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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철의 전사 26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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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철의 전사 26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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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통 판타지. 현실감과 환상이 공존하는 중세풍에서 시골 청년이자 환생자인 드낙이 출세하는 이야기.

Language한국어
PublisherWHISTLE BOOK
Release dateJul 8, 2020
ISBN9791132775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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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철의 전사 26권 - 쿠우울

    32. 제국 전조 (7)

    다이앤타 불파겐(Diantha Bulpagen)이 벽을 기어 올라갔다.

    꺄하하!

    다이앤타의 자아와 상관없이 날뛰는 악마의 힘은 드낙을 통해서 잘 제어가 되고 있었고, 드낙 덕분에 다이앤타는 그 힘을 자기 뜻대로 움직일 수 있었다.

    드낙을 통해서 도움닫기를 해서 장애물을 뛰어넘는 것과 같았다.

    본래라면 뛰어넘을 수 없는데, 뛰어넘게 되었다. 그 덕에 다이앤타는 인간을 뛰어넘는 행동들을 할 수 있었다. 이제 한 살이 되었음에도 벽을 기어 올라가는 건 쉽게 볼 수 있는 일이었다.

    엄마, 나 어때? 잘하고 있어?

    근력이 발달하는 건 물론이고 말도 할 줄 알았다. 지성과 이성이 일찍 눈을 떴다.

    잘하고 있어. 조금 더 크면, 자랑스러운 불파겐의 이름으로 우뚝 설 대단한 사람이 되는 거야.

    세리안이 그렇게 말하며 다이앤타의 다리를 냉큼 잡아당겨 품아 안았다. 다이앤타는 버둥거리며 웃었지만 이내 세리안의 살 냄새를 맡으며 세리안의 목을 가볍게 껴안았다.

    다이앤타는 드낙이 지닌 과열 신체(Overheating Body)의 능력 때문에 조금 높은 체온을 지니고 있어서 이런 한겨울에 껴안고 있고 싶은 아기였다.

    세리안은 그녀를 껴안은 채 집무실로 향했다. 그곳에는 그녀를 기다리는 사람이 따뜻한 차를 마시고 있었다.

    흑색의 복장을 한 암살자였다. 그는 대낮인데도 로브로 전신을 가리고 있었고, 얼굴도 그늘져 보였다.

    암살자는 세리안이 들어오고, 집무실에 있는 병사들을 물리자 그제야 로브를 벗었다. 흑색 복장 속에 검은색으로 염색한 강철 갑주가 보였다. 전신 갑주는 아니었고, 강철을 구부려서 덧댄 형식의 가벼운 중갑옷이었다. 히프노틱 그림자 기사들의 정통 복식이기도 했다.

    로브를 벗은 그림자 기사는 여자였고, 목이 제법 길었다. 키도 클 것 같았다. 평범한 얼굴에 평범한 갈색 머리카락은 곱슬머리 같았다.

    평범한 모습이야말로 히프노틱의 그림자를 연상시켰다. 두드러지지 않기 때문에 적이 확실하게 구분하기 어려웠다. 불파겐과 정반대되는 혈통 발전성을 지니고 있었다. 그렇기에 불파겐과 히프노틱은 과거에 매우 끈끈한 관계를 유지했었다.

    드낙이 자리를 잡고도 그들을 크게 대우해 주지 않아서 관계가 틀어졌지만 세리안 덕분에 바로 잡혀가고 있었다.

    가주가 직접 암행을 하는 건 처음인데. 그림자 기사가 그렇게 적나?

    이번 일이 그만큼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또 저는 가주지만 아직 젊지 않습니까. 또 그림자 기사의 숫자는 걱정하지 마십시오. 세리안 왕비님의 지원으로 최대한 이른 시일 내에 많은 숫자를 보유할 수 있을 겁니다.

    세리안의 말에 세레니티 히프노틱(Serenity Hypnotic)이 작게 미소 지으며 대답했다. 히프노틱 가문은 그들의 가보를 보면 추측할 수 있듯이 암살자가 지녀야 할 능력이 뛰어난 자들이었다.

    이렇게 늦은 정오에 찾아온 걸 보니, 매우 중요한 일 같은데.

