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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철의 전사 30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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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철의 전사 30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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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out this ebook

정통 판타지. 현실감과 환상이 공존하는 중세풍에서 시골 청년이자 환생자인 드낙이 출세하는 이야기.

Language한국어
PublisherWHISTLE BOOK
Release dateJul 8, 2020
ISBN9791132775065
강철의 전사 30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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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철의 전사 30권 - 쿠우울

    63. 판타지 월드 (12)

    드낙이 지하 연합을 방문한다는 소문은 지하 깊은 곳까지 뻗어나갔다. 드낙에 대한 정보 공유는 범종족적이기에 모르는 이가 없었고, 소문도 무성했으며 실제 효과를 봤다는 정보 또한 있었다.

    싹! 싸싹! 싹!

    모든 거미줄을 걷어내라! 거미를 죽여서는 안 된다!

    찍찍! 익충이다, 익충!

    지하 통로를 청소하기 바빴다. 누가 몰래 벽을 파놓고 숨겨놓은 술통이 발견되기도 했다.

    킁킁! 고블린 냄새가 난다!

    나쁜 고블린이다! 혼자서 먹으려고 이렇게 숨겨놓다니!

    빨리 챙겨라! 찍찍!

    가장 먼저 대청소가 시작되었다. 특히 어디서 들은 건지 모르겠지만, 물청소도 곁들었다. 막대한 물이 소모되었다.

    쑤욱! 쑥!

    대리석 바닥을 빡빡 닦기도 했다. 반들반들하게 빛이 날 정도로 닦았다.

    에헴!

    그곳에 드낙이 뚝 떨어졌다. 청소하던 크놀이 귀신을 본 것처럼 펄떡거렸다.

    하하하, 왜 이렇게 놀라는 거냐?

    살아 숨 쉬는 우리들의 신을 뵙습니다. 제가 안내를 해드리겠습니다.

    좋다, 소원을 들어줘야지.

    가는 내내 드낙은 현재 지하 연합이 뭐가 힘든지 물었다. 크놀은 상투적인 말을 하며 겸손히 대답했다. 들키면 대장장이 망치를 놓아야 할지도 몰랐다.

    끼익!

    문이 열리며 회의소가 모습을 드러냈다. 검은 돔에서 특히 단장을 해둔 곳이라서 실로 아름다웠는데, 거울이 많아서 하늘에서 떨어져 내리는 햇빛이 사방으로 반사되어 내부를 햇빛으로 가득 물들게 하였다.

    아름답다! 굉장한데!

    드낙이 칭찬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였다.

    너무 눈부시다.

    예!

    냉큼 거울의 각도를 조절하여 윗부분에만 햇빛이 들게 하였다. 조절도 가능한 모습에 드낙의 눈이 매섭게 변했다.

    드워프의 기술이잖아!

    쉐도우 위스퍼의 정보를 통해서 얻어냈습니다.

    그가 고개를 끄덕이며 흡족해했다. 발전하는 모습이 대견하기도 했다. 그는 걸음을 늦췄다. 처음 핏빛 쥐를 봤을 때가 기억났다. 쥐 떼에 불과했고, 서로 잡아먹고 이내 종(種)을 이루었다.

    ‘피로 범벅이 되었지만 굴러도 이승이 좋지.’

    질척거리는 피와 흙. 썩 좋은 탄생 과정은 아니다. 하지만 그곳에서 생명이 태어났다. 그것만으로 충분했다. 황금과도 같이 빛나는 추억거리였다.

    드낙의 등장을 듣고 지정된 이들이 서둘러 회의소로 들어섰다. 고블린 주술사 중에서도 부인이 많아서 탈모가 되어버린 낮은 영광 티모테오! 대장장이 중에서 가장 정성을 들여서 항상 생산 속도가 느린 혼의 누르잔! 주술 왕이라 불리는 뿔 쥐 의원 매력적인 눈썹까지. 모두 한 자리를 차지했다. 그를 칭송하고 나서 잠깐 침묵이 나돌았다.

    서로 눈치를 보더니 이내 고블린 티모테오가 일어나서 고개를 숙이며 말하였다.

    저희 고블린들의 소원은 키가 조금 커졌으면 좋겠습니다.

