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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스타일 디벨로퍼가 걷는 길: 네오밸류 THE PATH TAKEN BY A LIFESTYLE DEVELOPER: NEOVALUE

부동산 개발의 패러다임이 변화하고 있다. 이제는 이용자를 배제한 공급자 중심의 건설과 분양이 통하는 시대가 아니다. 2005년에 설립된 네오밸류는 사람, 도시, 삶, 경험 등을 아울러 부동산을 개발하는 데 집중한다. 각 지역의 라이프스타일에 맞는 공간부터 콘텐츠와 운영까지 고민하는 것이다. 이번 인터뷰에서는 네오밸류의 프로젝트들을 통해 이들이 도시 공간을 다루는 태도를 살펴보려 한다.

한가람(한): 자신을 ‘라이프스타일 디벨로퍼’라고 칭하는 네오밸류는 일반적인 부동산 개발 회사와는 다르다. 보통의 부동산 개발이 공급에만 치중해 건설과 분양만을 다룬다면, 네오밸류는 지역마다의 라이프스타일을 찾고 이를 공간, 콘텐츠, 운영 등을 통해 제안한다. 네오밸류가 추구하는 ‘라이프스타일 시티’가 궁금하다.

정종현(정): 같은 업계의 선배들은 부동산 개발을 건설업이나 분양업으로 여겨왔다. 우리는 ‘디벨로퍼가 하는 일과 개발의 목적은 무엇인가’를 고민하며 업역을 달리 해석했다. 단순히 껍데기만을 공급하는 일에 그치지 않고, 그 안에 지역의 라이프스타일과 연계된 콘텐츠를 담고, 나아가 운영까지 책임질 때 비로소 우리의 일이 완성된다고 생각한다. 다시 말해 라이프스타일 자체를 개발하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프로젝트에 어떤 가치 혹은 어떤 생활 문화를 보여줄지 등 예전 같으면 하지 않아도 될 고민을 하게 됐다. (웃음) 우리는 풍요로운 도시 문화를 만들기 위해 여섯 요소를 꼽는다. ‘사람, 연결, 건강, 영감, 활력, 편리함’은 모든 프로젝트의 핵심이다. 이 요소들은 단일 건물로 구현될 수도 있고, 규모가 커진다면 단지 형태가 될 수도 있다. 네오밸류는 이를 점차 확장해 라이프스타일 도시까지 다루고자 한다. 이안나(이): 공간에서는 특별히 어떤 건축 유형을 추구하는 건 아니다. 도시마다 특성과 요구 사항이 다르고, 용도도 주거부터 상업, 업무 시설 등 다양해서다. 대신에 건물을 통해 지역을 변화시키고 하나의 문화를 만들려고 한다. 규모가 작은 건축물부터 하나의 단지, 그리고 도시까지 그 태도를 동일하게 유지한다. 우리는 공간이 도시 문화를 품고 도시와 도시 그리고 사람 사이의 교류를 촉발한다고 믿는다. 네오밸류의 프로젝트에서 이런 공간은 보이드로 나타나기도 하고, 랜드스케이프로 반영되기도 한다. 어쩌면 이 다양한 공간이 문화를 정착시키는 플랫폼 역할을 한다는 생각도 든다.

한: 2019년 5월에 문을 연 앨리웨이 광교는 사실상 신도시에 있는 아파트 단지 내 근린상가이다. 하지만 흔한 프랜차이즈 대신 희소성 있는 브랜드의 입점, 네오밸류가 직접 운영하는 공간, 전시와 공연 같은 행사로 주목받았다. 이곳은 여전히 발길이 끊이지 않고 안정적으로 운영되는 분위기다. 3년이 흐른 지금, 앨리웨이 광교를 어떻게 평가하나?

앨리웨이 광교는 그 이전의 프로젝트에서 계기를 찾을 수 있다. 네오밸류도 일반 디벨로퍼처럼 분양만을 하던 시기가 있었다. 위례에 한 주상복합 상가를 개발하던 당시, 구상한 밑그림이 있었으나 막상 분양이 시작되고 우리 손을 떠나며 계획대로 이뤄지지 않아 아쉬웠었다. 그다음에는 기획한 대로 상점을 입점시키려 ‘임대 매칭 서비스’를 도입하거나, 상가 일부를 보유하여 지역에 맞춘 MD를 제공했었다. 하지만 여러 시도에도 부족함은 가시지 않았다. 앨리웨이 광교는 살기 좋은 단지를 만들어보자는 다짐으로 탄생했다. 이곳은 지하철역과 떨어져 있고 광교 내에서도 걸어가기엔 멀다. 그런데도 소비자가 꾸준히 찾는 이유는 로컬 상업시설에서 수원에 없던 브랜드뿐만 아니라 이곳에서만 접할 수 있는 네오밸류의 직영 브랜드 등을 즐길 수 있어서다. F&B, 편집숍 등의 직영 브랜드들은 앨리웨이 광교가 ‘우리동네 문화 골목’이라는 콘셉트를 유지하며 운영되도록 중심을 잡아준다. 물론 3년간 시행착오도 있었고 그 사이에 도태된 가게도 있다. 어쩔 수 없는 현상이다. 대신 생활 밀착형 시설 등이 들어오며 앨리웨이 광교의 입지를 새로 다질 것으로 기대한다. 이러한 콘텐츠만큼 중요한 것이 운영이다. 네오밸류는 앨리웨이 광교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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