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데이터센터 각 세종(이하 각 세종)의 건축 비전은 쉽게 표현해 ‘로봇이 관리·감독하고 서버장비가 살고 있는 건물’을 만드는 것이었다. 이러한 비전 아래, 설계 초기에 각 세종의 입면은 네 가지의 ‘제로(zero)’ 목표에서 출발했다. 첫째는 ‘넷제로(net zero)에너지’, 둘째는 ‘건축 재료 낭비의 제로화’, 셋째는 ‘인간 운영의 제로화’, 그리고 마지막은 장기적인 인간의 수고를 요구하는 ‘유지 및 관리의 제로화’였다. 이를 구현하기 위해 초기 계획안에서 우리는 제로 목표에 가장 근접하게 부합하는 공법, 재료, 그리고 폼파인딩 엔지니어링(form-finding engineering)에 집중했다.
우선 공법은 다기능의 단일 구조 유닛 형태인 파사드 블록으로 구성했다. 재료는 별도의 후가공 처리를 요구하지 않는 스테인리스스틸, 마린그레이드 알루미늄, PC 콘크리트 패널을 고려했다. 마지막으로 폼파인딩 엔지니어링은 환경 조건, 형상 기능, 그리고 형상 제어 로직를 이용하여 형상을 찾아내는 분석 과정으로, 각 세종만을 위한 커스텀 분석 툴을 따로 구성해 진행했다. 이는 인간의 감각에 의존하는 미적 측면을 최소화하고, 형태에서 기능과 구조적 성능을 도출하여 파사드를 극경량화하기 위해서다.
초기 계획안은 최소한의 가공을 요하면서 열 관리 기능을 극대화할 수 있는 키네틱 파사드 블록으로 디자인을 제안했다. 키네틱 파사드의 경우 바람 및 태양 각도의 변화, 파사드 유지관리를 위한 액세스 등 다양한 요인에 따라 각 루버는 개별적으로 반응할 수 있어야 하며, 루버의 형태는 최적화된 규격으로 모듈화된 블록 형태를 고려했다. 하지만 초기 계획안을 현실화하는 과정에서, 더욱 효율적인 공사 기간과 비용의 최적화를 위해 파사드 기능을 축소하게 됐다. 블록 형태의 3차원 입면에서 패널 형태의 2차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