    고블린들은 단신(短身)이어서 그럴듯한 소원이었다.

    다른 이들은?

    저희! 콜록, 콜록!

    바짝 긴장해 있던 누르잔이 입을 열다가 사레가 들려 기침을 했다. 물 한 잔을 마시고 나서 다시 말했다.

    크흠! 저희 크놀들은 망치질하기 좋게 힘줄 하나만 덧대어주셨으면 합니다.

    뿔 쥐들은 손가락 하나만 더 주셨으면 합니다.

    드낙은 조용히 눈을 감았다. 손가락이 의자를 두드렸다.

    …….

    모두 긴장한 기색으로 그를 쳐다보았다.

    하나같이 어정쩡한 소원들이네.

    싸늘한 음성이 들려왔다. 드낙이 다리를 꼬았다. 그는 오늘 컨디션이 좋았다. 지하 연합에게 큰 선물을 주는 날이라서 더더욱 안정되어 있었다. 자연히 이성적인 판단이 최고조에 도달해 있었다. 또 이미 요리 경합 대회에서 뿔 쥐가 두 번이나 튕겨서 그 의도를 더더욱 알기 쉬웠다. 지금도 똑같은 태도를 유지하고 있는데 이를 세 번째 본 드낙이 모를 리가 없다.

    죄송합니다.

    됐다, 누구 생각이냐?

    예?

    어떤 종족이 먼저 사리자고 한 거냐고.

    뿌, 뿔 쥐입니다.

    주술 왕이 스스로를 가리키며 말했다. 가만히 그를 보던 드낙은 고개를 갸웃했다.

    ‘뿔 쥐가 원래 저렇게 턱이 세 개였나?’

    돼지처럼 잔뜩 살이 붙어있었다. 동물은 살이 찌면 귀여워 보이기 마련이라 드낙은 쉽게 넘어갔다. 그게 중요한 게 아니었다.

    지하 연합 종족, 너희는 내 말을 세 번이나 거역하고, 딴소리를 해대었지.

    하지만 그건 오로지 반마반신이 더 빨리 신격에 오르시는 것을……!

    시끄럽다! 누가 말하라고 했나!

    드낙이 으르렁거렸다. 주위가 조용해지자 다시 입을 열었다.

    지하 연합은 지금도 나에게 충분히 해주고 있다. 이제 내가 너희들에게 상을 내릴 차례다. 이를 게을리 한다면, 누가 나를 신으로 생각하겠느냐?

    그런 자가 있다면 혀를 잡아서 뽑을 것이고! 뇌를 헤집어서 그런 생각을 불태울 것입니다!

    매력적인 눈썹이 뱃살을 덜렁이며 외쳤다. 눈이 잔뜩 충혈되어 있을 정도로 광신도의 모습을 보였다.

    그만! 그런 의도로 말한 게 아니다!

    드낙이 서둘러 그의 생각을 접게 하였다. 그러고는 벌떡 일어나서 고블린 티모테오에게 다가갔다. 그가 움찔했다.

    고블린.

    드낙의 손이 티모테오의 어깨에 닿았다.

    고블린은 예로부터 주력에 능하니.

    헉.

    티모테오의 간이 쪼그라드는 듯했다. 드낙이 저벅, 저벅 걷는 소리에 누르잔이 눈을 질끈 감았다. 지하 연합의 계획은 박살이 났다. 이제 남은 건 드낙이 주는 힘을 그대로 받는 것뿐이다.

    ‘실패다, 실패!’

    크놀, 너희는 지하종족 중에서도 대장간과 용광로를 잘 다루지.

    꿀꺽.

    마른침이 절로 삼켜졌다. 드낙은 홀연히 사라져서 매력적인 눈썹의 뒤를 잡고, 양손으로 그 어깨를 안마하듯이 주물렀다.

    뿔 쥐들은 항상 낮은 종족값을 가지고 있지. 안 그런가?

    크윽……. 그, 그것은…….

    하나같이 드낙이 힘을 많이 사용해야 할 것 같은 것들이었다. 드낙은 순식간에 파동이 되어서 다시 자신의 의자로 이동했다. 전과는 조금 달랐는데, 어둠을 풀풀 풍기면서 이동하는 곳을 알려줬다. 그들의 시선이 뭉게뭉게 피어오르는 연기로 눈이 옮겨졌다.

