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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석 사냥꾼 진유하 아쿠아 행성편
운석 사냥꾼 진유하 아쿠아 행성편
운석 사냥꾼 진유하 아쿠아 행성편
Ebook308 pages2 hours

운석 사냥꾼 진유하 아쿠아 행성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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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out this ebook

20XX년, 한국. 진유하는 운석을 채취해 파는 일을 하는 '운석 사냥꾼'이다. 어느 날, 운석이 떨어졌을 것이라는 신호음을 듣고 인공지능 비서 프리멀과 함께 우유트 사막으로 향한다. 하지만 아무리 찾아도 운석은커녕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데∙∙∙. 도대체 어떻게 된 영문일까? 지구의 환경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가설을 담은 SF 소설.

Language한국어
Release dateMar 29, 2024
ISBN9791198708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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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운석 사냥꾼 진유하 아쿠아 행성편 - 이 은조

    판권

    운석 사냥꾼 진유하 아쿠아 행성편

    저자 | 이은조, 박정빈

    편집 | 이은조, 박정빈

    표지 디자인 | 이은조

    삽화 | 이은조

    펴낸곳 | 이즈그리민(izgrimean)

    펴낸이 | 이은조

    발행일 | 2024년 3월 29일

    출판사 등록 | 2023년 5월 24일 제 2023-000052호

    EMAIL | izgrimean@gmail.com

    전자책 초판 발행 | 2024년 3월 29일

    가격 |

    ISBN | 979-11-987080-0-7(05810)

    © 2024, 이즈그리민(izgrimean) 출판사는 모든 권리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이 작품의 전체 또는 일부를 이즈그리민(izgrimean)의 명시적 허가 없이 복제하거나 배포하는 것은 법으로 금지되어 있습니다.

    이 책 내용의 전부 또는 일부를 재사용하려면 반드시 저작권자와 이즈그리민(izgrimean) 양측의 동의를 받아야 합니다.

    본 콘텐츠는 표지와 삽화, 로고에 한국교육학술정보원(KERIS)에서 배포하는 ‘학교안심 마법사 R’ 글꼴과, 속초시가 제작하고 속초시청에서 배포하는 ‘속초바다 돋움’ 글꼴, 그리고 네이버에서 배포하는 ‘나눔바른고딕’, ‘나눔스퀘어’ 글꼴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시작하기에 앞서

    이 소설은 학습 자료와 환경오염 문제 해결에 대한 가설에 대한 제안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등장하는 인물, 기관, 사건, 지명, 장소 등의 모든 기타 내용은 허구로 창작되었으며, 실제와는 무관합니다.

    박정빈 작가의 말

    여러분은 지구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저는 우리의 삶의 터전이자 우리의 근원이라고 할 수 있는 지구의 미래에 대해 곧잘 생각하곤 합니다. 지구는 우리 인류에게 모든 것을 주었지만, 이 지구에서 인류는 삶의 윤택함을 위해 과도하게 많은 자원을 가공하고 사용해 왔습니다. 그 결과 환경 오염, 환경 파괴라는 숙제를 우리 스스로에게 안겨주었습니다. 하지만 인간으로 태어난 이상 자원을 쓰고 살아갈 수밖에 없기 때문에 문제의 근원을 완벽하게 차단하기란 불가능에 가까울 것입니다. 그래도 저는 지금보다는 나은 방향에 대해 계속해서 고민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많은 환경 오염 문제 중 하나인 ‘태평양 쓰레기 섬’에 대한 해결 방안을 이 책 안에서 제시하고 싶었습니다. 태평양 쓰레기 섬은, 플라스틱 쓰레기들이 해류를 타고 모이고 모여 하나의 섬을 이루게 된 것입니다. 그만큼 이 지구상에 버려지는 쓰레기양이 많다는 증거이기도 하며 우리 지구의 미래에 있어서 비극이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이 태평양 쓰레기 섬을 해결할 수 있는가∙∙∙. 저는 미생물을 이용한다면 태평양 쓰레기 섬이라는 비극을 해피엔딩으로 이끌어 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금은 단순히 소설 안에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만들어 낸 이론에 불과하지만, 저는 이 이론이 미래에 궁극적으로 태평양 쓰레기 섬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실마리가 되기를 기대합니다.

