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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내 운전: 늦깎이 초보 운전자의 좌충우돌 성장기
마침내 운전: 늦깎이 초보 운전자의 좌충우돌 성장기
마침내 운전: 늦깎이 초보 운전자의 좌충우돌 성장기
Ebook121 pages1 hour

마침내 운전: 늦깎이 초보 운전자의 좌충우돌 성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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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out this ebook

개성과 위트 넘치는 문체로 사랑받는 신예희 작가가
생생하게 전하는 좌충우돌 운전 성장기!

“모든 초보 운전자는 다 같은 마음일 거예요.”

장롱면허 15년 경력 신예희 작가의 본격 운전 에세이. 운전면허는 오래전 취득했지만 운전을 해야 할 이유보다 하지 않을 이유가 더 많아 주위의 보챔에도 귀 닫고 지내던 어느 날, 막다른 골목이자 벼랑 끝에 내몰려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용인 어드메 난개발 지역에 조성된 아파트 단지의 초기 입주자로 이사하게 된 것이다. 어디에서나 흔히 볼 수 있는 가게 3종 세트, 즉 편의점과 프랜차이즈 빵집, 저가 커피점도 없는 불모지에서 2년 넘게 지내던 어느 날 문득 심리 상태가 상당히 아슬아슬함을 자각한다.

그래서 찾아간 신경정신과에서 의사의 한마디가 묵직하게 날아와 가슴에 꽂혔다. “지금 상황이 그러하니, 운전을 하는 것도 도움될 겁니다.” 저자는 병원에서 나오는 그 길로 당장 자동차를 계약하고 운전 연수를 시작하며 도로로 나선다! 식은땀이 흐르고 비명이 끊이지 않는 우당탕탕 초보 시절을 거쳐 어엿한 8년 차 운전자가 되기까지, 심각하지만 웃지 않을 수 없는 그의 에피소드와 운전으로 넓어진 세상, 차오른 자신감의 이야기.

Language한국어
Publisher애플북스
Release dateMay 3, 2023
ISBN9791198305114
마침내 운전: 늦깎이 초보 운전자의 좌충우돌 성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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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침내 운전 - 신 예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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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흔 살에 운전을 시작했다.

    살 떨리는 초보 시절을 거쳐 간이 배 밖으로 나오는 시기까지 무사히 통과한 후 이제는 조심조심 안전운전 하는 중이다.

    ≪돈지랄의 기쁨과 슬픔≫, ≪지속가능한 반백수 생활을 위하여≫, ≪이렇게 오랫동안 못 갈 줄 몰랐습니다≫를 썼다.

    당장의 목표는 차를 몰고 부산 여행을 가보는 것. 언젠가 갖고 싶은 차는 쉐보레 카마로와 벤츠 G바겐.

    트위터 @lazyyeahee

    인스타그램 @yeaheeshin

    1-5

    일러두기

    이 책의 표기법 기준은 <국립국어원>의 <표준국어대사전>을 기본으로 따랐으나, 특유의 표현과 문장의 느낌을 생생하게 전달하기 위해 필요한 일부에서는 저자의 표현 및 문장을 그대로 살려 표기하였음을 알려드립니다.

    1-71-9

    prologue

    아마도 30대 후반, 혹은 마흔 살 무렵이었던 것 같다. 갑자기 모든 게 불안해졌다. 나는 언제나 고만고만한 채 그대로인데, 다른 사람들은 훨씬 치열하게 사는 것 같았다. 다들 한없이 젊고 경쟁력 있는 것 같았다. 어찌어찌 지금까지 꾸역꾸역 일해오긴 했지만 혹시 나, 생각보다 별로인 건 아닐까? 역량이 부족한 건 아닐까? 뒤처진 줄도 모른 채 억지로 여기까지 온 건 아닐까?

    나를 둘러싼 시스템이 낯설고 버겁게 느껴질 때가 있다. 변화가 절실하다. 맘 같아선 영차, 하고 시스템을 완전히 뒤집어 새로운 판을 짜고 싶지만 개인이 실제로 할 수 있는 건 그리 거창한 게 못 된다. 이럴 때 나는 자신을 살살 다독이는 일부터 시작한다. 청소도 좋고 산책도 좋다. 몸이 되었든 마음이 되었든, 나를 중심으로 가까운 곳부터 조금씩 살살.

    귀찮거나 막막해서 내내 미뤄두었던 일에 도전해도 좋겠다. 특정 분야의 공부라든가, 마음속에 담아뒀던 봉사활동이라든가, 숨이 턱 끝까지 차오르는 운동 같은 것. 뭐든 정신없이 해나가다 보면 어느새 마음이 개운해질지도 모른다.

    나에게는 그게 운전이었던 것 같다. ‘그런 것 같다’며 애매하게 말하는 이유는, 그때는 몰랐기 때문이다. 그저, 새로 이사한 동네에서 고립감을 느끼다 못해 탈출하고 싶은 마음에 눈 딱 감고 시작했을 뿐인걸. 이렇게 심장이 떨릴 줄 몰랐고, 이렇게 즐거울 줄 몰랐다. 일상의 우선순위가 바뀌게 될 줄도 몰랐다.

    이젠 무언가를 새로 시작할 때면 운전을 떠올린다. 배움이란, 그게 무엇이든 지겹고도 지루한 순간이 오기 마련이다. 초반엔 특히 더하다. 같은 부분을 무조건 달달 외워야 할 때도 있고, 한두 가지 동작만 하염없이 반복해야 할 때도 있다. 이렇게 해서 뭐가 달라질지, 슬슬 확신이 옅어지고 인내심이 바닥난다. 하지만 악기도, 언어도, 체력단련도, 이런 순간을 절대 피해 갈 수 없다(피할 수 있게 해준다는 사람이 있다면 100% 사기꾼이다).

