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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철의 전사 10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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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철의 전사 10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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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out this ebook

정통 판타지. 현실감과 환상이 공존하는 중세풍에서 시골 청년이자 환생자인 드낙이 출세하는 이야기.

Language한국어
PublisherWHISTLE BOOK
Release dateMar 10, 2020
ISBN9791132769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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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철의 전사 10권 - 쿠우울

    31. 몽펠리에 령 (2)

    게실리안 지휘관이 든 양피지는 매우 길었다. 또한 양피지를 돌돌 말 수 있도록 양쪽 끝에 부착된 고풍스러운 작대기가 있었는데, 새하얀색으로 도색이 되어있었다.

    제품 인증서와 설명서가 함께 있는 양피지였고, 매우 중요하였다.

    물을 마신 게실리안이 설명을 이어나갔다.

    얼음의 파이룬 전신 갑주(Ice Faerun Full Plate Armor)는 전체적으로 푸른색을 지닌 갑옷이었지만 목 밑에 박혀있는 다섯 개의 블루 사파이어보다는 채도가 약했다. 보석의 아름다움을 표현하기 위한 의도적인 채도 저하였다.

    블루 사파이어는 하늘과 바다 중간 정도의 색을 지닌 전신 갑주와는 다르게 아름답고 선명한 바다색을 지녔다.

    대인 마법으로는 ‘얼어붙은 표적 독수리(Frozen Target Eagle)’라는 마법입니다.

    크기는 사람보다 3배는 크고, 날개는 6m가 넘는 대인 마법이었다.

    다수 마법처럼 들리는데, 대인 마법이 맞소?

    그 말에 게실리안이 웃었다.

    얼음과 물의 대정령, 볼라논 분지의 위대한 존재인 푸른 눈의 독수리의 모습을 본뜬 마법입니다. 그래서 효율이 조금 좋습니다.

    초월적 존재의 모습을 그럴듯하게 초월의 힘으로 만들었으니 효율이 좋을 수밖에 없다. 현실에서 마법이 발현하는데 조금 더 보정을 받는 것이다. 드낙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다고 해도 그 크기 그대로 적에게 쏘아지면 다수 마법과 다를 바가 없지 않겠소? 날갯짓하면서 하늘로 솟구쳐 오르며 스피드가 확 살아나고, 그 뒤로는 날개를 접어 단번에 내리꽂히는 것이 ‘얼어붙은 표적 독수리’요.

    거리적 여유가 있다면 회피가 가능한 것 아니오?

    드낙은 그에 대한 성능을 기대하며 물었다. 당연히 대책이 있었다.

    110도가 넘지 않는 이상 피할 수 있는 길은 없소. 또 거리가 멀어질수록 접힌 날개가 하나로 뭉쳐져서 독수리의 머리를 지닌 창처럼 변하오. 당연히 거리가 멀수록 관통력이 더욱 강해지는 마법이오.

    드낙이 실로 감탄했다. 말 그대로 시간이 흐를수록 강해지는 마법이었다. 섣불리 상대가 회피하려고 해도 110도 이상의 각도 변화를 주지 않으면 추적이 계속 이루어진다. 무시무시한 마법이었다.

    물론 보통 마력 소비가 드는 것이 아니었다.

    소비 마력이 크지만(大), 그 대상에 큰 피해를 입힐 수 있소.

    파이룬 가문의 마법은 몽펠리에 가문의 터프한 혈통을 견제하기 위해서 자연스럽게 파괴력 하나만을 추구하게 되었다. 또한 다수 마법이 존재하기 때문에 대인 마법은 보통 기사, 중대형 몬스터를 노리고 만들어졌다.

    유행까지 사로잡은 대인 마법이었다.

    시범 삼아서 사용해도 되겠소?

    나쁠 것 없지만 나중에 하시오. 저녁 식사 준비도 다 되었으니…….

    게실리안 지휘관이 드낙을 진정시켰다.

    다음 마법은 다수 마법이오. ‘교차하는 결빙 구역(Crossing Frost Zone)’으로 십자 형태 혹은 마름모꼴로 생성되는 구역을 만드는 것이오. 얼음이 바닥에서 솟구치고, 혹한의 기후가 휘몰아 닥치는 마법이오.

