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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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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53 pages32 minutes

지하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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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6년 3월 12일부터 4월 3일까지 조선일보에 연재된 소설로, 일제치하의 참상을 사실적인 묘사로 강렬하게 고발한 작품
Language한국어
Release dateAug 30, 2019
ISBN97911632309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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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하촌 - 도서출판 포르투나

    강경애(姜敬愛)

    일제강점기 「소금」, 「인간문제」, 「해고」 등을 저술한 소설가.

    생애

    황해도 송화출신. 어릴 때 부친을 여읜 뒤 모친의 개가로 일곱 살에 장연(長淵)으로 이주하였다. 1925년 형부의 도움으로 평양 숭의여학교에 입학하여 공부했으나 중퇴하고, 서울의 동덕여학교에 편입하여 약 1년간 수학하였다. 이 무렵 그녀의 문학적인 재질을 높이 평가한 양주동(梁柱東)과 사귀었으나 곧 헤어졌다.

    1931년에 장하일(張河一)과 결혼하고 간도(間島)에 가서 살면서 작품활동을 계속했다. 한때 조선일보 간도지국장을 역임하기도 했으나, 차츰 나빠진 건강으로 1942년 남편과 함께 간도에서 귀국하여 요양하던 중 작고하였다.

    활동사항

    1931년 『조선일보』에 단편소설 「파금(破琴)」을, 그리고 같은 해 장편소설 「어머니와 딸」을 『혜성』(1931)과 『제일선』(1932)에 발표하면서 문단에 데뷔하였다. 단편소설 「부자」(1934)·「채전(菜田)」(1933)·「지하촌」(1936) 등과 장편소설 「소금」(1934)·「인간문제」(1934) 등으로 1930년대 문단에서 독특한 위치를 확보하였다.

    어려운 살림살이와 병고, 그리고 중앙문단과 멀리 떨어져 있다는 불리한 여건에도 불구하고, 준열한 작가정신으로 식민지 한국의 빈궁문제를 작품화하는 데 힘썼다. 일련의 작품 가운데서도 특히 「인간문제」와 「지하촌」은 강경애를 특이한 작가의 한 사람으로 지목하게 한 문제작이다. 「인간문제」는 사회의 최하층에 속해 있는 사람들의 비극적 삶을 그린 것으로서, 「지하촌」은 극한적인 빈궁 속에서 사람이 얼마만큼 비참해질 수 있나 하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되었다.

    당시의 극한적인 빈궁상이라는 사회적 모순을, 특히 작자 나름의 사실적 기법으로 상세히 묘사한 점에서 강경애의 작품세계는 1930년대 문학의 독특한 위치를 차지하는 것으로 이야기되고 있다.

    그밖에 주요작품으로는 단편 「축구전(蹴球戰)」(1933)·「유무(有無)」(1934)·「모자(母子)」(1935)·「원고료이백원」(1935)·「해고(解雇)」(1935)·「산남(山男)」(1936)·「어둠」(1937) 등이 있다.

    < 출처 :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encykorea.ac.kr >

    지하촌

    해는 서산 위에서 이글이글 타고 있다. 칠성이는 오늘도 동냥자루를 비스듬히 어깨에 메고 비틀비틀 이 동리 앞을 지났다. 밑 뚫어진 밀짚모자를 연신 내려쓰나. 이마는 따갑고 땀방울이 흐르고 먼지가 연기같이 끼어. 그의 코밑이 매워 견딜 수 없다.

    「이애 또 온다.」

    「어 아. 」

    동리서 놀던 애들은 소리를 지르며 달려온다. 칠성이는 조놈의 자식들 또 만나는구나 하면서 속히 걸었으나, 벌써 애들은 그의 옷자락을 툭툭 잡아당겼다.

    「이애 울어라 울어.」

    한 놈이 칠성의 앞을 막아서고 그 큰 입을 헤벌리고 웃는다. 여러 애들은 죽 돌아섰다.

    「이애 이애, 네 나이 얼마?」

    「거게 뭐 얻어오니 ? 보자꾸나.」

    한 놈이 동냥자루를 툭 잡아채니, 애들은 손뼉을 치며 좋아한다. 칠성이는 우뚝 서서 그중 큰놈을 노려보고 가만히 서 있었다. 앞으로 가려든지 또 욕을 건네면, 애들은 더 흥미가 나서 달라붙는 것임을 잘 알기 때문이다.

    「바루 바루 점잖은데. 」

    머리 뾰죽 나온 놈이 나무꼬챙이로 갓 누은 듯한 쇠똥을 찍어들고 대들었다. 여러 놈은 깔깔거리면서 저마다 쇠똥을 찍어들고 덤볐다. 칠성이도 여기는 참을 수 없어서 막 서두르며 내달아갔다.

    두 팔을 번쩍 들고 부르르 떨면서 머리를 비틀비틀 꼬다가 한발 지척 내디디곤 했다. 애들은 이 흉내를 내며 따른다. 앞으로 막아서고 뒤로 따르면서 깡충깡충 뛰어 칠성의 얼굴까지 똥칠을 해놓는다. 그는 눈을 부릅뜨고,

    「이, 이놈들!」

    입을 실룩실룩하다가 겨우 내놓는 말이다.

    「이, 이놈들!」

    하고 또한 흉내를 내고는 대굴대굴 굴면서 웃는다. 쇠똥이 그의 입술에 올라가자, 앱 투 하고 침을 뱉으면서 무섭게 눈을 떴다.

    「무섭다, 바루 바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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