    이은조 작가의 말

    저는 글과 그림이 가지는 다양한 의미를 만들고 싶어 ‘이즈그리민(izgrimean)’이라는 출판사를 설립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 책은 이즈그리민(izgrimean)의 첫 시작입니다.

    이 이야기 안에서 저는 단순히 그림뿐 아니라 글 작업에도 참여하며 공익적인 메시지와 세계관을 만들었습니다. 이 세계 안의 인물들과 여러분들이 함께 결말까지 도달할 수 있게 이끌어 가고 싶었습니다.

    저는 제 스스로를 믿으며 나아가기 위해서도 이야기를 씁니다. 또한,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들은 제각기 다를 텐데, 제가 바라보는 세상의 관점을 이 책을 통해 여러분들께도 공유하고자 합니다. 우연히 마주친 이 세계의 여정, 시작해 보시지 않겠습니까?

    1장. 운석 사냥꾼

    한 번도 들어본 적 없는 거대한 호출음이 들렸다. 하늘에서 떨어진 운석을 탐지했다는 호출음이었다. 나는 겨우 든 잠에서 깨어나 빈백에서 반쯤 몸을 일으켰다.

    이 일을 시작한 이후 이렇게 강한 반응은 처음이었다. 나는 퍼뜩 정신이 들어 인공지능 비서인 ‘프리멀’에게 운석의 위치를 파악하라고 지시하였다. 새로운 발견을 할 것만 같은 기대감이 몸을 휘감았다.

    내 이름은 진유하. 그러나 사람들은 나를 내 이름 대신 ‘운석 사냥꾼’이라고 부른다. 그중 몇몇 나를 비난하는 사람들은 ‘돌팔이’라고 부르지만∙∙∙∙∙∙. 구체적으로는, 나는 운석이 떨어진 지점을 찾아내고, 그곳에 떨어진 운석을 수집하여 정부나 연구 시설에 판매하는 사업을 하고 있다. 어떤 이들의 눈에는 그저 ‘돌’을 파는 사람에 불과할 것이다. 그러나 운석은 원래부터 기초 연구 자료로도 중요했고, 암흑에너지¹라는 새로운 에너지원이 운석에서 발견된 이후 그 가치는 몇 년 새 수십 배나 급증하였다.

    ▲ ¹우주에 일반 물질과 암흑물질만 있다면 우주는 수축하기만 할 것이다. 그러나 현재 우주는 가속 팽창을 하고 있으며, 우주를 팽창시키는 에너지로 암흑에너지가 지적되고 있다. 현재 암흑에너지의 후보로 양자 진공이 제시되고 있는데, 아직 많은 부분이 미지의 영역에 있다.

    나는 서울에서 차로 두 시간 정도 걸리는, 인적이 드문 곳에 위치한, 그리고 내 집이면서 사무실이기도 한 내 기지에서 생활하며 운석 사냥꾼 업무를 하고 있다. 이곳은 근처에 그 흔한 표지판 하나 없는, 그야말로 숨겨진 곳이다. 일을 위해 어쩔 수 없이 사람들을 상대해야 하는 것을 제외하곤 난 주로 나의 기지 안에 은닉해 있다. 이곳 기지의 마당에는 내가 저렴하게 구입한 뒤 내 나름대로 멋스럽게 수리한 여러 대의 비행기도 놓여 있기 때문에, 100m 정도 멀리서 내 기지를 바라보면 꽤 제대로 갖추어져 보인다고 자부한다.

    한국은 20XX년을 기점으로 서울을 제외하고는 점점 인프라가 붕괴되기 시작했다. 웬만한 광역시가 아니고서야 서울에서 조금만 차로 이동해도 사람 구경도 하기 힘들게 되었다고, 예전에 내가 어렸을 때 할아버지가 내게 설명해 준 기억이 난다. 그러면서 이제는, 사투리를 쓰는 젊은 사람도 역시 찾아보기 힘들다고 했었지. 이곳도 광역시는 아닌지라 가끔 자연이 그립다며 도시 생활을 접고 찾아오는 사람이나, 나를 만나러 온 손님이 아닌 이상 나는 이곳에서 사람을 만나는 일이 거의 없다. 이렇게 인구가 특정 지역 위주로만 거주하는 현상에 대해 내가 어렸을 때부터 정부기관 관계자들이나 미래학자들이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매체에서 이야기하곤 했지만, 내가 성인이 되고 나서도 어째 바뀐 것은 크게 없었다. 이곳도 예전에는 ‘상권’이라는 것이 존재했다고 한다. 하지만 이제는 나무들이 곧게 뻗어 자라나 곳곳에 숲을 이룰 만큼, 자연이 잘 보존되어 있다. 그리고 밤이 되면 풀벌레 소리가 잔잔히 들려오고, 난 그 소리를 자장가 삼아 잠에 드는 것을 좋아한다. 애정을 담아 이곳에 자리를 잡을 만큼 이곳은 나에게 터전으로써 가치가 있었다. 그리고 이곳에서 나는 엄청난 첨단 기술들을 이용하여, 다른 사람들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일들을 해오고 있다.