    ‘나쁘지 않은 임팩트지.’

    하지만 부족했다. 그렇다고 리고가 보여준 ‘벼락’을 똑같이 따라 할 수는 없었다. 조금 부끄러워서였다.

    지금부터 괘씸한 너희들에게 내가 상을 내리도록 하겠다.

    어감이 조금 이상했지만, 실제 이 상황이 그러했다.

    가장 먼저 모든 지하종족의 키를 크게 만들겠다! 고블린뿐만 아니라 너희 모두다! 싹 다!

    그, 그럼 그게 소원으로 대신하시는 겁니까?

    작은 희망을 누르잔이 가졌다. 하지만 그게 오히려 드낙을 자극시켰다.

    아니, 마음이 바뀌었다. 그냥 키뿐만 아니라 신체 능력 전반을 상승시키는 권능을 배포한다.

    안 됩니다! 그렇게 되면 얼마나 많은 업을 소비하실지 모릅니다! 신제국의 황제가 벌써 반신격에 도달했습니다! 하루라도 빨리 신으로 올라서야 합니다!

    그런 건 내가 정한다. 또한, 놈이 신이 된다고 해도 아무 상관이 없다. 그는 결코 날 죽일 수 없다.

    드낙이 웃었다. 물론 세파리아스의 힘은 강하고 영향무력은 위협적이다. 하지만 그것도 간극(間隙)의 안에 들어서야 강하다. 초월체에게 압도적인 위협감을 주지만 드낙에게는 큰 위협으로 다가오지 않았다. 거기에 들어가지 않으면 그만이고, 세파리아스가 신격을 획득한다고 해도 그 정신체는 결코 드낙을 잡을 수 없을 것이다. ‘세계’조차도 속이는 암살자를 그가 잡을 거라고는 생각되지 않는다.

    짝!

    드낙이 손뼉을 쳤다. 이제야 좀 감이 왔다.

    뼈가 성장할 것이고, 커질 것이다. 근육은 발달하기 좋고, 먹기만 해도 근육이 생겨날 수밖에 없을 터다. 외모 또한 이목구비가 강하게 자리 잡을 것이다. 이를, 트리플 피지컬 팩터라 부를 것이며 나의 열여덟 번째 권능으로 삼겠다.

    그가 그렇게 공표하자 모두 고개를 숙였다. 여기까지 왔는데 더 반대했다가는 더 큰 반응으로 되돌아올 뿐이다.

    지하 연합에게 트리플 피지컬 팩터는 필수로 부여될 것이다. 거기에 이견은 없으며 거부하는 자는 있어서는 안 된다! 알겠나?

    예!

    그다음에는 종족 하나씩 권능을 주기로 했다.

    고블린은 주력 청안을 하사받아라. 주력을 담는 눈동자이며 햇수를 더할수록 주력에 대한 제어력이 상승할 뿐더러 시각을 통해서 주력을 다스리는 데 더 깊은 직관력을 가지게 될 것이다.

    감사히 받겠습니다.

    쓴맛이 느껴졌지만, 감히 딴소리를 할 수 없었다.

    크놀은 화염 활력 피부를 하사받아라. 피부가 높은 고열을 맞이하면 이를 흡수하며 활력으로 전환하는 권능이다. 대장간 일과 용광로에 일하는 그대들이 조금이라도 더 편하도록 하겠다.

    죽어서도 이 은혜를 잊지 않겠습니다!

    드낙의 시선이 살찐 뿔 쥐에게로 향했다.

    뿔 쥐는 신성력의 후광을 얻을 것이다. 인간들이 상위인간이 되려고 신성력을 보유하여 없는 그릇을 만들 듯이 너희 또한 더 높은 종족값을 위해서 노력하라.

    허나, 살아 숨 쉬는 우리들의 신이시여. 저희 ‘피 숨결 검은 뿔 쥐’들은 엘프를 먹고 상당한 성장을 이룩하였습니다. 여기서 어찌 더 종족값을 높일 생각을 가지겠습니까?

    그 말은 적어도 오우거만큼 성장하고 나서 하라.

    그 말에 매력적인 눈썹도 결국 고개를 숙이는 수밖에 없었다.

    * * *

    끼에에에에에엑!!

