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 5.0』의 저자 필립 코틀러는 미래 기술의 발달로 인해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될 것이라 내다보며 새로운 기술을 적극 활용하는 혁신을 요구하고 있다. 주목할 점은 디지털 기술이 발달함에 따라 발생하는 특이점의 시기다. 레이먼드 커즈와일은 인간의 사고 발달은 선형적이지만 기술의 발전은 기하급수적이므로, 2045년 즈음에는 인공지능이 인간지능의 총합을 추월하는 특이점이 도래할 것으로 보고 있다. 커즈와일의 발상에 착안해 피터 디아만디스는 기하급수적 진화를 설명하는 프레임워크로 ‘6D'를 제안했다. 6D는 디지털화(digitalization), 잠복기(deception), 파괴적 혁신(disruption), 무료화(demonetization), 비물질화(dematerialization), 민주화(democratization)를 뜻한다. 그는 기술의 기하급수적 발전으로 가용 자원이 풍부해질 것이며, 정보통신 및 생명과학 기술과 지식의 발전이 만들어내는 새로운 미래는 기존 산업혁명과 다를 것이라고 믿는다.▼1 또한 살림 이스마일 등의 경영 전문가들은 기하급수적 진화에 맞서서 기업들은 인적 자본이나 물리적 자산을 늘리기보다 ‘담대한 혁신 목적(MTP, Massive Transformative Purpose)'을 제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2 이들은 산업 전반 또는 지구 전체에 커다란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혁신의 목적과 이유를 명확하게 제시한다면, 조직이 플랫폼 체제를 형성하는 것이 용이하며 이를 통한 기하급수적 성장이 가능하다고 본다. 이러한 관점에서 ‘조직'을 ‘도시'로 바꿔보면, 도시도 그와 같은 가능성을 고민해야 하는 시점이다.
무엇이 도시를 바꿀까
도시 건축의 미래를 위한 핵심 키워드는 무엇일까. 인공지능 분석을 이용해 도출한 주요 키워드는 교통물류, 디지털 변환, 탄소중립, 인구 변화다. 이들 네 가지 키워드로 도시 건축의 미래 변환을 살펴보고자 한다. 먼저 교통물류는 자율주행차량(AV), 도심항공교통(UAM), 운송드론, 목적기반 모빌리티(PBV), 그리고 스마트 물류 등의 기술을 포함하며 이는 미래 도시 건축에서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요소다. 이러한 기술들은 도시의 이동성을 향상시키고, 친환경 교통 시스템을 구축할 뿐 아니라, 스카이포트나 하이퍼루프 터미널과 같이 새로운 모빌리티의 풍경을 만들어낼 것이다. 둘째로 디지털 변환에 대한 화두는 최근 등장하고 있는 다양한 스마트 도시들에서 찾을 수 있다. 데이터를 분산 저장해 신뢰성과 편의성을 보장하는 블록체인 기술, 물류 배송과 위험 업무를 대신하는 로봇 기술, 현실세계를 디지털 환경으로 모사하여 분석 및 예측이 가능하도록 하는 디지털 트윈 등 기술은 디지털로의 새로운 변화의 전주다. 셋째로 탄소중립은 도시 전반을 저탄소 생태계로 구성하는 것이다. 한국의 경우 2050 탄소중립 달성 계획을 내걸고 탄소 배출을 최대한 줄이되 불가피한 경우 탄소를 포집하거나 흡수해 탄소의 순 배출량이 ‘제로(0)'가 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환경부 자료에 따르면, 온실가스 배출량이 유럽에서는 20여 년 전에 정점을 이룬 반면 한국은 지난해 처음으로 감소세로 돌아섰다. 국내 에너지발전에서 석탄발전의 비중은 여전히 40%를 차지하며, 재생에너지 보급 비율은 7.4%에 불과하다. 여러 어려움이 있겠지만 우리 경제와 도시를 저탄소 체제로 전환하는 것은 전 지구적 과제에 동참하는 것이며, 그 중요성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마지막으로 인구 변화에 관해 1950년 이후 폭발적으로 증가한 세계 인구의 3분의 2가 도시에 흡수되어온 사실에 주목한다. 국제연합(UN)은 세계 인구가 정점에 이르는 시기를 2080년으로 보고 2100년에는 약 100억 명의 인구에 다다를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3 『메트로폴리스』의 저자 벤 윌슨은 세계 인구가 증가하면서 지난 6천 년간 인류가 ‘도시 종족'으로 변모해왔다고 말한다.▼4 1985년 아홉 개였던 인구 천만 명 이상의 도시는 2004년 19개, 2005년 25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