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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리티지 : 대한민국 유산: 사진으로 보는 대한민국 120년
헤리티지 : 대한민국 유산: 사진으로 보는 대한민국 120년
헤리티지 : 대한민국 유산: 사진으로 보는 대한민국 120년
Ebook357 pages2 hours

헤리티지 : 대한민국 유산: 사진으로 보는 대한민국 12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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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out this ebook

헤리티지는 대한민국의 역사를 되돌아보고, 숨겨져있는 선구자들의 유업을 다음 세대에 전달합니다. 우리가 잊어버린 대한민국의 유업이 무엇인지, 또 우리가 앞으로 이어가야 할 유업은 무엇인지 청년의 시각에서 새롭게 제시한 책 입니다.

“오늘 심은 여러분의 말이 대한민국의 미래가 됩니다.”

말이 씨가 된다는 속담 들어보신적 있으신가요? 늘 말하던 것들이나 무심코 한 말이 실제로 이루어진다는 것을 나타낼 때 쓰는 말입니다. 이 속담은 표현만 조금 다를뿐 동서양을 막론하고 존재하는 속담인데요, 예로 “나는 잘 할수 있어”, “나는 잘 될거야”, “나는 행복해” 등의 말을 하면 그 말이 씨앗이 되어 자라서 정말로 잘하게 되고 행복해집니다.

예부터 어른들은 말 한마디를 할 때 신중해야 한다고 가르치셨습니다. 말을 뱉으면 그 말이 씨가 되어 현실로 이어진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자라나는 우리들이 말을 함부로 하는 것에 대해서 경계하게 하셨습니다.

요즘 우리 주위에는 “이건 안될거야”, “나는 뭘 해도 안 돼”, “내가 잘될리 없어”와 같은 부정적인 말들을 입에 달고 사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이러한 생각과 말들은 어떤 일을 하더라도 전력을 다하지 못하게 하고, 쉽게 포기하게 만듭니다. “불가능해, 못하겠어”라는 말을 하고 사는 사람과 “가능해, 난 할수 있어”라고 말하는 사람 중에서 누가 성공할거라고 생각하시나요?

\"여러분은 어떤 말과 생각을 하면서 살고 계신가요?\"

\"여러분이 꿈꾸는 모습은 어떤 모습인가요?\"

여기 헤리티지 책에는 불가능한 상황 속에서, 가능성을 꿈꾸고 모두가 안된다고 하는 상황에서 선각자의 정신을 발휘하고 희망이 없는 상황에서 희망을 만들어내고, 불가능을 가능케한 선각자들의 말과 정신이 담겨 있습니다.

오늘 우리는 이분들의 정신을 기억해야 합니다.

[헤리티지 책 출판 기획의도]

1. 대한민국 건국 역사에 숨겨진 기적들을 전달하기.
다음 세대로 하여금 대한민국에 대한 자부심과 감동을 줍니다.

2. 오늘 나는 어떤 말을 심었는가?
불가능한 현실 속에서 믿음으로 씨앗을 뿌린 선각자들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가 심는 말을 되돌아 봅니다. 오늘 내가 심은 말들이 나의 미래의 모습이 되며, 나의 미래의 모습이 대한민국의 미래를 만듭니다.

3. 대한민국이 나아가야 할 새로운 방향성 제시하기.
이제는 과거의 상처에 머물러 있는 것이 아닌, 큰 일을 도모하기 위해 앞으로 나아가야 할 때 입니다.

4. 통일 대한민국에 대한 비전과 소망 전달하기.
다음 세대에 통일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선사합니다.

Language한국어
Release dateMar 1, 2022
ISBN9788967843526
헤리티지 : 대한민국 유산: 사진으로 보는 대한민국 12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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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ook preview

    헤리티지 - 아크출판사

    1646255542988_0

    차례

    헤리티지 프로젝트 소개

    INTRO

    1장 건국의 새벽

    자국민의 절반이 노예인 국가

    절망적인 성차별과 아동학대

    개똥도 약으로 쓰려면 안보인다?