    구역을 완전히 얼리는데 중요한 것은 바닥의 얼음 또한 살상력을 지니고 있다는 점과 얼음보다 먼저 공기가 꽁꽁 얼어버린다는 점이었다.

    그 뒤에는 얼음 파편이 터져나가 사방팔방으로 퍼뜨려지기 때문에 화력도 대단하다고 할 수 있소.

    드낙이 크게 마음에 들어 했다. 적어도 열다섯 개의 화염 깃털보다는 화력이 좋을 수밖에 없었다. 말 그대로 진정한 의미의 광역 마법이었다.

    ‘열다섯 개의 화염 깃털보다는 이거지.’

    마력 소비는 어느 정도요?

    적당하여(中), 나쁘지 않은 정도요. 파괴력에 비해서 상당한 효율을 가지고 있소. 얼음 마법의 특징이 마력 효율이 좋다는 것이오.

    파괴력은 파이어볼보다 약간 아래였지만 거기서 거기다. 십여 명을 죽일 수 있는 마법이라는 것은 변하지 않는다. 또 파이어볼보다 효율이 좋으며 특히 병사들이 회피하기 전에 공기 같은 환경이 변화한다는 것이 장점이었다.

    날아가는 화염구보다는 바닥에서부터 시작되는 마법이 성공률이 높을 수밖에 없다.

    파이어볼의 경우에는 마법 자체의 단점으로 마력 회로가 가열된다는 단점이 있소. 많은 마법사들이 그 단점을 고치려고 애를 쓰고 있지만, 아직도 풀리지 않았지. 제국의 경우 다른 방식을 알아냈다고는 하지만 남부 왕국은 아직이오.

    파이어볼은 단발성이기도 했다. 하지만 그 파괴력, 그 명성을 생각해서 많은 기사 가문이 파이어볼을 다수 마법으로 사용하고 있었다.

    방어마법은 ‘솟구쳐오르는 빙산(Rising Iceberg)’이라는 마법이오. 바닥에서 계속 빙판이 솟구쳐 오르는 방식이라 밑에서 솟구쳐 오르는 공격에 취약하지만, 사실 그런 경우는 많이 없소.

    계속해서 빙판이 튀어나오는 마법이었다. 방향성을 지닌 마법이었기에 공격적으로도 사용이 가능하였다.

    방어마법이지만 독특한 방식이라, 몇 번 사용해 봐야 할 것이오.

    사용하기 까다로운데 집어넣다니 이상했다.

    쓰기 어려운 방어마법을 왜 넣은 것인지 이유가 있소?

    달려드는 황소를 밀어내려면 가만히 있는 것보다는 물건이라도 좀 던지면서 막는 게 좋지 않겠소? 하하하.

    게실리안이 비유를 하며 넘어갔다. 버팔로 나이트뿐만 아니라 체격과 근력이 장사 집안인 몽펠리에 가문을 노리고 만든 것이었다.

    강화마법은 사실 그리 대단한 것은 아니오. ‘액체 파도(liquid Wave)’라 불리는 것인데, 몸이 움직이는 방향대로 관절의 부위마다 물이 대량으로 뿜어져 나와 도와주는 정도요. 굉장히 오래 유지 가능한 것이 가장 큰 특징이고, 몸에 부담이 적으며 무엇보다 물 자체가 체온을 유지시켜 주기 때문에 지구력 면에서도 장기전을 노리기 좋소.

    액체 파도는 마력 소비를 극소(極小)로 한다. 때에 따라서는 손으로도 방출시킬 수 있다고 했다. 물론 제법 연습을 해야 한다고 했다.

    체온을 유지시켜 준다는 것이 좀 이상하게 들리겠구려.

    그 말에 게실리안이 아차 하는 표정을 지었다.

    대부분이 얼음 마법이기 때문에 오한이 들기 좋소. 그래서 액체 파도로 주변의 낮아진 온도를 걷어내고, 체온을 유지하는 것이오. 불 마법으로 하기에는 인간의 피부나 그런 것들이 장애가 될뿐더러 마법 불꽃의 무슨 다양한 이유 때문에 가문의 마법사들이 포기했소.

