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실의 생활 말고도 다른 것들을 담아내고 싶었다. 흙과 나무, 불어오는 바람, 들이치는 비, 늘어진 오후 햇빛과 그림자, 어렴풋하게 들어오는 아침 햇살, 가구같이 매끈한 목재, 동그란 철 난간, 철 계단의 울림소리, 구름과 석양. 주거지역이지만 북쪽 도로에 면한 대지로 일조 사선제한을 피해 충분히 높고 반듯한 매스를 계획할 수 있었다. 수직의 사각 매스 속에는 최대한의 용적을 채우고도 비워진 공간들이 넉넉히 남았다. 1, 2층에 걸쳐 벽돌로 마감된 높은 진입구와 3, 4, 5층에 동서를 관통해 적삼목으로 마감된 외부 공용 공간, 5층 대표실과 마주한 옥상정원이 그것이다. 그리고 나머지가 출판사의 업무 공간이다.
벽돌 진입구
두툼한 벽돌 벽에 높고 좁게 뚫린 대문 없는 진입구에 들어서면 건물 전체의 계단이 시작된다. 안쪽 깊은 곳에는 엘리베이터 승강장이 있고 1, 2층 실내 공간을 둘러싼 두 개 층의 유리 커튼월이 세워져 있다. 바깥 대지에서부터 시작된 바닥 벽돌 마감재는 안쪽 깊은 곳까지 깔려 있으며, 벽체의 내부 면에도 외장용 벽돌이 그대로 사용됐다. 이곳은 바깥 거리의 기온에 그대로 노출된 외부 공간이면서 벽돌 벽에 난 틈과 개구부를 통해 어렴풋하게 빛이 굴절돼 들어오는, 어둠이 머무는 공간이다. 건물의 현관 로비로 칭하기엔 도시의 거리 느낌이 여전한 영역이다.
공중 관통
2층에서 3층으로