    절망적 외교판단과 무능력

    선각자의 고뇌

    2장 선각자의 씨앗

    건국의 선각자들을 기른 아펜젤러

    독립정신과 민주주의 씨앗을 뿌린 서재필

    꺼지지 않는 ‘청년의 등불’ 이상재

    조국 독립을 위해 목숨을 버린 이준

    ‘노블리스 오블리주’ 이회영·이시영

    청년이 살아야 민족이 산다 안창호

    3.1운동의 씨앗을 뿌린 이승훈

    민족 화해의 씨앗을 뿌린 조만식

    걸레의 삶을 선택한 손정도

    6.25 전쟁의 영웅 손원일

    3장 대한민국 건국

    복수와 청산의 물결

    공산주의 대유행

    갈등과 복수의 역사를 매듭짓고 미래로 나가자

    심상치 않은 북쪽 하늘

    4장 전쟁과 실패

    당황

    대피: 6.25전쟁의 실화

    전환

    순국

    휴전

    재건

    5장 정치의 기적

    다시는 종의 멍에를 매지 말라

    토지 개혁

    교육 혁명

    여성들이 일어섰다

    6장 경제의 기적

    중동, 모래바람의 기적

    민둥산을 금수강산으로

    제철보국, 우향우 정신

    시련은 있어도 실패는 없다

    한국의 대동맥

    기적의 영웅들

    기적을 알리다: 88 서울 올림픽

    7장 신앙의 기적

    부흥의 시작

    독립운동가의 결기

    민족의 각성

    선교받던 나라에서 선교하는 나라로

    8장 대한민국의 유산

    정치의 미래

    경제의 미래

    신앙의 미래

    그 유산을 이어갈 기적의 세대는 당신입니다

    증언들

    1646256126897_0

    대한민국의 새로운 재건을 꿈꾸는 사람들의 모임, 헤리티지 출판팀입니다. 저희팀은 역사 속 뒤안길로 잊혀져버린 대한민국의 유업을 되돌아보고 암담한 현실 속에서도 믿음으로 씨앗을 뿌린 선각자들의 정신과 그들의 메시지를 다음세대에게 전달해야 한다는 사명감에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출판업 관련 경력 전무, 3개월이라는 촉박한 일정 등 불가능해보이기만 했던 상황 속에서 때로는 좌절하기도 하고 많은 부담감에 짓눌려 눈물 짓기도 했지만, 세월을 관통하는 선각자들의 강력한 도전의 메세지를 곱씹으며 많은 헌신과 노력 끝에 성공적으로 출판을 마무리 할 수 있었습니다. 과거 대한민국의 선각자들이 걸어왔던 여정을 더듬거리며 그려왔던 지난 3개월은, 돌아보면 선명한 지표를 따라 걸었던 순례길이 아니었나 생각됩니다. 단순히 책의 완성 이외에도 서로 깎여나가고 조각되며 한 개인이 더욱 완성되가는 경험이었고 또한 대한민국의 새로운 미래을 발견할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저희가 발견하고 대한민국의 유산, 헤리티지에 담아낸 과거 선각자들이 바라본 그 너머의 미래가 지금을 살아가고 있는 대한민국의 청년들에게도 심겨지길 소망합니다.

    1646255414250_2

    왕재윤 / 팀장

    역사 속에 잊혀진 대한민국의 유업들을 되돌아보면서 지금 우리 안에 먼저 회복되어야 할 원형이 무엇인지를 발견할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희망없는 시대에 희망을 보았던 선구자들의 정신이 담겨있는 이번 '대한민국의 유산, 헤리티지' 라는 책을 통해 대한민국의 새로운 미래를 꿈꾸는 청년 세대들이 일어날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1646255414354_3

    김미소 / 부팀장

    '대한민국의 유산, 헤리티지' 출판에 참여하여 대한민국 탄생의 역사를 되짚고, 한강의 기적을 경험한 원로들을 인터뷰하면서 선진들의 희생의 씨앗이 헛되지 않음을 봅니다. 이 세대가 자유를 누릴 수 있도록 희생의 씨앗을 심어주신 분들께 감사드리며, 이를 잇는 세대이자 전하는 세대가 될 것을 약속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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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병헌 / 작가팀

    역사의 뒤안길에 방치 되어 있었던 대한민국의 기억을 감히 적어 내려갔습니다. 그리고 대한민국을 심었던 자들의 지문이 느껴지는 기록들을 보며 큰 짐으로만 생각했던 통일이 가장 큰 열쇠인 것으로 확신하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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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다비다 / 작가팀

    제가 누리는 이 대한민국이 거저 주어지지 않았다는 것을 알고난 후의 삶은 이전의 것과 사뭇 다르게 느껴집니다. 과거 선각자들의 행보와 자유의 가치를 으로서 제 삶에 많은 변화가 찾아왔습니다. 이 귀중한 가치를 다음세대가 또한 깨닫고, 기꺼이 지켜나갈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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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지윤 / 리서치팀