    소아귀가 끔찍한 고함을 내뱉었다. 연약하고 연약한 목으로 소리를 내질렀다. 하반신이 뜯겨 나가서 매우 고통스러워했다.

    땅과 천장과 모든 것이 아기들로 이루어진 세계는 대악마(大惡魔) 아카타베루의 세상이었다. 그 세상은 움직이고 있었고, 착실하게 중립신이 죽어 무주공산(無主空山)이 된 곳으로 향하고 있었다.

    그곳에 구천안흉(九千眼凶)이 전신에 눈을 좁쌀처럼 붙인 채로 회의에 임하고 있었다. 준비된 시간이 45년이 넘게 남았음에도 할 일은 많았다.

    세상을 침략하는 것. 차원을 무너뜨리고, 약탈하는 것. 그건 보통 일이 아니었고, 변수는 언제나 만들어진다. 세계급의 위기 속에는 언제나 믿을 수 없을 만큼 나약한 종족이라 할지라도 대영웅(大英雄)이 탄생한다. 그들은 어디서 숨어있다가 나왔는지 몰라도 소름 돋을 정도의 포텐셜을 지닌 채 종족의 위기 속에서 깃발을 내건다.

    그렇기에 구천안흉은 아카타베루 대신 수많은 준비를 해나가야 했다.

    그중 하나, 바로 생명체와 세계를 죽이기 위한 권속 악마에 대한 선별이 이루어졌다. 이게 이제야 이루어진 까닭은 상급 권속 악마의 생산과 다른 중하급 권속 악마에 대한 생산이 한꺼번에 겹친 시절이 있어서였다.

    이제 여유가 조금 생기는데, 환경에 대한 권속 악마를 만들어야 하지 않겠나.

    죽음의 지렁이?

    생명체가 살 수 없는 토양을 만드는 데스 어스웜! 크기도 작았기에 노동력으로 잡기란 불가능에 가까운 까다로운 하급 권속 악마였다. 환경을 붕괴하는 데 탁월하고, 많은 악마들이 채용하고 있기도 했다.

    중립신의 대륙은 넓고, 또 넓다. 지렁이로 효과를 보기엔 어려워. 장기적으로 볼 게 아니지 않나? 용도에 맞지 않는다.

    그럼, 레드 스카이는 어떤가?

    나쁘지 않네. 날아다니고, 무엇보다 드워프를 제외한 모든 종족과 생명체에게 효과적이야.

    찬성.

    레드 스카이… 둠 메이커. 태양 떨구기. 자연 학살자라 불리는 하급 권속 악마는 생산 효율성이 떨어지기로 유명한 건 알고들 있나?

    그래도 효과적이지. 단기간에 뽑아먹기도 좋고.

    중립신의 행성은 큰 편이다. 화산재를 내뿜는 독수리야말로 그들을 말려 죽이기에도 좋아.

    레드 스카이는 하급 권속 악마치고는 조금 단가가 높은 편이다. 하지만 그런데도 기용되는 것은 태양을 가릴 수 있는 화산재를 뿜어내기 때문이다. 하늘을 날기에 잘 죽지도 않는다. ‘하늘’을 지배하는 종족은 많지 않았다.

    그들의 사회를 보면 레드 스카이는 좋은 선택이 될 수밖에 없지.

    세상이 화산재로 뒤덮인다면, 그들은 식량 하나 얻기 힘들어질 것이다.

    구천안흉이 웃었다. 상상만 해도 재미났다. 버티더라도 오직 죽음만을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 그들은 그 절망 속에서 무엇을 말할까? 어떤 것을 볼까?

    ‘지독한 굶주림과 죽음만이 있겠지.’

    * * *

    기차 혁명. 물류 허브의 꿈. 중계무역의 웅장한 이득.

    이를 위해서 자치 왕국은 상당한 노동력을 투입하고 있었다. 신제국에 많이 양보했지만, 남부 왕국의 이주자들을 받아들였다. 강제로 이주하는 이들이었지만 ‘사대밭 새마을 골렘 운동’ 덕분에 굉장히 만족하는 편이었다. 드자치 왕국은 워프들의 철로와는 다르게 또 그들만의 교통 발전을 이룩하고 있었다.

    마력 기차도 아니다.