    수냉(水冷)이 아니라 수유(水維)였다. 희한한 방법이었지만 빠르게 뿜어진다면 능히 가능해 보였다. 또한 왜 소비 마력이 극히 적음에도 액체 파도가 블루 사파이어 하나를 통째로 사용하는 것인지 이해할 수 있었다.

    ‘거의 상시 유지네.’

    드낙이 얼음의 파이룬 전신 갑주를 훑어보았다.

    정중앙의 마력핵(魔力核)이 대인 마법의 핵이었고, 오른쪽이 다수 마법. 왼쪽이 방어마법이었다. 가장 오른쪽에 있는 것은 강화마법이었다. 가장 왼쪽에 있는 것은 예비 마력핵이었고, 모든 마력핵과 연결이 되어있었다.

    마음에 드시오?

    마음에 들다마다요. 이제야 제대로 된 전신 갑주를 얻은 기분입니다.

    두 사람이 웃었다. 물론 투구 또한 따로 내어주었다. 깃털 투구보다 상위의 것이 분명했다.

    냉혈 투구(Cold blood Helmet)는 ‘마법 시야(Magic sight)’, ‘반동 파도(Rebound Wave)’, ‘빙결 저항(Freezing Resistance)’, ‘쾌적한 호흡(Pleasant Breath)’, ‘위기극복의 얼음 화살(Ice Arrow Overcoming Crisis)’ 깃털 투구보다 하나 더 많은 기능을 지녔다.

    반동 파도는 상쇄 바람과 비슷한 기능을 하고 있었다. 특히 주목해야 할 것은 게실리안이 설명해 주었다.

    위기극복의 얼음 화살은 머리를 노리고 타격하러 오는 공격을 사전에 파악하여 주먹만 한 얼음 화살이 쏘아지는 것이오. 능동적이고, 공격적인 마법이지. 하지만 이마에 박혀있는 블루 사파이어에 있는 마력이 동나면 사용할 수 없으니 유의하시오. 투구에 있는 마력핵은 크기가 작아서 얼음 화살의 기능은 많아봤자 세 번이 한계일 것이오.

    드낙이 크게 고개를 끄덕였다. 즉흥적으로 한 번 써보았다. 깃털 투구보다 대단히 무거웠다.

    ‘오우야…….’

    전신 갑주에 쓸 법한 무거운 투구였다. 마력핵까지 들어있으니 보통이 아닌 듯했다.

    드낙은 다시 투구를 벗어두고 전신 갑주와 세트인 투구를 보며 흐뭇한 표정을 지었다. 각이 잡혀 있는 냉혈 투구는 눈구멍이 실처럼 가늘어 보였지만 사실 구멍이 없었다.

    페이크 눈금이었다. 냉혈 투구에도 마법 시야가 있었기 때문에 구멍은 없었다. 그 덕에 세련미가 돋보였다. 냉혈 투구는 밋밋한 깃털 투구와는 다르게 눈구멍과 입 구멍이 있는 것처럼 보였다.

    ‘좋은 눈속임이다.’

    있을 게 있어서 투구다운 멋도 있었다. 찔러보았는데 막혀있다면 누구든지 당황할 터였다. 실로 현실적인 제작이었다. 무인의 가문이니 작은 투구마저 그 노련함이 엿보였다.

    이제 저녁 식사를 하러 가면 될 것 같소.

    드낙이 웃는 모습으로 말했지만 파이룬 가문의 배포는 거기서 끝이 아니었다.

    하하. 그냥 전신 갑주만 주면 저희가 어떻게 되겠소? 구울 묘지기를 토벌하면서 부서졌으니 이것은 선물이라고도 할 수 없소.

    게실리안이 그렇게 말하며 병사를 호출하자 병사 한 명이 허리에 끼고 달릴 수 있을 정도의 적당한 크기의 목함을 가져왔다.

    테두리가 은박으로 되어있었고, 자물쇠 부분에는 독수리가 양각(陽刻)되었다.