    하나님의 기적으로 나는 지금 대한민국에서 자유를 누리며 살고 있다는 것을 두 눈으로 보게 되었습니다. 이 책을 읽는 모두가 과거를 제대로 알게 될 뿐만 아니라 가슴벅찬 미래 역시 보이는 눈이 열리길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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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하은 / 인터뷰팀

    우리가 누리는 모든 것이 선조의 피와 땀으로 일구어졌음을 알았습니다. 그 피와 땀 늘 가슴 속에 기억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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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지현 / 작가팀

    이 책을 준비하면서, 참 많은 ‘회복’이 있었습니다. 부르심의 회복, 소망의 회복, 열정의 회복, 도전의 회복, 대한민국의 유산의 회복 ‘복음통일, 선교한국’! 통일의 문은 이미 열렸습니다! 믿음의 눈을 들어 통일 시대 이후를 준비할 리더들이 이 책을 통해 일어나길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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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주현 / 리서치팀

    우리가 경험해보지 않았던 그 시절. 우리 선조들이 지켜낸 대한민국. 그 발자취를 따라가는 시간이었습니다. 부모님들이 품으신 나라를 사랑한 그 마음이 우리 청년들이 살아가는 그 시간 속에 잊혀지지 않고 이어나가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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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명희 / 첨삭팀

    맛집탐방, 카페투어, 공부, 직장생활 등 평범한 일상생활이 많은 이들의 땀과 헌신 덕분이라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빠른 경제성장의 기적보다는 그로 인한 아픔에만 치중하여 주어진 자유를 당연시 여기며 대한민국을 자랑스러워하지 않았던 것을 반성합니다. 우리의 자유가 후대에도 지켜지길 바라며, Freedom is not fr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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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하영 / 작가팀

    이제껏 돌아보지 못했던 대한민국 건국에 이바지한 선조들이 뿌려놓은 씨앗들에 대해 온전히 생각할 수있는 시간이었습니다. 한없이 가벼운 마음으로 생각했던 이 나라의 건국과 밟고 있던 이 땅의 무게가 새삼 무겁게 다가왔습니다. 나와 같은 생각을 하던 지금의 MZ세대들이 이 책을 통해 더 많이 깨어날 수 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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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송현 / 인터뷰팀

    믿음의 선조들을 통해 작은 일들을 성실하게 행함으로써 큰 일들을 이루고, 약해 보이는 것들을 통해 세상의 강한 것들을 무너뜨리며, 진리를 위해 고난받는 것이 최고의 승리를 일구어내는 불굴의 용기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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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주은 / 디자인팀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환경 가운데 희망의 씨앗을 심은 선조들이 있었기에 지금의 대한민국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어 감사한 시간이었습니다. 과거의 아픈 기억들은 매듭짓고 잊지 말아야 할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을 기억하며 새로운 유산들이 열매 맺히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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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에서 대한민국을 상상하거나 꿈꾸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이었는지

    건국의 어려움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조선의 민낯을 직면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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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장

    건국의 새벽

    사진 속 경복궁 근정전을 바라보면 조선 궁궐과 북한산이 아름답게 어우러진 모습이지만, 어딘지 모르게 쓸쓸함과 어둠이 느껴진다. 그 이유는 이 사진을 찍은 곳이 조선의 주권을 강탈한 조선총독부 옥상이기 때문이다. 일본은 조선의 상징인 광화문을 이전하고 경복궁 바로 앞, 그 자리에 조선총독부 청사를 건립하였다. 그 위용 있는 총독부 건물 뒤에 숨어버린 경복궁의 텅 빈 광장은 외롭고, 처마 밑 그늘은 더욱 어둡게 느껴진다. 그러나 조선 왕조의 무능은 그보다 더 어두웠다.

    비전이 없는 민족은 망한다. 큰 기적이 일어나기 위해서는, 마치 여인에게 아기가 잉태되듯 민족의 소수의 사람들에게 큰 꿈이 심기고 환상이 잉태되어야 한다. 보이지 않는 것을 보고, 믿기지 않는 것을 믿으며, 암울한 조선에서 대한민국을 꿈꾼 사람들이 있었다. 아무 것도 보이지 않는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선명한 이미지를 그리며 씨앗을 심는 자들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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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총독부청사 옥상에서 바라본 경복궁 근정전의 모습이다

    This is the view of Geunjeongjeon Hall of Gyeongbokgung Palace from the rooftop of the Chosun Governor-General Build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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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립중앙박물관

    조선에서 대한민국을 상상하거나 꿈꾸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이었는지 건국의 어려움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조선의 민낯을 직면할 필요가 있다.

