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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로 읽는 오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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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로 읽는 오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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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out this ebook

2003년 한 광고에서 두 남녀가 부르는 노래가 대히트를 칩니다.

\"시간 좀 내주오, 갈 데가 있소.\"
\"거기가 어디요?\"
\"oooo.\"

대중은 이 노랫말과 더불어 멜로디에도 흠뻑 빠졌는데요. 그런데 이 멜로디의 원곡이 베르디의 오페라 의 3막에 나오는 \'여자의 마음(La donna e mobile)\'이란 사실을 알고 있었나요? 이 곡은 비극적이고 아이러니한 상황에서 만토바 공작이 부르는 경쾌한 아리아입니다. 라는 작품의 내용을 알고 이 노래를 다시 듣는다면 오페라를 이해하고 감상하는 즐거움의 폭은 더욱 커질 것입니다.

이 책에서는 수많은 오페라 중에서 우리에게 친숙하면서 기라성 같은 작곡가들이 쓴 작품 10편을 골라서 흡입력 있는 이야기로 재구성했습니다. 그 어떤 드라마보다 더 극적이고 감동적인 이야기들을 읽으면서 자연스럽게 오페라에 입문하고 교양의 기초를 다지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책 속으로

어느 화창한 오후 나가사키의 가파른 언덕 꼭대기에 자리잡은 자그마한 예스러운 집에선 성대한 잔치 준비를 하고 있었다. 몇 시간 뒤면 젊은 미국 해군 중위 핑커톤과 초초상이라는 예쁘장한 어린 기생의 결혼식이 열리기 때문이다. 핑커톤은 이 \'일본식 결혼\'을 주선한 늙은 중매쟁이 고로와 함께 자신이 새로이 거주할 집을 살피고 있었다.

이 젊은 미국인은 자신과 비슷한 계급의 장교들처럼 나가사키의 예쁜 처녀들과 재미를 보며 지루함을 달래려고 했다. 그러던 중 처녀들 가운데 가장 아리따운 처녀 초초상(사람들은 그녀를 나비라고 불렀다)에게 강한 욕정을 품게 되었다. 핑커톤은 그녀의 우아한 매력과 사랑스러운 성품에 마음을 홀딱 빼앗겼다. 그리고 무슨 수를 써서라도 사랑의 욕구를 채우기로 결심하고선 고로의 중매를 이용했다.

Language한국어
Publisher책보요여
Release dateAug 22, 2022
ISBN9791190059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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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야기로 읽는 오페라 - 글래디스 데이비슨

    mask

    나비부인

    -갸냘픈 나비의 날개를 꺽지 마오-

    bellini2

    원제 Madam Butterfly

    작곡가 자코모 푸치니(Giacomo Puccini, 1858-1924)

    배경 19세기 말 일본 나가사키

    5FDGnuO6

    자코모 푸치니가 작곡하고, 루이지 일리카와 주세페 자코사가 이탈리아어 대본을 작성한 2막, 혹은 3막의 오페라이다. 1904년 2월 17일 밀라노의 라 스칼라 극장에서 초연되었다.

    어느 화창한 오후 나가사키의 가파른 언덕 꼭대기에 자리 잡은 자그마한 예스러운 집에선 성대한 잔치 준비를 하고 있었다. 몇 시간 뒤면 젊은 미국 해군 중위 핑커톤과 초초상이라는 예쁘장한 어린 기생의 결혼식이 열리기 때문이다. 핑커톤은 이 '일본식 결혼'을 주선한 늙은 중매쟁이 고로와 함께 자신이 새로이 거주할 집을 살피고 있었다.

    이 젊은 미국인은 자신과 비슷한 계급의 장교들처럼 나가사키의 예쁜 처녀들과 재미를 보며 지루함을 달래려고 했다. 그러던 중 처녀들 가운데 가장 아리따운 처녀 초초상(사람들은 그녀를 '나비'라고 불렀다)에게 강한 욕정을 품게 되었다. 핑커톤은 그녀의 우아한 매력과 사랑스러운 성품에 마음을 홀딱 빼앗겼다. 그리고 무슨 수를 써서라도 사랑의 욕구를 채우기로 결심하고선 고로의 중매를 이용했다.