    주술 기차도 아니다.

    희귀한 T34 융합 물약을 써야 하는 마주력 기차도 아니다!

    철로의 발전만이 필요하다.

    드워프들의 경우에는 ‘드워프의 손길’을 통해서 필요한 것을 반영구적으로 효력을 토해내면 그만이지만 언제까지 그들에게 기대고 있을 수만은 없었다. 거기에 최근 드워프들은 자신들의 지하 세계 또한 발전시키기 바빴다.

    외부 인력은 최소한에 그쳤다. 드낙이 원하는 사업이나 프로젝트에나 투입되는 편이었다. 또한, 그런 리스크를 이미 알고 있던 자치 왕국은 자체적 기차 개발에 노력했고, 그 결실을 맞이했다.

    쿠구구구구……!

    나무가 비명을 지르며 움직였다. 단순한 나무는 아니었다. 원통 형태의 거대한 물레방아의 구조 속에는 수많은 태엽이 존재했다. 내부의 설계도만 해도 수백 장에 달했다. 건설하다 보니 필요한 게 더 있어야 했고, 누더기처럼 짜 맞춰야 했다.

    풍력 물레방아의 프로토 타입은 언제 고장이 나도 이상하지 않았다. 하지만 만들었다는 게 중요했다. 엄청난 지식을 축적했고, 앞으로 나아가야 할 길을 볼 수 있게 되었으며 자신들의 수준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 높이는 50m에 달했다. 동시에 철로가 고지 위에 지어져서 바람이 엄청났다. 그 물레방아의 앞뒤로 기둥이 두 개씩 총 네 개가 박혀있었는데, 바람을 안쪽으로 집중하기 위해서였다.

    둘로 나누어진 바람 중 절반이 기둥을 가로지르며 물레방아 쪽으로 유입되기 때문에 강력한 풍력이 일어난다. 이는 자연히 거대 물레방아를 돌리는 데 이득이 된다.

    물레방아가 돌아가고, 철로에 물이 거세게 유입되고, 압력을 내뿜었다. 이 ‘수압’을 통해서 철로의 안쪽에 움직임이 일어나고 동력이 발생한다. 그 위에 기차를 놓으면 움직인다.

    하나로는 동력 발생력이 낮지.

    기차의 위아래에서 잡아당기고, 밀어주는 방식이었다. 동시에 기차에는 다양한 마법과 주술이 깃들어 있었다.

    자치 왕국은 태엽 철로 기차 방식으로 가장 먼저 화물을 옮기기 시작했고, 성공적으로 이를 만들어냈다. 프로토 타입이지만 30대에 달하는 기차가 돌고 돌았다.

    단점은 브레이크 장치를 자주자주 바꿔줘야 하고, 멈추는 데 많은 공이 들어간다는 점이었다. 그렇기에 정차 구역이 상당히 넓었고, 역도 적었다. 하지만 그런 단점 속에서도 뿔 쥐 다음으로 기차를 완성했으며 지상 기차로는 유일했다.

    자치 왕국의 기차는 신제국의 국경지대까지 이어져 있었고, 아래로는 백설 산맥까지 갈 수 있었다. 신제국과 오크, 드워프와도 어느 정도 맞닿아 있었다. 자연스럽게 대규모 물류 이동은 자치 왕국의 기차로 이루어지고 있었다.

    대단하다.

    완성되고, 실제로 효력을 발휘하자 드낙이 시찰을 왔다. 끝없이 움직이고 있는 기차였기에 정차 스테이션에서 기차를 정차시키는 건 그야말로 공사나 다름없었다.

    F1 레이스처럼 딱딱 맞아떨어져야 했고, 숙련된 자들이 수많은 연습 끝에 일에 손을 댈 수 있었다. 1초가 늦어지면 마력이 그만큼 소모되고, 브레이크가 그만큼 더 닳기 때문이었다. 거대한 건축물이 만들어내는 하모니가 있었다.

    드낙은 그걸 구경하며 자신에게 다가오는 ‘일’에 대한 압박감을 느꼈다.

    ‘드워프도 각성제 권속 악마를 만들어줘야 하고……. 할 일이 많네.’