    어제 역사의 만남이 이루어졌다고 쪽지를 보냈고, 오늘 그들의 계획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아무래도 외척들과 공조해서 중앙을 벗어나 남쪽에 똬리를 틀 것 같습니다.

    기껏 생각한 것이 나한테서 도망치는 일이라니. 과거 불파겐 가문과 함께한 가문답지 않네.

    열이 뻗쳤다. 특히나 겐 쟝의 정치 영향력은 중앙 정치에서 드낙 충성파로 기반을 다졌는데, 외척과 함께 남쪽에서 활동을 다시 시작한다는 것부터 모순이었다. 다만, 아쉬운 것은 드낙은 그런 걸 신경 쓰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드낙은 문제가 터지고 나서야 움직이는 편이다. 다른 일이 많다고 해도 내실을 다지는 데 크게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 건 문제가 있었다.

    ‘그렇기에 내가 움직여야 한다.’

    드낙의 사후. 모험하는 아버지를 둔 자신의 딸을 지킬 것이 필요했다. 아기를 낳고 서둘러 종신보험에 돈을 집어넣는 대다수의 부모와 똑같았다. 세리안에게는 보험이 필요했다. 불파겐 가문의 혈족, 가문원은 드낙과 세리안, 다이앤타뿐이었다.

    다른 불파겐의 성을 쓰는 아이들? 방계나 다름없었다. 그렇다고 해서 그들을 방계 취급할 마음은 없었다. 그들은 죽을 때까지 불파겐의 이름 속에서 살아가야 했다. 하지만 직계 취급을 할 마음도 없었다.

    지독한 생각이었지만 이해할 수 없는 건 아니었다.

    오랜 세월 동안 개발시킨 혈통을 공으로 준 것이나 다름없었으니까. 드낙의 강함에 세리안이 매료되지 않았다면 킹슬레이건 몽펠리에건 벌써 싹 다 죽였을 터였다. 또한 다이앤타 때문이기도 했다.

    적극적으로 공세를 펼치고, 상대의 머리채를 잡아서 그 목을 베어버리기에는 세리안 또한 지켜야 할 것이 생겼다. 그렇기에 타협한 것이 불파겐 방계들을 다시 한번 불러들이는 것이었다.

    그 어떤 협박도 없고. 그 어떤 이득도 제시하지 않은 그 부름에 대답한 것은 단 두 가문. 브루드 가문과 히프노틱 가문이었다.

    특히 히프노틱 가문은 처음에 투덜거린 것과는 대조될 정도로 냉큼 대답했는데, 그만큼 불파겐을 믿었는데 배신당했다고 생각해서 크게 빈정거린 것이었다. 그 빈정거린 것만큼 불파겐에 대한 깊은 신뢰가 존재했다. 그 신뢰만큼 반발한 것이다.

    이제 어찌하실 생각이십니까.

    말이 안 통하니, 작게 싸워봐야죠. 작게 싸워도 안 오면 그때는 별수 없지. 찍어 누르는 수밖에.

    세리안은 중앙 사령관이다. 그 영향력을 생각하면 중부에서 그들이 활동하지 못하게 하는 것은 쉬운 일이었다. 그 빈자리는 히프노틱과 브루드 가문이 충분히 책임질 수 있었다.

    남부로 도망칠 준비를 하더라도 반년은 걸리고, 그 시작도 봄이 돼서야 할 수 있으니, 지금부터 사업장에 수작질하면 좋겠는데.

    그녀의 말에 히프노틱의 가주가 표적을 말했다.

    웃터 가문은 목재소를 많이 운용하고 있습니다. 그들을 건드리는 게 가장 좋을 듯합니다.

    웃터 가문은 나무를 키워서 다양한 곳에 쓰고 있다. 세리안은 그들에 대한 정보가 적혀져 있는 양피지를 가져왔다.

    상당히 위협적인 소득을 내고 있긴 했는데, 그만큼을 세금으로 충당하고 있어서 눈감아준 적이 있지.

    문무겸전의 가문인 웃터 가문은 어디서나 좋은 결과를 내는 기사 가문이었다. 극점을 노린다기보다는 다양성을 추구하는 가문이었다. 그 유동성은 불파겐 가문의 윤활제로 활용됐다. 그들 가문은 포섭해야 할 필요성이 있었다.

