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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스 바라간의 유산을 대하는 태도: 바라간 재단 THE ATTITUDE TOWARDS LUIS BARRAGÁN'S LEGACY: BARRAGAN FOUNDATION

바라간 재단은 이름에서 드러나듯 루이스 바라간(1902~1988)에 관련한 자료들을 아카이빙한다. 이 단체를 이끄는 페데리카 찬코는 아카이브란 완전하고 체계화된 문서의 집합이 아니라고 말한다. 새로운 기술과 연구 방법은 개별 자료 간의 보이지 않는 관계를 드러내기도 하고 몰랐던 정보를 이끌어내기도 해서 그녀는 이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아카이브를 정리했다고 전한다. 26년 전 재단을 설립하고 올해 바라간 갤러리를 열기까지, 바라간 재단이 걸어온 여정을 찬코와 되짚어봤다.

The Barragan Foundation archives documents related to the Mexican architect Luis Barragán (1902 ‒ 1988). Federica Zanco, who leads the organisation, noted that ‘no archive is a complete, systematic collection of dated and signed documents’. New research methods and technologies reveal invisible relationships between individual data and elicit unknown information. Therefore, she was mindful of this possibility when exploring the archive. From the establishment of the foundation 26 years ago to the opening of the Barragán Gallery this year, Zanco looks back over the steps taken by the Barragan Foundation throughout its history.

한가람(한): 1996년에 조직된 바라간 재단은 스위스에 기반을 두고 멕시코 건축가인 루이스 바라간의 아카이브를 관리한다. 어떤 목적으로 이곳에, 누가 재단을 세웠나?

페데리카 찬코(찬코): 바라간은 죽기 전 본인의 유품을 동료 건축가 라울 페레라 토레스(Raúl Ferrera Torres, 1942~1992)에게 물려주었다. 페레라 토레스가 사망하자 그의 아내가 이 유산을 이어받았다. 그녀는 멕시코에서 아카이브를 매입할 사람을 찾았다. 하지만 1994년 가을, 바라간 아카이브가 뉴욕 경매시장에 나왔다. 그녀가 입찰자를 구하지 못해 그 자료들을 뉴욕의 건축 전문 딜러에게 넘긴 것이다. 그 당시 비트라 디자인 뮤지엄은 바라간 전시를 위해 딜러에게 소장품을 대여받았다. 이 일은 비트라 측이 민간자본으로 바라간 아카이브를 인수하는 계기가 되었다. 그들은 아카이브가 흩어져 통합성을 잃는 불상사를 막고자 했다. 그 후 자료를 검토하는 첫 단계에서 앞으로의 과제를 수행하는 데 특별한 조직체가 필요함을 느꼈다. 그 결과 바라간 재단은 비트라로부터 재정지원을 받는 독립적인 비영리 기관으로 설립됐다. 사명은 아카이브 보존, 연구, 관리이다.

한: 활동 초기, 아카이브를 분석하는 데 상당한 시간과 노력을 기울였다고 들었다. 자료 분류 기준과 방식, 작업 기간, 참여자 등을 알려 달라.

찬코: 재단 설립 초반에는 연구차 몇 차례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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