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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생의 논리를 조작하다: 트리플릿 코드 이문, 신사, 상수 Manipulating the Logic of Neighbourhood Living Facilities: Triplet Code in Imun, Sinsa, Sangsoo

근린생활시설만큼 건축가의 의지를 드러내기 어려운 건물이 있을까. 자본을 쫓는 우리 도시에서 경제 논리와 법적인 조건을 만족시키다 보면 건축가에게 남는 여지는 거의 없다. 동시에 현재 우리의 일상을 채우고 가로경관을 만드는 지배적인 건물이라는 점에서 건축가에게는 피할 수 없는 유형이다. 김동진+로디자인은 전작 행당 거꾸로 된 파테마(「SPACE(공간)」 626호 참고), 동탄 야누스(「SPACE」 651호 참고) 등에서 도시의 다양한 콘텍스트에 대응하는 근린생활시설을 탐구해왔다. 이번에는 ‘트리플릿 코드’라는 건축적 적층 코드 조합 방식을 활용한 이문, 신사, 상수 연작을 소개한다. 임동우(홍익대학교 교수)가 이 세 작업을 분석하며 근린생활시설 논리의 새로운 건축적 가능성을 찾는다.

Is there any other building type in which an architect's will is as difficult to express as in the case of neighbourhood living facilities? If we continue to satisfy the logic of economic and legal conditions in our profit-oriented cities, there will not be much room left for an architect to lead the way. At the same time, it is a type of building that is unavoidable because it is a dominant building mode that fills our everyday lives and shapes our streetscapes. In earlier works such as Patema Inverted (covered in SPACE No. 626) and Dongtan Janus (covered in SPACE No. 651), Kim Dongjin + L'EAU design have explored neighbourhood living facilities that respond to the diverse context of the city. Here, we present Imun, Sinsa, and Sangsoo, a series of works that use the combination method of architectural laminating codes known as ‘Triplet Code’. Yim Dongwoo (professor, Hongik University) analyses these three projects to find new architectural potential in the prevailing and emergent logics of the neighbourhood living facility.

근생의 풍경

한때 거의 ‘복붙’(복사 후 붙여 넣기)에 가까운 다세대ㆍ다가구 주택이 무작위로 지어질 때, 한국 건축계에서는 ‘집장사 집’이라는 표현을 쓰며 조금은 멸시하는 시각으로 한국의 도시 풍경을 만들어내는 건축 유형을 바라본 적이 있다. 이제는 이 유형의 건축들을 하나라도 지켜내려고 하는 건축계의 노력이 아이러니하다. 이러한 시각은 1990년대 2000년대 들어와서는 ‘근린생활시설’(이하 근생)로 옮겨간다. 언뜻 들으면 근생이라는 「건축법」상의 용도를 바탕으로 설계하는 건축을 깔볼 아무런 이유가 없지만, 그 내막에는 여전히 건축은 하나의 예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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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현동 근린생활시설은 강남 메가블록의 이면도로가 교차하는 모서리 땅에 위치한다. 인근 동네는 팬데믹 이후 최근 몇 년간 신축 붐이 이어지면서 저마다 디자인 의지가 뚜렷한 건물들이 줄지어 들어서고 있었다. 우리는 이 프로젝트를 통해 건물과 도시의 모서리를 다루는 방식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건축 임대 시장에서 경쟁하는 화려한 건물들이 줄지어선 동네의 맥락은 개구부를 최소화하는 전략을 택하게 했다. 흰 벽이 도드라지는 입면이 절곡되며 모서리를 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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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다가올은 독일 ALULUX 회사의 전동 롤러셔터를 국내에 판매한다. ALULUX 전동 롤러셔터는 부드러운 자연 채광을 제공하면서도 외부 시선을 완벽하게 차단해 채광과 프라이버시라는 두 가지 요소 모두 만족시킨다. 여름에는 뜨거운 햇빛을 차단해 실내 온도를 시원하게 유지하고, 겨울에는 차가운 바람을 막아 난방 효율을 높여줘 에너지 절감에도 도움이 된다. 외부 소음을 효과적으로 차단해 조용한 주거환경을 조성함으로써 집중이 필요한 학습이나 업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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