    아침 조(朝), 고울 선(鮮). 조선이라는 이름은 ‘고운 아침’, 혹은 ‘고요한 아침’이란 뜻이다. 흔히 미디어에서는 조선이 이름처럼 평화롭고 아름답게 묘사되곤 한다. 하지만 구름으로 차일 삼고 산으로 병풍 삼고 들꽃으로 자리 삼는 동화 같은 이미지는 극히 일부의 모습일 뿐이다.

    조선의 봉건적인 모습은 새로운 시대를 틈사이로 엿본 소수의 선각자들의 마음을 얼어붙게 만들었다. 그와 함께 조선을 둘러싼 열강들 사이에서 빠르게 변화하는 국제 정세는 조선을 삼키고 있었다. 그로 인해 조선은 국권을 상실했다. 왕실과 지도자는 무능하고, 백성들은 무지했으며, 지식인들은 당파에 따라 갈라졌다. 선각자들이 건국을 기다리는 새벽은 무척 어둡고 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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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함경남도 안변군에서 촬영된 백정부부가 마주 앉은 모습이다

    It is the appearance of the butcher couple in Anbyeon-gun, Hamgyeongnam-do, in the Japanese colonial e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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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립중앙박물관

    자국민의 절반이 노예인 국가

    조선시대는 전 인구의 30% 이상이 노비 신분이었던 것으로 추산된다. 임진왜란과 병자호란의 두 차례 큰 전쟁을 겪고 난 17세기에는 노비가 인구의 절반을 차지한 때도 있었다.1) 노비라는 단어에서 ‘노’(奴)는 남성 노예, ‘비’(婢)는 여성 노예를 말한다. 노비는 평생 주인에게 신분상으로 예속되었다. 법적으로도 노비의 거래는 ‘소와 말의 거래와 관련한 법률’에 포함되어 있어서 그 처지가 가축과 다를 바가 없었다. 거래 가격은 사람이 소·말 보다 훨씬 쌌는데, 노비 세 명이 말 한 마리 값에 불과했다. 학대를 견디다 못해 도망하는 노비들도 많았기 때문에 현상금을 노리고 도망간 노비를 추적하는 ‘인간 사냥꾼’도 등장했으며 이들을 ‘추노 꾼’이라고 불렀다.

    이렇게 노비의 비중이 높았던 이유는 세종 때부터 시행된 ‘일천즉천’과 ‘노비종모법’ 때문이다. ‘일천즉천’이란 부모 중에서 한쪽이 노비이면 그 자식도 노비가 되는 것이며, ‘노비종모법’이란 아이는 어머니의 신분을 따라야 한다는 뜻이다. 굳이 어머니의 신분을 따르게 했던 이유는 노비 남성과 평민 여성이 혼인하기보다, 노비 여성과 평민 남성이 혼인하여 아이를 낳는 경우가 훨씬 더 많았기 때문이다. 여성 노비들은 주인에게 겁탈당해도 불평할 수 없었고, 심지어는 양반인 주인이 노비를 죽여도 큰 문제가 되지 않던 사회였다. 우리나라의 노비제도는 고대 사회로부터 1894년 갑오개혁으로 폐지할 때까지 오랜 시간 존재했다.2)

    중국이나 일본에도 노비가 존재했지만 중국은 송나라 때 법으로 철폐되었고, 일본도 전국시대를 거치면서 사라졌다. 노비가 완전히 없어진 것은 아니지만, 채무관계 등의 경제적 형편으로 벌어지는 사적인 영역에 속했고, 국가에서 노비제에 개입하지는 않았다. 더욱이 조선처럼 노비가 세습되지 않았다. 같은 시기의 미국이나 영국 등은 다른 나라를 점령하는 과정에서 전쟁 포로를 노예로 삼았다. 하지만 조선은 자기 민족을 노예로 삼았던 사실상 노예제도가 근간인 국가였다.

    외국인들의 눈에 비친 조선인의 모습

    1876년 일본과 강화수호조약을 맺고 국교를 체결한 이후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러시아 등 세계의 열강들과 잇달아 수교하자 ‘금단의 땅’으로 불리던 조선에도 외국인의 발길이 이어졌다. 이때 조선을 찾은 외국인들은 ‘조선 여행기’를 남겼는데, 그중에서도 가장 유명한 책이 1894년 일본인 혼마 규스케의 조선 정탐록인 『조선 잡기』와 1897년 영국인 여행가 비숍 여사가 쓴 『조선과 그 이웃나라들』(Korea and Her Neighbors)이다.