    은박 독수리 목함(Silver foil Eagle Crate)이라고, 금으로 된 것보다는 등급이 낮지만, 제가 당장 동원할 수 있는 것이라곤 이것뿐이었소. 내용물 또한 변변찮아도 이해해 주시오.

    전혀 아니오!

    드낙이 손사래를 쳤다. 딱 봐도 뭔가 있어 보이는 목함이었다. 여는 방법은 간단했다. 열쇠를 필요로 하지 않았다.

    독수리를 꾹 누르고, 잠깐 있다가 다시 뗀 다음에 다시 눌러 곧바로 돌리면 되오. 두 번째 누를 때 조금이라도 지체되면 영영 잠기고, 억지로 뜯으려 하면 자물쇠 폭발이 일어나니 조심하시오.

    드낙은 두 사람이 하는 것을 보며 사용법을 익혔다. 실제로 열어보기도 했다. 신기한 상자였다.

    안에는 세 종류의 물약이 있었고, 두루마리 하나에 길쭉한 작은 목함이 또 하나 있었다. 작은 목함은 매우 짙은 갈색을 지니고 있어서 어두침침했다.

    노란색의 물약은 ‘엘나의 치유 물약’이오. 언제 어디서 쓰든지 효과를 볼 정도로 좋소. 하지만 내상보다는 외상에 탁월하오.

    엘나의 치유 물약은 다섯 병이나 들어있었다. 모두 유리병에 들어있었다. 유리병의 바닥에는 뭔가가 새겨져 있었는데, ‘남을 위해서 흘리는 피는 결코 끝나지 않는다. ― 엘나’라고 새겨져 있었다.

    진초록색의 물약은 침투 해독 물약이오. 몸에 독이 침투하면 바로 복용하시오.

    드낙은 그것 또한 바닥을 확인했다. ‘본 가루스 – 정력과 건강과 관련 X’라고 새겨져 있었다. 조금 웃음이 나왔다. 침투 해독 물약은 세 병이 들어있었다.

    보라색의 물약은 강화 물약이오.

    이번에 드낙이 바닥을 확인하려고 했지만 게실리안이 손으로 잡았다.

    우리 둘이 없을 때 해주시오. 본 가루스 연금술사는 좀 독특한 사람이라…….

    아하…….

    드낙은 강화 물약의 바닥을 확인하려는 것을 그만두었다.

    두루마리는 순백의 치유 깃털 두루마리였다. 광역형 치유의 마법이며 가치가 매우 높은 마법 스크롤이었다. 양피지의 테두리가 척 봐도 반짝반짝 빛나고 있었다.

    마지막으로 짙은 갈색의 길쭉하고 작은 목함을 꺼내 들었다. 한 손으로도 들기 딱 좋았지만 튀어나온 부분이 많았다.

    보통은 혁대에 두르고 있거나 따로 보관하는 것이오.

    안에 무엇이 들었습니까?

    드낙이 크게 흥미를 가졌다. 게실리안이 그것을 열어 보이자 열다섯 개의 손톱만 한 유리병이 눈에 들어왔다. 모두 다닥다닥 붙어있었다.

    그가 그것을 자세히 들여다보았다.

    ‘이것은……?!’

    갈색의 길쭉한 작은 목함 속에 있는 작은 유리병 속에는 온갖 색상이 섞여 있는 슬라임이 꿈틀거리고 있었다. 원색이기도 했다. 마치 실패작처럼 느껴졌다.

    마력의 슬라임 유리병이라는 것이오. 열다섯 병이 들어있고, 보다시피 집게 손톱만 하지.

    효과는 무엇이오?

    드낙은 매우 흥미로웠다. 확실히 마법 상점에서 민간에게 파는 것과는 격이 달랐다. 그곳이 낙후된 마법 세계였다면 이곳은 진짜 마법 세계 같았다. 또, 그 힘의 격차도 확연하게 느낄 수 있었다.

    시민혁명이니 그딴 말이 쏙 들어갈 정도의 발전 차이, 그 손에 쥔 것이 달랐다.

    남부 왕국의 부유한 가문이 이럴진대, 제국은 어느 정도일지 감도 잡히지 않았다. 거기에 엘프는 대륙의 7할을 드워프와 양분하였다. 강함의 차이가 까마득하게 느껴졌다.

