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ace

사사롭고 유익한: 서준혁, 최세진 Trivial yet Novel: Seo Junhyuk, Choi Sejin

오늘의 건축가

'오늘의 건축가'는 다양한 소재와 방식으로 저마다의 건축을 모색하는 젊은 건축가를 만나기 위해 기획됐다. 그들은 무엇을 좋아하고, 탐색하고, 고민하고 있을까? 「SPACE(공간)」는 젊은 건축가와 대화를 나누면서 그들을 하나의 카테고리로 묶기보다는 각자의 개별적인 특성을 발견하고자 한다. 인터뷰는 대화에 참여한 건축가가 다음 순서의 건축가를 지목하면서 이어진다.

I AM AN ARCHITECT

'I am an Architect' was planned to meet young architects who seek their own architecture in a variety of materials and methods. What do they like, explore, and worry about? SPACE is going to discover individual characteristics of them rather than group them into a single category. The relay interview continues when the architect who participated in the conversation calls another architect in the next turn.

홍제천을 따라

김지아(김): 홍제천이 내려다보이는 사무실이네요. 자주 지나다니는 길인데 2층에 사무소가 있는 줄은 몰랐어요.

서준혁(서): 어쩌다 보니 이 동네에 자리 잡게 됐어요. 집도 사무실에서 5분 거리에 있어요. (웃음) 둘 다 학교를 부산에서 다니고 직장 생활 하면서 서울로 올라왔어요. 서울에 오면서 결혼을 했는데 처음에는 신촌에 살다가 경기도 화정동에 있는 아파트로 가게 됐죠. 그때 저는 지랩에서 근무 중이었고, 최 소장은 건축사사무소 사무소효자를 다니고 있었는데 둘 다 직장이 서촌이라 출퇴근이 만만치 않더라고요.

최세진(최): 화정동도 살기 좋은 동네였는데 아무래도 직장에서 거리가 있어 다시 서울로 돌아왔어요. 서울에서는 어느 정도 자연과 가까웠으면 싶었죠. 예산과 조건을 고려했을 때 홍제천 주변 동네가 적합하다고 판단해 이 동네에 있는 구옥을 얻었어요. 그러다 이사하고 얼마 안 돼 집 근처에 좋은 조건으로 사무실 자리가 난 거예요. 뭘 하게 될진 모르지만 일단 얻고 보자 해서 지금은 사무실로 사용하고 있죠.

김: 구옥을 손수 고쳐 살고 있다면서요. 아파트에 살다가 구옥을 리모델링하기로 결심한 이유가 뭐예요?

서: 공간을 만드는 게 우리 업이니 이번에는 직접 고쳐 살아보자는 생각이었어요. 그렇게 일 년 정도 구옥을 찾아다녔어요. 마지막으로 찾은 집이 지금 살고 있는 뻐꾸기 빌라(2020)인데요. 열다섯 평 남짓한 작은 집이지만 요즘 보기 드문 직사각형 평면에 경사지붕을 가지고 있어 조금만 손보면 제법 쓸 만한 공간이 될 것 같았어요.

무엇보다 꼭대기 층 집이라 천장을 터서 높은 천장고를 확보할 수 있었어요. 또한 1980~1990년대에 지어진 다세대주택의 유형을 따라, 새 부리처럼 돌출된 창을 가지고 있는데 그 점도 마음에 들었죠. 단열 보수를 하고 창호를 보강한 후에는 우리 취향대로 공간을 꾸몄어요. 천장에 숨어 있던 물탱크 공간을 수납 창고로 만들고, 바닥은 한식마루로, 빛이 통하는 거실 문은 한지문으로 계획했어요. 이렇게 세세한 리모델링 과정을 인스타그램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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