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ace

우리가 그리는 경계 THE BOUNDARIES WE DRAW

네임리스 건축이라는 이름으로 건축을 시작할 당시 우리는 건축가를 ‘꿈꾸는 사람’이라 생각했다. 4~5년이 지나 건축가는 ‘조율하는 사람’이라고 말하곤 했다. 꿈꾸는 시간보다 관계 속에서 풀어가는 시간이 길어서였을까? 10여 년이 지난 지금, 다시 건축가는 ‘꿈꾸는 사람’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사무실 초기에 주변으로부터 “순진하게(naïve) 건축한다”라는 평을 종종 받았다. 짓는 현실 건축에 발을 디디던 당시 그 의미가 부정적으로 느껴졌다. 노련하고 영리하게 건축을 하는 경험 많은 이들을 바라보며 미천한 역량을 채우고자 노력했다. 경험을 쌓는 동안 얻는 것만큼 잃는 것도 많았다. 그로 인해 결과의 좋고 나쁨을 재단할 수 없는 것이 건축임을 되새긴다. 여기 건축이 있다. 우리가 즐겁게 할 수 있는 건축이 무엇인지 어렴풋이 보이기 시작한다. 완벽하기보다는 조금은 불완전한 것들 사이의 가능성과 때로 순진한 생각들이 건축을 이어나갈 수 있는 힘이 된다. 주변에 존재하는 두 대상의 관계를 포착하기 위해서는 먼저 그들의 경계를 바라봐야 한다. 경계는 필요에 의해 규정되지만, 관계를 통해 그 문턱을 넘어설 수 있다. 이에 서로 다름의 경계는 흐려지고, 그곳에서 관계의 중요성이 떠오른다. 대립되고 역설적으로 보이는 관계 속에서 의미를 찾는 행위는 우리가 세상을 바라보고 건축을 행하는 단서가 된다.

나은중, 유소래

네임리스 건축 공동대표

은 아이디어 기반의 설계사무소다. 나은중과 유소래는 각각 홍익대학교와 고려대학교에서 건축을

You’re reading a preview, subscribe to read more.

More from Space

Space2 min read
SPACE Peer Review
좀 더 정확하게 이해 하겠습니다 좀 더 다양하게 접근 하겠습니다 좀 더 공정하게 판단 하겠습니다 월간 「SPACE(공간)」는 이 시대 한국 건축의 창조성과 독자성을 세계에 알리고, 현대건축의 혁신적 변화를 수용하기 위해 매달 건축 작품 게재에 힘을 쏟고 있습니다. 이런 노력의 일환으로 「SPACE」는 게재를 의뢰한 국내외 모든 건축 작품에 대해 피어 리뷰를 진행하여 다양하고 전문적인 관점으로 작품 게재를 공정하게 결정하려고 합니다. 피어 리뷰에
Space1 min read
Space
제출 및 문의 spaceacademia00@gmail.com 02-396-3359 편집위원장 김성홍(서울시립대학교) 이상헌(건국대학교) 정만영(서울과학기술대학교) 편집위원 강혁(경성대학교) 김현섭(고려대학교) 박진호(인하대학교) 송하엽(중앙대학교) 아라티 카네카(미국 신시내티 대학교) 마크 자르좀벡(미국 MIT) 장용순(홍익대학교) 정인하(한양대학교) 정현태(미국 리하이 대학교) 조성용(광운대학교) 최원준(숭실대학교) 존 페포니스(미국 조지아
Space1 min read
느슨하고 정교하게: 구보건축 + 홍지학 Loose and yet Precise: GUBO Architects + Hong Jihak
적정함, 반듯함, 영민함. 조윤희(구보건축 대표)와 홍지학(충남대학교 교수) 두 사람을 떠올릴 때 생각나는 단어들이다. 구보건축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그들이 쌓아올린 작업 목록은 개인의 창작의지를 과시하기보다, 다양한 주체와 주어진 조건 사이에서 적정한 결과를 도출해내는 조정자의 태도에 방점을 두고 있다. 2021년 젊은건축가상을 수상하며 건축이란 “사물들이 제자리를 찾도록 질서를 잡아가는 일”이라 말했던 이들은 개소 10년차에 접어든 지금, 예

Related Books & Audiobook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