    파이룬 가문의 역사적인 개발 물약이오. 일반적인 물약이 아니라, 마력을 액체화시킨 물건이기에 마법 아이템이라고 해도 무방하오.

    게실리안이 그 효과를 줄줄이 나열했는데, 왜 최근의 전신 갑주에 수리 마법이 없는지 알 수 있었다.

    갑옷의 내부 피로도를 치유하기 때문에 큰 전투를 몇 번 겪은 전신 갑주를 다시 녹여 만들 필요가 없게 되었소. 큰 전투 두 번에 한 번꼴로 갑옷의 내부나 외부에 발라주면 끝이오. 알아서 흡수되어 사방으로 뻗어 나가니 여러 개 쓸 필요도 없소.

    이건 오직 파이룬 가문만의 것이오?

    우리 가문만의 것도 있고, 다른 가문도 비슷한 것을 쓰기도 하오.

    그 말을 들은 드낙은 고개를 끄덕이며 넘어갔다. 특별히 희소한 것이 아니라는 뜻이었다.

    파이룬 가문의 슬라임 유리병의 특징은 마력 회로 또한 수리할 수 있다는 것이오. 물론 크게 망가지면 불가능하오. 너무 맹신하지는 않는 게 좋소.

    ‘와우.’

    드낙이 혀를 내둘렀다. 그러고는 은박 독수리 목함(Silver foil Eagle Crate)를 다시 잠갔다. 상자만 팔아도 큰돈이 될 터였다. 물론 팔기 어려운 물품이라 다 쓰면 관상용으로나 쓸 법했다.

    이제 저녁 식사를 하러 가면 되오.

    세 사람은 밖으로 향했다. 선선한 가을바람이 드낙의 거친 머리카락을 지나갔다. 그것은 인간의 머리카락이 아니었다. 호랑이 털처럼 굵었다.

    ‘자를 수도 없고.’

    머리카락에 깃든 마력 저항은 머리카락이 길면 길수록 좋았다. 자르는 것은 효과를 낮추는 결과를 남길 것이다.

    이제 쌍둥이 성채로 가시겠구려.

    드낙은 리오넬 파이룬(Lionel Faerun)의 말에 수긍하며 대답했다.

    그렇소. 외눈 다크 트롤이 아직도 날뛰고 있지 않소? 빨리 토벌을 해야 하지 않겠소.

    못해도 겨울이나 되어서야 토벌이 끝날 것이오.

    겨, 겨울?! 그렇게나 오래 걸린단 말이오?

    드낙이 두 눈을 휘둥그레 떴다. 아니, 무슨 그렇게 오래 걸린단 말인가? 그 표정에 리오넬이 재빨리 부연 설명을 하였다. 드낙이 모르는 눈치였기 때문이었다.

    토성까지 무너뜨린 놈이오. 기사도 하나 죽였다고 소문이 퍼졌던데, 만약 그렇다면 장기전을 노리는 것이 보통이오. 장기전이라도 막아줄 기사가 버팔로 나이트(Buffalo Knight) 혼자서는 힘들기에 다른 기사를 모집한 것이오.

    그렇게 기사가 부족하다고는 생각하지 않소만…….

    드낙은 토벌전의 기사들이 자신의 영지나 토지 혹은 장원의 보호를 위해 떠나갔다는 것을 들었음에도 그런 말을 내뱉었다. 말실수였지만 누구 하나 그것을 책하지 않았다.

    믿음직한 자유 기사가 장원에 있으니, 드낙 경은 걱정이 없겠소만 다른 곳은 아니지 않소? 마을의 숫자에 비해서 기사의 수가 적을 수밖에 없소. 그래서 몽펠리에 가문의 토벌도 지금 한 번 고꾸라지지 않았소?

    그 말에 드낙이 빠르게 납득하고 이해했다.

    ‘그랬었지, 참.’