    목탄의 가격으로 장난질 안 하는 건 분명 칭찬해야 할 일이지만…….

    목재를 토막 내서 가지런하게 쌓은 뒤에 진흙으로 덮고, 불을 지르고 난 다음 숨구멍을 막아 내부의 불을 꺼트리면서 나오는 목탄은 동부에 꼭 필요한 소비재였다.

    이를 대량으로 공급하는 데 힘을 쓰고 있는 웃터 가문의 목재소를 친다면 손해가 생기겠지만, 지금이 아니면 웃터 가문이 고개를 숙이고 들어오는 상황을 만들 수 없었다.

    ‘답답하다.’

    현재의 동부 상황은 피를 조금 뿌리면 단번에 큰 절을 받는 세파리아스의 처세와는 확연하게 다르다. 그렇기에 수단과 때가 정해져 있었고, 이를 놓치게 되면 손발이 꽉 묶이게 되는 감각이 세리안을 덮칠 수 있었다.

    그때를 생각하니 절로 짜증이 솟구쳐 올랐다.

    손해를 메우는 데 힘을 보태줬으면 하는데, 가능한가?

    브루드 가문이 협력을 해줘야 합니다. 그들은 마법사들이 많지 않습니까.

    몰락하고 가장 잘 먹고 잘살던 놈들이지.

    마법 혈통을 통해서 불파겐의 방계가 되고, 불파겐 덕분에 더욱 발전시킨 놈들이었다. 그들은 성씨를 조직적으로 바꿔서 곳곳에서 마법사로 활동하며 많은 것을 획득한 가문이기도 했다. 시류를 잘 읽을 수 있었기에 겐 쟝처럼 우두머리 혹은 하나의 조직으로 우뚝 서기보다는 그냥 강자 옆에 서는 걸 즐기는 자들이었다.

    웃터 가문의 목탄 제조소를 타격한다면, 당연히 브루드 가문이 공급되지 않는 목탄을 초급 마법 아이템으로 감당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자연스러운 이치였다. 허나, 히프노틱이 할 일이 없어진다. 남에게 일을 떠맡기는 일이었다.

    히프노틱 가문은 무얼 할 생각인가.

    세리안이 이를 지적하자 그제야 히프노틱 가주가 대답했다.

    서부에 많은 개간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거기서 나오는 나무를 가져오도록 하겠습니다.

    상당히 많은 인원이 들어가는 일이다. 현대와는 다르게 교통이 발달하지 못해서였다. 세리안은 그제야 웃었다.

    아주 좋은 판단이야. 중부의 목탄 가격이 높아지면 결국 내가 책임져야 하는 것 아닌가. 잘 부탁한다.

    대신…….

    걱정 마라. 남쪽으로 갈 놈들은 지닌 것을 대부분 놓고 가야 할 것이다. 또한, 늦게 들어온 놈보다는 일찍 들어온 사람을 좋아할 수밖에 없지.

    그 말에 히프노틱 가주가 고개를 깊이 숙이고 물러났다. 그녀는 세리안의 거처를 떠나면서 생각했다.

    ‘머저리 같은 쟝 가문. 권력을 쥐고, 우두머리가 되니 결코 그것을 손에서 놓지를 못하는구나.’

    도망쳐서 남는 건 외척과 협력하거나 그들과 싸워서 남부 영향력을 쟁취하는 일이었다. 그런 싸움은 싫었다. 히프노틱은 가문의 영향력을 보존하고 싶었다. 다른 가문과는 다르게 기사를 양성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에 쟝 가문의 방향성과 다를 수밖에 없었다.

    히프노틱 가문은 그들을 대우해 줘서 세리안에게 붙은 게 아니었다. 그들의 내부 사정은 생각보다 어려웠다. 그림자 기사는 양과 음지. 그 모든 것을 담아야 하는 그릇이었다.

    또한 암살 가문이 세리안에게 붙으니 무력이 다소 낮은 브루드 가문도 자연스럽게 세리안에게 갈 수밖에 없었다.

    이는 세파리아스의 안배이기도 했다. 불파겐 방계의 혈통 발전성을 강제하고, 장단점을 통해서 서로 물고 물리게 만든 것이다. 그 혈통은 수백 년이 지나도 여전했고, 세파리아스는 수백 년의 세월을 뛰어넘어 자신의 딸에게 도움을 주었다.

