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위 펜션이라 불리던 공간이 이제는 호텔방이 비싸서 대신 가던 부류가 아니게 되었다. 바닷가 앞에 줄지어 늘어선 풀빌라나 숲속 깊숙이 자리한 힐링 스테이, 이런 곳은 성수기 때면 예약하기가 여간 어려운 게 아니라서 웬만큼 부지런한 사람이 아니면 가고 싶어도 못 간다. 최근 들어 디자이너의 손을 거쳐 나오는 테마 펜션, 그보다는 ‘스테이’라 불리길 더 원하는, 고급스런 공간들이 여기저기 입소문만 나면 금세 인스타그램 성지가 되는 일을 쉽게 목격할 수 있다. 소비자 입장에서 보면 여기저기 찾아보는 맛은 있겠으나 건축가, 다시 말해 만들어내는 작가의 입장에서 보면 죄다 거대한 통창에 과하다면 과한 인테리어, 그리고 ‘스웨덴산 바디클렌저가 있다’는 식의 지극히 자극적인 표상들로 넘쳐나는 듯하여 왠지 모르게 석연찮은 느낌이다. 호지의 건축주 또한 이러한 것들에 피로감을 가진 채 사무실로 찾아왔다.
2년 전 가을에 처음 마주했던 땅은 그리 대단한 풍광이라고는 없는 조용한 시골 마을이었다. 어릴 적 외할머니 댁에 놀러가면 보던 한적한 들판과 나즈막하고 어둑어둑한 뒷산 정도가 다였다. 해질녘이 되니 옆집 굴뚝에서 피어오르는 연기가 더욱 일상적이고 평온하게 대지를 가라앉혔다. ‘이 땅에 인위적인 무언가를 추가하는 것이 과연 맞는 일인가’ 하는 생각까지 들었지만 어쨌든, 대지 안까지 발을 들여보기로 했다. 허리춤까지 자란 무성한 잡풀들을 헤집으며 가운데로 걸어 들어가니 도로에서부터 완만히 가라앉은 천 평 가까이 되는 땅은 아늑하게 주변을 끌어안았다. 스펙터클한 풍경이 없는 모습은 오히려 다행이었다. 이곳에 어울릴 무언가를 지어야 한다면 주변 집들 이상의 크기가 되어선 안 되었고 세련되기보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