    다시 돌아와서, 나를 놀라게 한 운석에 대해 생각에 잠겼다. 이번에 떨어진 운석은 크기가 상당히 커 보이는지라, 암흑에너지가 이 운석에서 다시 발견될 가능성이 클 것이라고 짐작했다. 내가 보유하고 있는 운석 탐지 기술은 전 세계적으로도 상당히 높은 수준임에 틀림없기에 지구상의 누군가가 지금 떨어진 운석을 탐지하지는 않았으리라 생각하지만, 혹시 사람 사는 곳 근처에 떨어져서 누군가가 이 운석을 먼저 찾아내면 어쩌지 하는 걱정이 들었다. 조급한 마음에 프리멀을 불러 세웠다. 귀여운 강아지의 외형을 한 유능한 인공지능 비서가 나에게 다가왔다.

    프리멀은 침착한 목소리로 나를 안심시켰다. 나는 운석 사냥꾼 일을 위해 지구를 공전하는 수만 대의 인공위성과 수십만 대의 천체 망원경을 이용해 지구상에 떨어지는 대부분의 운석을 모니터링해 왔다. 이 일을 그리 오랫동안 해온 것은 아니지만, 오늘만큼 큰 신호 요동은 처음이었다. 운석 크기는 분명 상상 이상일 것이다.

    3년 전쯤의 기억이 불현듯 떠올랐다. 운석 사냥꾼 일을 하면서 본 신호 중 가장 큰 신호가 잡혔던 때였다. 현재 잡히는 신호 수준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말이다. 예상했던 운석의 추락 지점은 사람이 거의 살지 않는 그린란드 지역이었다. 그 지역은 연간 평균 기온이 -30 ℃ 정도인 데다 하필 그때가 겨울이었기 때문에 그곳은 상당히 추웠다. 그때 나는 만에 하나라도 추위로 동사하는 사태가 생기지 않도록 거금을 들여서 방한복을 구매했다. 이 방한복 덕분에 그 극한의 추위에도 버틸 준비를 갖출 수 있었다.

    원래 운석은 지구 대기권에 들어올 때 그 크기가 꽤 큰 편이지만, 열권, 중간권, 성층권, 대류권을 통과하며 마찰열의 영향으로 크기가 점차 줄어들게 된다. 이런 이유로 운석을 감시할 때, 상당한 양의 신호가 감지되기는 하지만, 이들 대부분은 지구 표면에 도달하기 전에 소멸해 버린다. 실제로 처음 운석 사냥을 시작했을 때에는 매우 미미한 신호에도 즉시 출동한 적이 많았다. 그러나 경험이 쌓이며 운석이 지표로 도달할 신호의 임곗값을 알아낼 수 있었다. 이윽고 몇 번 만에 경제적 비용을 고려해 출동 여부를 결정할 정도로 상세하게 신호들을 구분할 수 있었다. 고가의 장비들을 한 번 켜는 데에도 막대한 비용이 발생하기 때문에, 출동 여부를 결정하는 과정이 점점 더 신중해졌다. 하지만 당시에 포착한 그린란드 운석은 이런 검토 과정 없이 즉시 출동을 결정할 만큼 신호가 상당히 컸었다.