    그들을 칭찬하고 치하하며 관련자에게 금일봉을 하사한 드낙은 발에서 느껴지는 행성의 거대한 ‘힘’을 마주했다. 중립신이 작업하다가 미완성인 채로 내버려 둔 ‘테라의 씨앗’이 심어진 행성이다. 거기에 중립신의 정신은 없었다. 그저 힘일 뿐이다.

    ‘마음 같아서는 지금 바로 행성 작업을 하고 싶지만 어림도 없는 소리지.’

    행성 개조 작업은 대신이 되어야 가능하다. 그렇기에 드낙은 행성 개조 작업에 큰 방향성을 제시하지 못했고, 영향력도 발휘하지 못하고 있었다. 반마반신(半魔半神)의 수준으로는 행성을 바꿀 수 없다.

    ‘빨아먹어서 흡수하는 방법이 있지.’

    그렇게 한다면 드낙은 단번에 신격을 얻을 수 있을 터다. 하지만 그러지 않는 이유는 간단했다. 무한히 확장하는 행성, 테라의 계획은 오로지 중립신만이 가능한 설계였고, 그 설계는 미완성임에도 한계가 존재하는 확장 행성이 될 수 있다. 그건 드낙이 건드려서는 안 된다.

    ‘설계도를 이해하지 못하고 전기를 집에 까는 셈.’

    미친놈이 아니고서야 비전문인에게 전기공사를 맡길 수는 없다. 드낙은 쌩 막노동판을 곳곳에서 제법 돌아다녀 봤기에 이를 잘 알았다.

    전문가 중에서도 병신이 있는데 하물며 비전문가? 상대할 가치조차 없었다. 그 세 치 혀에 놀아난 사람은 다시 사람을 불러야 한다. 돈 좀 아껴보려다가 3배, 5배로 나가기 마련이다. 다시 철거해야 하기 때문이다.

    ‘건들지 않는 게 상책이지.’

    미완성이라고 해도 행성은 착실하고 점진적으로 커지고 있었다. 이 대륙을 중심으로 그 밖으로 퍼져 나가고 있었다. 그 끝에는 초거대 행성이 드낙을 기다리고 있을 터고 그 미래는 실로 아름다울 터다. 드낙의 입에 미소가 걸렸다.

    자치 왕국은 많은 물자를 효율적으로 보내며 다양한 화폐를 취득했으며 이는 세수로 들어왔고, 그들 지배자들의 손에 의해서 다시 재분배되어 갔다.

    모든 것이 드낙의 손에서 이루어지지는 않았다. 하지만 그 모든 것에는 드낙의 생각이 하나둘쯤은 들어가 있었다. 그저 그가 직접 하지 않을 뿐이다. 가만히 놔두면 느리긴 하지만 그래도 어찌 되었든 중립신이 설계한 대로 이루어진다.

    ‘건들지 않는 게 상책이라는 소리지.’

    드낙은 상념을 마치고, 드워프들이 있는 곳으로 향했다. 그런 드낙의 눈에 이상한 게 밟혔다. 그건 신성력이었지만, ‘자신’의 것이 아니었다.

    ‘빌어먹을, 이게 대체?’

    섬뜩한 생각이 드낙을 엄습했다. 하지만 ‘누구의 것인지 모르는’ 신성력은 단번에 사라졌다. 드낙이 다가와서, 간파해서 사라진 게 아니었다. 그 신성력은 소모되었고, 소실되었다. 자신이 한 일을 수행하고 사라진 것에 불과했다.

    결국 드낙이 볼 수 있었던 이유는 수많은 운이 겹쳐서 생겼고, 그 운을 잡을 수 있는 실력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세파리아스의 것은 아니다.’

    세파리아스는 반신격에 오르며 신성력을 사용하게 되었지만, 드낙은 그 신성력의 기질을 알고 있다. 그가 찰나의 시간 본 신성력은 그 누구의 것도 아니었다. 그게 너무나도 불안했다.

    드낙 속에 잠들어 있던 보신주의가 꿈틀거리며 눈을 떴다. 또한, 거대한 운명의 소용돌이가 느껴졌다. 하지만 그게 무엇인지는 전혀 몰랐다. 그런데도 그 소용돌이가 보여주는 거대함은 드낙의 간담을 서늘케 했다.

    * * *

    흐음.

    음.

    드워프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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