    그 결과가 어찌 될지는 보지 않아도 될 정도였다.

    * * *

    어으야. 떨린다.

    부드러운 아연이 호들갑을 떨었다. 오늘은 드워프의 가슴을 떨리게 할 정도로 중요한 날이다. 술기운이 있어 보이는데 도수가 강한 술을 몇 명이나 들이켠 게 분명했다. 드워프는 술을 마시면 기분이 조금 들뜬다.

    언제 우리 차례가 오는 거지.

    호수 성채에서 떨어진 큰 공터에 수많은 이들이 모여있었다.

    그들은 차례대로 호명을 받았고, 자신들이 준비한 것을 펼쳐 보였다. 그 동부 왕이 직접 지켜볼 정도로 대단한 공모전이 일어나고 있었다.

    공모전의 이름은 강철 파괴자 공모전이었다. 무슨 방식을 쓰든, 강철을 부수는 것을 만들어서 출품하는 공모전이었다. 이는 강철 그리핀 용기사 때문이었다.

    마지막! 아이언 스트림!

    우리다.

    드워프를 주축으로 마법사들과 합작을 하는 작업소. 아이언 스트림.

    그들이 벌떡 일어났다. 인원수는 총 62명으로 중규모에 해당하는 작업소였다. 오늘을 위해서 창설된 곳이기도 했다. 계획서가 통과되어서 지원금을 받았기에 공모전에서도 반드시 발탁되어서 지원금을 계속 받아야 했다.

    그러기 위해서 땀과 코피를 쏟으며 노력해왔다.

    준비한 건 골렘인가? 평범하군.

    상석에 앉은 드낙이 공터를 내려다보았다. 그곳에는 아이언 스트림이 준비한 골렘이 작동 준비를 마친 채 대기하고 있었다. 곧 수레에 실려 온 강철 철판이 장대와 같이 고정되어서 벽처럼 세워졌다.

    깃발 올렷!

    붉은 깃발을 쥔 이들이 일제히 깃발을 올리자 골렘이 기동했다. 평범한 골렘처럼 보였지만 실제로는 달랐다. 관절 부분에서 불꽃이 뿜어져 나왔다.

    화악! 화악! 확!

    오!

    작은 화염이 연달아서 쏟아져 나오자 감탄사가 터져 나왔다. 자욱한 수증기가 피어 올라왔다. 증기였다.

    푸슈우웃!

    증기를 거세게 내뿜은 중형 골렘은 고릴라처럼 섰다. 사족보행을 할 수 있음에도 양팔이 길고 굵어서 양팔로 바닥에 대고 몸을 받쳤다. 체고는 확실하게 높았고, 머리도 꼿꼿이 들 수 있었다.

    원숭이의 구조를 사용했네. 나쁘지 않아.

    괜찮아 보였다. 골렘의 특징상 사족보행을 선택한 건 좋은 선택이었다. 기동성을 높일 수 있었기 때문이다. 고릴라처럼 머리를 높이 들어 올릴 수 있다는 것도 탁월했다. 두 다리로 설 수 있을 게 분명했다.

    ‘마법 외에도 증기 기관을 통해서 또 다른 원료를 확보했으니, 더 오래 움직일 수도 있겠지.’

    간단한 아이디어였다. 그냥 합쳐보자. 그것만큼 강력한 것이 없었다. 1+1이면 일단 사놓고 보는 거 아닌가? 합체는 무조건 옳다.

    중형 골렘의 기준에 해당하는 최소수치인 체고(體高) 5m짜리 골렘은 그대로 달리기 시작했다. 네발로 달렸기에 속도가 제법 빨랐다. 다른 골렘보다 월등히 빠른 속력으로 달려간 중형 골렘은 두 팔을 올려치며 철판을 때렸다.

    두께 10cm가 넘는 철판을 때리자 양팔에 증기가 가득 피어오르며 마법적 현상을 동반했다.

    ‘순간적인 강화 마법까지. 효율적이다.’

    증기 기관의 연료를 통해서 운동력을 확보함과 동시에 순간적으로 마법을 사용해서 공격에 강화 마법까지 가미시켜 철판을 단번에 찢어버렸다. 굉음이 울려 퍼져나갔다.