    1893년 조선에 온 혼마 규스케는 행상차림을 하고 부산에서부터 서울을 거쳐 황해도에 이르기까지 한반도의 남부와 중부지방을 1년 동안 여행하며 당시 조선의 적나라한 모습을 글로 담아냈다. 그는 조선 양반들을 보면서 이렇게 말했다.

    조선의 양반이 소일하는 모양은 실로 한가해 보인다. 일출부터 일몰까지 아무 일도 하지 않고, 다만 담뱃대를 물고 방에 누워 있을 뿐이다. 그래도 재산가의 대부분은 양반 종족이다. 이것은 대개 관리가 되어 서민으로부터 난폭하게 거두어들이기 때문이다. 속담에 말하기를, 관리가 되면 3대가 앉아서 먹을 수 있다고 한다. 가장 큰 부를 얻을 수 있는 것은 지방관이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대신이 된 자도 지방관이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한다. 아아, 저들이 어찌 응보가 없기를 바라겠는가.3)

    아아, 저들이 어찌 응보가 없기를 바라겠는가.하는 마지막 문장으로 미루어, 일본인 정탐꾼이 자기 본분을 잊어버리고 동정어린 시선을 보낼 만큼 조선인들의 삶이 비참했음을 알 수가 있다. 그렇게 혼마 규스케는 여행을 마치면서 지금은 조선의 기백이 완전히 죽었다. 일본은 조선을 잡을 수 있다. 는 말로 조선 여행기를 정리하였다.

    조선인들은 게을렀을까

    조선 사회의 가난과 게으름을 이해하려면 먼저 조선의 사유재산 제도에 대해 살펴보아야 한다. 조선은 왕정 체제로 모든 국가 재산은 왕의 소유이고 그 아래 양반, 중인, 상민, 천민이 있었다. 이 중에 천민에 속한 노비들은 재산을 축적할 수가 없었다. 노비는 1년 내내 쉬지 않고 일해도 급여가 없었기 때문에 일과 삶에 대한 의욕이 없었다. 자신의 것이 없었던 노비들의 삶을 들여다보면 이들이 빌어먹기를 부끄러워하지 않는 이유를 찾을 수 있다.

    혼마 규스케는 조선 사람이 일하는 모습을 보면 화가 치밀었다고 한다. 일본의 목수라면 반나절 만에 끝낼 일을 조선의 목수는 3, 4일이나 걸리는 게 보통이었기 때문이다.

    이들은 시간에 쫓기지 않기 때문이다. 느리게 사는 삶이 책망할 만한 것은 아니지만 태평하고 느려터진 행동을 외국인이 보면 분명 화가 치밀어 오르는 것은 어쩔 수 없다.3)

    그러나 여행가 비숍 여사가 쓴 《조선과 그 이웃 나라들》이라는 책에 묘사된 조선인의 모습은 전혀 달랐다. 한반도 북쪽 연해주에 살고 있는 조선인들은 한반도의 조선인들과는 완전히 상반된 삶을 살고 있었다. 연해주의 한인촌에서 생활하던 조선인들의 삶은 유복했으며 아주 검소하고 근면하며 다른 연해주 사람들에 비해 태도나 성품이 좋았다.

    연해주에 거주하던 조선 사람들은 한반도의 조선 사람들과 왜 이런 차이를 보인 것일까? 당시 조선에서는 노동을 천한 것으로 여겼다. 또한 열심히 일을 해도 내 것이 되는 것은 거의 없었기 때문에 노동에 대한 가치가 자연스럽게 사라져갔다. 그래서 주인의 감시가 조금만 소홀해지면 그들은 게으름을 피우기 일쑤였고, 이러한 노비들의 행동을 태만하다 하여 주인들은 매질했다. 하지만 한반도를 떠난 타국의 조선인들은 달랐다. 조선 밖에서는 일 한 만큼 노동의 결과를 얻을 수 있었고, 노력하면 자신의 재산을 늘리며 부를 쌓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여기서 비숍 여사는 조선인에 대한 편견이 깨졌는데, 조선인에 대해서 이렇게 기록했다.

    "그들은 절대 게으르지 않았다.

    다만 조선에 살아서 게을렀던 것이다."

    초근목피 (草根木皮, 풀뿌리와 나무껍질)

    대한민국은 자랑스러운 음식 문화를 지니고 있다. 비빔밥, 떡볶이, 김치 등 이제는 한국 음식이 한류와 함께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그런데 한국 음식에는 유독 ‘탕’이 많은 점을 발견할 수 있다. 설렁탕, 갈비탕, 곰탕, 추어탕 등 많은 종류의 탕 요리가 우리의 대표 음식이 된 배경에는 어떤 사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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