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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권하는 사회: 차 한 잔 문학 한 모금
술 권하는 사회: 차 한 잔 문학 한 모금
술 권하는 사회: 차 한 잔 문학 한 모금
Ebook29 pages12 minutes

술 권하는 사회: 차 한 잔 문학 한 모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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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권하는 사회」는 1921년 11월 『개벽』 에 발표된 현진건의 초기 단편소설이다. 식민지 조선사회의 부조리함을 알면서도 저항하지 못하고 술을 벗 삼아 주정꾼으로 살아가는 나약한 근대적 지식인을 풍자한 자전적 신변소설이다.

작품 맛보기

새벽 1시, 아내는 바느질을 하며 아직 귀가하지 않는 남편을 기다린다. 남편은 중학을 마치고 결혼하자마자 동경으로 가 대학까지 마치고 돌아왔다. 남편이 돌아오면 부유하게 살 것이라는 기대와 달리 남편은 몇 달이 지나도 돈벌이는커녕 집에 있는 돈만 쓰고 걸핏하면 화를 낸다. 새벽 두 시가 한참 지나서야 걸음도 제대로 걷지 못 할 정도로 만취(滿醉)한 남편이 돌아온다. 간신히 방에 들어온 남편은 옷도 벗지 못하고 벽에 기대어 쓰러진다.

작품 속으로

벽에 엇비슷하게 기대어있는 남편은 무엇을 생각하는 듯이 고개를 숙이고 있다. 그의 말라붙은 관자놀이에 펄떡거리는 푸른 맥(脈)을 아내는 걱정스럽게 바라보면서 남편 곁으로 다가온다. 아내의 한 손은 양복 깃을, 또 한 손은 그 소매를 잡으며 화(和)한 목성으로,
“자아, 벗으셔요.”
하였다.
남편은 문득 미끄러지는 듯이 벽을 타고 내려앉는다. 그의 쭉 뻗친 발 끝에 이불자락이 저리로 밀려간다.
“에그, 왜 이리 하셔요. 벗자는 옷은 아니 벗으시고.”
그 서슬에 넘어질 뻔한 아내는 애닯게 부르짖었다. 그러면서도 같이 따라 앉는다. 그의 손은 또 옷을 잡았다.

현진건 (玄鎭健. 1900~1943)

소설가. 호는 빙허(憑虛). 경북 대구에서 태어났다. 처음에는 시를 썼으나 뒤에 소설로 전향했다. 연극인인 당숙 현희운 의 소개로 「희생화」를 1920년 < 개벽>지에 발표하면서 문단에 나왔다. 이후 「빈처」로 소설가로서 입지를 다졌고 이어 「술 권하는 사회」, 「운수 좋은 날」등의 걸작들을 발표해 염상섭, 김동인 등과 함께 초기 사실주의 문학의 확립자로서 그 위치를 굳혔다.
Language한국어
Publisher책보요여
Release dateJan 31, 2018
ISBN9791196305499
술 권하는 사회: 차 한 잔 문학 한 모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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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술 권하는 사회 - 현진건 지음

    ✎ 작가 소개 

    👤 현진건(玄鎭健. 1900~1943)

    호는 빙허(憑虛)이다. 본관은 평안북도 연주(延州)이며 고향은 대구이다. 한말에 득세한 개화파 집안에서 대구 우체국장이었던 경운(炅運)의 4남으로 태어났다. 1915년 이순득(李順得)과 혼인한 뒤 일본으로 건너가 동경 세이조중학(成城中學)를 다니다가 4학년 때 중퇴하였다. 이후 중국 상해의 후장대학(滬江大學)에서 수학하였고, 1919년 귀국하여 한말 주일공사관 참서관(參書官)을 지낸 당숙 보운(普運)에게 입양되었다.

    1920년 『개벽 開闢』에 「희생화 犧牲花」를 발표하고 문필 활동을 시작하여 「빈처 貧妻(1921)」로 문인의 명성을 얻었다. 1921년에는 조선일보사에 입사하여 언론계에 첫발을 내디뎠다. 홍사용(洪思容)·이상화(李相和)·나도향(羅稻香)·박종화(朴鍾和) 등과 함께 『백조(白潮』 창간동인으로 참여하여 1920년대 신문학운동에 본격적으로 가담하였다.1922년에 동명사(東明社)에 입사했으나 1925년에 그 후신인  『시대일보』가 폐간되자 동아일보사로 옮겼다. 1932년 상해에서 공산주의자로 활약하던 셋째 형 정건(鼎健)의 체포와 죽음으로 큰 충격을 받았으며, 1936년 동아일보사의 사회부장으로 있을 때 일장기 말살사건에 연루되어 구속되기도 했다.

    1937년 동아일보사를 사직하고 소설 창작에 전념하였으며, 빈궁 속에서도 친일문학에 가담하지 않은 채 지내다가 1943년 장결핵으로 사망하였다.

    주요작품  술 권하는 사회 | 빈처 | 할머니의 죽음 | 적도 | 운수 좋은 날 | 영탑 | 흑치상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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