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ace

비기너: 빅이너 Beginners: BIG(INNER)S

Kim Dongil + I.f Architecture & Research

김동일 + 아이에프건축연구소

덩어리와 틈

공원 진입부의 새로운 도시 풍경

미사누리공원은 하남 미사강변도시를 관통하는 공원으로, 미사호수공원을 한강과 연결하는 척추와 같은 도심 속 녹지다. 대지는 공원 끝자락으로 진입하는 코너에 위치한다. 두 세대가 함께 사는 주택이자 음향 감독인 주인 세대의 사옥으로 사용될 이 건물은 길모퉁이에서 어떤 자세로 공원 입구의 인상이 되는 풍경을 만들 것인지에 대한 고민에서 출발했다. 먼저 공원으로 들어서는 길목의 경관을 고려해 건물을 공원 진입로인 대지 남측 면에서 건축선보다 한 걸음 더 물러서도록 계획했다. 1층은 주차장 및 지하 1층과 연계된 선큰가든을 제외한 모든 영역을 비워내고, 공원과 맞닿아 있는 서측은 기존 공원을 연장한 조경 공간으로 조성했다. 들어 올려진 지상의 볼륨은 공원 진입부에서 도시 풍경의 일부가 된다. 비워낸 공간을 통해 길에서 공원까지 열린 시야를 확보하고, 건물 뒤 공원을 시각적으로 확장하고자 했다. 또한 1층 필로티의 천장 면에는 금속 루버 사이로 조명을 설치해 공원을 이용하는 지역주민과의 소통을 꾀했다. 1층 필로티 공간은 공원에서 자전거를 타거나 뛰어노는 아이들이 잠시 쉬어가는 곳이자, 오고 가는 이웃들이 반갑게 인사하며 이야기를 나누는 장소로 사용된다. 공원을 드나드는 많은 주민들은 공사 기간과 완공 이후 수차례 건물의 용도를 물어왔다. 공원 입구에서 호기심을 자아내는 외관에, 아이들은 얼굴 모양이라며 즐거워했고 맞은편 아파트에 사는 주민은 위에서 내려다보니 꽃 같아 보이기도 하더라며 관심을 표했다. 산책하던 한 어르신은 건물이 갤러리인지 묻고는 지나가던 발길을 잠시 멈추기도 했다.

시작하는 사람들을 위한 집

새롭게 시작하는 한 가족(Beginners)의 일터이자 보금자리를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출발한 프로젝트는 진행 과정에서 가족의 꿈을 담아낼 수 있는 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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