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피로서의 구조 A Structure as a Skin
정현아
디아건축사사무소 대표
정현아는 2004년 디아건축사사무소를 설립해 현재까지 작업해오고 있다. 대표 작업으로 독수리학교, 논현동 녹음스튜디오, 대전 한의원, 와촌리 창고주택 등이 있다. 홍익대학교 건축학과에서 학부와 대학원을, 미국 컬럼비아 대학교에서 건축대학원을 졸업하였으며, 뉴욕과 서울에서 실무 경험을 쌓았다. 한국건축가협회상(2016), 서울시건축상(2008, 2016), 경기도건축문화상(2016) 등을 수상한 바 있다.
Chung Hyuna founded DIA Architecture in 2004 and has been running it ever since. Her works include Eagle school, Music Studio in Nonhyun-dong, Daejeon Oriental medicine clinic, Ginseng Warehouse. She has received a Bachelor's degree and a Master's degree in Architecture from Hongik University in Seoul, and graduated with a Master in Architecture from Columbia University in New York. She accumulated her working experience both in New York and Seoul. She has received Korean Institute of Architects Award (2016), Seoul Architecture Award (2008, 2016), Gyeonggi Architecture Award (2016).
건축가들은 늘 치수를 고민하고 결정한다. 하지만 건축가가 설계 당시 건물에 적용한 수많은 숫자들을 막상 정확히 기억하기란 그리 쉽지 않다. 건물이 처한 상황은 늘 복합적이고 그때마다 건축가의 판단은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분명하게 기억하는 치수가 있다는 것은 건축가의 농익은 고민과 그에 대한 자기확신을 대변한다. 창문 하부 창대석이 벽에서 돌출된 치수 30, 기둥이 벽체에서 내밀어진 깊이 50, 창에서 인방부 타일면까지 140, 창문 하단 높이 750, 천장 높이 2400, 2550, 2700… 항동유치원을 돌아보며 김수영이 말한 치수들이다. 완공하여 제법 시간이 흐른 건물임에도 그는 세세하게 상세 치수들을 기억하고 있었다. 김수영은 사무실 개소 후 그의 첫 프로젝트로, 알바로 시자의 책 『컨스트럭팅(CONSTRUCTING)』(2013)을 출판하였다. 시자와 함께 일했던 실무 경험을 바탕으로 스스로 펴낸 책이다. 당시 김수영은 시자의 도면과 드로잉 자료를 살피고 분석하며 건물에 적용된 각 부위의 상세 치수들을 복기하고 암기했다고 말한 적이 있다. 학습하고 검증한 치수로 겸손하게 짓겠다는 숨비건축사사무소(이하 숨비)의 태도를 예측하게 하는 지점이다. 여전히 ‘숨비' 하면 떠오르는 첫 준공작인 파주 화인링크 사옥은 담담한 콘크리트 덩어리 건물이었다. 공간을 만드는 수법은 과하지 않아 담백하고, 내부에서 연출한 빛은 공간마다 변화하며 충분히 풍요로웠다. 연구와 검증으로 걸러진 치수로 각 실의 크기와 높이를 정하고 그곳에 빛을 들이는 방식을 고민하고, 콘크리트를 노출한 벽과 기둥, 비싸지 않은 국내 화강석과 흰색 회벽 등 건축을 이루는 기본 물성들로 성실히 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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