    그때도 그렇고 지금도 그렇지만 나의 이동 수단은 주로 자가용 비행기였다. 특히 운석 사냥꾼으로 일하며 직업 특성상 일반적이지 않은 임무를 수행하는 경우가 많았고, 그로 인해 특별히 설계된 장비와 기기를 항상 끌고 다녀야 했다. 이 장비와 기기들은 주로 내가 발명했던 발명품들이었다. 또한 이 장비들을 운반할 수 있는 용량을 갖춘 비행기는 비용이 상당했기 때문에, 당장 이 비행기들 때문에라도 한 번 출동할 때 최대한 운석 사냥을 성공시켜야 한다는 부담감이 생겼다. 한편, 운석은 많은 국가들에서 위험물로 취급될 수 있어서 운반 및 취급 규정이 까다롭기 때문에, 자가용 비행기를 사용하는 것이 훨씬 안전하고 덜 귀찮은 선택이기도 했다.

    하지만 그 당시 가려고 했던 그린란드 지역은 이따금씩 강풍이 몰아치는 지역이었기 때문에 자칫 잘못했다가 비행기 사고가 날 수도 있었다. 전체 기압 분포도와 구름 위성 사진을, 기상 예측 기능이 내장된 프리멀에게 제공하여 그 지역에 바람이 거의 불지 않는 시기를 예측하려고 했다. 그러나 아무리 현대 기술이 발달했다고 해도 여전히 기상 현상은 예측 불가능한 영역에 있었기 때문에 최대한 보수적으로 그 시기를 결정하려고 했다.

    나는 시뮬레이션을 거친 후, 비행 날짜를 결정했다. 영공 비행은 많은 국가들에게 민감한 문제일 수 있으므로, 각국의 영공 방위 부처에 미리 연락하여 비행 허가를 받아야 했다. 나는 그린란드 영공과 관계돼 있던 북대서양 연합 영공 방위군에 연락하여 허가를 받았다. 다행히도 나에게는 중요한 면허가 몇 개 있어서, 약 일주일 만에 비행 허가 요청을 승인받을 수 있었다. 새삼스럽게 그 면허가 운석 사냥꾼이라는 일을 하는 데 있어 진입장벽을 높여준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래도 다른 사람들에게는 간단히 시작할 수 있는 일은 아닐 것이다. 이 면허는 예전에 있던 회사에서 이런저런 발명품들을 거래하면서 운 좋게 취득하게 된 것이었다.

    허가를 받은 이후, 필요한 장비들을 테스트하고 프리멀과 다양한 시나리오들을 검토했다. 그로부터 일주일이 지나 출발일이 되었을 때, 프리멀과 함께 비행기에 탑승하고 자율주행 모드를 실행시켰다. 24시간 동안이나 비행을 해야 했다. 내가 비행하는 구식 비행기에는 당연하게도 인터넷 같은 건 되지 않았기 때문에, 나는 속 편히 자기로 했다. 비행을 하기까지 많은 과정을 거치느라 피곤해져 있었던 건지 나는 금방 곯아떨어졌다.

    서서히 눈을 떴을 때, 프리멀의 운석 낙하지점과 날씨 예측이 대단히 정확했다는 점을 단번에 알 수 있었다. 실제로, 하얀 눈발 위에 육안으로 보이던 운석은 프리멀이 예측한 지점에서 500미터도 안 되는 거리에 있었다. 프리멀과 나는 착륙하고 나서 비행기에서 내렸다. 그러나 무거운 방한복 때문에 한 발 한 발 전진하는 것은 상당히 고된 일이었다. 프리멀은 찬 기온으로 인해 움직임이 둔해 보였고, 이따금씩 인공지능답지 않게 눈에 발을 빠뜨리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프리멀과 나는 서로를 의지하며 운석이 놓인 곳까지 가까스로 도착할 수 있었다.

    그린란드 지역에 있던 운석을 직접 마주하니 짐작했던 것처럼 꽤나 대형이었다. 운석이 있던 지점 주변의 눈은 쌓인지 얼마 안 돼 보였고, 운석이 놓여 있던 지점에 땅이 열화된 흔적이 나타났다. 운석이 땅과 충돌하면서 발생한 열 때문인 듯했다. 프리멀은 운석 앞에 도달한 이후 출발 전에 논의한 대로 붓처럼 생긴 기구를 들어 마치 화석을 발굴할 때 흙들을 털어내듯이 운석에 묻은 눈을 조심스럽게 치웠다. 기본적으로 운석은 우주의 탄생과 외계 물질에 대한 중요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으므로, 운석을 최대한 온전한 상태 그대로 채취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운석이 방사성 동위원소를 포함하고 있을 수도 있기 때문에 발굴자의 안전을 위해서라도 신중을 기해야만 했다. 이 때문에, 운석 발굴 과정에서 발굴자가 방사선에 노출되지 않도록 선량계를 지속적으로 사용해야 하고, 특수한 재질의 보호복을 착용하여야 하며, 소형 납 금고를 사용해 운석을 운반해야 했다. 무거운 납 금고를 들고 세심한 작업을 수행해야 하는 것은 방한복을 입은 상태에서는 무척 힘든 작업이었다. 하지만 사람만으로 구성된 팀에서는 쉽지 않은 일들을 로봇인 프리멀이 대신 맡아 주었기에 제법 순조롭게 진행될 수 있었다.

