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도의 설교와 설교자 이용도
By 정 재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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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수천 편의 설교가 쏟아지지만, 그 대부분은 하루만 지나도 기억에서 사라지는 것이 현실일 것이다. 하지만 이용도 목사의 설교는 오늘까지 근 100년에 이르도록 기억되고 있다. 아무 설교자에게나 그런 영예가 돌아가는 것은 아니다. 이용도의 설교와 설교자로서의 이용도에게 특별한 무엇이 없고서 이는 설명할 수 없는 일이다. 책은 설교자 이용도 목사를 만남으로 긴 시간의 검증을 통과할 수 있었던 그 비결을 살펴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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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preview
이용도의 설교와 설교자 이용도 - 정 재헌
여는 말
이 책은 『이용도 목사 전집 4 – 설교와 성경』에 부록으로 실린 필자의 졸고 - 이용도의 설교와 설교자 이용도
를 전자책으로 만든 것이다.
사실 필자는 그러한 생각조차 해본 적이 없었는데, 교계 원로 K 박사께서 『전집 4 – 설교와 성경』을 단숨에 독파하신 뒤 이용도의 설교와 설교자 이용도
만 따로 책으로 출간할 것을 강권하셨다. 종이책으로 찍을 여력이 없어 고민하던 중, 전자책 출판에 이르게 되었다.
그렇게 나온 이 책은 ‘이용도의 설교’와 ‘설교자로서의 이용도’를 향해 각각 아홉 가지 질문을 던지며 접근한다.
‘이용도는 어떻게 설교를 준비했을까? 어떤 옷차림으로 강단에 올랐을까? 무슨 주제들을 설교했을까? 그만의 독특한 성서해석학이 있었을까? 설교자로서 그가 지닌 호소력은 어떤 것이었고 그 근원은 무엇이었을까? 집회 이후에는 어떤 장면들이 펼쳐졌을까? 그에게 설교란 결국 무엇이었나?’ 등의 대답을 찾아갈 것이다.
매일 수천 편의 설교가 쏟아지지만, 그 대부분은 하루도 견디지 못하고 기억에서 사라진다. 하지만 이용도의 설교는 오늘까지 근 100년에 이르도록 기억되고 있다. 아무 설교자에게나 그런 영예가 돌아가는 것은 아니다. 이용도의 설교와 설교자로서의 이용도에게 특별한 무엇이 없고서 이는 설명할 수 없을 것이다. 본서는 긴 시간의 검증을 통과할 수 있었던 비결을 설교자 이용도를 만나 물어보고자 한다.
이용도 목사는 어떠한 설교를 전했고, 설교자로서 그는 어떠한 사람이었는가?
2020년 12월 24일
정재헌
일러두기
현대 독자에게 낯설 만한 한자어, 오늘날 잘 쓰이지 않는 단어의 뜻을 낱말 뒤에 붙여 풀이해두었다.
‘ ’는 강조, 찬송, 생각 묶음.
는 인용, 기사, 성극, 논문, 공과, 설교.
「 」는 잡지, 신문. 『 』는 책자. 영문 서적 이름은 기울이기를 사용.
이용도 목사 전집 인용의 출처는 본문 안 [ ]에 넣었다. 아래 예는 2004년 판 전집 제5권의 185쪽을 의미한다. 전집 목록은 참고문헌 참조.
예) 시간을 짧게 하는 것이 아니
었다고 한다[2004:5, 185].
전집 출처가 각주 안에 나올 때는 축약형으로 쓴다. 아래 예는 2019년 판 전집 제2권인 일기의 282쪽을 가리킨다.
예) 『전집 2 일기』(2019), 282.
이용도의 설교와 설교자 이용도
한 사람의 여러 특징 가운데 특별히 인상적인 하나를 강조하다 보면 시간이 흘러 그 하나만 중심에 있고 충분히 주목받을 수 있었을 다른 부분들은 시야 밖으로 밀려나 있는 경우가 있다. 이용도를 두고서는 그의 ‘기도’를 한쪽으로 강조하다 보니 다른 부분을 놓치거나 적어도 그 무게를 충분히 체감치 못하는 때가 있었다. 그의 ‘설교’가 그러한 소홀케 됨 가운데 하나였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용도와 가까웠던 피도수Victor Wellington Peters, ¹⁹⁰²~²⁰¹²선교사는, 그처럼 설교할 수 있는 사람은 없었다
라고 잘라 말했다[2004:⁵, ¹¹⁶]. 그 정도라면 이용도는 이대로 묻어두기에는 너무 아까운 설교자인지도 모른다. 한국교회가 이용도의 설교에 열광했었다는 사실도 기억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1. 이용도의 설교는 어떤 것이었고, 2. 이용도는 어떠한 설교자였는지 알아보기 위한 다각도의 접근은 독자와 현대교회에 유익한 일이 될 것이다.