    지치고 막막할 무렵, 입 속으로 중얼중얼 말한다. 야, 내가 마흔 살에 운전도 해냈는데 뭘 못 하겠어. 그렇게 바들바들 떨었지만, 욕도 바가지로 먹었지만, 여기저기 긁고 긁혔지만, 어느새 여기까지 왔잖아.

    세상 사람들 대부분 할 수 있는 건 어지간하면 나 역시 할 수 있다는 것도 새삼 다시 배웠다. 맞아, 길거리에 저렇게 자동차가 많은데 나라고 못 할 거 없지! 남들 다 하는 운전, 드디어 나도 한다! 이게 뭐라고, 굉장히 기뻤다. 정말 이게 뭐라고.

    프리랜서로 오랫동안 쉬지 않고 일하는 내내, 나는 내가 사회에 제대로 편입하지도 스며들지도 못한 것 같아 고민했었다. 조직의 울타리 밖에 있다는 건 이렇게나 불안한 것이다. 어렵게 끌어올린 자신감과 자기 확신은 약간의 바람에도 금세 휘발된다. 내 나이, 내 연차엔 다들 어느 정도 규모의 일을 하고 얼마를 버는지도 궁금했지만 물어볼 곳이 없었다. 어떻게들 불안을 다스리고 미래를 계획하는지도 알고 싶었지만, 괜히 어설프게 내 얘길 꺼냈다간 약점으로 돌아올 것 같았다. 그런 와중에 운전이라는 숙제를 어떻게든 해내니 정말이지 뿌듯한 거다. 그래, 오래 걸렸지만 드디어 능력 하나 추가했다고.

    어쩌면 놀림거리가 될지도 모르겠다. 운전이 뭐 대단한 거라고 호들갑이야. 그러게요. 그런데 제 마음이 이렇게 좋네요. 불안감과 초조함이, 고립감이 어느새 무척 줄어들었다. 그렇다고 멘탈 관리를 위해 운전을 시작한 건 아니다. 그냥 해야 하니까 눈 질끈 감고 덤볐을 뿐인데, 이제 와서 지난 몇 년을 돌아보니 놀랍고 즐겁다. 운전이 나에게 숨 쉴 구멍을 만들어주었구나. 하길 정말 잘했어.

    아직 망설이시는 분들께 제 이야기를 들려드리겠습니다. 부디, 즐겁게 읽어주시길.

    1-13

    차례

    prologue

    Part 1

    액셀 페달은 어느 것인가요?

    결심, 전설의 시작

    연수, 공포의 시작

    서툴러서 설레고

    안전, 안전, 안전

    말해 뭐 해, 방향치의 아픔

    Part 2

    좌충우돌, 모든 것이 험난한 도전

    슬슬 의문이 생기는데

    백일잔치는 강릉에서

    슬슬 화가 나는데

    하이패스, 패스해도 되나요?

    Part 3

    서서히 느끼는 도로의 민낯

    옵션의 늪

    긁고 긁히고, 박고 박히고

    성취감은 셀프

    영원한 숙제, 주차

    깜빡깜빡, 굽신굽신

    조수석에 존재의 이유를 묻다

    비 오는 날의 낭만 따위

    Part 4

    작은 공간이 선물한 나의 세상

    가자, 시내로

    나, 좀 하는 거 같은데?

    1인 가구 운전자의 소망

    운전의 기쁨과 슬픔

    epilogue

    cr1-161-17

    결심, 전설의 시작

    1-18

    운전은 선택인가, 필수인가? 그야 물론 선택이다. 한다고 해서 누가 상 주는 것도 아니고, 안 한다고 해서 누가 몽둥이 들고 쫓아오지도 않는다. 하지만 가족을 포함한 많은 사람들이(진짜 많다) 나에게 말했다. 운전, 운전, 운전 좀 해라! 아니, 안 할 만하니까 안 하는 건데 왜들 그래. 내가 알아서 할 텐데 왜 그렇게들 보채는 거야.

    모두들 나 좋으라고, 도움되라고 하는 말이라고들 했지만 같은 말을 계속 듣다 보면 짜증이 난다. 해야 되면 그때 할게, 필요하면 그때 할게, 그냥 내가 알아서 할게.

    운전을 하지 않을 이유는 아주 많다. 우선 서울에서 나고 자란 사람답게 촘촘한 대중교통 시스템에 익숙하다. 운전은 낯설고 위험하며, 돈도 꽤 들 것이다. 그 와중에 방향치라 집 앞에서도 매번 어리둥절한다. 아 맞다, 주차하는 게 또 그렇게 어렵다던데. 그리고 또, 그리고 또…. 뭐든 그렇지만 이유는 언제나 넉넉하다. 찾기 나름이다. 이게 이유인지 핑계인지는 나만 안다는 게 문제긴 하지만.

    하여간, 운전 좀 배우라는 소리를 들을 때마다 요런 것들 중 하나를 들이밀며 방어하곤 했다. 내가 이래서 운전을 못, 아니 안 하는 거야. 하지만 영영 안 할 거란 소린 하지 않았다. 하긴 할 건데, 일단 지금은 좀 그래. 면허도 오래전에 벌써 따놨다고. 그저 지금은 딱히 불편한 게 없을 뿐이야. 중얼중얼…. 그러다 정신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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