입 때문이었다.

    정말 간단한 문제가 아니었다. 마력 공정 공장에 갑자기 주력을 써야 한다? 게다가 오우거 리고처럼 손을 비빈다고 마력과 주술이 ‘고체 가루’가 될 리가 없다. 드낙조차도 해당 장기를 체내에 만드는 것에 실패해서 권능으로 만들어 집어넣지 않았는가.

    이 과정을 공장에 접목하는 건 또 다른 문제였다. 그렇기에 현재 원 퍼펙트 팩토리의 건설은 올스톱 상태였다. 인부들은 휴식하면서도 안절부절못했다. X됐다는 걸 체감하고 있어서였다.

    자신이 옮기고 만든 것을 다시 옮겨야 할지도 모른다는 공포. 했던 일을 두 번 해야 한다는 끔찍함. 도망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다. 반복 노동만큼 재미없는 것도 없었다. 처음에는 보람 있는 일이라고 생각해도 그 일이 되풀이되면 지긋지긋해지기 마련이다.

    여기서 55 도발을 쓴다고?

    그런 걱정도 잠시, 그들에게 주어진 시간을 사용했다. 전 대륙에서 흥행 중인 카드놀이였다.

    아니, 이건 정식 카드가 아니잖아? 이 새끼 끌고 가.

    뭔 소리야, 완전 메이저 카드인데.

    지랄하네. 효과가 카드 뒷면까지 쓰여 있는 게 무슨 메이저야?

    몰라? 모르면 처맞아야지!

    나무로 깎아서 만들면 되기 때문에 허튼 짓거리를 하는 자들도 많았고, 카드도 제각각이었다. 그중에서도 단연코 카드놀이의 패자는 피 숨결 검은 뿔 쥐였다. 예부터 카드놀이 문화는 11인의 의원들이 허락한 유일한 마약이었다.

    원 퍼펙트 팩토리의 올스탑 소식에 드낙이 서둘러 달려와 드워프와 엘프들의 집중 토론에 참석해야 했다.

    왜 중단되었어?

    드워프와

    Enjoying the preview?
    Page 1 of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