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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역은 어떻게 건축자재가 되는가: <순환 도시>

김정은 편집장

지구에 부담을 주지 않는 재료가 건축자재가 되려면 어떤 조건이 필요할까? <순환 도시>는 바래(공동대표 전진홍, 최윤희)가 ‘순환’과 ‘공생’ 개념에 주목해 플라스틱의 대체재로서 미역 부산물을 활용한 생분해성 소재의 활용 가능성을 찾아가는 과정을 담아냈다. 이번 전시는 바래가 참여하고 있는 제5차 광주폴리 ‘순환 폴리(Re:Folly)’와 ‘ACT 페스티벌 2023’이 협력하여 2023년 11월 10일부터 19일까지 국립아시아문화전당에서 개최됐다. 친환경 소재의 실험실이자 감각적 경험 공간을 지향한 전시는 크게 세 섹션으로 구성됐다. ‘미래의 움직임’ 섹션에서 선보인 키네틱 설치 작품 ‘인해비팅 에어-파편 A'는 단열효과를 지닌 공기 보호막이 수축하거나 팽창하면서 외부의 환경 변화에 대응하는 작업이다. 이동성과 가변성에 주목한 이 구조물은 일반 플라스틱 공기막과 생분해성 플라스틱 공기막이 함께 전시돼 새로운 재료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지속 가능한 도시를 위한 순환 개념은 산업 부산물이나 폐기물을 새로운 쓰임으로 연결하고, 사용이 끝난 후 분해가 용이한 재료의 발굴을 기반으로 한다. ‘바다로부터’ 섹션에서는 미역귀나 줄기처럼 버려지는 부분에서 추출한 원료를 컴파운드 제조 과정을 거쳐 해조류 생분해성 비닐로 전환하는 과정을 ‘에어 캡’ 시리즈를 통해 선보인다. 환경친화적인 재료가 개발된다 하더라도 그것이 양산되는 산업생태계가 만들어지지 않으면 보편적 재료가 될 수 없다. ‘다시 태어난’ 섹션에서 소개된 영상 ‘모든 것이 시작되는 곳’은 그간 쓰레기로 취급되어 바다에 버려졌던 미역 부산물을 재조명하고 전라남도 고흥을 중심으로 새로운 소재 개발이 가지는 의의를 현장의 목소리를 통해 전달한다. 바다로부터 얻는 생분해성 건축 재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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