    이 늙은 결혼 중매쟁이는 주선비는 별로 신경 쓰지 않을 것 같은 매우 매력적인 고객을 확보해 기쁜 나머지 연애할 상대를 간절히 찾고 있는 그에게 이런 일을 주선하는 일쯤은 식은 죽 먹기라고 장담했다. 그러고 나서 매월 무효화시킬 수 있는 혼인계약서 작성과 법적인 문제를 담당할 관리들 및 친인척들을 모으는 일에 착수하는 한편, 이 미국인 고객이 꿈에 그리던 즐거운 시간을 보낼 집도 장만해 주었다. 물론 얼마 못 가 이 집이 버려질 운명이라는 것을 그는 잘 알고 있었다.

    고로는 의뢰받은 일을 잘 처리하였고, 이 ‘결혼’이 성공적으로 준비되어 이제 곧 식이 열릴 예정이었다. 핑커톤은 간신뱅이 늙은 중매쟁이를 따라 자신의 쾌락을 위해 마련해 놓은 아늑한 집 이곳저곳을 살펴보았고, 시야에 들어온 모든 게 만족스러웠다. 또한 자신의 입맛대로 건물을 변경할 수 있는 놀라운 기계 장치들에 감탄하며 이렇듯 세심하게 안내해 주는 중매쟁이를 칭찬했다. 고로는 이 집의 새 주인에게 곧 소개할 일본인 하인들, 결혼식 하객들, 그리고 곧 맞이하게 될 아리따운 나비부인의 친척들을 하나도 빠짐없이 꼼꼼하게 챙겼다.

    핑커톤이 이 늙은 중매쟁이의 수다에 지치기 시작할 무렵 결혼식 첫 번째 하객이 도착했다. 그는 공적 자격으로 참석한 신랑의 친구이자 동포인 미국 영사 샤플레스였다. 그는 핑커톤보다 나이는 많지만 정이 많은 사람이었다. 사실은 친구에게 이 일본식 '결혼'을 포기하도록 설득하러 온 적이 있었다. 이런 결혼을 통해서는 진정한 행복을 얻지 못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샤플레스는 어린 신부를 실제로 보진 못했지만, 그녀가 그 전날 영사관에 전화를 걸어 결혼에 관해 말하는 내용을 들었다. 그때 그녀의 흥분된 매력적인 목소리에 강한 인상을 받은 샤플레스는 그녀가 이 결혼을 단순히 일시적인 유희가 아니라 매우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마음 씀씀이가 큰 샤플레스는 이 여리고 순진한 어린 신부가 이 결혼의 현실을 깨달았을 때 감당해야 할 고통을 생각하니 마음이 너무 아팠다.

    그래서 샤플레스는 금세 싫증이 나 양심의 가책도 없이 갈라서게 될 이런 관계를 맺기 전에 다시 생각해 볼 것을 핑커톤에게 진지하게 부탁했다. 샤플레스가 보기에 이 일본 아가씨는 매우 깊은 사랑을 하고 있었고, 미래의 남편이 이 결혼의 법적 구속력을 인정하는 것으로 철석같이 믿는 것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그래서 샤플레스는 자신의 젊은 친구에게 일시적인 욕망을 채우기 위해 아무것도 모르는 이 순수한 어린 나비의 날개에 상처를 주지 말아 달라고 간청했다. 그러나 핑커톤은 자신이 벌이는 이런 일이 양심에 거릴낄 것이 없다는 듯 짜증 내며 친구의 조언을 거절했다. 이런 결혼은 핑커톤과 같은 계급의 장교들에게는 흔하게 있는 일로 심각하게 여길 만한 문제는 생기지 않았다. 버림받은 일본 '아내'들은 대개 별 불만 없이 이후에 새로운 일본인 남편을 맞아 재혼하기 때문이다. 해맑은 얼굴로 핑커톤은 아무런 상처도 주지 않을 것이라고 이 신중한 영사 친구를 안심시켰다. 그리고 때마침 들떠있는 친구들과 함께 탁 트인 테라스에 나타난 어린 신부를 맞이하러 달려 나갔다.