    품에 있던 휴대용 방사선 선량계를 들어 측정해 보니 자연 방사선 수준을 훨씬 능가하는 방사선량이 측정되었다. 우리는 조심스레 이 운석을 들어 올린 뒤 저장고에 보관하고 비행기에 실었다. 운석은 온도와 습도 변화에 의해 풍화가 진행될 수도 있으므로 금고에 적절한 장치를 연결해 품질 유지 작업을 시작했다. 그리고 시계를 다시 들여다보니 비행기를 내리고 다시 타기까지 두 시간도 채 걸리지 않았음을 알 수 있었다.

    비행기가 이륙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그 무거운 방한복을 벗어던졌다. 공기가 상당히 찼음에도 불구하고 땀은 비처럼 내리고 있었다.

    피곤에 절여 금세 잠이 들었고, 눈을 떴을 땐 기지에 도착해 있었다. 기지에서 약간의 휴식을 취한 이후, 운석을 판매할 고객들을 조사했다. 운석 사냥꾼의 업무 중에 많은 비중이 이런 행정적인 부분에 있었다. 결국 나는 스위스에 위치한 CERN²의 연구소에 연락하는 것으로 결정했다. CERN 연구진을 선택한 배경에는 최근에 방사성 운석으로부터 암흑에너지를 발견했다는 CERN의 보고가 있었기 때문이다. 내가 얻은 은밀한 정보에 따르면, 이들은 공개되지 않은 어떤 연구를 기초로 전기나 석유를 대체할 수 있는 미래의 에너지원을 찾고 있었는데, 그것이 바로 암흑에너지라는 것이다. 그래서 이들은 내가 발견한 운석을 가장 이상적인 조건으로 판매할 수 있는 잠재적 구매자로 보였다.

    ▲ ²CERN 혹은 유럽 입자 물리학 연구소(European Organization for Nuclear Research)는 세계에서 가장 큰 입자 물리 연구 센터이다. 이 연구소는 스위스와 프랑스의 국경에 위치해 있으며, 고에너지 물리학, 양자역학, 입자 물리학 등의 분야에서 획기적인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나는 가지고 있는 운석 데이터의 일부와 함께 만나고 싶다는 메시지를 그들에게 보냈다. 생각보다 빠르게 답장이 왔다. 그들은 나의 데이터에 많은 관심을 보였다. CERN의 과학자들과 함께 진행한 온라인 회의가 세 차례나 이루어진 후, 과학자들은 내가 발굴한 운석에 더 큰 관심을 가지게 된 것 같았다. 그들은 운석을 직접 확인하고 싶다는 말을 메일로 알려주었다. 이에 프리멀과 함께 그 과학자들을 직접 만나기 위해 미리 준비해 둔 항공기로 스위스로 향했다.

    스위스의 어느 한적한 지역에 있는 연구 첨단복합단지에 도착한 다음 날, CERN 연구진과 함께 오랜 시간 동안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들이 맡은 과제는 운석의 정확한 분석이었다. 그들은 납 금고에서 운석을 꺼내어 다양한 검사와 실험을 진행하였다.

    과학자들은 이 과정에서 운석이 발견된 초기 상황, 환경, 그리고 관련된 모든 세부 사항들에 대해 물었다. 나는 그들의 질문에 성실히 대답하였고, 내가 스스로 수집한 데이터와 그에 기반한 운석의 제반 사항을 분석 보고서에 담아 그들에게 건넸다. 그들은 내 답변과 보고서를 참고하여 설계된 실험과 분석을 통해 점차 결과들을 도출해 내기 시작했다. 우리는 그 결과를 바탕으로 토론을 진행하였으며, 점점 시간이 지나면서 흥미로운 결론들이 도출되기 시작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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