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건축가
‘오늘의 건축가'는 다양한 소재와 방식으로 저마다의 건축을 모색하는 젊은 건축가를 만나기 위해 기획됐다. 그들은 무엇을 좋아하고, 탐색하고, 고민하고 있을까? 「SPACE(공간)」는 젊은 건축가와 대화를 나누면서 그들을 하나의 카테고리로 묶기보다는 각자의 개별적인 특성을 발견하고자 한다. 인터뷰는 대화에 참여한 건축가가 다음 순서의 건축가를 지목하면서 이어진다.
I AM AN ARCHITECT
‘I am an Architect’ was planned to meet young architects who seek their own architecture in a variety of materials and methods. What do they like, explore, and worry about? SPACE is going to discover individual characteristics of them rather than group them into a single category. The relay interview continues when the architect who participated in the conversation calls another architect in the next turn.
미지를 유영하며
김지아(김): 바쁜 연말에 홈 오피스에 초대해주셔서 감사해요.
전재우(전): 집에 있는 걸 워낙 좋아해요. 지인들을 자주 초대하기도 하고요. 지난 크리스마스에도 한가한 사람들을 불러 모아 함께 시간을 보냈어요. 출강하는 한양대학교 대학원 스튜디오 학생들 중 유학생도 있는데, 타지이다 보니 가족과 함께하기 어렵잖아요. 송정동은 학교에서 가까워 근처에 거주하는 학생들이 많아요. 따로 오피스가 없어 그렇게 집에서 일도 하고 사람도 만나며 지내고 있죠.
김: 캐나다에서 학업을 마치고 해외 각지에서 실무를 하다 한국에 들어온 지는 얼마 안 됐다고 들었어요.
전: 아홉 살 무렵 가족과 함께 캐나다로 이민을 갔어요. 한국보다 캐나다에서 지낸 세월이 길고, 법적으로도 대한민국 시민권자가 아닌 캐나다 시민권자예요. 캐나다는 어떤 문화적 배경을 가졌든 아메리칸의 정체성을 강조하는 미국과 달리, 이민자의 문화적 정체성을 유지하려는 사회적 분위기가 있어요. 스스로를 코리안 캐네디언, 인디언 캐네디언이라고 명명하곤 하죠. 그래서인지 한국에 대한 갈망이 늘 마음 한 켠에 있었어요. 이곳에 자리 잡은 건 2020년경인데,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이하 코로나)가 계기가 됐어요. 당시 중국의 한 건축사무소에서 프로젝트 매니저로 근무 중이었는데, 우한에서 처음 코로나가 터졌으니 그야말로 그라운드 제로에 있었던 거죠. 물리적으로 한국이 가깝기도 했고, 심리적으로도 어린 시절을 보낸 곳이자 늘 호기심이 있는 장소였으니 이곳에서 무언가를 꾸려보자는 생각이었어요.
김: 연고나 기반 없이 새로운 환경에 정착해 일을 하는 게 쉽지만은 않았을 것 같아요.
전: 맨땅에 헤딩이나 다름없었죠. (웃음) 처음에는 주로 프리랜서로 다른 건축사무소의 일을 같이 했어요. 동시에 개인적으로는 공모에 여러 차례 참여했지만 결과가 좋지 못했죠. 그러다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의 레지던시 연구자로 선정되면서 좀 더 장기적으로 한국에 머물며 작업할 방법을 고민하게 됐어요.
부수적인, 더 부수적인
김: 현재 하이퍼스팬드럴이라는 이름으로 활동하고 있어요. 하이퍼스팬드럴은 언제, 어디서, 어떤 계기로 시작됐나요?
전: 다른 건축가들은 사무소 개소를 어느 시점에 공식적으로 하던데, 성격상 그게 잘 안 돼요. “이제 개소해요, 내 프로젝트 할 거예요” 하는 일종의 선언이 어렵고 낯설어요. 학교 다닐 때부터 어떤 건축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