    아주 앳된 모습의 나비 초초상이 눈앞에 보였다. 그녀는 갓 핀 꽃봉오리처럼 향기롭고 앙증맞지만 현명하면서도 속이 깊은 여인이었다. 또한 어린애 같이 가냘픈 요정 같지만 순수하고 진실하며 깊고 변함없는 열정을 품은 성숙한 여인의 마음을 지니고 있었다. 그녀는 절대적인 믿음을 가지고 순정을 다해 멋진 핑커톤에게 소중한 사랑을 바쳤다. 자신을 사랑한다는 핑커톤의 고백에 대한 믿음이 너무나 강해서 앞으로 그 사랑이 식을 수 있다는 생각은 단 한 번도 하지 않았고, 자신이 일본에서 가장 행복한 소녀라고 생각했다.

    초초상은 밝게 웃으며 핑커톤에게 인사를 하고 친구들에게 그를 자랑스럽게 소개했다. 이어서 그녀는 자신의 엄마가 얼마나 가난했는지, 생계를 위해 기생이 될 수밖에 없었던 사연 등 자신의 가족사를 그 두 미국인에게 아주 솔직하고 천진난만하게 재잘대기 시작했다. 하지만 아버지에 대한 질문을 받자 그녀는 갑자기 시무룩해져서는 돌아가셨다고 짧게 대답했다. 하지만 이후에 이 미국인들은 자결하라는 일본 천황의 명령을 받들어 천황이 보낸 칼로 그녀의 아버지가 용감하게 할복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이내 나비부인은 자신이 챙겨온 어릴 적 물건들을 간직할 수 있도록 핑커톤에게 허락을 구하면서 가장 아끼는 소장품인 그 칼을 보여줬다. 그녀는 장차 남편이 될 분에게 전폭적인 신뢰를 보내는 증표로 그 전날 그의 종교로 개종하기 위해 기독교 선교관에 가서 자신이 오랫동안 믿어온 신앙을 버렸다고 그의 귀에 대고 속삭였다. 이 놀라운 사실을 친지들이 알면 초초상은 버림받을 게 틀림없었다.

    이윽고 결혼식에 초대받은 친척들이 도착했다. 핑커톤은 그들이 별로 달갑지 않았지만 친절하게 맞이하며 꽃 선물을 정중히 받았다. 호적 담당자와 신관이 도착하자 곧바로 결혼식이 열렸다. 신관이 결혼 서약문을 낭독하고 신랑과 신부가 거기에 서명을 하면서 식은 단시간에 끝이 났다.

    이렇듯 간단한 결혼식이 끝나고 하객들은 이 행복한 부부를 축하하러 우르르 몰려들었다. 샤플레스와 다른 장교들은 이 젊은 미국인에게 행운을 빌어주고 곧장 자리를 떴다. 핑커톤은 이제 하객들을 보내고 아름다운 어린 신부와 단둘이 있고 싶었다. 하지만 상황이 그리 만만치 않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예쁜 나비부인의 찢어지게 가난한 친지들은 이 부유한 미국인을 제물 삼아 마음껏 즐기러 이 결혼식에 왔기 때문에 모처럼 잡은 기회를 놓치기 싫은 눈치였다. 핑커톤은 이런 상황을 으레 치러야 할 불가피한 일로 체념하고 받아들였다. 그리고 기대에 찬 손님들을 다과 테이블로 초대해 약삭빠른 고로가 제안한 와인과 사탕, 일본식 별미들을 넉넉히 대접했다. 핑커톤은 하객들의 배를 가득 채우면 곧 자신의 욕망도 채울 수 있으리라 바라면서 그들의 지칠 줄 모르는 식탐을 자극했다.

    이렇게 떠들썩한 분위기가 무르익어갈 때 예상치 못한 사건이 일어났다. 무시무시하게 생긴 낯선 사람이 하객들 사이로 불쑥 나타나서는 난폭하게 팔을 휘저으며 분을 참지 못해 고래고래 소리쳤다. 이 불청객은 나비부인과 가까운 친척으로서 일본 승려인 본조 삼촌이었다. 그는 증오의 대상인 기독교 선교단을 조카가 방문한 사실을 어찌어찌 알게 되었고, 배교한 조카를 지금 비난하러 온 것이었다. 하객들은 평소 존경하던 모습과는 다른, 그 분의 위협적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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