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집의 이력을 전시하다: 〈이력서: 박미나와 Sasa[44]〉
서울시립 미술아카이브에서 열린 〈이력서: 박미나와 Sasa[44]〉가 두 현대미술가의 이력서를 전시장에 가져온다. 이력서는 개인의 학업, 직업 등의 내력을 기록하기 위한 문서 양식이다. 타인에게 보이기 위한 도구로서 이력서 위의 정보는 편집되고 구조화된다. 자료를 수집-분석하고 참조와 인용을 통해 정보의 맥락을 조직하는 방법론으로 작업하는 박미나와 Sasa[44]에게 ‘이력서’는 그들이 구축해온 작업 세계 그 자체다. 이번 전시는 2002년부터 현재까지 개인과 공동 작업을 병행하고 있는 두 작가가 20여 년 동안 따로 또 같이 선보인 전시들을 이력서의 양식으로 재구성한다. 전시실1의 ‘전시 이력’에서는 수집에 대한 두 작가의 일념이 드러난다. 박미나는 색상을 수집한다. 각종 초록 펜을 수집해 세밀한 간격의 선으로 지면을 가득 채운 ‘초록 펜’(2008), 이름에 빨강이 들어간 아크릴 물감을 전부 수집해 2cm 너비로 칠한 ‘2004-빨강색-TV유닛’(2004) 등이 대표적이다. 한편 Sasa[44]의 수집은 다양한 층위를 가진다. ‘위대한 탄생’(2007)을 통해 시대적 상징 조용필을 기념하는 한편 자신의 한 해를 설렁탕 소비량, 교통카드 사용량 등 여덟 개 지표로 기록한 ‘연차보고서’(2007̴)를 매년 책, 포스터 등의 다른 형식으로 펴내기도 했다. 더불어 전시실2에 마련된 ‘참고문헌’은 이번 전시의 백미다. 2001년부터 2022년까지 발행된 국내외 연속간행물에서 박미나와 Sasa[44]가 언급된 기사 1,259개를 수집한 『참고문헌 일부』(2023)와 사운드 작업이 두 작가의 첫 공동 작업인 ‘집 안’(2002, 2023)과 함께 전시장을 빼곡히 메운다. 2층 보존서고에서는 관련된 과거 전시 리플릿과 작업물 등의 참고문헌을 열람할 수 있다. 전시는 3월 31일까지.
Displaying Collection History: ‘CV: MeeNa Park & Sasa[44]’
‘CV: MeeNa Park & Sasa[44]’, held at Art Archives, Seoul Museum of Art from Dec. 21, 2023, brings the resumes of two contemporary artists to the exhibition hall. A CV is a document formatted to record an individual’s academic, occupational, and experiential history. The information in CV is structured and formatted for the view of others. For Park MeeNa and Sasa[44], who work with the methodologies of structuring the contexts of information through the collection, analysis, references, and citations, the ‘CV’ is their world of work itself that they have built through their careers. This exhibition reorganises the exhibitions of the two artists, who have been working both individually and collaboratively over the past 20 years, from 2002 to present, in the form of a CV. ‘Exhibition Record’ in GALLERY 1 reveals the two artists’ commitment to collection. Park MeeNa collects colours. Representative works are (2008) and (2008), which fill the paper with finely spaced lines by collecting various green and blue pens; (2004), a painting of red stripes painted 2cm wide by collecting all the acrylic paints with ‘red’ in their names. Meanwhile, there are multiple scales to Sasa[44]’s collections. On one hand, he celebrates Cho Yongpil through (2007), while on the other side the series (2007 –) publish the collection of eight indicators including consumption, transportation card usage, the number of movies watched, etc., in the form of a book, posters, and postcards. The highlight of this exhibition lies in the ‘Bibliography’ section. (2023), a collection of 1,259 articles with mentions of Park MeeNa and Sasa[44] from 2001 to 2022, along with (2002, 2023), the first collaborative work by the two artists, fills GALLERY 2. Exhibition is on until Mar. 3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