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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실을 조심하세요 (체험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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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실을 조심하세요 (체험판)
Ebook61 pages39 minutes

붉은 실을 조심하세요 (체험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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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하렘 소설에 빙의했다. 조용히 살다가려 했는데, 맙소사. 작중 미친놈으로 나오는 악당 조연과 붉은 실이 꼬여버렸다. …인생이 꼬인다.

Language한국어
PublisherJOARA ROMANCE
Release dateFeb 2, 2017
ISBN9791132723042
붉은 실을 조심하세요 (체험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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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붉은 실을 조심하세요 (체험판) - 천지안

    1. 붉은 실을 조심하세요

    붉은 실은 어느 날 갑자기 나타났다. 그날은 일주일 동안 앓았던 심한 눈병을 완치 판정 받고 나오는 길이었다.

    이제 정상적인 생활을 하셔도 됩니다.

    의사의 말에 신명나게 안과를 나왔다. 옆구리엔 도서관 책 몇 권을 낀 상태였다. 눈에 피로를 주지 않기 위해 전자 기기를 멀리하라는 의사의 말에, 그동안 집 안에만 처박혀 언니가 빌려다 주는 종이 책만 읽었더랬다.

    이젠 아날로그 감성에서 해방이다! 단연 가장 흥미롭게 읽었던 소설은 [붉은 실]이었다.

    …어?

    내심 다 읽은 소설책들을 흐뭇하게 내려다보고 있는데, 문득 손목에 무언가 길게 이어진 것이 보였다. 새빨갛고 선명하지만 털실처럼 다듬지 않은 비죽비죽한 광채를 내뿜는 붉은 실.

    책을 너무 감명 깊게 읽었나.

    당분간 눈을 조심하라는 의사의 말도 잊은 채 눈을 비벼봤지만, 손목에 걸린 새빨간 실은 그대로였다.

    이게 뭐지? 타박타박 걸으며 저도 모르게 허공에 손을 뻗었다. 쓰윽, 헛손질이다. 빔 프로젝터의 레이저 빛처럼 통과해 버려 손에 잡히지 않는다.

    순간 오기가 생겨 손을 허우적거리며 열심히 붉은 실을 따라갔다. 붉은 실은 횡단보도를 넘어, 골목길을 지나, 대로변까지 이어져 있었다. 만약 그게 허공에서 끊겨 있었더라면 그렇게 열심히 따라가지 않았을 것이다. 그리고 어느 골목길의 코너를 도는 순간.

    잡았―

    다아아아악! 난 공사 중이라는 팻말을 보지 못한 채 맨홀 뚜껑 아래로 추락했고, 그대로 정신을 잃었다.

    깨어나 보니 난 다리만 부러진 ‘경미한’ 부상을 입은 채 체르코피아 제사장에게 구해져 있었다.

    그리고 그의 온몸에 빼곡히 이어진 붉은 실을 본 순간, 난 깨달았다. 남녀노소를 불문한 요괴, 짐승들까지 온통 붉은 실이 이어진 세상.

    그랬다. 나는 내가 읽던 [붉은 실] 책 속에 떨어진 것이었다.

    붉은 실. 일명 사망 플래그라고도 칭하는, 무려 어장 관리남이 다섯이나 되는 이 역하렘 소설에서 이 ‘붉은 실’을 볼 수 있는 건 여주인 루시아 성녀뿐이다.

    그러나 불행인지 다행인지, 나는 여주로 빙의한 것이 아니었다.

    다음 분―

    하는 소리에 신전 안으로 거대한 덩치의 반마 요괴가 성큼성큼 들어섰다. 심장에 상당히 굵어진 붉은 실이 박혀있는 것이 보인다. 거기에 왼팔 전체에도 고슴도치처럼 빼곡히 박혀있다.

    타박상이나 찰과상 정도로 이렇게까지 될 리는 없으니, 독이나 저주에 걸린 게 분명했다.

    독 개구리 요괴에게 당했습니다. 그냥 두면 왼팔을 잘라내야 한다고 하는데, 사제님께서 그렇게 용하다고 해서 찾아왔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하체가 말인 켄타우로스족 요괴가 귀를 축 늘어뜨리며 말했다. 반쯤 체념한 표정이다.

    강인한 양팔을 자랑으로 삼아 활이나 창을 주로 사용하는 반마 일족은 팔이 생명이나 다름이 없다. 아마 팔을 잘라내는 건 그들에게 죽음과도 같을 것이다.

    여기 누워보세요.

    네 다리를 가지런히 모은 채 주저앉은 환자는 반쯤 체념한 듯 검게 썩어가는 팔을 내맡겼다.

    자아, 심호흡하시고.

    손을 들어 빼곡히 박힌 붉은 실을 쓸어내렸다. 촘촘히 박혀있던 실들이 내 손에 닿자마자, 국숫발처럼 우수수 떨어져 나가 소멸한다.

    물론 내 눈에만 그렇게 보일 뿐, 켄타우로스의 눈에는 썩어가는 팔이 재생하는 것처럼 보일 것이다. 붉은 실이 내 몸으로 흡수되기 무섭게, 욱신거리며 똑같은 고통이 왼팔에 전해져 왔다. 치료가 끝났다.

    이럴 수가! 소문이 사실이었군요! 인간 사제님이여!

    정말 감사합니다! 한껏 기뻐하며 몇 번이고 고개를 숙이는 켄타우로스족을 바라보다 뿌듯하게 땀을 닦아냈다.

    이곳에 떨어진 지도 벌써 5년 차. 보다시피 난 아주 훌륭하게 적응을 해내고 있었다. 뿌듯함 반, 심란한 반으로 한숨을 내쉬자, 뒤에서 의료 기구를 정리하던 체르코피아 제사장이 걱정스레 물어 왔다.

    무슨 일 있니, 리안?

    이마에 달린 수많은 눈이 덩달아 걱정스레 깜빡여진다. 체르코피아 제사장은 거미 요괴다. 처음 이곳에 떨어졌다는 것을 깨달았을 때, 날 경악하게 만들었던 것 중 하나였다.

    주요 인물들이 하도 선남선녀라 깜빡하고 있었지만, 이곳은 요괴와 악마와 신들의 세상이었다.

    인간은 아랫세계의 ‘중간계’라 불리는 곳에 따로 살고 있다. 그 때문에 여주인 루시아 성녀가 처음 이곳에 떨어졌을 때, 인간이라고 잡아먹힐 뻔하다가 남주인 아산드에게 구해지는 장면이 있었다.

    물론 나는 그딴 것은 없었다. 체르코피아 제사장의 손에 이끌려 신전에 도착하니, ‘인간 계집이다!’라며 싹둑싹둑 썰릴 뻔했더랬다. 하지만 재빠르게 상황을 파악하고는 주장했다.

    "내가! 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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