    드낙은 크게 박수를 쳤다. 하지만 그건 샴페인을 너무 일찍 터트리는 짓이었다. 화려한 공격을 한 직후 양팔의 관절이 박살이 나서 땅에 떨어졌기 때문이다.

    중형 제트스트림 골렘은 그렇게 채택되었다.

    공모전에서 공격력을 확실하게 각인시켜 줬기 때문이다. 내구력만 보완하면 되는데, 그게 해결될지는 모를 일이었다.

    * * *

    영혼 제국은 겨울에 침공을 개시했고, 엘프 위원회는 봄이 되어서야 동원령을 선포하여 총력전을 개시했다.

    그들이 이렇게 늦게 선택한 이유는 영혼 제국의 진격 속도에 있었다. 건축물을 옮기다 보니 느릴 수밖에 없었다. 그로 인해 엘프들이 대처할 시간을 충분히 주었다. 전술적으로 보면 건축물은 실로 형편없는 군사였다. 그들의 이동속도는 처참한 수준이었고, 군대의 기동력을 상실하게 했다. 하지만 그 건출물은 엘프와의 싸움에서 필수적이라는 게 문제였다.

    마도 사회를 상쇄시키는 영혼 구조물은 아군의 사상자 수를 압도적으로 줄일 수 있었다. 이는 끝없는 증원군과 합쳐지며 다른 모든 것의 수준을 한 단계 높였다.

    한계가 있었는데 총 병력이 영혼으로 삼은 제국인의 숫자로 결정되기 때문이다. 높은 종족값을 지닌 엘프 때문에 영혼 병사와 기사들의 품질을 올려야 하기에 병사 하나에 제국인 다섯 명의 영혼이 들어가야 하고, 기사는 그것보다 곱절의 영혼이 필요했다.

    엘프들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영혼 제국의 역량을 깎아야 합니다. 우리들의 피해가 너무 큽니다.

    전쟁에서 상대의 역량을 다른 곳으로 돌리기 가장 좋은 방법은 하나뿐이었다.

    남부 왕국을 전쟁에 참여시키도록 해서 영혼 제국에게 양면 전선을 강요해야 합니다.

    그들은 영혼 제국의 역량이 생각보다 대단하다는 걸 알고, 남부 왕국을 이용하기로 했다. 그렇게 결정할 수 있는 이유는 그들이 풀어준 세리안 불파겐이 남부 왕국에서 큰 자리를 차지하고 있을 것이라는 확신이 있어서였다.

    인간은 영웅에게 열광하기 때문이다.

    강자에게 고개를 숙이기 바쁜 그들의 심성은 아직도 변하지 않고 있었다. 엘프들은 모든 것이 고정되고, 완성되어 있어서 객체의 차이가 대동소이했지만, 인간은 다르기 때문이다.

    고로, 세리안이 강력한 권한을 지니고 있다는 것을 의심하지 않았다.

    엘프 원정대를 남부로 보내십시오. 인간으로 활동해야 하니, 하등 동물의 가면을 그들 모두에게 지급하겠습니다.

    음! 그건 너무 큰 결정 아닙니까? 일반 변신 마법으로도 능히 대처할 수 있는데…….

    만일에 만일을 가하기 위함입니다. 영혼 제국은 지금도 계속해서 진격하고 있습니다. 벌써 엘프 도시 열 곳이 함락되었습니다.

    중요한 것은 모두 빼냈습니다.

    그게 중요합니까? 저들이 엘프 도시를 함락하면서 얻은 확신이 더 중요합니다. 그걸 무너뜨려야 합니다.

    엘프와 전쟁하는 게 할 만하다는 인식이 퍼져서는 안 된다. 이미 늦었지만, 하루라도 빨리 그 오물을 씻어내야 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양동 전선이 필요했다.

    남부 왕국의 인간들을 동원해 봤자 소용이 없을 텐데……. 차라리 드워프는 어떻습니까?

    드워프에게도 보낼 겁니다. 남부 왕국의 하등 종족이 할 수 있는 건 시간 끌기뿐입니다.