    가장 빨리 쌍둥이 성채에 가려면 ‘세 개의 강가’를 거쳐서 몽펠리에령으로 들어가는 것보다는 그 초입에 있는 ‘봄 녘 마을’에서 북쪽에 있는 ‘조용한 계곡 성채’를 거쳐서 바로 몽펠리에령의 가장 북쪽에 있는 쌍둥이 성채로 가는 것이 최고일 것이오.

    게실리안 지휘관은 드낙이 가야 할 길도 알려주었다. 최단기간으로 갈 수 있는 길이었다. 봄 녘 마을을 거쳐 세 개의 강가를 경유하면 돌아서 가기 때문이었다.

    그 말에 리오넬이 인상을 찌푸렸다.

    계곡이 많은 곳이라 싸이클롭스의 기운에 날뛰는 야수와 몬스터가 많을 텐데…….

    그 걱정에 게실리안이 웃었다.

    드낙 경에게 무슨 걱정이 있겠소?

    그렇긴 하오.

    두 사람은 서로 반말을 하며 친하던 모습을 드낙에게는 보여주지 않았다. 드낙은 경유지를 새겨들었다.

    리오넬 경께서는 이후에 어떻게 하실 생각이시오?

    시체를 모두 소각하려면 시간이 걸리니, 이 근방을 돌아다니며 도움을 줄 생각이오. 다른 곳보다 심각하다고 여겨지는 것이, 흑마법사도 그렇고 이 주변에 확실히 뭔가가 있는 듯하오.

    그는 다양한 수색 작업을 생각할 생각이었다. 온 김에 한 번 더 들쑤실 생각이었다. 그 행위를 통해서 치안도 높이고, 피난민들을 인솔할 생각을 했다.

    아하.

    드낙은 맞장구를 치면서 리오넬의 이야기를 들었다. 그는 특히나 민생에 관심이 많았다. 그래서 흉흉한 이야기뿐이었다.

    야수에게 풍비박산이 난 화전민의 폐허에서 어른도 없이 살아가던 삼 남매를 봤다는 등, 보이지 않는 곳에 아무것도 모른 채 그냥 살기만 사는 어리석은 자들에 대한 이야기들이었다.

    애초에 그런 자들을 챙기는 것을 행복해하는 성격인 듯했다. 그래서 셋째 아들인 게실리안이 파이룬 가문의 차기 가주라고 여겨질 정도였다. 당연히 첫째 아들도 가업을 이어받을 자는 아닌 듯했다.

    고통받는 모든 이들을 위해.

    게실리안은 주제를 돌리기 위해 적당한 때를 보아서 술잔을 들어 올렸다. 입술이 기름으로 범벅된 세 사람이 잔을 부딪쳤다. 이 자리에서 그들을 위해 잔을 부딪치는 것은 대단히 모순된 행동이지만 모두 진지했다.

    드낙 경은 생각을 좀 해보셨소?

    어떤 것 말이오?

    하하하. 내 전에도 말하지 않았나. 막둥이 여동생이 하나 있다고. 자네와 나이 차이도 3살밖에 차이가 안 나네. 이제 18살이지.

    아……. 수도에서 공부하고 계신다는…….

    드낙은 게실리안의 말에 생각이 나서 말했다. 하지만 어물쩍거리는 것이 보였다. 기반을 제대로 잡지 않았는데, 결혼하고 싶은 생각도 없었고. 사실 검은 문의 쾌락으로 욕구가 해소되고 있어서 성욕도 적었다.

    지구의 현대인으로 살 때는 자기 자신이 먹고살기 위해서 버둥거리기 바빠서 연애도 나중으로 미루며 살았다. 애초에 잘 생기지도 않았기에 여자가 꼬인 적도 없었다.

    해본 놈이 잘 안다고, 그 말이 딱 그 모양이었다. 또 괜히 불안감도 느끼고 있었다.

    푸하하핫!

    그 어물쩍거리는 태도를 본 리오넬은 참지 못하고 입에 물고 있던 고기 조각을 토해내며 웃음을 터트렸다. 박살 난 전신 갑주를 봤을 때는 호랑이 같았던 작자가 결혼이나 여자 이야기에 겁쟁이처럼 주저하는 것이 차이가 너무나도 컸기 때문이었다.

    게실리안도 술을 질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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