먼저 그의 ‘설교’ 부분에서는 1. 설교 원고, 2. 설교 준비, 3. 설교 시간, 4. 설교 말씨, 5. 설교 주제, 6. 성경 해석, 7. 아가서 강해, 8. 회중 참여, 9. 집회 이후라는 차원을 살필 것이다. 다음으로 ‘설교자’ 부분에서는 1. 옷차림, 2. 강단 위의 모습, 3. 눈물, 4. 호소력, 5. 기도와 영력, 6. 겸비, 7. 절대 순종, 8. 동포 사랑, 9. 예수주의란 측면에서 조명하고자 한다. 이를 위하여 풍부한 도움을 줄 수 있는 이호운李浩雲, ¹⁹¹¹~¹⁹⁶⁹과 변종호邊宗浩, ¹⁹⁰⁴~¹⁹⁸⁴를 증인석으로 모시되, 여타 자료에도 고루고루 증언을 부탁하고자 한다.
I. 이용도의 설교
1. 설교 원고
오늘날 설교자들은 설교문을 인쇄한 A4용지나 태블릿을 강대상에 올려놓고 말씀을 전한다. 또는, 대지·소지를 적은 간단한 메모지만 놓고 하는 경우도 있고, 아예 맨손으로 오르는 설교자도 있다. 그러면 이용도 목사의 강대상에는 무엇이 놓여 있었을까?
이호운은 이용도의 설교가 ‘원고 없는 설교’였다고 전한다[2004:⁵, ¹⁸⁵]. 이는, 이용도에게는 설교 원고라는 것이 절대로 없고
라고 한 변종호도 마찬가지다[2004:⁵, ¹⁹⁸]. 특징적으로 말하면, 이용도의 강대상에 설교문은 따로 없었던 것이다. 여기서 우리는 약간의 놀람, 그러면서도 왠지 그랬을 것 같다는 수긍으로 고개를 끄덕일지도 모른다. 동시에 ‘왜?’라는 궁금증이 들 수도 있다. 이는 이 글로 찾아보려 하는 바는 아니다. 오히려 다루어야 할 것은, ‘원고 없는 설교’가 종종 불러오는 의혹이다. 원고 없는 설교는 준비 없는 설교다
라는 오해 말이다.
2. 설교 준비
아무런 준비도 없는 사람의 설교로 조선교회가 열광했었다고 말하는 것은 선조들의 신앙을 만만히 보는 성급함일 수 있다. 어떤 연구자들은 실제로 이용도의 설교에 어떤 준비도 없었다고 손쉽게 주장하며 상당한 자신감을 비추기도 했다. 이는 대개 변종호를 인용하면서 이루어졌다.
설교 준비를 절대로 하지 않고 오직 기도만 하다가 강단에 나설 때에 주님께서 하라는 말씀만 함. 그래서 설교 원고라는 것이 절대로 없고 성경책에도 표를 하거나 선을 그은 것도 없음[1986:², ²³⁶].
변종호는 『이용도목사전』에 실은 용도식 - 이용도식 전도 활동
이라는 글에서 자기가 인상적으로 본 이용도 부흥회의 특징을 나열해 놓았다. 급하지 않은 호흡으로 읽으면 여기서 변종호는 과장법을 사용하고 있음을 어렵지 않게 포착할 수 있다. 사실 이용도가 성경책에 표를 하나도 하지 않았다는 소개부터가 과장이다. 변종호가 이용도 사후 유족에게서 건네받았던 유품 가운데 이용도의 성경책은 ‘손때가 가득’한 것이었기 때문이다. 그의 성경책은 가죽 뚜껑의 신구약전서로서 적어도 산지 6~7년은 되었을 낡은 것
인데, 신학생 시대부터 쓰던 것인 듯 - 책 전체에 청·적색의 연필로 선을 긋고 요해깨달음를 새까맣게 기입한 책
이라고 했던 변종호다[1986:⁷, ²⁰⁶].
그런 변종호가 설교 원고라는 것이 절대로 없다고 힘주어 말한 것이나, 성경에 선도 안 그었다고 불려서 전하려는 뜻은, 그 문장 앞에 있는, 주님께서 하라는 말씀만 함
에 있다. 이용도의 설교가 인위人爲와 인공人工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고 느끼는 변종호는, 이용도가 기도로 주님을 철저히 의지하여 주님에게서 영감을 받아 주님이 주시는 말씀만을 전한 설교자였다고 인식한다. 독자에게 이를 전하고자 과장법을 사용했고, 이는 글쓰기에 있어 부자연스러운 방식도 아니다.
¹
물론 우리의 관심은 변종호의 다소 ‘논란’ 소지가 있는 이 한두 문장이 전부는 아니다. 더 많은 사람의 이야기를 들어보아야 한다. 이용도는 정말 설교 준비가 없는 설교자였을까?
한때 이용도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