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디메이드 인생
By 채만식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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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out this ebook
\"P는 대학을 나온 실직 인텔리로서 극도의 빈궁에 시달린다. 어느 날 P는 모 신문사의 K사장을 찾아가 채용을 부탁하지만 거절당한다. K사장은 P에게 도시에서 직장을 구하지 말고 농촌에 가서 봉사 활동이나 하라는 동문서답격의 충고를 한다. 당장 먹을 것마저 없는 P는 K사장의 말이 ‘엉터리없는 수작’임을 절감하면서, 인텔리를 양산하고는 외면하는 역사와 사회를 원망한다. 집으로 돌아온 P에게는 형으로부터 온 편지가 기다리고 있었다. 이혼한 아내가 낳은 아들을 대신 키우고 있던 형은 아이가 학교 갈 나이가 다 되었으니 데려가라 한다. 아들을 데려오기는 하지만 학교에는 보내지 않으리라 P는 결심한다.\"
-작품 속으로
M이 신을 벗고 들어와 먼지 앉은 책상 위에 걸터앉으며,
\"춘래불사춘일세.\"
하고 한마디 왼다. H도 따라 들어와 한편에 앉으며 한마디 한다.
\"아직 괜찮아……거리에서 보니까 동복 입은 사람이 많데……\"
\"괜찮기는 무어 괜찮아…… 우리가 길로 돌아다니니까 사방에서 아이구야! 소리가 들리데.\"
\"왜?\"
\"봄이 발 밑에서 짓밟히느라고.\"
\"하하하하.\"
세 사람은 소리를 내어 웃었다.
채만식 (蔡萬植, 1902-1950)
전북 옥구 출생. 서울 중앙고보를 거쳐 일본 와세다 대학 영문학과를 수학했고 , 와 사의 기자를 역임했다. 1924년 12월호 에 단편 를 추천받고 등단했다. 하지만 본격적인 작품 활동은 1930년대에 접어 들어 , , 등에 단편소설과 희곡 등을 발표하면서 시작했다.
대표작으로는 (1937), (1937), (1934), (1937)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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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preview
레디메이드 인생 - 채만식 지음
✎ 작가 소개
👤 채만식(蔡萬植, 1902∼1950)
일제 강점기와 대한민국의 소설가, 극작가, 문학평론가, 수필가이다. 본관은 평강(平康)이며 호는 백릉(白菱), 채옹(采翁)이다.
1902년 전라북도 옥구에서 출생했다. 유년기에는 서당에서 한문을 수학했고, 임피보통학교를 졸업한 뒤 1918년 상경하여 중앙고등보통학교에 입학, 1922년 졸업했다. 그해 일본에 건너가 와세다대학 부속 제일와세다고등학원에 입학했으나, 1923년 중퇴했다. 그 뒤 조선일보사·동아일보사·개벽사 등의 기자로 전전했다. 1936년 이후로는 직장을 가지지 않고 창작 생활에 전념했다. 1945년 임피로 낙향했다가 다음해 이리로 옮겨 1950년 그곳에서 폐결핵으로 사망했다.
1924년 단편 「새길로」를 『조선문단』에 발표하여 문단에 데뷔한 뒤 290여 편에 이르는 장편·단편소설과 희곡·평론·수필을 썼다. 특히, 1930년대에 많은 작품을 발표했으며, 대표작이라고 할 만한 것들도 이 시기에 발표되었다. 장편으로는 「인형의 집을 나와서」(1933)·「탁류 濁流」(1937)·「천하태평춘 天下太平春」(1938)·「금(金)의 정열」(1939)·「아름다운 새벽」(1942)·「어머니」(1943)·「여인전기」(1944) 등이 있으며, 단편으로 가장 잘 알려진 것은 「레디메이드 인생」(1934)·「치숙 痴叔」(1938)·「패배자의 무덤」(1939)·「맹순사」(1946)·「미스터 방(方)」(1946) 등을 들 수 있다. 희곡으로는 「제향날」(1937)·「당랑(螳螂)의 전설」(1940) 등이 대표적이다. 그의 작품 세계는 당시의 현실 반영과 비판에 집중되었다. 식민지 상황 아래에서 농민의 궁핍, 지식인의 고뇌, 도시 하층민의 몰락, 광복 후의 혼란상 등을 실감나게 그리면서 그 근저에 놓여 있는 역사적·사회적 상황을 신랄하게 비판했다. 작품 기법에 있어 매우 다양한 시도를 했는데, 특히 풍자적 수법에서 큰 수확을 거두었다고 할 수 있다.
주요작품 태평천하 | 탁류 | 레디메이드 인생 | 치숙 | 미스터 방
뭐 어디 빈자리가 있어야지.
K사장은 안락의자에 폭신 파묻힌 몸을 뒤로 벌떡 젖히며 하품을 하듯이 시원찮게 대답을 한다.
두팔을 쭉 내뻗고 기지개라도 한번 쓰고 싶은 것을 겨우 참는 눈치다.
이 K사장과 둥근 탁자를 사이에 두고 공손히 마주앉아 얼굴에는 '나는 선배인 선생님을 극히 존경하고 앙모합니다' 하는 비굴한 미소를 띠고 있는 구변없는¹ 구변을 다하여 직업 동냥의 구걸(求乞) 문구를 기다랗게 늘어놓던 P……P는 그러나 취직운동에 백전백패(百戰百敗)의 노졸(老卒)인지라 K씨의 힘 아니 드는 한마디의 거절에도 새삼스럽게 실망도 아니한다. 대답이 그렇게 나왔으니 인제 더 졸라도 별수가 없는 것이지만 헛일삼아 한마디 더 해보는 것이다.
"글쎄올시다. 그러시다면 지금 당장 어떻게 해주십사고 무리하게 조를 수야 있겠습니까마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