    모두가 고개를 두어 번 끄덕거렸다. 일종의 게릴라로 받아들여졌다. 하지만 남부 왕국에 대한 판단을 정확하게 내리는 데 닷새를 보냈다. 이미 결정이 난 상황에 대해 다시 왈가불가했기 때문이다.

    그렇게 남부 왕국에는 엘프 원정대 1분대가 배정되었지만, 드워프에게 보낼 사절단은 규모가 확연하게 달랐다.

    적어도 15분대 규모를 보내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래서야 우리 제국의 규모를 낮게 볼 겁니다. 전 50분대는 보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550명의 엘프 정예들을 보내자고? 지금 우리는 전쟁 중이 아닙니까?

    드워프에게 보여줄 격식이 더 중요합니다.

    저도 동의합니다. 드워프들은 건방지고, 멈출 줄을 모르는 놈들입니다. 기선 제압이 필요합니다.

    적게 보내면 기분 나빠할지도 모릅니다.

    웅성웅성.

    1,500명이 모여있는 대의원 회의는 순식간에 시끄러워졌다. 그 소란은 8시간이 지나서야 조용해졌다. 제지할 수 있는 자는 없었다. 모든 엘프는 태어나는 순간, 모든 역량이 완성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들에게는 영웅이 태어날 수 없었다. 모두가 수준 높은 자들일 뿐이었다.

    그럼 최종적으로 가장 경험이 낮은 엘프 원정대 10분대와 가장 경험이 높은 엘프 원정대 3분대로 총 13분대를 보내도록 하겠습니다.

    7일간의 쟁점 끝에 드워프 사절단의 규모가 정해졌다. 마땅찮아 하는 의원들이 있었지만 소용없었다. 이곳은 대의회였다. 왕 노릇을 하는 의원이라도 이곳에서는 일개 일원에 불과했다.

    엘프 원정대는 하늘로 솟구쳐 오르며 비행을 시작했다.

    또한 영혼 제국의 진격로에서 먼 도시에서 폭풍의 요람(Cradle of the typhoon)이 징발되었다. 높이만 해도 300m에 이르는 거대한 건축물인 폭풍의 요람은 엘프 도시의 중추이며 핵심 동력원이었다.

    그것은 푸른빛으로 가득한 직사각형의 상자와 같았다. 주변 대기에 존재하는 마력을 끌어당기는 무지막지한 구조물이었기에 크기가 매우 컸다. 도시에서 너무 멀면 영혼 제국에게 마법 행위를 할 수 없었기에 엘프들이 징발되어서 군인으로 쓰여야 했다.

    태어난 지 300년 이상의 엘프들이 모두 징집되었다. 그 숫자만 해도 500만 명에 달했다. 총력전이 무엇인지 확실하게 보여주고 있었다.

    * * *

    공작 왈데마르 톤드라(Waldemar Tondra)의 사절단은 초여름이 되어서야 푸른 바다 항구의 횃불 성채에 도착할 수 있었다. 그들은 동부 왕과의 만남을 위해서 5일이나 기다려야 했다.

    최근 자주포 프로젝트라는 것을 시작하고 있어서 동부 왕이 북부 산맥으로 외출을 했기 때문이다.

    동부 왕께서 돌아오셨소. 곧바로 보자고 하시니 준비하시오.

    예!

    사절단을 이끄는 자가 고개를 깊이 숙였다. 허나 그들의 표정은 좋지 않았는데, 먼 곳에서 출발하기 전과 지금의 동부 위상이 크게 달라졌기 때문이다. 특히나 대화재를 통해서 대산 너머까지 진출하고 영토를 확장하고 있는 동부왕국의 행동은 지나칠 정도로 위협적이었다.

    ‘이런 곳에서 적정한 수준으로 타협을 볼 수 있을까? 의문이다.’

    그는 자신이 챙긴 서신을 만지작거렸다. 그들의 목적은 남부 왕국이 아닌 동부왕국에 충성하면서 공왕의 권리를 획득하는 것에 있었다. 남부 왕국은 왈데마르 톤드라에게 공작의 작위를 줬지만 공왕의 권리는 주지 않았다.

    동부가 이를 줄지는 알 수 없었다.

    먼 곳에서 왔더군. 여정은 괜찮았는가?

    "동부왕국의 발전하는 모습과 그 활기찬 분위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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